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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Author: 이소문
“아침 댓바람부터 예식장 세팅 보러 가더니, 이제야 좀 안심돼?”

“사람들이 호텔이라면 환장하는 이유를 알겠어요. 여긴 그냥 대충 꾸며도 분위기가 확 살아요. 맨날 보는 똑같은 식장이랑 아예 차원이 다르다니까.”

기소정이 신이 나서 말했다.

두 모녀는 아침 식사조차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렇다면 정다인이 왜 룸에서 나온 거지?

곧이어 문을 열어주는 조익현을 보자 정다인이 만난 사람이 따로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고객 인사카드에 따르면 조익현의 집안도 꽤 부유한 편이지만 기씨 가문과 비교할 수준이 아니었다.

하물며 배윤제는 더 할 것도 없었다.

따라서 둘이 무언가를 모의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강하율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뒤돌아서 자리를 떠났다.

문득 허지연이라는 카드를 미리 던져두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카라디움.

강하율은 여기서 한 시간 정도 머물면서 고객사들에게 안부 전화나 돌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창가에 앉아 풍경을 감상하는 배윤호를 마주칠 줄은 꿈에도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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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335화

    다 벗고 있는데 갑자기 쳐들어온 배윤제 등 사람들에게 그 모습을 들켜버릴 줄 임현서는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이불로 몸을 꽁꽁 감싼 채 얼굴만 내놓고 있었다.얼굴이 빨간 걸 보니 아직 약기운이 다 가시지 않은 듯했다.강하율은 더 묻지 않고 곧바로 그들 앞에서 프런트 데스크에 전화를 걸었다.“꼭대기 층 남쪽 스위트룸은 당분간 출입 금지해요. 다른 직원들도 올라오지 않게 해주세요.”비록 임현서가 몇 번 괴롭히긴 했지만 그래도 강하율은 이런 일로 그녀를 수치스럽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그 말을 들은 임현서는 잠시 당황했지만 표정이 한결 편해졌다.이 일이 밖으로 퍼지지만 않는다면 그녀의 평판에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남수미는 불만이 가득해 보였다.“호텔에서는 대체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 거예요? 술에 문제가 있다니, 이게 말이 돼요? 우리 딸이 참고 견디지 않았다면 무슨 짓을 당했을지 모른다고요. 이 일 제대로 설명해 주셔야 할 거예요.”강하율은 살짝 놀랐다.그동안 억지를 부리거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사람은 많이 봐왔지만 이렇게 대놓고 적반하장인 사람은 처음이었다.이때 배윤제가 뭔가 허점을 찾으려는 듯이 강하율을 훑어보았다.“옷은 왜 갈아입은 거야?”강하율은 어리둥절했지만 임현서와 남수미가 지켜보고 있어 어쩔 수 없이 답했다.“드레스를 실수로 망가뜨려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어요. 무슨 문제 있나요?”“그렇게 비싼 드레스를 더럽혔다고요? 그건 말이 안 되죠. 정말 의심스럽네요. 게다가 호텔 직원이라 손을 쓰기가 훨씬 더 쉽겠어요.”남수미가 따져 물었다.강하율은 서두르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그렇겠죠. 하지만 반대로 조사하면 가장 들통나기 쉬운 것도 사실이에요. 게다가 저는 배윤호 대표님 파트너로 오늘 행사에 참석했어요. 제가 정말로 임현서 씨를 해칠 생각이었다면 이 일을 덮으려고 하지 않았겠죠. 바로 사진을 찍어서 뿌리면 되니까요. 그런 사진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을 거 아니에요?”“뭐라고요?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334화

    조윤서가 이 일에 연루됐다는 건 강하율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리고 믿기지도 않았다.배윤호는 시선을 내려 강하율을 한 번 보더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글쎄.”강하율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추측했다.“제가 올 때 배윤제가 계속 저를 막았었어요. 아마 이모까지 불러서 현장을 덮칠 생각이었겠죠. 집안 어른이 있다면 오빠랑 임현서 씨가 같이 있은 일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해야 할 테니까요.”“그럴 수도 있겠지.”배윤호는 별말 하지 않고 옆방의 상황에 귀를 기울였다.곧 임현서의 비명이 들려왔지만 남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강하율은 의아한 표정으로 배윤호를 바라봤다. 이쯤 되면 임현서와 함께 있던 남자가 배윤호가 아니라는 게 밝혀져야 하는 게 아닐까?배윤호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난 임현서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낯선 남자랑 같이 자게 만들 정도는 아니야. 그럴 필요도 없고.”“...”강하율은 순간 자신이 막장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머리가 이상해진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임현서가 어떤 사람이든 배윤호랑은 아무 상관이 없었다.배윤호는 애초에 그런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강하율은 문득 배윤제가 했던, 남자들이 바람을 피우는 건 당연한 거라는 말을 떠올렸다.그건 재벌가 자제들에게 흔히 있는 일이었다.강하율이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오빠, 만약 오빠가 좋아하는 사람이 오빠의 결혼 상대 기준에 맞지 않는다면 아내 몰래 그 여자를 만날 건가요?”배윤호는 컵을 내려놓고 소파에 기대어 눈가를 가볍게 눌렀다.“무슨 기준? 누구 기준인데?”“그러니까...”강하율은 말문이 막혔다. 그녀도 재벌가의 며느리 기준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오히려 배윤호가 그녀보다 더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시선을 든 강하율은 배윤호가 조용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걸 보았다.“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결혼할 거야. 그 사람이 곧 내 기준이야.”“...”강하율은 얼굴이 빨개져서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333화

    “오빠는 그러지 않을 거예요.”강하율 본인도 자신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으나 자꾸만 이곳에 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배윤호는 흠칫하더니 잠시 강하율을 멍하니 바라보며 그녀의 손에 이끌려 소파에 앉게 되었다.허둥대는 강하율의 모습을 보던 배윤호는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그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강하율을 끌어안았다.강하율은 배윤호의 무릎 위에 앉게 되자 잠시 멍해졌다가 이내 고개를 들어 그의 깊고 위험한 눈빛을 마주했다.“정말 안 갈 거야?”강하율은 침을 삼켰다.“네. 안 가요.”배윤호가 그동안 그렇게 많이 도와줬는데, 만약 잠시 뒤에 정말 아무 여자나 들어온다면 배윤호를 해치는 셈이 된다.강하율의 말에 배윤호는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큰 손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등에 닿았는데 마치 뭔가를 시도하는 것만 같았다.그러나 강하율은 불쾌함을 느끼지 않았다. 그저 가까이 다가온 배윤호의 잘생긴 얼굴에 심장이 미친 듯이 뛸 뿐이었다.“나를 밀어내도 괜찮아.”“...”그러나 강하율이 손을 들려는 순간, 배윤호가 그녀의 두 손목을 붙잡았다.그건 분명 고의였다.강하율이 반항하기도 전에 입술에서 온기가 전해졌다.곧이어 호흡이 뒤섞이며 강하율은 반항하는 것조차 잊어버렸다.강하율이 남자와 키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그 상대는 오직 배윤제뿐이었다.그동안 강하율은 키스할 때마다 조금 불편해했다.성격 문제도 있겠지만 겉보기엔 다정하고 온화한 배윤제가 키스할 때는 상당히 거칠었기 때문이다.첫 키스도, 그 이후에도 강하율은 천천히 리드하려는 건 전혀 겪어본 적이 없었다. 배윤제가 보여준 건 자기중심적인 독점욕뿐이었다.그는 그녀의 몸에 낙인이라도 찍을 듯이 굴었다.그 탓에 강하율은 모든 남자가 다 여자 친구에게 조금 거칠게 굴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배윤호는 달랐다.겉으로 보기엔 위험해 보이는 배윤호지만 오히려 키스할 때는 굉장히 조심스러워 강하율은 거부감을 많이 느끼지 않았다.비록 이성은 그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332화

    안혜슬이 떠나려던 순간, 신예진이 몰래 엘리베이터 쪽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안혜슬이 급히 신예진을 불러 세웠다.“예진아, 너 오늘 파티장에 있는 거 아니었어? 왜 여기로 온 거야?”신예진은 창백한 얼굴로 안혜슬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큰일 났어. 나 사고 친 것 같아.”“무슨 일인데 그래?”안혜슬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그게...”신예진은 배윤제가 자신에게 했던 이상한 말을 전부 털어놓았다.안혜슬은 눈을 크게 떴다.“내가 진작에 얘기했잖아. 절대 그 사람들 일에 끼어들지 말라고. 왜 말을 안 들어?”“나는 진짜 몰랐어. 그런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상한 거야. 그래서 배윤호 대표님께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가 않아.”신예진은 안절부절못했다.안혜슬이 그녀를 달래며 말했다.“괜찮아.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 그런데 너 솔직히 얘기해 봐. 너 혹시 배윤호 대표님한테...”“너는 안 좋아할 수 있어? 그렇게 잘생겼는데?”“...”안혜슬은 순간 말문이 막혔지만 이내 그녀를 끌고 갔다.신예진은 안혜슬이 안고 있는 치맛자락을 보고 누군가를 떠올렸다.“이거 강 팀장님 드레스 아니야? 왜 이렇게 된 거야?”“지금 드레스를 신경 쓸 때 아니야. 일단 따라와.”두 사람은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스위트룸 안.강하율은 초인종을 누르려다가 문이 완전히 닫혀 있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는 급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안으로 들어가 보니 배윤호의 겉옷과 넥타이가 바닥에 널브러진 게 보였다. 그리고 곧 고요함 속에서 무언가 가까워지는 소리가 들렸다.강하율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벽으로 밀쳐졌다.배윤호의 뜨거운 체온이 맞닿은 몸을 통해 전해졌고, 그의 숨결 또한 놀라울 정도로 뜨거웠다.셔츠 단추를 풀고 있는 배윤호의 모습을 본 강하율은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오빠, 왜 그래요?”배윤호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는데 눈꼬리가 은근히 붉었다.그는 벽을 짚은 채 억눌린 목소리로 말했다.“나한테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331화

    강하율은 그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으려 했지만, 배윤호는 그녀의 손에 번호표를 쥐여주었다.“나 믿어?”강하율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네.”“10분 뒤에 나한테 전화해.”“네.”말을 마친 뒤 배윤호는 자리를 떴다.경매가 시작됐지만 강하율은 좀처럼 집중할 수 없었다. 10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10분이 되자마자 강하율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며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전화를 받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가 다시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뒤에서 배윤제의 목소리가 들렸다.“강하율, 어디 가?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말해. 내가 낙찰받아서 선물로 줄게. 우리 연애 기념일 선물이라고 생각해.”강하율은 배윤제가 귀찮게 굴자 몸을 돌려 계속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배윤제가 그녀를 확 잡아당겼다.“강하율, 내가 얘기하잖아.”강하율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그만하세요. 저는 더 이상 대표님의 이런 장난에 어울려주지 못하겠거든요? 그리고 연애 기념일이요? 저희한테 그딴 게 있었나요? 예전에는 그냥 싸구려를 선물이라고 가져다줬잖아요. 그런데 저는 멍청하게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이며 대표님을 위해 밥을 해줬죠.”“너 화 안 풀린 거 알아. 앞으로는 안 그럴게. 내가 들어가서 주얼리 세트 하나 낙찰받아 올게. 그동안 못 해준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해.”배윤제는 어두운 눈빛으로 경고하듯 말했다.마치 자기가 엄청난 양보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강하율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배윤제 씨, 연기를 하도 오래 하다 보니까 자기가 진짜 일편단심이라도 되는 줄 알아요?”배윤제의 눈빛에 당황함이 스쳐 지나갔다.“뭐라고?”강하율이 배윤제를 밀어냈다.“기억상실인 척 구는 연기에 더 어울려줄 생각 없다고요. 우리 이미 헤어졌어요. 제가 대표님을 사랑하지 않는 이유는 배윤제 씨가 기억을 잃고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됐기 때문이 아니라, 배윤제 씨가 바람을 피웠기 때문이라고요. 알겠어요? 그리고 저는 중고는 거들떠보지도 않아요.”배윤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330화

    강하율은 그의 집요함이 감탄스러울 지경이었다.‘정말 끝까지 연기를 하네.’게다가 더 진실되어 보이려고 조윤서까지 속이다니, 정말 우스웠다.강하율이 조윤서를 안심시켰다.“환절기라 감기에 걸렸나 보죠.”조윤서는 당황했다.“하율아, 너 윤제랑 싸웠니? 예전 같으면 네가 더 걱정했을 텐데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네. 혹시 걔가 너한테 잘못한 게 있다면 꼭 나한테 얘기해.”조윤서가 걱정해 주자 강하율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강하율은 결국 솔직하게 말했다.“이모, 저랑 윤제 오빠는 잘될 수 없어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마음 접으세요.”조윤서는 말없이 미간을 찌푸렸다.강하율이 약속한 대로 배윤호를 찾아가려 할 때 갑자기 배윤제가 다가왔다.“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괜히 형 일을 망치지 마.”“무슨 일이요?”강하율이 반사적으로 묻자 배윤제가 턱짓을 했다.“봐.”강하율이 시선을 돌리자 신예진이 호텔 행사 때 입던 옷을 입고 배윤호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신예진은 부드럽고 단아해 보여서 원래도 대부분의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타입이었다. 그런데 화려한 드레스들 사이에서 심플한 옷까지 입고 있으니 오히려 더 눈에 띄었다.신예진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그리고 그녀가 들고 있는 트레이 위에는 와인 몇 잔이 놓여 있었다.배윤호는 신예진을 한 번 바라보더니 자신이 들고 있던 잔을 내려놓고 새 잔을 들었다.옆에서 배윤제가 웃으며 말했다.“형은 참 운이 좋다니까. 나중에 임현서랑 결혼해도 저렇게 예쁜 여자랑 만날 수 있잖아.”그 말을 듣는 순간 강하율은 역겨움을 느꼈다.배윤제는 마치 그녀에게 자신이 기억을 잃은 후 했던 일들이 틀린 일이 아니라고, 다들 아내를 두고 다른 여자랑 만난다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강하율은 배윤제를 바라봤다.“오빠, 오빠가 원하는 건 그냥 속으로만 생각하세요.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게다가 오빠 여자 친구도 그 말을 들으면 서운할 거예요. 오빠는 여자 친구가 서운해하는 걸 가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93화

    “윤제 씨, 그만해요.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하율 씨를 오해했고 저 때문에 배윤호 대표님과 헬렌 씨의 협상이 결렬된 거예요.”배윤제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했다.“난 다인이를 믿어. 강하율, 좋은 말로 할 때 손 내놔.”“...”강하율은 차갑게 웃으며 굳어버린 손목을 천천히 움직이려고 했다.그런데 배윤제가 기다리지 못하고 손을 뻗어 강하율의 팔을 거칠게 잡아당겼다.강하율이 피하려는데 갑자기 누군가 강하율의 앞에 서면서 배윤제의 손을 잡았다.배윤호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행동거지 똑바로 해.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92화

    잠시 뒤, 마른 체형의 여자가 안으로 들어왔다.그녀는 객실팀의 도수진이었다.허지연이 다가가서 말했다.“도수진 씨, 도수진 씨가 알고 있는 걸 전부 말하도록 해요.”도수진은 겁먹은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저는 안혜슬 씨 동료예요. 어제 안혜슬 씨가 갑자기 저한테 연락해서 근무 시간을 바꾸자고 했어요. 저는 안혜슬 씨에게 연속 근무를 하면 힘들 거라고 했는데 딱 한 번만 바꾸자고 하면서 저한테 돈까지 줬어요. 저는 어머니가 입원하고 계셔서 돈이 필요했기에 알겠다고 했어요.”강하율은 도수진을 빤히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89화

    [배진 그룹과 로어 가문의 협상 문서 유출 의심.]기사를 클릭한 순간 강하율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유출된 문서는 바로 강하율이 들고 있는 문서들이었다.그리고 그 기사는 그녀가 클라이언트와 통화하고 있는 사이 게재된 것이라 강하율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이건 함정이야!”안혜슬은 화들짝 놀랐다. 그녀는 머리가 아픈 걸 신경 쓸 새도 없이 강하율을 잡아당기며 말했다.“가자. 어서 여기를 떠나자.”“이미 늦었어. 상대는 언제 너를 공격해야 쉽게 들키지 않는지도 알고 있어. 기사가 게재된 시간도 모두 계산했을 거야. 그렇다면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99화

    강하율은 본능적으로 티포트를 꽉 쥐었다.그녀가 고개를 들었을 때 배윤호는 이미 사람들을 데리고 자리에 앉았다.“다들 앉으시죠.”배윤호는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무심한 움직임 같지만 묘하게 압박감이 느껴졌다.사람들은 하나둘 자리에 앉았고 강하율은 조금 멋쩍어했다.멀지 않은 곳에 있던 양지원이 입술을 달싹거리며 소리 없이 말했다.‘다들 앉으라잖아. 얼른 앉아.’강하율은 그제야 안도하며 서둘러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앉았다.그러나 그녀보다도 더 안절부절못하는 사람이 있었다.정다인의 옆에 남자 한 명이 있었는데 그 남자는 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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