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에 무릎을 꿇고 깜짝 놀란 김혜준은 신 회장을 압박하기 시작했다."할머니, 빨리 진실을 말해 보세요!!! 안 그러면 저희는 그냥 죽게 생겼다고요!!”김창곤도 불똥이 튈까 황급히 "어머니, 그냥 사실대로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간청했다.신 회장은 이번에는 거짓말하는 것을 포기하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후우.. 그래.. 은 서방의 말이 맞다. 내가 이번에 여기에 온 것은 고육지책을 써서 그냥 너희들을 속이고 유나를 그룹으로 데리고 돌아가려고 한 것이다."하지만 신 회장은 자신의 잘못을 좀 줄여보고자 "그런데 내가…"라며 또 한 마디를 덧붙이려고 했다.하지만 시후는 곧바로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 "네, 그럼 이제 가셔도 됩니다."신 회장은 그를 원망스럽게 쳐다보면서 말했다. "어쨌든 나에게 말을 시켰으면 나도 할 말은 다 해야 하지 않겠어? 그런데 나도 고충이 있어서 이렇게..""그렇다면 회장님께는 고충이 있으셨나요? 하지만 그건 다 회장님께서 자초하신 일 아닙니까? 그러니 회장님 손으로 다시 거두셔야죠?”그러자 시후는 이야기를 마친 후 다시 말했다. "당신들이 눈치 있게 지금 입을 다물고 몸을 사리며 당장 이곳에서 사라지면 이 일은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그러자 시후는 이화룡에게 분부를 내렸다."이화룡 씨, 만약에 이 전화기 너머로 회장님의 윽박지르는 소리를 또 들으면 당장 김창곤, 김혜준을 죽여버리십시오.”이화룡은 즉시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분부대로 저 이화룡이 감히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신 회장은 너무 놀라 고개를 끄덕이며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고 아들과 손자에게 말했다. "우리 그럼 돌아가자!”그러자 김창곤, 김혜준, 그리고 묵묵부답이던 혜빈은 얼른 그녀를 부축하여 재빨리 병실을 빠져나갔다.그들이 돌아간 뒤 김상곤은 한숨을 내쉬며 "난.. 이제 엄마가 드디어 깨달은 줄 알았는데, 그냥 다 계산이었어.."라고 쓸쓸히 말했다.우선은 "
지금 WS 그룹은 구멍 난 쌀 가마니 같이 내부에 쌓여 있는 자금이 별로 없었고, 이제 더 이상 버틸 수 있는 자금도 다 떨어지는 중이었다.더욱 짜증나는 일은, 그녀가 가장 아끼는 어린 손녀 혜빈이 본래 로이드 그룹의 아들 현우에게 시집갈 기회가 있었지만 지금은 등을 돌린 뒤였다는 것이다.이제 로이드 그룹이 자신들에게 등을 돌림으로써 마지막 의지마저 사라졌다고 할 수 있었다.이런 생각을 하자 신 회장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김 회장이 돌아가신 후 자신은 몇 년 동안 가계를 장악하고 살았지만, 자신이 이렇게까지 회사를 관리하게 될 줄은 몰랐다.그러나, 이대로 가다가는 그룹이 완전히 도산할 뿐만 아니라 막대한 빚을 지게 될 것이며 그때는 아마 자신의 오래된 별장도 보존할 수 없을 것이다.이 일은 모두 자신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만약 자신이 로이드 그룹이 시후에게 선물한 별장을 빼앗으려고 마음먹지 않았더라면.. 상곤과 유나 부녀가 자신을 떠났을까..?유나가 WS 그룹을 떠나지 않았다면 엠그란드 그룹이 과연 WS 그룹을 외면할 수 있었을까..?맏아들 창곤 역시도 멘탈이 붕괴되기 직전이었다.가족 기업이 위태로워지자 딸은 행복을 잃었고, 아들은 장래를 잃었으며, 은시후라는 쓰레기에게 연신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자신은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과연 그룹의 쇠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자신들은 조금도 밝은 빛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혜빈은 돌아올 때부터 계속 울고 있었고, 아버지의 마음도 역시 쓰라렸다.그러자 그는 "어머니.. WS 그룹.. 희망이 있기는 합니까??"라고 신 회장에게 다짜고짜 물었다.신 회장은 눈물을 흘리며 고통스러운 듯 말했다. "별 다른 방법이 없다 창곤아.. 우리가 파산하지 않으면 아마 빚 더미에 나앉을 거야..”김창곤은 "엄마, 혹시 친한 친구를 찾아서 WS 그룹에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지 한 번 찾아봐요.. 이 상황은 헤쳐 나가야 하지 않겠어요?"라며 울먹였다."투자?"
WS 그룹의 가족들이 시후를 향해 통곡하며 악담을 퍼붓는 사이, 두 대의 롤스로이스가 WS 그룹의 별장 입구에 서서히 멈춰 섰다.두 대의 차 안에서 곧 바로 여섯 명의 검은 옷의 경호원이 내렸고, 그 중의 한 사람은 차의 뒷좌석 문을 열어주었다. 그러자 차에서 50대 중반의 중년 남자가 내렸다.이 남자는 이탈리아에서 손으로 한 땀 한 땀 만든 최고급 양복을 입고 아주 화려하게 차려 입었고, 꽤 스타일리시해 보였다.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두툼한 책 한 권을 들고 주변 보좌관에게 물었다. “여기가 그 서울의 WS 그룹 별장인가?"보좌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예 그렇습니다. 제가 한 번 더 확인 완료했습니다.”라고 답했다."흐음.. 그래요. 알겠습니다." 중년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쪽 집안이 이렇게 돈이 없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라고 안타까워했다. “하필.. 가난한 친척이라니.."그러자 옆에 있던 비서는 다급하게 말했다."김 회장님?! 아니면 그냥 그만 둘까요? 굳이 이런 집안과 엮이실 필요가 있겠습니까?”중년 남자는 살짝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후우.. 그래도 이 집안은 우리 핏줄입니다. 우리 아버지의 말씀에 따르면 6.25 전쟁 당시에 이 집안의 사람들이 아버지의 목숨을 구해 주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버지께선 늘 생전에 그들을 찾아 면전에서 감사의 말을 하고 싶어 하셨어요.. 다만 몸이 마비가 되어 침대에 누워 계시니 그들을 직접 만날 기회가 없어서, 내가 대신 와야 하죠. 그건 그렇고 우리는 이 김에 족보도 정리하고 좋지요 뭐..”"회장님, 그럼..? 인연이 꽤 깊으신 것 같습니다..?"중년 남자는 "당시 WS 그룹은 꽤 크고 잘 사는 집안이라고 했어요. 그 당시에는 온 가족이 한 마을에 살았는데, 이후에 전란이 일어나자, 모두들 뿔뿔이 흩어져 달아났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버지와 이 집의 조상은 먼 사촌 지간으로, 둘이 함께 도망쳤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우리 아버지가 총탄에 맞아 죽을 뻔한 것을
그러자 김익수는 "하지만, 이렇게 떨어져 있던 친척들이 수 십 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는 것도 중요하지요?"라며 감개무량해했다.김창곤은 고개를 끄덕이며 겸손하게 말했다. “그럼 이사님 안으로 들어와 앉으시지요?!”그러자 김익수는 "그럼 실례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아이 아닙니다, 아닙니다!"김창곤이 급히 김익수를 문으로 맞아들여 거실로 들어오며 소리쳤다. "어머니! 라이트 그룹 회장님, 김익수 회장님이 집에 오셨습니다아!!!”신 회장은 갑자기 온 손님에 몹시 놀랐다!‘라이트 그룹?’라이트 그룹은 내로라하는 상장 기업이었다.그런데 대표 이사님이 어떻게 자기 집을 찾아오신 걸까?미심쩍은 마음이 들었지만, 그녀는 감격에 겨운 듯 일어나 반겼다. “아이고, 안녕하세요? 김 이사님이 이렇게 와 주시다니.. 환영합니다!!”“아휴, 별말씀을요!” 김익수는 웃으면서 살짝 악수를 했고, 신 회장의 뒤로 조금 전까지 울음을 터뜨려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던 혜빈이 언뜻 보였다. 한 눈에 보아도 이 여자 아이는 아름답다는 것을 느꼈고, 슬프고 허탈한 표정에 그는 마음이 저절로 움직였다.혜빈은 이때 거의 멘탈이 무너진 상태였기 때문에, 집에 새로 온 손님이 자신을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신 회장은 이때 김익수를 자리로 모시면서 "대표 이사님께서 이렇게 집에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영광입니다!!"라며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별말씀을 다 하십니다."김익수는 "그렇다면.. 지금 WS 그룹의 노부인..이시겠죠?"라며 웃었다.신 회장은 황급히 "그냥 절 신 회장이라고 부르면 됩니다.”라고 자신의 위치를 밝혔다.김익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군요.. 제가 이번에 방문하게 된 것은, 제 아버지의 오래된 소원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그러더니 자신의 아버지와, 김영식 전 회장의 왕년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그들의 조상들은 바로 안동의 작은 산촌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 마을은
이렇게 생각한 신 회장은 흥분을 참지 못하고 김익수에게 말했다."아이고~!! 대표님, 부친께서는 정말 은혜를 알고 보답을 하실 수 있는 훌륭한 분이시군요!! 그렇게 오래된 일을 이렇게 똑똑히 기억하고 계셨다니요!"김익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일이었기에 아버지께서는 오랫동안 잊지 못하셨습니다!"라고 탄식했다.말을 마친 김익수는 주머니에서 붉은색의 고급 보석함을 꺼내 내밀었다."아버지께서는 돈을 아껴서 꼭 이 물건을 김영식 회장님께 보내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지금은 회장님께서 돌아 가셨으니 이것은 제가 신 회장님께 맡기겠습니다!”신 회장은 은혜를 갚기 위해서 진기한 보물을 선물할 줄 알고 흥분에 겨워 받아 들고서 상자를 열자, 잠시 멍해졌다.‘녹슨 탄두라니?! 이게 뭐야?’신 회장은 실망한 표정으로 김익수를 바라보았다. "대표님, 이건...?"김익수는 다급하게 "아, 이건 그 때 제 부친의 다리에 꽂혔던 총알 머리인데, 그 당시 김영식 회장님께서 빨갛게 달군 칼로 도려내셔서 이렇게 꺼내셨다고 하셨습니다! 신 회장님께 기념으로 드리지요!”라고 내막을 설명했다.신 회장은 속으로 오만 욕을 하고 있었다. ‘장난하나? 우리 집 영감이 아버지의 생명을 구했는데, 이깟 탄두를 기념으로 줘?? 이거 너무 인색한 거 아니야? 은혜를 이이 따위 갚아? 이 총알은 단 한 푼의 값어치도 안 되는 데다, 몸 속에 처박혀 본 적도 있어.. 그런데 지금 나에게 이런 걸 가지고 와? 차라리 돈을 주고 우리가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 달란 말이야!!’신 회장은 그러자 한탄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아버님께서도 이렇게 정이 많고 의리 있는 분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WS 그룹이 지금 재난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아신다면, 틀림없이 도움을 주실 것 같은데... 그렇지요?"김익수는 멍한 표정으로, 속으로 ‘이거 정말 가난한 게 맞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면전에서 돈 얘기를 꺼낸다고?’라고 생각했다.그러
그녀는 눈치를 채자, 황급히 다른 식구들을 소개했다. "네, 그럼 다른 가족들을 소개해드리지요! 여기는 제 큰 아들 김창곤입니다."라며 김창곤을 먼저 소개했다.김익수는 김창곤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지만 별 관심이 없는 듯했다.그러자 신 회장은 또 김혜준을 소개하며 "여기는 제 손자 김혜준이라고 합니다."라고 말했다.김혜준은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인사했고 황급히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했다.김익수는 ‘네, 네.’라며 두 번 대꾸하고는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신 회장이 혜빈을 소개하기도 전에, 그의 눈빛은 이미 혜빈의 몸으로 달려가 있었다.그제야 신 회장은 어이없는 듯 웃음을 지으며 혜빈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여기는, 제 손녀 혜빈입니다."김익수는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처음 이곳에 와서 혹시 김혜준이 혹시 혜빈의 남편이 아닐까 하고 걱정했다. 그래서 본인은 손을 쓸 기회가 별로 없어 보였는데, 그저 모두가 가족이라는 말에 김익수의 마음은 일순간 행복함이 살아났다.혜빈은 비록 최고의 미녀라고 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높은 수준의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로이드 그룹의 임현우 역시 그녀에게 그냥 빠졌을 리 없다.하지만 아쉽게도 혜빈은 늘 유나의 그늘에 가려져 늘 그녀의 미모가 잘 드러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유나는 자리에 없었고, 조금 전까지 혜빈은 눈물을 흘려서 눈가와 콧방울이 모두 붉어졌기에 마침 보호본능을 자극하기에 알맞았다.신 회장은 김익수가 혜빈을 마음에 품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급히 말했다. “대표님, 혜빈이는 올해 24살입니다. 아직 남자 친구가 없지요.. 만약 대표님 곁에 괜찮은 젊은이가 있으면 우리 혜빈이에게 좀 소개를 시켜주십시오!"그녀는 정말 김익수가 혜빈에게 누군가 소개시켜 달라는 말이 아니라, 단지 손녀 딸이 지금 솔로이니 낚아챌 테면 빠르게 낚아 채라는 뜻으로 말을 했다.그러자 김익수는 더욱 마음이 요동쳤다
김익수는 갑자기 도울 수 있다고 말해 신 회장을 기쁘게 했다.그러나 혜빈은 마음속으로 조금도 기뻐하지 않았다. 그녀의 관심은 WS 그룹에 쏠려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심지어 그녀는 WS 그룹의 파산 조차도 별로 개의치 않았다.그녀는 그저 자신의 인생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 놓을 임현우와의 결혼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와 결혼하게 되면 부잣집 사모님은 따놓은 당상일 것이고 인생의 절정에 오르게 될 것이다.그렇게 되면, WS 그룹은 자신의 친정의 재산일 뿐이지 그녀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지금 그녀를 가장 슬프게 하는 건 그저 자신을 대하는 임현우의 태도 때문에 앞 날이 막막한 것밖에 없었고 WS 그룹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전혀 관심사 밖이었다.신 회장은 무덤덤한 그녀를 보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의 한쪽 어깨를 밀치며 말했다. "혜빈아, 뭘 그렇게 멍하니 있어? 어서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지!?"혜빈은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들어 "뭘 감사하라는 말이에요?"라고 말했다.신 회장은 화가 나서 "당연히 대표님께서 WS 그룹을 도와주는 일에 대해서 감사하라는 거지?! 너 바보야?"라고 짜증을 냈다.그러자 혜빈은 "제 관심사는 그냥 현우 오빠와 저의 결혼 밖에 없어요!! WS 그룹은 관심 밖이라고요!!!”"이 망나니 같은 계집애가?!" 신 회장은 화가 나서 손을 들어 혜빈의 뺨을 강타했다.그러자 신 회장은 마음속으로 분통을 터뜨렸다. ‘우리 그룹의 앞날이 근심스러워 죽겠는데, 아직도 여기서 임현우 그 개 자식을 생각하고 있어?? 정말 속에서 천불이 난다 천불이 나!!! 네 걱정을 덜어주려고 하는 걸 왜 하나도 몰라?! 이 멍청한 손녀 같으니!’혜빈은 갑자기 뺨을 맞고 어안이 벙벙해졌고 신 회장을 바라보다가 금방 다시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할머니? 왜 저를 이렇게 천대하는 거예요?! 그리고 사실 WS 그룹이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는데요? 나는 WS 그룹에서 일하지도 않는다고요! 그리고 자꾸 나를 때리는데, 왜 유나 같은
"하아....." 김익수는 "글쎄요, 솔직히 투자란 건 신중해야 해서요.. 일단 제가 WS 그룹과 관련된 구체적인 상황을 알아야 투자 가치를 판단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투자를 할지도..”라며 성급한 결정을 미루었다.신 회장은 WS 그룹이 현재 난장판이며, 그 상황에서는 아무도 투자를 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그 누가 어떻게 WS 그룹에 투자를 할 것인가? 투자를 해봤자 소용이 없을 것이고, 엠그란드 그룹은 WS그룹과 합작을 하지 않기에 모두가 WS와의 업무를 달갑게 여기지 않고 있는데 말이다.게다가 WS 그룹은 리노베이션도 함께 하고 있는데, 이런 프로젝트는 다른 회사에서 일감을 주지 않으면 그저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그렇기에 돈이 너무 많아서 쓸 데가 없는 멍청이가 아니라면 이런 그룹에 투자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었다.김익수는 언뜻 보기에도 눈치가 바르고 머리가 잘 돌아가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결코 헛수고를 할 리 없으며 분명 충분한 보상이 있어야 돈을 내놓을 것이다.신 회장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김익수에게 말했다. "대표님, 그럼.. 대표님께서도 서울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되신 것 같고.. 우리는 사실 인연이 있으니, 조금 더 교류를 많이 하고 더 많이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럼 차라리 저희 별장에서 며칠 묵어 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그러자 김익수는 마음을 다잡고 "저.. 저는 외부인인데.. 이렇게 남의 집에 얹혀 살기가 좀 불편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혜빈 씨도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사실 김익수 같은 늙은 여우는 호불호가 확실하고, 자신의 태도를 두둔하는 언변도 뛰어나다.만약 그가 자신 때문에 혜빈이 이곳에서 지내지 못할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말했다면 분명 자신의 속마음이 바로 드러났을 것이다.그런데 지금 김익수는 말하는 방식을 살짝 바꿔서 자신이 여기에서 지내면 혜빈에게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고 물었기 때문에 이것은 교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