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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화

윤아
경후는 제나를 내려다보았다.

눈빛은 차갑고, 말투엔 조소가 섞여 있었다.

“하제나, 당신 설마... 이걸로 나한테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경후의 입가가 비틀렸다.

웃음이라기엔 너무 싸늘했다.

“이혼하면 뭐가 달라져? 그게 끝이라고 생각해?”

경후가 손을 들어 제나의 턱을 들어 올렸다.

검은 눈동자가 제나의 시선을 단단히 붙잡았다.

“혼인 관계가 없어도 돼. 당신을 내 옆에 두고 애인으로 키우면 그만이지. 차씨 가문의 안주인 자리 버리고, 그림자 속에 살고 싶다며? 그럼 그렇게 해주지.”

제나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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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제나의 숨이 가볍게 멎었다.이어 고개를 들어 경후를 바라보았다.“진심이야?”경후의 짙은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설마 당신은 그냥 해 본 말이었어?”“아니.”제나는 경후를 올려다보며 망설이다가 물었다.“정말 이제 신경 쓰이지 않아?”“뭐가?”제나는 입술을 열었지만,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경후는 제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린 듯, 제나를 품에 끌어안고 뺨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이미 지나간 일은 지나간 대로 그냥 묻어두자.”경후의 목소리는 물처럼 맑고 서늘했다. 듣기 좋은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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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8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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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150 화

    피아노는 텅 비어 있었다. 악보 한 장 놓여 있지 않았다.물론, 악보가 있다고 해도 제나가 제대로 연주할 수 있을 리 없었다.기억을 잃기 전에도 제나의 피아노 실력은 형편없었고, 지금은 그마저도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제나가 한별의 도발에 순순히 응한 건, 사실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경후가 나타나 단 몇 마디만 해준다면, 쏟아지는 의심과 조롱 따위는 단번에 사라질 터였다.제나는 앉은 자리에서 주변을 살폈다. 하지만 경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가슴 깊은 곳에서 실망감이 번져 나왔다.“제나 씨, 피아노는 이미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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