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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Author: 호안난어
밤 11시.

비행기는 정식으로 미주를 떠나 대진의 수도, 청하시로 향했다.

자료에 따르면 조유찬과 명왕전의 네 명은 마지막으로 청하 컨퍼런스 센터에서 목격되었다.

혼자 타는 비행기는 지루했다. 말할 상대조차 없는 상황에서 윤태호는 태양안경을 꺼내 쓰자 시야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주변 10미터 범위가 한눈에 들어왔다.

곧 윤태호는 눈살을 찌푸렸다.

‘세상에, 진짜 역겹네.’

그의 눈앞에는 황당한 장면들이 펼쳐졌다. 몰래 야동을 보는 사람, 젊은 커플의 불편한 행동, 개인위생이 엉망인 승객까지.

윤태호는 얼른 시선을 돌려 승무원들을 바라봤다.

국제선 승무원들은 단순히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유니폼 차림에 정교한 화장까지 완벽했다.

덕분에 윤태호의 기분도 조금 나아졌다.

그때, 귓가에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쁘죠?”

윤태호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누구세요? 지금 저랑 말하는 거죠?”

“저예요.”

윤태호는 곧바로 알아차렸다.

한유였다.

“스위치를 누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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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608화

    “신을 잡는 것이라니?”미야모토 무사시가 그 말을 듣고 윤태호를 향해 물었다.“네놈이 말하는 신을 잡는 것이 혹시 나를 말하는 거야?”윤태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고작 네놈 따위가?”미야모토 무사시의 얼굴에 노골적인 경멸이 떠올랐다.“내 손가락 하나로도 네놈을 벨 수 있어.”“만약 여기에 나까지 더해진다면 어떻겠어?”그 순간 인적이 드문 좁은 길에서 한 사내가 걸어 나왔다.짧은 머리에 강인한 얼굴, 개량 한복 차림을 했고 등에 보검 한 자루를 메고 있었다.윤무적이었다.미야모토 무사시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누군가 했더니 윤씨 가문의 무적이었네. 하지만 윤무성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꼬마야, 윤무적과 손을 잡으면 나를 상대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어?”윤태호가 웃으며 말했다.“나와 윤무적 삼촌이 힘을 합쳐도 너를 이길 수 없다는 걸 알아. 그래서 또 한 분의 조력자를 모셨지.”미야모토 무사시가 호기심을 보이며 물었다.“누구지?”“나야.”나직한 목소리와 함께 검은 그림자가 윤태호의 곁으로 내려앉았다.검은색 두루마기를 걸치고 검은색 천 신발을 신은 노인이었다. 표정 없는 얼굴로 나무 상자 하나를 들고 있었다.미야모토 무사시가 노인을 빤히 쳐다보더니 불확실한 듯 물었다.“혹시 무영인가?”노인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그렇네.”미야모토 무사시의 눈빛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그때 윤태호가 무영에게 말했다.“죄송합니다. 여기까지 오시게 해서 번거롭게 해드렸네요.”“가족끼리 뭘 그런걸. 됐어.”무영은 손에 든 나무 상자를 윤태호에게 던졌다.“이게 뭐예요?”윤태호가 물었다.“열어보면 알겠지.”무영이 답했다.윤태호가 나무 상자를 열자 진한 약 냄새가 코를 찔렀다. 순식간에 피로가 사라지고 상쾌함이 온몸으로 퍼졌다.“이거, 백 년 산삼, 아니 이백 년 산삼이잖아요.”윤태호는 충격에 휩싸여 무영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맙습니다.”“나한테 고마워할 것 없어. 어르신께서 널 위해 준비하신 거니까.”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607화

    순간 윤태호의 속도가 열 배 이상 빨라졌다. 마치 유성처럼 한 줄기 빛을 남기며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미야모토 무사시가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었다.“꼬마야, 부질없는 짓이야. 얌전히 죽음을 받아들이거라.”슈슉.미야모토 무사시도 속도를 높였다. 불과 몇 초 만에 그는 윤태호의 턱밑까지 추격했다.윤태호가 뒤를 돌아보자 그의 눈에는 충격이 스쳤다.‘신급 랭킹 고수들의 속도는 다들 이렇게 빠른 건가?’윤태호 역시 속도가 빠른 고수였지만 미야모토 무사시 앞에서는 아무런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몇 분 후.미야모토 무사시와 윤태호의 거리는 불과 십여 미터로 좁혀졌다. 윤태호가 손가락으로 뒤를 찔렀다.휙.일지검이 폭발하며 날카로운 검기가 공기를 꿰뚫고 기묘하게 미야모토 무사시 앞에 나타났다.“이게 네 비장의 수단이야? 너무 약하군.”미야모토 무사시가 주먹을 날렸다.퍽.검기가 산산조각 나 흩어졌다.‘젠장.’윤태호는 재빨리 섬광 부적을 그려 넣으며 다시 도주를 시작했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쏜살같이 추격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윤태호의 곁까지 다시 따라붙었다.이번에는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듯 그는 주먹을 날렸다.쾅.윤태호는 등 뒤에서 날아온 권풍에 맞아 입에서 피를 토하며 날아갔다. 상처도 무시한 채 필사적으로 도망쳤다.잠시 후 미야모토 무사시가 다시 따라붙어 주먹을 날렸다.윤태호는 또다시 상처를 입었지만 도망치는 데만 정신을 쏟았다.도심에서 교외까지 둘은 쉼 없이 쫓고 쫓겼다.그 와중에 윤태호는 몇 번이나 죽을 위기를 넘겼다.도주하는 동안 일지검과 섬광 부적을 계속 사용하면서 내공 소모가 극심했지만 속도는 줄어들지 않았다.마치 맹호에게 쫓기는 일반인처럼 극한의 공포 속에서 그의 잠재력이 폭발하고 있었다.약 40분에 걸친 추격전 끝에 미야모토 무사시의 인내심이 바닥났다.“이제 네놈과 놀아줄 만큼 놀았어. 죽어라.”원래 윤태호와 50여 미터 떨어져 있던 미야모토 무사시는 말을 마치자마자 순식간에 윤태호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606화

    “이 폐물 같은 놈아.”윤태호의 도발은 도화선이 되어 미야모토 무사시의 분노를 폭발시켰다.어린 시절 몸이 약해 늘 병치레했던 미야모토 무사시는 항상 주변의 놀림과 멸시를 받았다. 그때마다 아이들은 그를 폐물이라고 욕하곤 했다. 그 모욕을 견디며 독기를 품고 무예를 연마해 지금의 대동무신 자리에 올랐건만 그 단어는 여전히 그의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금기였다.“감히 나를 폐물이라 불러? 죽여버리겠어.”미야모토 무사시는 분노로 눈이 뒤집혀 주먹을 꽉 쥐었다.“잠깐만.”윤태호가 갑자기 말을 가로챘다.“뭐야? 겁먹었어?”미야모토 무사시가 으름장을 놓았다.“이미 내 분노를 샀으니 인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어.”윤태호는 고개를 저었다.“겁나지 않아.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청이 하나 있어. 너와 정정당당하게 겨루고 싶어.”미야모토 무사시는 비웃음을 흘렸다.“나는 신급 랭킹의 고수야. 개미 같은 네놈과 어찌 정정당당을 논하겠느냐?”“제발 부탁이야.”윤태호가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진지하게 딱 한 판만 붙자.”미야모토 무사시는 윤태호의 얼굴에서 무인으로서의 집념을 보았다. 잠시나마 감탄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기회를 주마. 전력을 다해 덤벼봐.”“고마워.”윤태호는 감사를 표한 뒤 몸을 풀기 시작했다. 제자리에서 개구리처럼 뛰기 시작했다.미야모토 무사시가 의아해했다.“무슨 짓이지? 시간 낭비하지 마.”“워밍업 좀 하는 거지.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야지 안 그러면 당신의 한 합도 못 버틸 것 같아서.”미야모토 무사시는 묵묵히 기다렸다. 3분이 지나고 초조해진 그가 물었다.“아직 멀었어?”“거의 다 됐어. 2분만 더 줘.”윤태호가 뻔뻔하게 대꾸했다.“미야모토 무사시, 내가 최상의 상태로 회복하면 깜짝 놀랄걸? 기대해.”미야모토 무사시는 콧방귀를 뀌었다. 아무리 상태가 좋아도 윤태호는 결국 자기 앞의 개미일 뿐이었다.시간이 흐르고 약속한 2분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갑자기 윤태호의 몸이 잔영으로 변하며 저 멀리 사라지기 시작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605화

    “속도가 너무 느리군.”미야모토 무사시가 윤태호의 얼굴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몇 미터 떨어진 거리였지만 날카로운 검기가 윤태호의 뺨을 따갑게 찔렀다.미야모토 무사시는 단순한 고수가 아니었다. 검도의 깊은 경지에 도달해 검세까지 완성한 인물이었다.검세는 검도 최상위 고수들만이 다다를 수 있는 경지로 그저 칼을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심리까지 압박하여 무너뜨릴 수 있었다.윤태호 역시 그 영향권에 들었다. 미야모토 무사시가 칼을 뽑을 때마다 윤태호는 죽음의 그림자가 온몸을 덮치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윤태호는 계속 도망쳤다.지금의 실력으로 신급 랭킹 3위의 괴물을 상대하는 건 무리였다.슈슉.최고 속도를 내어 수백 미터를 달아난 윤태호가 뒤를 돌아보았다. 미야모토 무사시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가슴을 쓸어내리려던 찰나 엄청난 위기감이 덮쳐왔다.“안 돼.”어디서 덮쳐온 위기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배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지며 몸이 공중으로 붕 떴다.쾅.20미터 밖으로 내동댕이쳐진 윤태호가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헉, 내 주먹을 맞고도 상처가 없다니?”미야모토 무사시가 의아해하며 입을 열었다.“다시 한번 받아봐.”퍽.윤태호는 눈앞에 나타난 그림자조차 보지 못했다. 대응할 틈도 없이 다시 날아간 그는 바위에 부딪히고 나서야 멈춰 섰다.컥.입에서 선혈이 왈칵 쏟아졌다.“한 번 더.”퍽.이번에도 대응은 불가능했다. 아까보다 훨씬 먼 거리까지 날아간 윤태호는 미야모토 무사시의 주먹 힘이 눈에 띄게 강해졌음을 느꼈다.만신창이가 된 윤태호를 내려다보며 미야모토 무사시가 음산하게 웃었다.“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군. 너를 한 칼에 베여버리면 너무 재미가 없잖아. 우리 좀 더 놀아볼까?”미야모토 무사시는 긴 검을 칼집에 넣었다. 그리고 주먹을 쥐자 관절에서 팝콘 터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퍽.미야모토 무사시가 번개처럼 나타나 윤태호를 후려쳤다. 십여 미터를 미끄러져 나간 뒤에야 윤태호는 멈출 수 있었다.“우욱.”피를 토해내며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604화

    윤무성.그 이름을 듣는 순간 미야모토 무사시의 심장이 요동쳤다.‘그 신과 같은 남자가 나타났단 말인가?’“윤무성은 어디 있지?”미야모토 무사시가 사방을 훑었지만 윤무성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속았네.”미야모토 무사시가 외쳤다.“윤무성은 20년도 더 전에 죽었어. 어떻게 이곳에 나타날 수 있지?”윤태호가 낄낄거렸다.“당신도 생각해 봐. 뒷배도 없는데 내가 왜 당신 같은 거물에게 대들겠어?”“그리고 누가 윤무성이 죽었다고 했어? 20여 년 전 호국 해정의 풍파 속에서 수많은 고수가 윤무성을 포위 공격했지만 윤무성은 그 공격을 뚫고 살아남아 은거 중이야.”윤태호가 말하는 동안 미야모토 무사시는 그의 표정을 유심히 살폈다. 거짓말을 하는 눈치가 아니었다.‘그래, 뒷배가 없다면 감히 나를 이리 깔볼 리 없지. 정말 윤무성이 온 거야?’미야모토 무사시가 짐짓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윤무성이 여기 있다면 왜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 거지?”윤태호가 웃었다.“당신 등 뒤에 있는데 정말 안 보여?”‘뭐라고?’미야모토 무사시의 안색이 하얗게 질리며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지만 역시 아무도 없었다.“윤무성은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미야모토 무사시가 다시 앞을 보았을 때, 윤태호는 이미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교활한 놈. 윤무성의 이름을 팔아 나를 속이고 도망치다니, 빌어먹을. 하지만 그렇게 내 눈앞에서 사라질 수 있을 것 같아? 어림없는 소리. 나는 대동무신이야. 네놈 하나 잡는 건 식은 죽 먹기지.”미야모토 무사시가 즉시 윤태호의 뒤를 쫓아 달려 나갔다.10초 후.원래 자리에 윤태호의 모습이 허공에서 불쑥 나타났다. 그는 도망친 것이 아니라 은신술을 사용해 숨을 죽이고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윤태호가 득의양양하게 웃었다.“영감탱이, 몰랐지? 사실 난 도망 안 갔지롱.”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귓가에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네가 정말 똑똑하다고 생각하나 보구나?”‘헉.’윤태호가 황급히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미야모토 무사시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603화

    미야모토 무사시가 말을 마치자마자 움직였다. 이번에는 흉검 천운검을 휘두르며 윤태호를 향해 정면으로 돌진했다.슈슉.눈앞이 번쩍하더니 다음 순간 미야모토 무사시가 코앞에 와 있었다.둘 사이의 거리는 불과 1m밖에 되지 않았다.찰나의 순간, 윤태호는 목 부근에서 마치 유리 조각으로 피부를 긁어내리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과 함께 진한 피비린내가 코끝을 찔렀다.윤태호가 황급히 고개를 숙이자 천운검의 검날이 그의 목에서 불과 2cm 앞에 와 있었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윤태호는 뒤로 급히 물러나며 검날에서 벗어나려 했다.하지만 그는 미야모토 무사시를 너무 얕봤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끈질기게 파고들었다.윤태호가 아무리 빠르게 후퇴해도 검날은 항상 목에서 2cm 거리를 유지했다.두 사람은 찰나의 순간 담장 한쪽 끝에서 반대편 끝까지 이동했다.갑자기 윤태호가 뒤로 크게 몸을 젖히더니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돌아 담벼락 아래로 뛰어내렸다.땅에 닿기 직전 그는 손바닥으로 땅을 짚고 몸을 반 바퀴 회전시킨 뒤 담벼락을 발로 차고 순식간에 튀어 나갔다.마치 화살처럼 날아간 윤태호는 눈 깜짝할 사이에 자취를 감췄다.“내 눈앞에서 도망치겠다니. 생각도 야무지네.”담벼락 위에 선 미야모토 무사시의 입가에 냉소가 걸렸다. 그가 한 걸음 내딛자 순식간에 20m 밖으로 사라졌다.5분 후.도주하던 윤태호는 뒤편에서 아무런 기척이 느껴지지 않자 의문이 들었다.‘미야모토 무사시가 안 쫓아온 거야? 설마 마음을 바꿔 살려주기로 한 건가?’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 천조신사 식구들을 도륙하고 요시다 슈이치까지 죽였는데 그 노인네가 자신을 살려둘 리 없었다.‘죽이겠다고 벼르는 놈이 왜 안 쫓아오는 거지?’윤태호가 고개를 돌려 뒤를 살폈지만 미야모토 무사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이상하네. 저 늙은이가 도대체 무슨 꿍꿍이지?’상황이 예사롭지 않음을 직감한 윤태호가 발걸음을 멈췄다. 그가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경계하던 그때 진한 피비린내가 코를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35화

    예상치 못하게 구천에게 모든 계획이 들켜버릴 줄은 몰랐다.용왕의 등에는 금세 식은땀이 흥건히 배었다.“구천 어르신,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호를 해외로 보내려 했습니다.”용왕은 더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놨다.“왜? 내게 뭔가 잘못한 일이 있기라도 해요?”조재빈의 얼굴엔 여전히 미소가 남아 있었지만 목소리에는 얼음처럼 차가운 기운이 서려 있었다.“아닙니다.”용왕은 고개를 들고 조재빈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힘주어 말했다.“구천 어르신, 저는 하늘을 걸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 절대 어르신을 배신하거나 잘못한 일은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90화

    연회장 대문이 천천히 열렸다.키 큰 청년이 홀로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스물일곱, 여덟쯤 돼 보이는 그는 짧게 자른 머리와 칼로 조각한 듯 뚜렷한 이목구비를 지녔다. 밤하늘 매처럼 깊고 어두운 눈빛은 차갑고 고독하면서도 위압적이었다.무엇보다 시선을 사로잡은 건 그의 오른손 새끼손가락에 낀 흑금 반지였다. 조명 아래서 반짝이는 그 반지는 청년을 더없이 고귀하게 빛나게 했다.“와, 진짜 잘생겼다!”순간 현장의 여자들 눈이 동그래졌다.남자들 역시 그를 보자마자 알 수 없는 열등감이 스며들었다.청년이 하늘의 별이라면, 자신들은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43화

    “왜요?”“용문은 규칙을 중요시하지만 무신교는 전혀 규칙을 따르지 않아. 무릇 무신교의 심기를 건드린 사람의 최후는 모두 처참했어. 내가 그중의 한 명이었지.”“어르신요?”윤태호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 놀라운 표정으로 용왕을 바라보았다.“설마 어르신의 고독이...”“그래. 무신교가 한 짓이야.”용왕은 이를 악물며 말을 이어갔다.“몇 년 전, 내가 길가에서 상처투성인 사람을 구했어. 그때 그가 무신교의 사람인 줄 모르고 집으로 데려가서 의사를 불러 치료해 줬지. 그자가 완쾌한 후 내 곁에서 2년 있었어... 그가 은혜를 갚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13화

    백아윤은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윤태호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다급하게 말렸다.“윤태호, 안 돼! 그만둬!”이미 소민현을 쓰러뜨렸으니 여기서 멈추는 게 최상의 결과였다. 그녀는 윤태호가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원치 않았다. 계속 간다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 번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백아윤은 말과 동시에 윤태호를 붙잡으려고 달려갔지만 한발 늦었다.퍽!와인 병이 천우진의 머리에 내리꽂혔다.쿵!천우진은 바닥에 쓰러졌고 머리에서는 걷잡을 수 없이 피가 쏟아져 나왔다.방금 윤태호가 술병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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