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손에 들고 있던 컵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둔탁한 소리를 냈고, 안에 담겨 있던 숙취 해소 차가 사방으로 튀었다.제나는 놀라 숨을 들이켰다. 반응할 틈도 없이 경후의 기척이 위에서 덮쳐 왔다.제나는 그대로 입을 막히듯 키스 당했다.경후의 키스에는 특별한 요령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제나의 몸을 타고 퍼져 나갔다.너무 낯선 감각에 제나는 잠시 저항하는 걸 잊었다.경후 역시 여자에게 이렇게 입 맞춘 적이 없었다. 술기운과 본능에 이끌려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입술만 건드리듯
이전과 마찬가지로 전화는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제나가 경후의 집에 머문 지도 어느새 스무날이 훌쩍 넘었다.그동안 경후가 이렇게 늦게 들어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제나는 거실을 왔다 갔다 하며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설마... 차경후도 메이슨 교수처럼 루카스한테 당한 건 아닐까?’루카스를 피하기 위해 제나는 하루 종일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지만, 경후는 매일 출근했다.예전에 제나는 경후에게, 루카스에게 들킬까 걱정되지 않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그때 경후는 담담하게 말했다.“그 사람이 제나 씨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쾅!천둥이 울리고, 폭우가 쏟아졌다.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예고도 없이 비가 퍼부었다.우산을 챙기지 못한 제나는 온몸이 흠뻑 젖은 채로 집에 도착했다.서둘러 욕실로 들어가 뜨거운 물로 샤워했다.샤워를 마친 뒤에야 제나는 중요한 걸 떠올렸다.갈아입을 옷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아파트에는 욕실이 하나뿐이었고, 제나가 머물기 시작한 이후로 욕실 사용은 철저히 구분돼 있었다.수건을 제외한 샤워가운이나 개인용품들은 각자 방에 보관돼 있었다.제나의 방은 욕실과 가까웠다. 몇 걸음만 옮기면 닿는 거리였다.지금 시간은 아
그래서인지 제나는 어느새 자기 요리실력이 조금씩 못 미더워지기까지 했다.고작 일주일이 지났을 뿐인데도 이 정도였다.만약 한 달이 더 지나면, 아마 제나는 자기 손으로 만든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게 될 것 같았다.식탁에서 제나는 경후의 밥을 퍼주고 국도 떠 주며 반찬까지 하나하나 집어 주었다.지나치게 살뜰한 태도에 경후는 오히려 어색함을 느끼는 듯했다.식사가 중반쯤 지나자, 경후는 들고 있던 그릇을 내려놓고 제나를 바라봤다.“설마 또 돈이 부족해?”제나는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있던 터라, 거의 뿜을 뻔했다. 급히 입
경후는 제나의 밥을 다 퍼준 뒤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제나의 맞은편에 앉아 함께 점심을 먹었다.제나는 경후가 융통성 없는 직선적인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상황을 다 알고 있었다.점심을 마친 뒤, 경후는 곧바로 일을 하러 나갔다....경후는 매일 이른 아침에 나가 늦은 밤에 돌아왔다. 몹시 바쁜 듯 보였다.제나를 더 미안하게 만든 건,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경후는 하루 세 끼를 미리 준비해 두었고, 점심시간 전에는 종종 집에 들러 직접 점심을 차린 뒤 제나와 함께 식사하고 다시 나가곤 했다는 점이었다.그렇게
제나는 침대 머리맡에 놓여 있던 지팡이를 집어 들고, 몸을 지탱하며 어렵게 침대에서 내려왔다.다친 발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려다 보니 제나는 한쪽 발로만 움직일 수밖에 없었고, 그만큼 걸음은 더뎠다.혼자 사는 탓인지 경후의 아파트는 방이 세 개인 구조였고,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 현대적인 미니멀 스타일이었다.방의 색감과 배치를 보면, 경후는 비교적 단조롭고 분위기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처럼 보였다.벽에는 그림 하나 걸려 있지 않았고, 창가에도 화분 하나 없이 지나칠 정도로 단순했다.다이닝 룸으로 쓰는 공간 앞을 지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