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2장

Author: 로드 리프
10억 원?!

시후는 자신이 들은 액수에 당황했다. 그의 두 눈은 충격에 휘둥그레지고, 입은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는 할아버지가 굉장한 부자라는 건 알았지만, 그 당시의 시후는 돈의 개념을 이해하기엔 너무나 어렸다. 그래서 집안 재산이 얼마나 되는 지까진 몰랐던 것이다.

드디어, 지금, 이 순간 이해할 수 있었다.

10억 원이 푼돈이라면, 조부의 재산은 몇 조 원은 족히 넘을 거라는 것을 의미했다.

솔직히 말해서, 순간 그의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그러나 시후는 돌아가신 부모님과 부모님이 돌아가시게 된 원흉이 할아버지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결코 간단히 할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었다.

시후의 동요를 감지한 박 기사는 재빨리 말했다. "도련님은 집안의 유일한 상속자입니다. 회장님의 전 재산은 도련님의 것이나 다름없죠.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그건 도련님 아버님의 것이지만요."

"회장님께선 도련님만 집으로 돌아와 준다면, 총 사업규모 수백조 원에 달하는 가족 사업을 물려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직도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으시다면... 이 돈은 도련님의 생활비로 써 주십시오."

"아 그렇지, 알려드릴 소식이 하나 더... 어제 할아버님께서 한국 최대 우량기업인 엠그란드 그룹을 통째로 인수하였답니다. 주식 전량이 현재 도련님 명의로 되어있으니, 내일부터 회사 경영권을 행사하실 수 있답니다!"

박 기사의 말이 전혀 믿기지 않아 어안이 벙벙했다.

자신을 위해서 그런 막대한 투자를 하다니, 조금 과한 게 아닌가?

한도 10억짜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블랙 카드에 자산 총액 300조 원의 엠그란드 그룹이라니...!

엠그란드 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었다. 그 어떤 유망하고 영향력 있는 재벌가도 엠그란드 그룹 앞에선 고개를 숙여야 했다. 오늘 그를 욕보인 재벌가 모두..... WS 그룹, 로이드 그룹을 포함해 여전히 시후의 아내를 넘보고 있는 대현 그룹 마저도, 엠그란드 그룹 앞에선 평범한 사람들에 불과했다.

그런 대단한 회사가 이제 그의 것이라고?

박 기사는 시후에게 명함을 건네며 말했다. "도련님께선 지금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실 테니, 전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명함에 제 연락처가 있으니, 필요하신 게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그 말을 남기곤 박 기사는 자리를 떠났다.

시후는 박 기사가 떠난 뒤에도 넋이 나간 듯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는 조부의 지원을 받아들여야 할지 말지 망설여졌다.

지난 십여 년의 고난과 수치의 나날들... 유나와 결혼하고 겪었던 굴욕을 떠올렸다. 이건 정당한 보상이다!! 지금까지의 고통의 시간을 보상하기 위한 정당한 배상금인 것이다! 그러니 그가 이것을 받으면 안 될 이유가 어디 있는가?

무엇보다도 당장 이씨 아주머니의 치료를 위해 2억 원이 시급했다.

시후는 입술을 깨물며 카드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이내 그는 총무과로 되돌아갔다. "저, 실례합니다. 병원비를 정산하겠습니다."

직원이 카드를 긁었고,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결제가 완료되었다.

6천만 원이 너무나도 간단하게 정산되었다.

그는 여전히 허공을 맴도는 기분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백만장자가 되다니....

***

시후는 넋이 나간 채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도착한 집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다.

유나와 그녀의 부모님은 WS 그룹 회장의 대저택에 살지 않고, 평범한 사람들처럼 그냥 그런 집에 살고 있었다.

유나와 시후가 결혼한 뒤 김영식 전 회장이 타계하자, WS 그룹 일가족은 그들을 집에서 쫓아냈다.

그의 장모는 경악하며 소리쳤다. "은시후, 이게 다 너 때문이야!! 김유나! 너 지금 당장 저 녀석이랑 이혼하지 않으면, 네 할머니가 널 WS 일가에서 완전히 쫓아내실 거라고!"

유나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할머니께서 정말 그러신다면, 전 그냥 다른 직장을 찾아 봐야죠."

"너 정말....!!!" 유나의 어머니가 호통쳤다. "저런 병신이 뭐가 그렇게 좋다고? 왜 그냥 이혼하고, 주원이랑 재혼하지 못 하겠단 거야? 네가 주원이랑 결혼만 하면, 우리 가족 모두가 고개 뻣뻣이 들고 살 수 있다고!"

그녀의 아버지도 덧붙여 말했다. "네 엄마 말대로다! 네가 주원이랑 결혼하면 우리 가족은 바로 일가의 보물이 되는 거라고! 네 할머니가 너를 애지중지해주실 거라고!!"

유나가 입을 열었다. ".... 제발 그만 하세요! 전 시후 씨랑 이혼하지 않을 거라 고요!"

"얘가 정말!!"

시후가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유나의 부모는 그녀를 어떻게든 설득하려 하고 있었다.

그의 장인 장모는 시후를 발견하자, 경멸하는 눈빛을 보냈다.

그의 장모는 진저리 치며 말했다. "난 또 저 병신이 집에 오는 길을 까먹었나 싶었네! 흥!"

시후는 속으로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장모는 항상 그를 업신여겼는데, 그가 이제 엠그란드 그룹의 주인이 된 데다 현금만 해도 10억 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장모가 안다면 어떻게 나올까?

하지만 지금은 실체를 밝힐 때가 아니다.

그는 오랫동안 할아버지와의 연이 끊겼었다. 한국 제일의 재력을 자랑하는 은씨 집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누가 알겠는가? 은시후가 자신의 정체를 폭로했을 때, 누군가가 그를 노리면 어떡하는가?

지금으로선 이 사실을 함구하는 게 최선의 방책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머리 숙여 공손하게 말했다. "장모님, 오늘 할머님 생신파티에서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

그의 장모는 소리쳤다. "물의...? 그게 물의야? 너란 놈이 우리 입장을 얼마나 곤란하게 만들었는지 알아?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 내 집에서 당장 나가!"

유나가 다급히 끼어들었다. "엄마,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시후 씨는 엄마 사위라고!"

"사위라니 누구 맘대로!" 그녀의 모친은 윽박질렀다. "난 저런 병신 같은 사위 둔 적 없어! 내 눈앞에서 썩 사라졌으면 좋겠다, 진짜!"

유나는 시후를 살짝 잡아당겼다. "우리 어서 방에 들어가요."

시후는 고맙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갔다.

결혼한 지 3년이나 지났지만, 두 사람은 아직 첫날밤을 치르지 못했다. 항상 유나는 침대에서, 시후는 침대 옆 바닥에서 따로 잤다.

이날 밤, 그는 쉽사리 잠들지 못했다.

오늘 벌어진 일들은 실로 충격과 놀람의 연속이었기에, 이직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유나가 물었다. "아주머니 좀 어떠셨나요? 저한테 지금 당장 천만 원 정도 있어요. 얼마 안 되지만 병원비로 쓰세요."

"괜찮아요. 어떤 사람이 아주머니의 병원비를 대신 내줘서, 치료를 받으러 지금은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하셨어요."

"정말이요?" 유나는 감탄하며 외쳤다. "그럼 아주머니는 이제 괜찮으신 거죠?"

"그럼요..." 시후가 이어 말했다. "아주머니는 한평생 선행을 베풀며 수많은 사람들을 도와 왔어요. 드디어 누군가 아주머니에게 그 은혜를 갚은 걸 거예요."

"정말 다행이에요!" 유나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도 이제 마음이 좀 놓이겠어요."

"그렇네요."

"우리 이제 슬슬 잘까요? 요즘 회사에 일이 좀 많아서, 피곤하네요."

"회사에 무슨 일 있어요?"

"요즘 별로 상황이 안 좋아요. 할머니께서 엠그란드 그룹과 협업하길 바라시는데, 엠그란드 그룹에 비하면 WS 그룹은 너무 작아서.... 엠그란드 그룹은 우리를 상대해주지도 않을 텐데 말이에요."

"응? WS 그룹이랑 엠그란드 그룹이 협업한 적이 있었던가?"

유나는 웃음을 터트렸다. "물론 아니죠! 우리가 엠그란드 눈에 차기나 하겠어요! 혜빈이 약혼자의 로이드 그룹도 엠그란드 그룹 발끝에 겨우 미치는 수준이니까요. 그래서 혜빈이 곧 있을 결혼에 열을 내는 거겠죠. 그래도 로이드 그룹은 엠그란드와 인연을 맺는 데 도움이 될 테니까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WS 일가는 엠그란드 그룹과의 협업을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해왔다.

그런 신옥희 회장은 내가 엠그란드 그룹을 가지게 된 줄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며, 시후는 엠그란드 그룹을 인수해 유나의 사업을 돕기로 결심했다. WS 그룹은 그녀를 제대로 대우해 주지도 않고 괴롭혀왔다. 유나의 남편으로서 시후에겐 그녀를 도울 책임이 있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유나 씨, 모든 게 이젠 달려졌어요...! 다시는 아무도 당신을 얕보지 못하게 하겠어! WS 그룹 일가 모두가 유나 씨에게 머리를 조아리게 하겠어!!'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atest chapter

  • 나는 재벌가 사위다   6675장

    안산도 깊이 공감하며 말했다.“시후야, 내 생각도 네 할아버지와 똑같다. Samson 그룹이 가진 모든 자원도 전부 네가 마음대로 활용해도 된다.”화기애애한 저녁 식사가 이어지는 동안 모두가 술잔을 주고받았고, 오랜 세월 쌓여 있던 앙금을 푼 두 노인도 점점 더 환하게 웃었다.하지만 대화가 의도치 않게 자연스레 시후의 부모 이야기로 흘러갈 때마다 두 사람의 눈가는 어느새 붉게 물들곤 했다.시후는 그런 모습을 보며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앞으로는 두 집안 사이에 더 이상 갈등도 오해도 남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생전에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했던 부모님도 하늘에서 이 모습을 본다면 두 노인이 화해한 것을 누구보다 기뻐할 것이라고 믿었다.식사가 끝난 뒤에도 은충환은 시후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고 한참 뒤에야 아쉬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작별 인사를 했다.시후는 이화룡을 불러 차를 준비하게 한 뒤 은충환을 먼저 버킹엄 호텔까지 모셔다드리고, 그제야 집으로 돌아왔다.다음 날 기자회견은 오후로 예정되어 있었다. 오전에는 두 노인과 시후의 세 외삼촌이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변태섭 부부를 만나 발표회 진행 순서와 발표 내용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기로 되어 있었다.그날 밤 시후는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곁에서 들려오는 유나의 고른 숨소리를 들으며 아내가 이미 깊이 잠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시후의 머릿속에는 외할머니가 했던 말이 계속 맴돌고 있었다.지금까지 한 번도 아이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외할머니의 말은 그의 마음속에 작은 씨앗 하나를 심어 놓았다.대를 이어 간다는 것. 그것은 어느새 그의 어깨 위에 무겁지만 결코 피할 수 없는 책임으로 내려앉아 있었다. 부모님이 남긴 핏줄을 계속 이어 가야 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실감했다.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세상을 떠나는 순간 자신의 대가 끊기고, 어떤 사람은 다음 세대

  • 나는 재벌가 사위다   6674장

    은충환이 좀 더 머물고 싶다는 말을 듣고 가장 기뻐한 사람은 뜻밖에도 시후의 외할아버지 안산이었다.그는 웃으며 말했다.“은 회장님, 그럴 거라면 아예 우리 집에서 지내시죠. 방도 넉넉하니 같이 지내면서 술도 한잔하고 옛이야기도 나누고 편하게 지냅시다.”은충환은 미소를 지으며 손사래를 쳤다.“사돈, 마음은 정말 고맙네만 집에서 묵는 건 아무래도 폐가 될 것 같네요. 차라리 버킹엄 호텔에 묵는 편이 더 편하겠습니다. 술 한잔하고 이야기 나누고 싶으면 언제든 찾아오겠습니다. 거리도 가깝고 오가기도 편하잖습니까.”안산이 다시 권하려는 순간 시후가 먼저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샹젤리 스파 호텔은 예전에 제가 안세진 부장에게 부탁해서 대부분 다시 사들였습니다. 바로 옆집 한 채만 제가 가끔 사용하고 나머지는 모두 비어 있습니다. 이화룡 대표에게 말씀드려 한 채를 바로 준비하게 하겠습니다. 이화룡 대표도 대부분 산 아래에 있으니 생활하시는 동안 필요한 건 모두 챙겨드릴 수 있습니다. 시내에 가실 일이 있으면 이화룡 대표가 직접 모셔다 드리면 되고요.”은충환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웃었다.“그래, 그게 제일 편하겠구나. 내일 발표회도 버킹엄 호텔에서 열리니까 오늘 밤은 우선 호텔에서 묵고 발표회가 끝난 뒤 이곳으로 옮기도록 하마. 여기 환경이 참 좋아. 서울보다 훨씬 조용해서 마음에 들고. 시후야, 차만 한 대 준비해 주면 될 것 같구나. 생활은 내가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으니 사람까지 붙여 줄 필요는 없다.”안산은 궁금한 듯 물었다.“은 회장님, 이번에 서울에 오시면서 왜 자녀분들 가운데 한 사람도 안 데려오셨습니까?”은충환은 시후를 한번 바라본 뒤 안산에게 말했다.“웃으실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에 블랙 드래곤이 구름산으로 쳐들어왔던 일을 기억하시지요? 그때 LCS 그룹 자식들 가운데 시후를 제외하면 제대로 배짱 있는 놈이 하나도 없었어요. 하나같이 목숨만 아까워하는 겁쟁이들이었지. 나중에 시후가 성도민을 거둔 뒤에는 그 아이들

  • 나는 재벌가 사위다   6673장

    그래서 자신과 유나의 결혼이 애초부터 평범한 결혼이 아니었다는 점을 떠나, 설령 일반적인 부부였다 하더라도 지금 이 시점에 아이를 가질 생각은 없었다. 언젠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게 된다면, 자신의 아이 역시 과거의 자신과 같은 운명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그래서 시후는 외할머니 오혜인에게 말했다.“외할머니, 지금은 아이를 가질 때가 아닙니다. 로스차일드 가문이 저를 위해 구축하고 있는 AI 시스템이 곧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입니다. 그때가 되면 저는 제이크 한 경감님과 함께 먼저 주도권을 잡고 움직일 생각입니다. AI를 활용해 전 세계에 있는 폴른 오더의 거점을 찾아낼 거거든요. AI는 엄청난 연산 능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폴른 오더의 거점을 찾아내기만 하면 하나씩 제거해 나갈 생각입니다. 그러려면 앞으로 세계 곳곳을 계속 돌아다녀야 할 텐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아이를 가질 계획을 세울 수 있겠어요.”시후의 말 가운데 아이를 가질 여유가 없다는 부분만은 선의의 거짓말이었지만 그 밖의 내용은 모두 사실이었다.시후의 생각에 폴른 오더는 400년 넘게 이어져 온 거대한 조직이지만, 아무리 거대한 조직이라도 하나씩 힘을 약화시켜 나간다면 언젠가는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었다.지금 당장은 오시연과 정면으로 맞설 수는 없지만, 예전에 키프로스 거점을 기습했던 것처럼 세계 곳곳에 있는 폴른 오더의 거점을 하나씩 제거하는 것은 가능했다.그렇게 하면 오시연의 외부 세력을 계속 약화시킬 것이다.게다가 무엇보다 이 방법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공세이자 최선의 방어였다.오시연은 극도로 신중한 성격이었기에 시후가 움직임을 빠르게 가져가고 공격 강도를 높일수록 오히려 더 몸을 숨기고 더욱 조심할 것이다. 반대로 시후가 더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타격도 주지 않는다면, 그녀는 다시 Samson 그룹을 목표로 삼을 가능성이 컸다.시후는 여전히 오시연이 왜 이렇게까지 Samson

  • 나는 재벌가 사위다   6672장

    안산은 시후를 바라보며 자애로운 눈빛으로 말했다.“시후야, Samson 그룹에게 부모님의 원수를 갚는 일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두 집안에 가장 중요한 건 네가 반드시 무사히 살아남는 거야. 그러니 꼭 기억해라. 복수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네 안전이 보장되어야 한다. 네 목숨을 걸어야만 가능한 복수라면 외할아버지는 차라리 그 원수를 갚지 않는 편을 택하겠다.”그는 말을 이었다.“시후야, 너는 부모님이 남긴 유일한 혈육이다. 네 어머니는 내 자식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아이였고, 네 아버지 역시 네 할아버지에게는 가장 자랑스러운 아들이었을 게다. 그러니 네 몸에는 Samson 그룹과 LCS 그룹, 두 집안의 가장 훌륭한 피가 흐르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혈통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네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우리 두 집안 모두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손실이 될 거다.”은충환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시후야, 외할아버지 말씀이 맞다. 복수보다 중요한 건 네가 살아남는 거야.”시후는 두 노인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덟 살 때부터 부모님의 원수를 갚는 일을 삶의 유일한 목표로 삼아 살아왔고, 지금까지 모든 것을 참고 견딘 것도 언젠가 직접 원수를 처단하기 위해서였다. 위험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목표를 포기한다면 자신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물론 두 노인 앞에서 오시연과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는 생각을 말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두 사람의 말을 받아들이며 말했다.“외할아버지, 할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반드시 신중하게 행동하겠습니다.”그때 외할머니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시후야, 방금 외할아버지 말씀도 들었지? 네 몸에는 부모님의 유일한 혈통이 이어지고 있어. 너도 이제 적지 않은 나이니까 서둘러 그 혈통을 이어가야 하지 않겠니?”그러고는 다시 물었다.“시후야, 유나와는 도대체 언제쯤 아이를 가질 생각이니?”시후는 난처한 표정으로

  • 나는 재벌가 사위다   6671장

    은충환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의사가 늘 술은 마시지 말라고 하지만, 오늘만큼은 꼭 몇 잔 해야겠군요.”모두가 세 노인을 가운데 모시고 함께 빌라 안으로 들어갔다. 넓은 식탁에는 이미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안산은 은충환을 자신의 옆자리에 앉힌 뒤 직접 술잔을 따라 주고 자신의 잔도 가득 채웠다. 그러고는 자녀들과 시후를 향해 말했다.“오늘은 다들 같이 한잔씩 하자고.”시후는 자리에서 일어나 세 외삼촌과 이모, 그리고 제이크 한의 술잔을 채워 주었다.안산은 술잔을 들고 은충환을 바라보며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은 회장, 그동안 Samson 그룹 사람들이 회장님께 너무 무례했습니다. 저희가 잘못한 일이 많았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Samson 그룹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부디 지난 일을 너무 마음에 담아 두지 말아 주십시오!”은충환은 안산의 말뜻을 잘 알고 있었다. 그동안 자신은 Samson 그룹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냉대를 받아왔다. 예전에 해외의 한 중요한 행사에서 안태풍을 만났을 때도, 안태풍은 아랫사람임에도 그에게 조금의 존중하는 태도도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은충환은 언제나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사람이었다. Samson 그룹 사람들이 자신을 원망한 것도 안예선이 LCS 그룹으로 시집온 뒤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이해심이 넓은 친정이라 해도 마음속에 원망이 남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더구나 안예선은 Samson 그룹의 장녀이자 모두가 가장 아끼던 존재였다. 부모의 사랑은 물론이고 세 남동생과 막내 여동생에게도 그녀는 늘 동경의 대상이었다. 안예선의 죽음은 Samson 그룹 모두에게 너무도 큰 상처였다.그래서 은충환도 술잔을 들어 진심을 담아 말했다.“나는 평생 많은 사람을 원망하며 살아왔어요. 하지만 Samson 그룹 사람들을 원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예선이와 서준이의 일이 한국에서 벌어진 이상, 그 책임은 LCS 그룹에 있

  • 나는 재벌가 사위다   6670장

    시후가 차를 몰고 빌라 앞에 도착하자 차가 완전히 멈추기도 전에 Samson 그룹 가족들이 모두 빌라 밖으로 나왔다.안산은 아내의 부축을 받으며 가장 앞에 섰고, 네 남매가 그 뒤를 따랐다. 제이크 한도 함께 밖으로 나와 손님을 맞이했다.차 안에 있던 은충환은 Samson 그룹 사람들이 모두 마중 나온 모습을 보고 놀라면서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차가 천천히 속도를 줄이는 동안 그는 본능적으로 안전벨트를 풀고 곧바로 문을 열려고 했다.안전벨트 경고음이 울리는 순간 시후도 차를 완전히 세웠다.은충환은 차가 멈추자마자 곧바로 문을 열고 기다렸다는 듯 차에서 내렸다.안산도 걸음을 재촉해 은충환이 내리는 순간 차 앞으로 다가왔고, 가장 먼저 두 손을 내밀며 감회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은 회장, 정말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별일 없으셨죠?”은충환도 그의 두 손을 맞잡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안 회장님, 오랜만이군요. 잘 지내셨습니까?”짧은 인사였지만 두 사람은 맞잡은 손을 여러 번 힘 있게 흔들었다.그때 시후의 외할머니도 앞으로 나와 반갑게 인사했다.“은 회장님, 정말 오랜만이에요.”은충환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사모님도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덕분에 잘 지냈어요.”외할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뒤에 있는 자녀들에게 말했다.“다들 뭐 하니? 얼른 은 회장님께 인사드려.”시후의 세 외삼촌과 막내 이모도 한 목소리로 인사했다.“회장님, 안녕하셨습니까.”은충환은 네 사람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다들 잘 있었구나. 정말 오랜만인데 많이들 변했네.”안충주가 공손하게 말했다.“회장님, 예전에 뵐 때는 저희도 한창 젊었는데 이제는 하나둘 중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은충환은 감회에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꽃은 다시 피어도 사람의 젊음은 돌아오지 않는 법이지. 그래도 마음에 후회만 없다면 나이 드는 것도 나쁘지 않아.”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였다.“말씀 그대로입니다.”그

  • 나는 재벌가 사위다   1743장

    불가리 호텔의 로비.마흔도 안 된 마츠모토 요시토는 엘에이치 그룹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었다. 그가 이번에 직접 호텔에 와서 그들을 만나자고 한 것은 겸손한 자세와 태도로 엘에이치 그룹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마츠모토 그룹은 다카하시와 이토 그룹 두 집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마츠모토는 자신의 능력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고, 대담하기 대문에 확실히 엘에이치 그룹의 가장 이상적인 협력 상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다만.. 마츠모토 그룹은 일찍부터 다카하시, 이토 그룹과 격차가 너무 컸다. 요시토는 마츠모토 그룹을

  • 나는 재벌가 사위다   1573장

    이번에 안성에 오면서, 시후는 회춘단을 몇 개 챙겨왔다. 회춘단 한 알이면 고선우를 치료할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안전을 위해 두세 알을 더 가져와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이 점쳐서 나온 괘 중에서 사국에서 유일한 생명줄은 바로 자신이 지니고 있는 회춘단 밖에 없을 것이다..! 동시에 시후는 방금 노인이 한 말을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보아하니, 자신이 서울에서 유나와 결혼했을 때 용이 진흙탕에 빠지게 되는 형국에 이르게 된 것 같았다. 노인은 조금 전 자신이 진흙탕에 갇힌 이유가 바로 강가에서 가

  • 나는 재벌가 사위다   1738장

    시후는 진지하게 말했다. “아니에요. 뭔가 이상한 느낌이 자꾸 들어요. 제가 조금 전 산책을 나갔을 때, 뒤에서 누군가 싸우는 것 같기도 하고 칼이 부딪히는 소리도 들었거든요. 그런데, 뒤돌아보니 아무 것도 없더라고요.”안세진은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 “도련님, 제 생각에 너무 예민하신 것 같습니다, 어쩌면 환청이 들릴지도요..”"아니에요. 뭔가 이상하다니까요." 시후는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내가 들은 그 소리는 분명 여러 사람들이 한동안 싸우고 있는 것 같았다고요. 그리고 누군가 입을 틀어 막혀 발버둥을 치고 흐느끼는 것 같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641장

    카운트 에버윈이 외친 ‘천둥이여 내려라!’라는 외침은 기세가 장대하고 위엄이 있었다.그의 머릿속에 그려진 장면대로라면, 이 주문을 한 번 소리치기만 하면 하늘에서는 구름이 잔뜩 몰리고 뇌성이 요란하게 울리며, 곧바로 양동이만큼 굵은 번개가 하늘에서 떨어져 시후의 머리를 내리찍을 것이다!카운트 에버윈은 확신했다. 그 천둥이 설령 시후를 단번에 죽이지 못한다 해도, 그를 완전히 무력화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그때부터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를 윽박질러 모든 비밀을 캐내면 되는 것이다!하지만 카운트 에버윈이 커다란 소리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