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바야시 마사테츠 팀의 닌자들은 호텔 로비 부근에서 시후가 들어오는지 여부를 체크하고 있었다.시후가 혼자 아무 일 없는 듯 호텔로 돌아오는 것을 보자마자, 그들은 즉시 마사테츠에게 알렸고 동시에 두 사람은 의아해하고 있었다. ‘왜 주변을 산책하고 돌아온 것 같지? 싸운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는데..? 아오타와 만나지 않은 건가?’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바로 두 사람 모두 덴바야시 아오타의 실력이 시후보다 못하더라도, 싸움에서 쉽게 질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만약 아오타가 사고를 당했다면 상대방도 다소 상처를 입었을 것이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보일 리가 없었다.이미 시후의 방에 여러 개의 도청기를 설치한 덴바야시 마사테츠는 두 사람의 연락을 받고 조용히 시후의 방에서 나온 뒤 이어폰으로 두 사람에게 알렸다. "내 방으로 와!"사실 시후는 호텔로 들어오자 마자, 두 사람의 숨결을 알아차렸다..! 그들이 도쿄에서 나고야까지 자신을 따라왔기 때문에, 따라다니는 사람이 아마도 네 사람 정도 된다는 것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으며, 그들의 기운도 이미 친숙했다. 이 사람들이 호텔 로비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 시후는 그들이 분명히 무슨 의도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신의 객실로 들어갔다. 객실에 들어서자마자, 공기 중에 또 다른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시후는 『구현보감』을 얻어 읽으면서, 사람마다 특유의 숨결과 아우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호흡이란, 물리학에서 말하는 자기장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아무리 몸을 잘 숨겨도, 시후 같은 능력이 없으면 기움을 숨기기 힘들다. 아무리 친환경이라고 할지라도, 배기가스를 배출할 수밖에 없는 자동차처럼.. 가스를 내뿜고 자동차가 사라지면, 후각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가지고 있는 숨결은 쉽게 소멸되기에 예민하지 않으면 쉽게 감지할 수 없을 것이다.마사테츠는 자신의
시후는 진지하게 말했다. “아니에요. 뭔가 이상한 느낌이 자꾸 들어요. 제가 조금 전 산책을 나갔을 때, 뒤에서 누군가 싸우는 것 같기도 하고 칼이 부딪히는 소리도 들었거든요. 그런데, 뒤돌아보니 아무 것도 없더라고요.”안세진은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 “도련님, 제 생각에 너무 예민하신 것 같습니다, 어쩌면 환청이 들릴지도요..”"아니에요. 뭔가 이상하다니까요." 시후는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내가 들은 그 소리는 분명 여러 사람들이 한동안 싸우고 있는 것 같았다고요. 그리고 누군가 입을 틀어 막혀 발버둥을 치고 흐느끼는 것 같은 소리가 났어요. 내가 소리를 따라 걸어갔을 때, 땅 위에 피 웅덩이가 있었고, 신발 한 짝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요. 그런데 그 신발이 진짜.. 겁나 이상했어요.”"도련님, 동물 피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신발 한 짝이 뭐가 이상하다는 겁니까?”"왜 이상하냐면, 그 신발의 끝에 단검이 박혀 있었거든요. 마치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요.”"네? 신발 끝에 칼이 있다고요? 그건 좀 이상한데요?!"덴바야시 마사테츠의 방에서 시후의 말을 듣고 있던 닌자 세 사람은 모두 겁에 질린 얼굴이었다.한 닌자는 다소 놀란 표정으로 "리더, 이 말은.. 아오타의 신발이 아닙니까?”라고 물었다.마사테츠도 긴장한 채 "저 녀석의 말대로라면.. 아오타가 다른 사람에게 당했을 수도 있다.."라며 눈살을 찌푸렸다.그러나 나머지 닌자가 말했다. "아마도 다른 닌자 아니겠습니까.?”한편 안세진은 시후에게 "도련님, 일본의 닌자가 아닐까요?"라고 물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안세진은 "혹시 닌자들끼리 만나 싸움이 난 것이 아닐까요?”라고 호기심에 물었다.시후는 곰곰히 생각하며 말했다. “그럴 지도요.. 아무래도 나는 속으로 이 일이 나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그런 예감이 들어요.”"설마요? 그럼 누군가 도련님을 잡으려고 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오히려 당했다는 겁니까?”"
지금 시각, 일본 도쿄.다카하시 마모치 회장은 소지빈, 소민지와의 회의를 마쳤다. 양측의 이번 회담은 매우 심도 있었기에, 서로에 대해 매우 만족스러워하고 있었다. 게다가, 마모치가 스스로 이토 그룹을 해치우고 싶다며 발벗고 나선 터라, 소지빈, 소민지는 굳이 이를 유도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둘째, 마모치는 가능한 한 빨리 협력을 확정하기 위해 구체적인 협력 조항에서 일부러 이익 배분의 수익 퍼센트를 공개해버렸다.소지빈은 원래 다카하시 그룹과 이토 그룹 모두에게 30%의 수익을 주고 70%는 엘에이치 그룹이 가져가도록 협상을 하려고 준비중이었는데, 그런데 뜻밖에도 마모치는 자신의 예상 이익을 25%로 낮춰 불렀다..! 이렇게 되자, 소지빈조차도 이번 협력의 상대는 이미 다카하시 그룹이 적절하고, 이토 그룹과는 굳이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비즈니스를 할 때는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남매는 일단 이토 그룹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일본으로 오기 전에 이미 이토 그룹 사람들과 미팅을 잡기로 약속했기에 만나기도 전에 바로 상대를 내쳐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두 사람은 자신들의 시시콜콜한 행동으로 인해 엘에이치 그룹의 평판이 나빠지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원래 사업이란 그런 것이다. 남몰래 칼을 갈아서 상대방을 잡아먹으려고 해도, 겉으로는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심지어 형님, 아우라 칭할 정도로 태연하게 행동하는 것이다.이런 면에서 마모치는 확실히 똑똑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는 이토 그룹이 자신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설령 이토 그룹이 25%의 몫을 받아들일 수 있다 하더라도, 그들이 자발적으로 엘에이치 그룹과 연합하여 자신을 죽이겠다고 제안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평화로운 시기에는 비즈니스를 하면, 대부분 큰 소리는 치지만 상대를 죽이고 사업을 빼앗을 생각을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설령 그런 생각을 한다고 해도, 마음속에만 간직할 뿐 감히 내뱉
"뭐라고요?!" 다카하시 마모치는 깜짝 놀란 듯 "덴바야시 아오타 씨가 죽었다는 말이에요? 누가 그랬어요?! 그 한국인인가?!""아닙니다..!" 덴바야시 마사테츠는 어두운 표정으로 "아마도.. 다른 닌자 가족이 한 짓으로 생각됩니다!"라고 말했다.“또 다른 닌자 가족..??” 마모치는 "우리가 누구를 건드렸나?"라며 눈살을 찌푸렸다."다카하시 마모치 회장님, 우리 팀은 요 몇 년 동안 줄곧 당신을 위해 일을 해왔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회장님의 적 외에는 밖에 적을 두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회장님을 적이라고 생각하는 무리가 공격해온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나를 겨냥했다고?! 누가 나를 노려?! 게다가 상대방이 닌자까지 동원한 거라면.. 꽤나 잘 나가는 집안일 텐데..!”“회장님.. 조심스럽게 추측하자면.. 혹시 이토 가문이 아닐까요? 제가 알기로 꽤 명성이 자자한 가문이 그들과 함께 일해왔다고 알고 있는데요..!""그건.." 다카하시 마모치도 조금 당황했다. 그는 덴바야시 아오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구에게 죽임을 당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에 현존하는 닌자 가문이 워낙 많지 않은데다 이토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딱히 나와 적이 될 필요가 전혀 없는데.. 설마, 이토 유키히코의 그 늙은 개 자식도.. 나를 해치려고 음모를 꾸몄단 말이야..?’ 마모치는 원래부터 이토 유키히코를 해치우고 싶었기 때문에, 내심 상대방도 자신을 해치려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왔다. ‘보아하니.. 서로 죽이고 싶어서 안달이 났군..?’ 이렇게 생각한 마모치 회장은 입을 열어 마사테츠에게 말했다. “이번에 엘에이치 그룹이 도쿄에 와서 나를 먼저 만났으니, 이토 유키히코는 틀림없이 화가 치밀어 오를 거요. 그리고 추측컨대, 그도 지금 엘에이치 그룹과 합작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엘에이치 그룹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 나에게 직접 손을 대지는 못하고 먼저 자네들에게 손을 댄 것 같군요. 난 이토
도쿄 불가리 호텔.샤워를 마친 소민지는 자신의 방에서 노트북을 켜고 다시 오빠와 아버지와 함께 화상 회의를 했다. 남매는 다카하시 마모치가 수익 배분을 양보하여 25%만 가져가겠다고 언급했다는 사실을 소수도에게 보고해, 소수도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소수도의 입장에서 보면, 다카하시 마모치는 이토 그룹을 망하게 만들겠다고 결심을 내비쳤을 뿐만 아니라, 엘에이치 그룹에게 이익을 양보하겠다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태도라면, 엘에이치 그룹은 말이 통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그 때, 딸 민지가 입을 열었다. "아빠, 내일 약속대로 이토 그룹의 이토 유키히코 회장을 만날 예정이지만, 이번 협력으로 경쟁력을 잃은 이토 유키히코가 다카하시 마모치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 없을 것 같아요.”"그렇긴 하지.. 그럼 이토 그룹과는 대충 이야기 나누고, 다카하시 그룹과 계약을 진행하는 걸로 하자. 하지만 계약하기 전에 일본 항구를 돌아다니며 도쿄·요코하마·나고야·오사카 항구의 운영 실태를 살펴봐야 하는 것 잊지 마라. 하하..”소민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이미 다 계획해 두었어요.”"오케이." 소수도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이 25%까지 수익 포인트를 낮출 줄은 몰랐네..? 당시 할아버지는 30%, 최고 수용한도는 35%였는데.. 너희들이 직접 회의를 통해 상한선을 기준으로 10%포인트나 낮춘 거야..! 계약이 체결되면 할아버지께서 매우 기뻐하실 것이고, 분명 큰 공로를 인정해 주실 거다!”소지빈은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아버지, 할아버지께서 우리가 정말 큰 공을 세웠다고 생각하시면.. 그때 이쪽 업무를 전부 우리 가족에게 맡겨서 운영하게 할 수도 있나요?”"하하하.. 네 할아버지께 따내야지?! 그리고 할아버지께서 동의하실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협력 전 준비를 잘 해주면 그때 말씀드려 최대한 이 업무를 너희 남매가 맡길 수 있도록 해보마.”"아빠.. 그런데 저는 하고 싶지 않아요.
그 말에 소민지의 표정이 약간 굳어졌다. 방금 한 말은 아버지를 화나게 하기 위해서였지만, 정말 그 남자의 모습이 떠올라 소민지는 내심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카하시 마모치가 쉽게 가만두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소민지는 이렇게 말했다. "다음 다카하시 마모치와 미팅을 할 때 경고해야겠어! 만약 그가 계약이 완료된 후에 그 남자에게 몰래 손을 댄다면 언제든지 협력을 중단하겠다고!!”"허튼소리! 너는 엘에이치 그룹의 대표로서 모든 것을 엘에이치 그룹의 이익에 우선해야 하는데, 어떻게 낯선 남자가 엘에이치 그룹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도록 할 수 있어?" 소수도는 이 말을 듣고 곧바로 호통을 쳤다. “우리는 다카하시 마모치의 최대 양보 조항만 손에 넣을 수 있다면, 그런 사내의 생사가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이야?"그러자 소민지는 화가 나서 아버지에게 따져 물었다. "그 사람은 우리 한국인 여성을 구하다가 다카하시 그룹에 미움을 사게 된 거라고요! 그러니 어떻게 다카하시 그룹에 의해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거예요?""그럼 다카하시 그룹이 그를 죽일 때 네가 안 보면 되지 않겠니?" 소수도는 시큰둥하게 말했다."아빠!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할 수가 있어요?! 원칙과 도덕이 마음 속이 있기는 한 거예요?”“원칙과 도덕? 나의 원칙과 도덕은 바로 엘에이치 그룹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것뿐이다. 엘에이치 그룹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원칙과 도덕도 포기할 생각이 있어!”"아빠..!!!" 소민지는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었다.이때 소지빈은 서둘러 이 상황을 원만하게 수습했다. "아버지, 민지야, 본론도 아직 다 안 끝났는데 왜 둘이서 말다툼을 해요?"소수도는 어두운 표정으로 "됐어! 이런 의미 없는 얘기는 하지도 마! MBA는 네가 돌아오면 다시 상의하자!"라고 말했다.“상의할 필요 없어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합격 통지서가 이미 이메일로 왔거든요. 8월에 개학하니까, 난 5월에 떠날 거예요.” 소민지는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
불가리 호텔의 로비.마흔도 안 된 마츠모토 요시토는 엘에이치 그룹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었다. 그가 이번에 직접 호텔에 와서 그들을 만나자고 한 것은 겸손한 자세와 태도로 엘에이치 그룹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마츠모토 그룹은 다카하시와 이토 그룹 두 집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마츠모토는 자신의 능력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고, 대담하기 대문에 확실히 엘에이치 그룹의 가장 이상적인 협력 상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다만.. 마츠모토 그룹은 일찍부터 다카하시, 이토 그룹과 격차가 너무 컸다. 요시토는 마츠모토 그룹을 거침없이 이끌었고 빠르게 발전시켜 따라잡으려 노력했지만, 여전히 그들과는 격차가 있었다. 사실, 마츠모토 그룹은 도쿄 전체에서 가장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젊은 그룹이라고 할 수 있었다. 10년 전만 해도 무명이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다카하시 그룹과 이토 그룹에 버금가는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건 외부에서 보기에 기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요시토 회장은 자신이 그룹의 회장 자격으로 직접 호텔에 와서 만나자고 제안한 것은 바로 엘에이치 그룹의 체면을 세워줬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엘에이치 그룹의 눈에 마츠모토 그룹의 실력이 다카하시 그룹이나 이토 그룹의 절반 정도될 뿐이라는 걸 몰랐기 때문에, 엘에이치 그룹은 당연히 그를 눈여겨보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지금 요시토는 꽤 자신만만했다. 그는 일본에서 인정받는 비즈니스계의 천재이며, 정말로 세계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젊은 부호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엘에이치 그룹이 자신에게 미팅할 기회를 줄 것이고, 자신도 반드시 자신의 입담과 안목으로 그들이 자신과 협력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요시토의 비서는 다소 조마조마해하며 말했다. "회장님.. 엘에이치가 우리와 협력할 의향이 있을 것 같습니까?"마츠모토 요시토는 자신의 정장 넥타이를 정리하며 "이따가, 반드시 나의 능력과 매력을 뽐내며 나야 말로
프런트 데스크의 직원은 그의 다소 험악한 표정에 놀라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회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VIP의 비서 두 분이 이미 분명히 알려 주셨습니다. 오늘은 정말 미팅하실 시간이 없다고 하셨으니, 저희를 난처하게 하지 말아 주십시오.."마츠모토 요시토의 강한 자신감은, 이 프런트 직원에 의해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다! 그러자 그는 히스테리에 가까운 욕설을 퍼부었다. “나는 마츠모토 요시토라고!! 너!! 알아들었어?!!"프런트 직원은 놀라서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정말 죄송합니다, 마츠모토 씨, 저도 VIP 손님의 답장을 전달했을 뿐입니다. 양해해 주십시오.."로비에는 요시토를 보며 소곤거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이 사람들은 삼삼오오 속삭이고 있어서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지만, 그들의 표정에서 요시토 자신을 비웃고 있다는 것은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그는 능력으로 따지면 일본의 젊은 사업가 중 최고라고 자부해 왔다. 하지만, 먼저 찾아와서 미팅을 제안했으나 상대방은 오히려 만나기 귀찮아하다니..! 요시토는 내심 분개했다. 그래서 그는 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악물었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평소에 자신감이 넘치고 자부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심리적 저항력이 떨어진다. 모두가 자신을 우러러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에게 무시당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마츠모토 요시토가 대표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그는 분노의 극에 달했지만, 분출구를 찾지 못했다. 그의 얼굴이 빨개진 모습은 주위의 비웃음을 샀다. 많은 사람들이 반드시 요시토 정도의 실력과 부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그들은 요시토가 대중 앞에서 망신을 당하는 것을 보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오히려 은근히 기뻐하고 있었다.요시토의 보좌관은 모두가 회장을 비웃는 것을 보고 급히 다가가 속삭였다. "회장님, 먼저 가시죠.. 만약 누군가 동영상을 찍어서 나쁜 영향을 끼치면 곤란합니다..”마츠모토 요시토는 이를 악물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
말을 마친 뒤, 시후가 대답하기도 전에, 제이크 한은 화를 내며 말했다. “그거야 당연히 내가 억울해서 그런 것 아니겠어?! 나는 그 때 내 딸이 임신했다는 걸 막 알게 되었다고! 이제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가족들을 보러 가려던 참이었어! 그런데 그곳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죽임을 당했다고! 네가 나라면, 억울하지 않겠어?”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당신의 몸이 벌집처럼 총알에 뚫렸지만, 다행히도 머리는 맞지 않았다는 거야. 만약 그때 당신의 정수리에 총알이 한 발이라도 박혀서 뇌가 터졌다면, 당신은 진짜 완전히 사망했을 테니까.”제이크 한은 의아한 얼굴로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시후는 옆에 서 있는 거대한 냉동 캡슐들을 가리키며 평온하게 말했다. “당신 옆에 있는 이 스테인리스 캡슐들 잘 봐. 이건 전부 인체 냉동 보관을 위한 특수 장비들이야. 특히 저기 있는 ‘7번 캡슐’을 잘 보도록 해. 당신이 깨어나기 전까지 당신은 계속 저 탱크의 안에 냉동되어 있었던 거든.”제이크 한은 눈앞에 늘어선 스테인리스 캡슐들에 압도되어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냉동?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우선 당신은 정말 운이 좋았어. 습격을 당할 때, 그렇게 많은 무장 대원들 중 아무도 당신의 머리를 총으로 겨누지 않았거든. 그래서 당신의 뇌는 살아남았지.” 그는 자기 뒤에 있는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을 가리키며 덧붙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배유현 회장에게 감사해야 할 거야. 그녀가 당신을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로 옮겨 냉동시키지 않았다면, 당신의 시체는 이미 썩어 문드러졌을 거거든.”제이크 한은 그제서야 시후의 뒤에 몇 명의 사람들이 서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 중의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 회장이었다!“허억......” 제이크 한은 갑자기 숨을 들이켰고, 입을 떡 벌린 채 시
“뭐라고?! 네가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그게...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야?!” 시후의 자기소개를 들은 제이크 한은 즉시 극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얼마 전 나누었던 안충주와의 대화를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당시 Samson 그룹의 회장 안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안충주는 자신의 누이인 안예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생사불명 상태인 그의 외조카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는 Samson 그룹 전체가 그 외조카를 찾기 위해 거의 전 세계를 뒤졌다고 했으며 어떤 방법을 써도 그의 행방에 대한 어떤 정보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그가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단지 시신을 못 찾았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Samson 그룹 사람들은 여전히 외조카가 분명히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믿었고, 단지 아직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제이크 한은 자신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된 인물이,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자처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경찰 출신인 제이크 한은 첫 번째로 이 사실에 대해 의심부터 들었다. 그래서 그는 차분히 진정한 후에 이 일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분명히 이미 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당시 엘리베이터 문이 막 열렸고, 한 무리의 검은 옷을 입고 무장한 조직들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에게 총을 쐈어... 그 놈들의 화력은 엄청났고, 거의 망설임 없이 나를 향해 총을 쏴댔지. 내가 의식을 잃기 전에, 최소 20~30발 이상은 맞은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다면 난 이미 완전히 죽은 거야... 아무리 대단한 신이라고 해도 날 살릴 순 없을 거야...!” 그래서 제이크 한은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이런 젠장, 이거 혹시 사후 세계인 건가?!” 그는 생각하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원래 사람이 죽으면 이런 상태가 되는 거야... 계속 꿈을 꾸고, 온갖 이상한 곳을 떠도는 거지... 그 다음
바로 이렇게 무한히 늘어난 타임라인 때문에, 제이크 한 경감은 지금 이 순간 눈은 떠 있지만, 여전히 끝없는 꿈속에 있는 듯한 혼미한 경지에 다다랐다. 그러던 중, 제이크 한에게 갑자기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이크 한 경감, 지금 나를 볼 수 있겠습니까?”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제이크 한의 마음속은 요동쳤다. 참으로 이상했다. 지금까지 그렇게 오랜 꿈속에 있으면서, 단 한 번도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 아내와 딸을 보기도 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보기도 했지만, 그 장면들은 마치 초창기 무성 영화와 같이 소리 없이 흘러가는 영상 같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처음으로, 실제처럼 생생한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런데 이 목소리는 제이크 한에게 매우 낯설었다. 더 이상한 것은, 분명히 처음 듣는 목소리인데, 낯섦 속에 묘한 익숙함이 섞여 있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분명히... 어딘가에서... 이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다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지금 당장은 떠오르지 않아...’바로 그때, 그의 시각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제이크 한은 눈앞이 새하얗게 밝지만은 않았다. 이제 그의 시야로 주변에 우뚝 솟아 있는 스테인리스 강철 탱크들이 들어왔다. 이 풍경은 음산하고 기이하게 느껴졌다. 그 후로 시야는 점점 더 선명해졌고, 마치 김이 서린 욕실 유리창에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이 불어 시야가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문득 자신이 욕조보다 약간 큰 물탱크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리고 물탱크 옆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그 사람을 바라보다가, 너무 두려워 그 자리에서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기억은 마치 빛의 속도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가장 먼저 떠오른 기억은 바로 경기장을 나와 아내와 딸을 만나러 가려던 그 순간이었다. 그 때 자신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공격을 당했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