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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ulis: 서담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11-08 07:10:43

호텔 라운지를 나온 사라는 한동안 건물 앞에 서 있었다.

조금 전 강수가 했던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다른 사람한테 마음이 가.

김서희.

결국 또 그 이름이었다.

사라는 휴대폰을 꺼내 자신이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

[민사라]

서희야. 회장님이 오늘 나한테 무슨 말 했는지 알아?

아직 읽음 표시가 없었다.

“……웃기네.”

사라는 입꼬리를 올렸다. 하지만 눈은 웃지 않았다.

“당하고만 살지는 않아.”

손가락으로 화면을 껐다.

“차강수. 넌 계속…… 나를 선택 안 하는구나.”

그녀는 잠시 유리문에 비친 얼굴을 바라봤다. 지금의 얼굴로 웃고, 다가가고, 함께 밤을 보내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강수의 시선은 끝내 다른 곳을 향했다.

처음에는 자신에게 관심이 없어서 그런 줄 알았다. 그래서 먼저 말을 걸었고, 그가 좋아할 만한 대화도 찾아냈다.

하지만 이제는 알았다.

단순히 노력한다고 바뀔 문제가 아니었다.

사라는 가방끈을 고쳐 잡았다.

“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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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서희, 이번엔 네가 주인공해   165

    민지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휴대폰을 내려다봤다. [민사라] 네가 정말 그걸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 입술을 꾹 다물었다. 김서희. 자기가 만든 이야기 속에서 가장 많은 상처를 받았던 여자였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민지는 망설이지 않고 답장을 보냈다. [김서희] 지금 볼래? 잠시 후 읽음 표시가 사라졌다. [민사라] 지금? [김서희] 응. 너랑 나랑 할 얘기 많잖아. [민사라] 어디서? [김서희] 우리 집으로 와. [민사라] 알겠어. 민지는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좋아. 어디 한번 해보자.” 집에 들어가자마자 거실부터 정리했다. 테이블 위에 흩어진 수첩과 책을 치우고 냉장고에서 생수 두 병을 꺼냈다. 그러다 문득 헛웃음이 나왔다. “씨부랄탱. 손님맞이도 아니고.” 자기 몸의 원래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도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간 여자를. 삼십 분쯤 지났을까.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자 민사라의 얼굴을 한 김서희가 서 있었다. “들어와.” “생각보다 빨리 보자고 하네?” “할 말 있으면 미루는 성격이 아니라서.” 사라는 피식 웃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은 거실에 마주 앉았다. 민지는 생수병 하나를 건넸다. “마셔.” “고마워.” 잠시 침묵이 흘렀다. 먼저 입을 연 건 민지였다. “서희야.” “왜.” “너 돌아갈 방법 알아?” 사라는 생수병 뚜껑을 돌렸다. “그게 제일 궁금해?” “당연하지.” “차강수보다?” 민지의 눈이 가늘어졌다. “또 그 얘기냐?” 사라는 웃었다.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남자잖아.” “그래. 좋아해.” 민지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근데 그거랑 우리가 돌아가는 건 별개야.” “별개라고?” “어.” 민지는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너는 네 몸으로, 나는 내 몸으로 돌아가야지.” 사라의 웃음이 사라졌다. “돌아가면 뭐가 달라져?” “적어도 네 인생은 네가 선택할 수 있잖아.” “내 인생?” 사라가 헛웃음을 흘렸다.

  • 김서희, 이번엔 네가 주인공해   164

    한강을 바라보던 민지가 먼저 손을 놓았다. “회장님.” “왜.” “저 이제 집에 가야겠는데요.” 강수가 시계를 봤다. “늦었네.” “그러니까요. 내일도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입니다.” 민지는 안전벨트를 고쳐 맸다. 그러다 강수를 힐끗 봤다. “근데 우리 진짜 웃기지 않아요?” “뭐가.” “서로 좋아한다고 해놓고 아직 사귀자는 말은 안 했잖아요.” 강수는 시동을 걸었다. “그게 중요해?” “아뇨. 그냥 확인하는 거죠.” 민지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강수가 사라와 관계를 정리했다는 말을 듣고 기뻤다. 그런데 그 사실만으로 모든 문제가 끝난 것처럼 행동하고 싶지는 않았다. “저 회장님한테 숨기는 게 많아요.” “알아.” “나중에 다 들으시면 화내실 수도 있어요.” “듣고 판단해.” 민지는 피식 웃었다. “참 한결같으시네.” 차가 천천히 출발했다. 민지는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사라에게서 온 메시지가 여전히 화면에 남아 있었다. [민사라] 네가 이겼다고 생각하지 마. 민지는 한참 고민하다 답장을 썼다. [김서희] 이긴 사람 없어. 나도 네 인생을 돌려줄 방법 찾고 있어. [김서희] 하지만 강수에게 상처 주겠다는 계획은 그만둬. 답장은 오지 않았다. 민지는 휴대폰을 가방에 넣었다. 강수가 물었다. “사라야?” “네.” “뭐래.” “저랑 해결할 일이 남았대요.” “필요하면 말해.” 민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대신 회장님도 저한테 숨기지 마세요.” “뭘.” “마음이 바뀌면요. 저 좋아하는 거 그만두고 싶어지면 그냥 말해요.” 강수는 잠깐 그녀를 봤다. “쓸데없는 걱정.” “아, 사람 마음은 모르는 거잖아요.” “지금은 너야.” 민지의 입이 멈췄다. 그는 다시 전방을 봤다. “그거면 됐어.” 민지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씨부랄탱.” “왜.” “그런 말 갑자기 하지 마세요. 심장에 안 좋으니까.” 강수의 입가가 희미하게 움직였다. 집 앞에 도착하자 민지는 안전벨트

  • 김서희, 이번엔 네가 주인공해   163

    민지는 강수의 손을 내려다봤다. 커다란 손이 자신의 손을 감싸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가까이 서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회장님.” “왜.” “손 안 놓으세요?” 강수가 그녀를 내려다봤다. “놓으라고?” “아니요!” 대답이 너무 빨랐다. 민지는 제 입을 손바닥으로 가렸다가 웃었다. “아, 씨부랄탱. 저 진짜 체면 없네.” 강수의 입가가 희미하게 움직였다. “원래 그랬어.” “와, 회장님. 오늘따라 말씀이 많으시네요?” “시끄러워.” “네에.” 민지는 장난스럽게 대답하면서도 손을 빼지 않았다. 밤공기가 차가웠다. 강수는 그녀의 얇은 가디건을 한번 보고 차 문을 열었다. “타.” “어디 가요?” “집 앞에서 얘기할 거야?” “아, 그것도 그렇네.” 민지는 조수석에 앉았다. 강수가 운전석으로 돌아오는 동안 가방 안에서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민사라. 민지는 화면을 확인하고 전화를 받지 않았다. 강수가 시동을 걸며 물었다. “계속 연락 와?” “네. 근데 지금은 안 받을래요.” “싸웠어?” 민지는 잠시 창밖을 봤다. “많이요. 제가 잘못한 것도 있고, 사라가 잘못한 것도 있어요.” “무슨 일인데.” “아직은 말 못 해요.” 강수는 더 캐묻지 않았다. 대신 차 안의 온도를 조금 올렸다. 민지는 그 모습을 보고 입술을 깨물었다. “이러니까 제가 좋아하죠.” “뭘.” “말없이 챙기는 거요.” 강수는 전방을 봤다. “추우면 춥다고 해.” “알았어요.” 차는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조용한 도로 옆에 멈췄다. 두 사람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잠시 강물 위로 번지는 불빛을 바라봤다. 민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 “회장님, 하나 물어봐도 돼요?” “물어.” “우리 지금 무슨 사이예요?” 강수가 고개를 돌렸다. “넌 뭐였으면 좋겠는데.” 민지는 입술을 삐죽였다. “아니, 제가 먼저 물었잖아요.” “대답해.” 민지는 잠깐 고민하다 웃었다. “좋아하는 사이요. 아직은.” “그

  • 김서희, 이번엔 네가 주인공해   162

    민지는 강수를 올려다봤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든 직접 확인하고 판단해달라는 부탁에 강수는 이유부터 물었다. 민지는 입술을 달싹이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직…… 때가 되면요. 다 말할게요.” 강수의 눈이 가늘어졌다. “언제.” “그건 저도 몰라요.” “또 그 소리야?” “아, 진짜 모르니까 그러죠.” 민지는 답답한 듯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저도 지금 알아내야 할 게 많아요. 근데 확실하지 않은 걸 회장님한테 말씀드릴 수는 없잖아요.” 강수는 한동안 그녀를 바라봤다. “위험한 일이야?” 민지의 손이 멈췄다. “……그럴 수도 있고요.” “김서희.” “아니! 제가 위험한 짓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요.” 민지는 얼른 손을 내저었다. “그런 건 이제 안 해요. 바다에서 아주 제대로 배웠거든요.” 강수의 표정이 굳어졌다. “다신 하지 마.” “네. 약속.” 민지는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강수는 그 손을 내려다봤다. “뭐 해.” “약속하자고요.” “말로 해.” “와, 재미없는 인간.” 민지는 피식 웃으며 손을 거뒀다. 그때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민사라] 서희야. 전화 안 받아? 민지는 화면을 확인하고 무음으로 바꿨다. 강수가 물었다. “안 받아?” “지금은 회장님이랑 이야기 중이잖아요.” “사라랑 무슨 일 있어?” 민지는 잠깐 망설였다. “네. 조금요.” “나 때문이야?” “그것도 있고요.” 강수는 턱을 한번 쓸었다. “내가 정리했어.” “들었어요.” “그럼 됐잖아.” 민지는 고개를 들었다. “회장님, 사라랑 함께한 거 후회하세요?” “아니.” 예상했던 대답이었다. 그런데 직접 들으니 가슴이 조금 아팠다. 민지는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요. 후회할 일은 아니죠.” 강수가 그녀를 바라봤다. “왜 그런 걸 물어.” “그냥 궁금해서요.” “질투 나?” 민지는 잠깐 입을 다물었다. 그러다 씩 웃었다. “네. 엄청요.” 강수의 눈썹이 움직였다. “그런데 이미 지난 일이

  • 김서희, 이번엔 네가 주인공해   161

    호텔 라운지를 나온 사라는 한동안 건물 앞에 서 있었다. 조금 전 강수가 했던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다른 사람한테 마음이 가. 김서희. 결국 또 그 이름이었다. 사라는 휴대폰을 꺼내 자신이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 [민사라] 서희야. 회장님이 오늘 나한테 무슨 말 했는지 알아? 아직 읽음 표시가 없었다. “……웃기네.” 사라는 입꼬리를 올렸다. 하지만 눈은 웃지 않았다. “당하고만 살지는 않아.” 손가락으로 화면을 껐다. “차강수. 넌 계속…… 나를 선택 안 하는구나.” 그녀는 잠시 유리문에 비친 얼굴을 바라봤다. 지금의 얼굴로 웃고, 다가가고, 함께 밤을 보내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강수의 시선은 끝내 다른 곳을 향했다. 처음에는 자신에게 관심이 없어서 그런 줄 알았다. 그래서 먼저 말을 걸었고, 그가 좋아할 만한 대화도 찾아냈다. 하지만 이제는 알았다. 단순히 노력한다고 바뀔 문제가 아니었다. 사라는 가방끈을 고쳐 잡았다. “이번에는 쉽게 끝나지 않을 거야.” 한편 민지는 집에서 수첩을 펼쳐놓고 있었다. [김서희의 과거] [돌아갈 방법] 두 항목 아래에는 여전히 빈칸이 많았다. “씨부랄탱. 단서가 이렇게 없나.”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민사라] 서희야. 회장님이 오늘 나한테 무슨 말 했는지 알아? 민지는 메시지를 읽고 미간을 구겼다. ‘설마.’ 답장을 쓰려는 순간 전화가 걸려왔다. [차강수] 민지는 숨을 한번 고르고 받았다. “회장님, 왜요?” - 집이야? “네. 집인데요.” - 잠깐 볼 수 있어? 민지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지금요?” - 어. “무슨 일인데요?” - 만나서 얘기해. 민지는 잠시 휴대폰을 내려다봤다. “회장님, 혹시 사라 만났어요?” - 어. “……무슨 얘기 하셨어요?” - 그 여자랑 더 안 만나기로 했어. 민지의 손이 멈췄다. “네?” - 정리했다고. 한동안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바라던 일이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듣는 순간

  • 김서희, 이번엔 네가 주인공해   160

    퇴근 시간이 조금 지난 저녁. 사라는 약속 장소인 호텔 라운지에 들어섰다. 강수에게 먼저 만나자는 연락을 받은 건 처음이었다. 그것도 할 말이 있다는 메시지였다. ‘드디어?’ 사라는 입가에 번지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창가에 앉아 있던 강수를 발견하자 걸음을 재촉했다. “회장님!” 강수가 고개를 들었다. “왔어?” “네! 많이 기다리셨어요?” “아니.” 사라는 맞은편에 앉았다. 테이블에는 물 두 잔만 놓여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 회장님이 먼저 부르시고.” “얘기할 게 있어.” “알아요. 그래서 왔잖아요.” 사라는 웃으며 몸을 조금 기울였다. “근데 문자 보고 놀랐어요. 사라 씨라니.” 강수는 대답하지 않았다. “갑자기 존대는 뭐예요? 우리 그런 사이 아니잖아요.” “어떤 사이.” 사라의 웃음이 잠깐 멈췄다. “……같이 밤도 보냈고, 몇 번이나 데이트했잖아요.” “그건 맞아.” “그럼요.” 강수는 물컵을 내려놓았다. “민사라.” “네.” “더 만나지 않는 게 맞겠어.” 사라는 한동안 그를 바라봤다. “지금 헤어지자는 거예요?” “사귀기로 한 적은 없어.” “알아요. 그래도 우리 서로 알아가는 중이었잖아요.” “그만하자.” 짧은 대답이었다. 사라는 의자에 등을 기댔다. 방금 전까지 반짝이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이유는요?” “내 마음이 아니야.” “서희 때문이에요?” 강수는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 “다른 사람한테 마음이 가.” 사라는 손끝으로 물컵을 만지작거렸다. “김서희네요.” 강수는 부정하지 않았다. 사라가 작게 웃었다. “그렇게 밀어내는데도요?” “그건 걔 문제고.” “회장님은요?” “내 마음은 내가 정해.” 사라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 말이 이상하게 귀에 거슬렸다. “그럼 저랑 보낸 밤은 뭐였어요?” “서로 원해서 함께한 밤.” “그걸로 끝?” “그 이상 약속한 적 없어.” 사라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 처음부터 정식으로 사귀자는 대답을 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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