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김상곤이 곧바로 물었다.“그럼 이게 진짜였다면, 얼마 정도 값이 나가죠?”정 선생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조선 세종 연간 청동 기물에다가, 이런 식으로 각인까지 제대로 있고 형태와 완성도까지 좋다면 경매에 올릴 수 있습니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1억에서 2억 사이 정도는 나옵니다.”김상곤이 다시 물었다.“그럼 내가 이걸 가져가려면 얼마에 줄 텐가?”정 선생이 바로 답했다.“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런 작업은 보통 예상 시세의 30% 정도를 받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중간값이 1억 5천 정도니까, 그 30%면 4천5백 정도입니다.”김상곤은 손을 내저었다.“안 돼, 안 돼. 너무 비싸. 4천 넘게 넣었다가 물리면 어떡해.”속으로는 이미 계산이 돌아가고 있었다.‘이거 4천 넘게 사서 주진운한테 얼마에 넘기지? 8천? 돈이 있기는 한가?’정 선생이 서둘러 말했다.“무열 선생님, 이쪽 일은 원래 가격을 높게 부르는 겁니다.”그는 말을 이어갔다.“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받침대만 해도 400만 원 들었고, 불상도 600만 원 주고 가져온 겁니다. 거기에 작업비까지 포함하면, 보통은 2천만 원 아래로는 안 나옵니다. 그래도 장 사장님 지인이시니까… 딱 1천5백에 드리겠습니다.”그때 장 사장이 끼어들었다.“정 선생, 우리 오래 봤잖아. 첫 거래니까 내 체면 좀 세워줘. 받침대 380, 불상 600 맞지? 980만 원 드릴 테니까 이걸로 끝내자. 인맥 하나 쌓는다고 생각하자고.”정 선생이 잠시 망설였다.“인맥이라… 저도 무열 선생님이랑 좋은 관계 만들고 싶긴 한데, 작업비도 있고 사람들 인건비도 줘야 해서…”김상곤이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됐어요. 그럼 깔끔하게 1천만 원으로 하죠. 그 정도면 충분히 괜찮죠?”“1천만 원…”정 선생은 속으로 한숨이 나왔다.이 일은 겉으로 보기엔 쉬워 보여도, 실제로는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었다. 기술자 인건비만 해도 최소 200만 원은 나간다. 그렇지 않고서야 사람
“좋습니다!”정 선생이 멀지 않은 농가를 가리키며 말했다.“저기가 저희 작업실입니다. 괜찮은 물건들은 전부 저기 있습니다. 모시고 가겠습니다.”세 사람은 농가 안으로 들어갔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시골집일 뿐, 특별한 점은 전혀 없어 보였다. 정 선생은 곧장 오래전에 쓰다 버린 외양간으로 안내했다. 바닥에 깔린 마른 짚을 걷어내자, 나무판 하나가 드러났다. 그걸 들어 올리자 아래로 이어지는 통로가 나타났다.알고 보니 그들은 외양간을 입구로 삼아, 집 아래를 통째로 파서 공간을 만든 것이었다.김상곤은 내려가며 감탄했다.“이거 공사 꽤 크게 했겠는데?”정 선생이 담담하게 답했다.“이쪽 일 하는 사람들 대부분 땅 파는 건 기본입니다. 예전엔 다들 도굴 쪽에서 시작했거든요. 이 정도는 별것도 아닙니다.”세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흙으로 파낸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홀이라고 불리는 아래 공간은 제법 넓었다. 대략 30평 남짓은 되어 보였다. 다만 환경은 상당히 열악했다. 천장은 겨우 1.8미터 남짓, 사방은 다 노출된 황토였고, 나무로 대충 버팀대를 세워놓은 구조였다. 마치 오래된 탄광 안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였다.김상곤이 살짝 불안한 표정을 짓자, 정 선생이 웃으며 말했다.“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선생님. 보기엔 허술해 보여도 안전합니다. 깊이가 얕아서 위에 흙도 얼마 안 되고, 이 정도 버팀이면 충분합니다. 예전에 10미터 깊이의 터널을 팔 때도 똑 같은 지지대를 썼는데 문제가 없었거든요.”그 말을 듣고서야 김상곤은 안심했다.그는 주변을 둘러봤다. 작업대가 여러 개 놓여 있었고, 공기에는 흙 냄새와 함께 썩은 듯한 비린내가 섞여 있었다.작업대 앞에서는 몇 명의 기술자들이 각자 무언가를 손질하고 있었는데, 얼핏 보면 전부 골동품처럼 보였다.장 사장도 이 규모에 감탄하며 말했다.“정 선생, 설명 좀 해줘요.”“네.”정 선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선생님, 저희는 일반적인 가짜 제작하는 데랑
장 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습니다, 무열 선생님. 괜찮으시죠?”“맞아!”김상곤이 만족스럽게 웃으며 말했다.“역시 이런 이름은 참 뭔가 있어. 딱 들어도 있어 보이잖아?”이야기를 마친 두 사람은 차 문을 열고 내렸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자가 곧장 다가왔다.“두 분, 이쪽으로 오시죠.”장 사장은 주변을 둘러보며 투덜거렸다.“아니, 정 선생님. 이런 데를 잡아놨어요? 길도 엉망이고, 마을 들어오는 길은 왜 이렇게 좁아. 거기다 차까지 아무 데나 세워놔서 들어오는 데 진짜 힘들었다고요.”‘정 선생’이라 불린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장 사장님, 모르셨겠지만 일부러 이렇게 해둔 겁니다. 그리고 사장님이 들어오실 때 마주치셨던, 길가에 불법 주차를 하던 두 사람도 저희가 시킨 겁니다. 이렇게 차가 들어오면 무조건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잖아요. 그 사이에 저희가 상대를 확인합니다. 혹시 경찰이나 수상한 사람이면 바로 연락 오고, 그럼 저희는 바로 빠집니다.”장 사장은 감탄하며 말했다.“진짜 철저하네요.”“그렇습니다.”정 선생이 담담하게 말했다.“이 업계가 원래 그렇습니다. 손해 보고 억울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보복하거나 신고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래서 숨기 쉽고, 찾기 어려운 데를 일부러 고른 겁니다.”그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고속도로 다리를 가리켰다.“사실 여기 오는 가장 빠른 방법은 따로 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적당한 지점에 차를 세우고, 난간을 넘어서 내려오면 바로예요. 단골들은 거의 그렇게 옵니다.”그러자 상대방이 말을 이었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차로만 통하는 하나뿐인데, 남쪽과 북쪽에 입구가 두 개 있어요. 보통 사람이라면 지도를 보고 양쪽 끝을 막으면 마을에 갇힐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정말 습격이 온다면 마을을 떠날 필요도 없죠. 도로 위의 우리 동료들이 다른 차들을 지나치느라 우리를 잠시 지연시킬 테고, 그 틈을 타 고속도로 다리를 건너서 빠져나가면
장 사장은 이 골동품 거리에서 오래 구르면서 나름대로 인맥과 루트를 꽤 많이 쌓아왔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일부 ‘상위 라인’은 예전의 그가 감히 끼어들기 어려운 영역이었다.대표적인 게 바로, 정교한 위조 골동품을 만드는 장인들이었다. 이들은 주로 큰손 고객을 상대하는, 업계에서 이름 있는 상인들과만 거래했다.그들은 예전의 장 사장 같은 인물은 눈에 차지도 않았다. 설령 찾아갔다 해도 제대로 상대조차 해주지 않았을 것이다.굳이 비유하자면, 그들이 업계의 ‘거물급’이라면, 예전의 장 사장은 그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잔챙이나 파는 수준에 불과했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그는 이화룡 밑에서 일하는 핵심 인물이 되었고, 인맥과 영향력 역시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그래서 이번에 한 위조 장인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오히려 상대 쪽에서 더 공손하게 굴며 작업실로 직접 와서 이야기하자고 제안을 하기도 했다.그래서 장 사장은 곧바로 김상곤을 데리고 차를 몰았다.상대가 말한 소위 ‘작업실’이라는 곳은, 사실상 골동품을 위조하고 가공하는 은밀한 작업장이었다.이 업종 자체가 드러내놓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위치 역시 매우 묘한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고속도로 아래쪽에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 그리고 마을을 조금만 벗어나면 바로 다른 지역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경계 지점이었다.장 사장은 김상곤의 고급 차량이 이런 동네에 들어오는 건 너무 눈에 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자신의 차로 갈아타고 함께 이동했다.겉으로 보기엔 고속도로 바로 옆이었지만, 실제로는 진입로가 멀리 떨어져 있어 꽤 돌아가야 했다. 두 사람은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뒤, 좁고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한참 달려서야 겨우 마을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그곳에는 이미 한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마흔 중반쯤 되어 보이는, 수염을 기른 인상이 강한 남자였다.장 사장이 차에서 내리자, 그는 서둘러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장 사장님, 오셨습니
장 사장은 워낙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 김상곤의 속뜻을 단번에 알아차렸다.하지만 애초에 이 일을 벌인 목적은 돈이 아니라 김상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복수도 도와주고, 돈까지 벌게 해주면 김상곤이 더 크게 고마워하지 않겠는가?그래서 그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회장님께서 자금 내신다면, 나중에 수익은 한 푼도 빠짐없이 전부 회장님께 드리겠습니다.”김상곤은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아이고, 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고생하는데 공짜로 일 시킬 순 없지.”그는 손을 크게 휘저으며 말했다.“이렇게 하자. 돈은 내가 다 낼 테니까, 순이익에서 20%는 자네가 가져.”장 사장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곧 진지하게 덧붙였다.“회장님, 한 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려야 합니다. 이건 물건을 먼저 돈 주고 사와야 하는 구조입니다. 가짜든 뭐든 일단 현금 거래고, 사면 끝입니다. 그리고 그걸 주진운이 안 물 수도 있습니다. 그럼 그 돈은 그대로 묶이는 겁니다. 그 리스크는 회장님께서 감당하셔야 합니다. 그 점은 미리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김상곤은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그건 걱정 마. 내가 직접 고르라면 당연히 자신 없지. 그런데 자네가 있잖아. 이 골동품 거리에서 사람 속이고, 포장하고, 스토리 만드는 건… 자네만큼 하는 사람 없다. 자네가 고른 거면, 주진운 속이는 건 문제 없을 거야.”그리고 덧붙였다.“만약 안 물어도 괜찮아. 돈 있는 사람 주진운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자네 능력이면 다른 데 팔 수 있겠지.”그 말을 듣는 순간, 장 사장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이거 완전히 나한테 떠넘기겠다는 거네. 주진운을 못 속이면, 다른 사람이라도 속여서 돈 맞춰오라는 얘기잖아… 진짜… 더럽게 계산 빠르네.’장 사장은 김상곤의 복수를 돕기로 한 자신의 결정을 벌써 후회하고 있었다.사실 처음엔 단순히 김상곤에게 잘 보이려고 시작한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니, 일이
장 사장은 씩 웃으며 말을 꺼냈다.“제가 오늘 골동품 거리를 한 바퀴 돌면서 알아봤는데요, 주진운은 자금이 많아야 몇 천 정도라고 합니다. 사기를 그 돈을 다 날리게 만들면 끝 아닙니까? 한 번 잘못 사기를 당하게 만들어서 그 돈을 전부 털리게 하면, 그대로 끝장입니다. 돈도 날리고 체면도 박살 나고, 결국 또 쫓겨나듯 나갈 수밖에 없죠. 그러면 회장님의 한도 풀리는 거죠.”김상곤은 그 말을 듣자마자 눈이 번쩍 뜨였다.하지만 어제 시후와 유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괜히 사람을 건드렸다가 일이 커지면 본인만 손해라는 이야기였다. 지금 김상곤은 서예협회 부회장이고, 다음 회장 자리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괜히 직접 손댔다가 문제 생기면 모든 게 끝이었다.그런데 장 사장이 꺼낸 방법은 완전히 달랐다. 책임은 하나도 안 지면서, 상대를 더 크게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김상곤은 두어 대 때려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생각했다. 차라리 주진운이 전 재산을 날리고, 완전히 망신을 당하는 걸 봐야 속이 풀릴 것 같았다.이 생각을 하며 김상곤은 곧장 장 사장에게 물었다.“확실하게 저놈이 눈 뜨고 속아넘어갈 만한 물건, 그런 거 있나?”장 사장은 드물게 신중한 표정으로 말했다.“회장님, 무조건 속이게 만들 수 있다고 장담은 못 드립니다. 다만, 전문가들도 속이는 물건을 구해올 수는 있습니다.”김상곤이 눈을 좁히며 물었다.“전문가를 속인다고? 그게 무슨 말인가?”장 사장이 설명했다.“골동품 시장은 위조가 워낙 많습니다. 길거리에서 ‘집안 대대로 내려온 거다’, ‘공사하다 나온 거다’ 이런 식으로 파는 건 다 싸구려 가짜죠. 산 처리해서 낡아 보이게 만든 공예품입니다. 그런 건 초짜들 속이려고 쓰는 수준이고요. 조금 더 올라가면, 외국인이나 취미로 조금 아는 사람들 속이는 단계가 있고요. 그 위에 진짜 무서운 게 있습니다. 전문가나 큰손들까지 속이는 고급 위조입니다.”장 사장은 말을 이었다.“이쪽 장인들은 진짜 정교하게 만듭
시후의 한마디에 안드레와 황석례 일당은 모두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황석례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기 저 성도민이란 놈이 미쳤다고 해도.. 은시후 저 놈도 같이 미친 건가?’ 모두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성도민은 시후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인 후, 황석례와 안드레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자기소개를 하자면, 나는 성도민이라고 한다." "성도민?!" 황석례는 이 이름을 듣자마자 순간 멍해졌다. 어디선가 이 이름을 들어본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누구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때 안드레가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네
이 두 시간 동안 제임스는 계속 비행기 안에 앉아 인터넷으로 혜리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검색하고 있었다. 두 시간이 지나자 그는 서두르지 않고, 휴대폰을 꺼내 배호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배호영이 물었다. "제임스, 설마 아직도 꾸물거리고 있다가 이제 막 이륙하려는 건 아니지?" 제임스는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도련님. 출발할 때 말씀드리지 못했는데, 사실 이미 뉴욕에 도착해서 공항에 있습니다." "도착했다고?" 배호영은 다소 불만스럽게 말했다. "제길, 미리 말해달라고 했잖아! 그랬으면 내가 비서에게 널
"뭐라고?!" 안드레는 시후의 말을 듣고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외쳤다. "정말 그 배가 새벽에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거야?!"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이 선박을 산 이유는 한국으로 가져가기 위해서야. 설마 산 후에 밴쿠버 항구에 그대로 두겠나?" 그러면서 시후는 무심하게 덧붙였다. "필요하면 내가 선장에게 전화해서 잠시 출항을 미루라고 할까?" 이 말을 듣고 안드레는 시후가 전화를 걸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깜짝 놀랐다. 만약 시후가 전화를 걸어 상대에게 신고를 부탁하면, 이 사기 도박판은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
그 순간, 크리스는 거의 울먹이며 말했다. “당신들이 무슨 나쁜 짓을 하려고 한다면, 제가 당신들을 들여보내는 순간 그들은 저를 가만두지 않을 텐데요..”핫토리 카즈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면 가족의 안전을 위해 네가 희생될지도 모르겠군.”크리스가 카즈오에게 물었다. “그럼 제가 당신들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당신들이 제 가족을 풀어줄 거라고 어떻게 믿을 수 있죠?!”핫토리 카즈오는 웃으며 말했다. “이 일은 그냥 날 믿는 수밖에 없다. 약속 말고는 어떤 보장도 줄 수 없어.” 그러면서 그는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