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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Autor: 이소문
강하율은 기소정의 등에 있던 주사 자국을 보고 인터넷에 검색해 보았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바로 다이어트 주사였다.

기소정의 몸매는 너무 완벽해서 기계로 찍어낸 건 아닐지 의심될 정도로 현실감이 없었다.

그런 몸매를 유지하려면 식단을 아주 엄격하게 짜거나 매일 운동을 해야 했는데 기소정은 둘 중 어느 것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밤을 새우고, 술도 자주 마시며 먹는 것도 좋아했다.

강하율이 안혜슬에게 자신의 추측을 얘기하자 안혜슬은 마치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인 사람처럼 눈을 크게 떴다.

“나 너무 시대에 뒤처졌나? 살찐 곳에 주사를 놓으면 살이 빠진다고?”

“그 정도는 아닐 거야. 그리고 그것도 그렇게 완벽한 건 아니야. 티 나지 않는 건 아니니까.”

강하율이 설명했다.

“그러고 보니까 기소정의 팔에도 주사 자국이 있었어. 기소정이 나를 때렸을 때 엄청 가까이 있었거든. 다른 사람들은 아마 절대 모를걸. 게다가 팔에 타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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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282화

    배윤제였다.그는 차 키를 꺼내 들며 웃었다.“가자.”강하율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어디를요?”배윤제가 미간을 찌푸렸다.“데려다줄게.”그 말은 강하율이 일부러 여기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뜻이었다.강하율은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말했다.“뭔가 오해하신 것 같은데 저는 오빠를 기다린 적이 없거든요. 정다인 씨나 데려다주세요. 여기는 택시가 잘 안 잡히거든요.”그렇게 말한 뒤 강하율은 대문 쪽으로 걸어갔다.배윤제가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강하율, 나 너랑 우리 어머니가 한 얘기 다 들었어. 네가 나한테 그런 마음을 품고 있을 줄...”“오빠, 저는 이모가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예요.”“그게 무슨 말이야?”배윤제는 소유욕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강하율을 노려봤다.“말 그대로예요. 그러니까 저는 이만 가볼게요.”강하율은 배윤제의 손을 뿌리쳤다.그리고 그녀가 돌아서는 순간, 배윤제가 불쑥 말했다.“다른 남자가 생긴 거야? 그게 아니라면 네가 나한테 이럴 리가 없잖아.”예전에는 배윤제가 그런 속내를 숨기고 있었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었는데, 지금 보니 당시 사랑에 눈이 멀었던 게 확실했다.이제는 배윤제를 봐도 그를 좋아했던 예전의 그 감정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그래서 강하율은 그저 조용히 배윤제를 바라봤다.그러다가 배윤제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강하율, 네가 계속 이렇게 나온다면... 기억을 되찾아도 너한테 얘기 안 할 거야.”배윤제가 할 법한 말이었다.강하율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러세요.”그리고 그대로 돌아섰다.강하율은 배윤제가 뒤쫓아올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다. 자존심 강하고 오만한 그가 그럴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강하율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배윤제는 방금 새로 들여놓은 화분을 발로 걷어찼고, 그 소리를 듣고 마침 정다인이 뛰어나왔다.“윤제 씨, 괜찮아요?”배윤제는 짜증 난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봤다.“비켜!”바닥에 넘어질 뻔한 정다인은 눈물을 글썽이며 배윤제를 바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281화

    “임현서 씨는 괜찮을까요?”“배윤제한테 기회를 주지 마.”두 사람은 동시에 말했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임현서가 나랑 무슨 상관인데?”“무슨 기회요?”두 사람이 또 동시에 말했다.강하율은 민망해졌고, 배윤호는 덤덤히 대답했다.“나는 아까 분명 똑똑히 얘기한 것 같은데.”강하율은 의아한 얼굴로 배윤호를 바라보며 그가 조금 전에 했던 말을 떠올려 보았다.‘임현서를 거절한 것? 아니면...’배윤제가 배윤호에게 그 여자랑 진심으로 만나는 거냐고 물었을 때, 배윤호는 진심이라면 어떻게 할 거냐고 했었다.강하율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괜한 착각을 한 걸까 봐 곧바로 화제를 돌렸다.“오빠, 아까 왜 제 말을 반박한 거예요?”배윤호가 대꾸했다.“그 사람들은 너를 겨냥해서 그런 말들을 한 거니까. 네 말에 긍정한다면 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해 본 적 없어?”강하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녀가 오해한 것이었다.“아까 그 생선 수프는 오빠가 준비한 거예요?”“응.”“제가 고수를 안 먹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강하율이 계속해 물었다.“네가 어렸을 때 너희 어머니한테 말하는 걸 들은 적 있어.”“...”강하율은 당황한 표정으로 배윤호를 바라봤다.배윤호는 어떻게 어렸을 때 일을 다 기억하는 걸까?그러다 문득 강하율은 자기도 모르게 진심이라면 어떻게 할 거냐고 했던 배윤호의 말을 떠올렸다.강하율은 오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다가 갑자기 무언가 떠올라서 물었다.“오빠, 아까 윤제 오빠한테 기회 주지 말라고 한 거... 혹시 저랑 이모 얘기를 엿들어서 한 말이에요?”“지나가다 들은 거야.”배윤호는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물론 강하율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세상에 그런 우연이 얼마나 있다고.’“이모는 몸이 안 좋아서 괜히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어요. 저는 이모랑 약속한 거지, 윤제 오빠랑 약속한 게 아니에요. 그리고 윤제 오빠가 좋아하는 건 정다인 씨잖아요.”“그건...”배윤호가 잠시 말을 멈췄다.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280화

    배윤제는 강하율의 말을 듣는 순간 그동안 마음을 짓누르던 답답함이 단번에 사라졌다.조윤서는 강하율에게 가족 같은 존재였기에 강하율이 조윤서를 속일 리는 없었다.역시 강하율이 그를 잊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예전에 했던 말들은 전부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이었다.그런 생각이 들자 배윤제는 일부러 뒤로 몇 걸음 물러나 발소리를 냈다.그 소리에 고개를 돌린 강하율은 배윤제를 보았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어머니.”“윤제 왔니?”조윤서는 웃으면서 몇 마디 덧붙였다.“오늘 왜 형한테 그런 말을 한 거야? 버릇없이 말이야. 이건 다 내가 너무 성급하게 자리를 마련한 탓이야.”배윤호 이야기가 나오자 배윤제의 얼굴이 조금 굳었다.“어머니, 어머니는 집안 어른이에요. 형은 어머니 체면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데 어머니는 왜 형 편을 들어요? 게다가 형에게 만나는 여자가 있는 건 사실이에요. 지난번에 저랑 할머니가 호텔에 갔을 때 형은 그 여자랑 침대에서...”“윤제야! 말조심해.”조윤서가 즉시 말을 끊었다.“윤호는 원래 주관이 뚜렷한 애였어. 내가 너무 부족한 탓이야.”“어머니!”배윤제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소리치면서 강하율을 바라봤다.강하율은 별생각 없이 그 말을 듣고 있었다. 호텔에서 배윤호와 함께 있었던 여자는 바로 강하율이었다.배윤제가 그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면, 강하율은 자신과 배윤호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을 것이다.게다가 별로 거부감이 들지도 않았고 그저 놀랍기만 했다.“강하율, 너는 어떻게 생각해?”배윤제가 말했다.강하율은 잠시 멍한 상태로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저는 잘 모르겠는데요.”자기가 듣고 싶었던 대답을 듣지 못하게 되자 배윤제의 미간이 찌푸려졌다.“왜? 너도 우리 어머니가 임현서 씨를 형한테 소개해 주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해? 임현서 씨가 형이랑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거야?”강하율은 이를 악물며 시선을 들어 배윤제를 바라봤다.“오빠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279화

    수프가 올라오자 뚜껑을 열기도 전에 진한 향이 퍼졌다.배씨 가문에서 고용한 요리사의 특제 생선 수프였다.강하율이 뚜껑을 열려고 하자 조윤서가 웃으며 말했다.“하율아, 자리를 바꾸지 않을래? 예전에는 네가 늘 윤제를 대신해 생선 가시를 발라 주겠다고 했잖아. 거기다 꼭 고수가 들어간 걸 뺏어 가려고 하면서 둘이 장난치고 그랬는데... 둘 다 이렇게 훌쩍 커버렸네.”조윤서는 몸이 약해서 그녀 앞에서 강하율과 배윤제는 늘 사이좋은 남매처럼 행동해야 했다. 그리고 연인이 된 이후에도 두 사람은 때때로 서로 장난을 쳤다.그런데 그걸 지금 와서 언급하니 난감했다.이때 배윤제가 아무 말 없이 자기 앞에 있던 그릇을 강하율 쪽으로 밀었다. 그녀가 생선 가시를 발라 주고, 고수가 들어있는 걸 가져가기를 바라는 것처럼 말이다.배씨 가문에서는 자신의 취향을 지나치게 드러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기에 배윤제는 고수를 싫어하면서도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았다.그래서 배윤제가 그 사실을 알려준 뒤로 강하율은 늘 일부러 장난을 치는 척하며 고수가 들어있는 수프를 빼앗아 갔다.배윤제는 강하율도 고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잊었을 것이다.강하율은 웃으며 말했다.“이모, 오빠도 이제는 여자 친구가 생겼으니 여동생인 저는 이제 빠져도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고수는 별로 안 좋아해서요.”말을 마친 뒤 강하율은 뚜껑을 열었다. 그런데 안에 고수가 들어있지 않았다.강하율은 살짝 놀랐다. 그리고 한 입 떠먹어보니 생선 살에 가시가 하나도 없었다.‘배씨 가문에서 언제부터 나한테 이렇게 신경을 써 줬지?’강하율이 고개를 들자 정다인이 배윤제를 위해 생선 가시를 골라 주는 게 보였다.‘내 것만 생선 가시가 없는 건가?’그런 생각을 하다가 강하율은 배윤호와 눈이 마주쳤다.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강하율은 단숨에 그 수프를 누가 준비해 준 건지 알 수 있었다.그러나 배윤호는 조금 전 그녀의 말을 쌀쌀맞게 받아치지 않았는가?강하율은 한숨을 쉬었다. 상대의 마음을 읽기가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278화

    강하율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배윤제가 방금 한 말은 분명 그녀를 겨냥한 것이었다.강하율이 입을 열기도 전에 정다인이 먼저 참지 못하고 나섰다.“배윤호 대표님, 사모님도 좋은 뜻에서 그러신 거예요. 그런 여자들을 심심풀이로 잠깐 만나시는 건 괜찮지만 솔직히 결혼은 무리잖아요.”걱정해서 하는 말 같지만 사실은 임현서를 은근히 깎아내리는 말이기도 했다.아직 결혼하기도 전인데 정략결혼 상대에게 벌써 다른 여자가 있으니, 설령 진짜 결혼하게 되더라도 임현서는 마음고생을 하게 될 것이다.강하율은 그 말을 듣고 자신이 끼어들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강하율이 입을 열지만 않는다면 더 이상 그녀에게 불똥이 튀지는 않을 것이다.그리고 정다인의 말이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었다. 재벌가 사람들이 바람을 피우는 건 자주 있는 일이었고, 굳이 그걸 까발리지 않는다면 다들 사이 좋은 부부를 연기하며 살았다.심지어 그게 잘못된 거라는 자각도 없었다.그건 배윤제도 마찬가지였다.배윤제는 정다인을 위해서라면 강하율을 처참히 짓밟을 수 있을 정도로 정다인을 사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강하율이 자신의 애인으로 살기를 바랐다.그렇다면 배윤호는 어떨까?갑자기 떠오른 의문에 강하율 본인도 깜짝 놀랐다.예전에는 배윤호의 이름도 떠오르지 않았는데 지금은 배윤호의 마음을 궁금해하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강하율이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배윤호의 낮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어린 나이에 경험이 그렇게 많은 줄은 몰랐네. 배윤제가 그동안 많이 섭섭하게 했나 봐.”“저... 아니에요. 저랑 윤제 씨는 사이가 아주 좋아요.”“그렇겠지. 어차피 그 남자들이랑 결혼할 것도 아니니까.”“그게 아니라...”정다인은 말을 이어갈수록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다. 그녀는 이런 순간마다 습관처럼 배윤제를 바라봤다.그리고 배윤제는 정다인의 기대에 부응하듯 곧바로 나서서 그녀를 감쌌다.“형, 나랑 다인이는 사이가 좋아. 게다가 다인이가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잖아. 형은 예전에 호텔에서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277화

    아마도 혼자 멋대로 착각해서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강하율은 외부인으로서 공손하게 말했다.“이모, 이제 막 돌아오셨으니까 가족분들이랑 더 이야기 나누셔야죠.”조윤서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나한테는 너도 가족이나 마찬가지야. 설마 나랑 거리를 두려는 건 아니지? 아니면 다른 일이라도 있는 거니?”조윤서는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말에서 걱정이 느껴졌다.강하율은 적당한 핑계를 대고 넘어가려 했지만 배윤제가 먼저 입을 열었다.“얘가 어머니한테까지 거리를 둔다면 그건 배은망덕한 거죠. 저도 궁금하네요. 도대체 무슨 이유로 늦은 건지.”사람들의 시선이 강하율에게 쏠렸다.강하율은 확실히 그들과 거리를 두고 싶었다. 얼마 전 고백 영상 때문에 상황이 몹시 안 좋아졌기 때문이다.배윤제 또한 그 점을 알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그런 질문을 한 건 강하율을 난감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배윤제는 강하율이 자기 때문에 난감해하는 걸 즐겼다.마치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관심받고 싶어서 일부러 그 여자아이를 괴롭히는 유치한 남자아이처럼 말이다.그러나 그건 아주 진절머리 나는 행동이었다.강하율이 대답하려는 순간,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났다.집사가 먼저 말했다.“도련님, 오셨습니까?”강하율이 뒤돌아보기도 전에 큰 키의 배윤호가 옆을 스쳐 지나갔다.배윤호는 사람들을 향해 차가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식사하는 자리 아니었습니까?”조윤서가 웃으며 말했다.“수다를 떨다 보니 밥을 먹는 것도 잊었네. 다들 앉죠.”그 덕분에 더 이상 아무도 강하율이 늦은 이유를 캐묻지 않았다.강하율은 가장 끝자리로 가 앉은 뒤 몰래 배윤호를 바라봤다.그런데 이상하게도 늘 눈치가 빠른 배윤호가 이번에는 아무것도 못 본 사람처럼 굴었다.그러다 강하율은 임현서와 눈이 마주쳤고, 그녀의 눈빛에서 노골적인 경멸과 조롱을 보아냈다.음식이 나오자 배윤제의 할머니는 분위기가 평온해진 틈을 타 임현서와 임현서의 엄마를 소개했다.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59화

    배윤제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죄송합니다. 다인이는 입사한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많습니다. 제가 사람을 시켜 다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헬렌 로어는 손을 들어 올리며 차갑게 말했다.“됐어요. 저는 몸이 좋지 않아서 먼저 돌아가 쉬어야겠어요.”배윤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제가 바래다드리겠습니다.”두 사람은 그렇게 떠났고 회의실에는 배윤제와 정다인만 남았다.“다인아, 강하율보다 더 많이 준비했다고 했잖아. 어떻게 이렇게 중요한 사항을 놓칠 수가 있어?”정다인은 몸을 움찔 떨었다.그녀는 사실 서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53화

    정다인은 미소 띤 얼굴로 배윤제의 팔에 팔짱을 끼면서 은근히 강하율을 비꼬았다.누가 밥을 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강하율이 배윤제와 같이 밥을 먹었다는 사실이었다.배윤제는 체면 때문에라도 강하율에 대한 평가를 늘어놓을 수 없었으나 정다인의 말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의 경멸 어린 눈빛이 모든 걸 말해 주고 있었다.정다인은 강하율과 신분이 달랐고 인맥을 쌓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강하율이 기댈 곳은 배윤제 하나면 충분했다.강하율을 떠올린 배윤제는 옆에 앉은 여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배윤호를 살펴봤다.배윤호는 늘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60화

    그의 낮은 목소리에 강하율은 머리털이 쭈뼛 솟았으나 어쩔 수 없이 그에게로 걸어갔다.“대, 대표님.”강하율이 더듬댔다.그녀는 문득 안혜슬이 그녀가 배윤호의 얘기를 꺼낼 때마다 더듬댄다고 했던 걸 떠올렸다.그 말은 사실인 듯했다.배윤호는 강하율에게 술을 한 잔 따라주었다.“안 마실 거야?”강하율은 당황했다. 그녀는 배윤호의 의도를 알 수 없었으나 일단은 손을 뻗어 술잔을 받았다.술잔에 손이 닿자 차가운 느낌이 가장 먼저 느껴졌고 곧이어 남자의 따뜻한 손가락이 느껴졌다.이때 배윤호가 고개를 살짝 들었다.어둑한 조명 아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57화

    강하율은 배윤제가 무엇 때문에 하필 그녀가 디저트를 다 만들어 놓은 뒤 나타났는지를 눈치챘다.배윤제는 강하율이 만든 디저트를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입맛이 까다로운 그조차도 디저트를 먹고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디저트를 만들 때는 모양에 굉장히 많이 신경을 써야 했고 속 재료도 만들기가 쉽지 않았기에 정다인처럼 손에 물 한 방울 묻혀본 적 없는 사람은 절대 만들 수 없었다.그래서 배윤제는 정다인을 위해 강하율에게 누명을 씌우고 디저트를 만든 공로를 전부 정다인에게 돌릴 생각이었다.‘하, 참 지극정성이네. 그럼 어디 한번 내 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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