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할아버지가 이렇게 신청을 한 목적을 알아챘지만, 지금 당장은 할아버지에게 회춘단을 줄 생각이 없었다. 명단을 모두 확인한 후, 시후가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바로 목록에서 영국 왕실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시후는 이미 블랙 드래곤의 네크워크를 통해 영국 왕실의 회춘단에 대한 동향을 이미 파악한 뒤였다. 시후가 알고 있는 사실은 바로 황태자가 영국으로 돌아간 후, 회춘단에 대한 상황을 여왕에게 사실대로 보고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여왕은 매우 화가 난 상태이며, 그녀는 회춘단을 얻고 싶어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왜 여왕은 이번 경매에 참석자로 신청하지 않았을까? 시후가 생각했을 때, 아무래도 회춘단을 현장에서 복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여왕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지도 모른다는 판단이 들었다. 만약 여왕이 정말로 회춘단에 관심이 있다면, 유일한 선택은 직접 경매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경매에는 200명의 명단이 있으며, 각 신청자는 동반자 한 명을 데려올 수 있으므로, 경매 당일에는 총 400명의 인원이 참석하게 될 것이다. 이 400명은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갑부들과 귀족들로 구성된 인원이 될 것이다. 여왕이 이러한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조금 당황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영국 여왕은 아직 퇴위하지 않았고, 여러 연방국들의 명목상 군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왕이 경매에 직접 참석한다는 소문이 퍼지면, 여왕 자신과 영국 왕실의 명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시후는 명단을 확인한 후, 로스차일드 가문이나 시후의 외가와 관련된 이름, 그리고 사우디 왕국과 관련된 이름은 찾을 수 없었기에 실망했다. 시후는 의아했다. ‘이렇게 소위 세계의 최정상이라고 불리는 가문들은 장수에 대해 딱히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왜 그들은 이 전례 없는 경매에 참여하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그들은 지금 상황을 지켜보며 나중에 결정을 내리려는 것일까?'시후가 이와 같은 의문을 품고 있을 때, 송민정이 전화를 걸어와 보고했다. "
이때, 한국으로 떠날 준비를 하던 배원중은 갑자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사람은 그의 가장 막내 손녀이자 가장 아끼는 손주인 배유현이었다.배유현은 올해 갓 스물 두 살로 배원중과는 60살 정도의 나이 차가 있었다. 배유현은 배원중의 늦둥이 아들이 낳은 소중한 손녀였는데, 배원중의 가장 나이 많은 손주들은 이미 오십이 넘었고, 그의 증손자들 중 일부는 배유현보다 나이가 많았다. 배유현은 비록 나이가 어렸지만, 페이셔스 그룹 내에서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배원중과 그의 자녀, 손주들에게는 소중한 막내 손주였고, 그녀의 삼촌, 이모, 사촌들 모두가 그녀를 아꼈다. 그녀는 페이셔스 그룹의 차세대 구성원들에게도 가장 어리지만 촉망 받는 인재로 존경받고 있었다. 배유현은 최상의 엘리트 교육을 받았고, 열다섯 살 때부터 대학에 다니면서 가족의 지도하에 시장 가치가 억대에 달하는 회사를 직접 운영하며 실전 감각을 익힌 뒤였다. 그래서 그녀는 나이에 비해 매우 침착하고 노련한 행보를 보이며, 또래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 며칠 전, 배유현은 배원중의 의뢰를 받아 한국에 입국해 회춘단의 정보를 찾고 있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방향을 잘못 잡은 그녀는 몇 날 며칠을 발에 불이 나도록 돌아다녔지만 회춘단에 대한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예인방에서 회춘단을 공개 경매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게 되자, 그녀는 즉시 이룸 그룹과 연락을 취했다. 그녀는 처음에 10억 달러, 나중에는 50억 달러로 제안 가격을 올렸지만, 이룸 그룹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곧바로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걱정스럽게 물었다. “할아버지, 지금 출발하셨나요?”배원중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공항으로 가는 중이란다.. 곧 도착할 거야. 유현이 너는 어떠니?”배유현은 대답했다. “저는 계속 정보를 모으는 중이긴 해요.” 그러면서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할아버지, 제 생각에는 할아버지께서 당분간 한국에 오지 않으시는 게
배원중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이 회춘단이 정말 청운이가 얻게 된 큰 기회라면.. 50억 달러는 그리 비싸지 않은 금액이다. 만약 경매에 나온다면, 100억 달러 이상에 팔리는 것도 이상하지 않겠지......”배유현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그럴 리가요, 할아버지! 100억 달러가 어떤 돈인지 아세요...? 그 돈이라면 포드급 항공모함 한 척을 구입할 수 있어요! 누가 그렇게 많은 돈을 한 알의 약을 낙찰 받는 데 쓰겠어요? 게다가 대부분 사람들은 그 약이 어떤 효과를 가져다 주는지도 모를 텐데, 저를 포함해서 말이에요.”배원중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만 그런 게 아니야.. 나도 이 회춘단이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 몰라. 하지만 직감적으로 이 물건의 최종 낙찰가가 분명 100억 달러를 넘을 것 같구나..” 그러면서 배원중은 뭔가를 떠올린 듯 말했다. “알겠다! 그 회춘단을 위탁한 자가 왜 그렇게 자신감이 있었는지 말이다! 이미 그는 모든 것들을 다 계산한 거다! 그렇게 되면 경매에서 회춘단은 필히 높은 가격에 팔릴 거야!”배유현은 급히 물었다. “할아버지, 그가 모두 계산했다는 게 무슨 말씀이세요? 저는 잘 이해가 안 가요.”배원중이 말했다. “생각해봐라 유현아.. 왜 그들이 규칙을 정해서, 경매에 성공한 사람은 반드시 회춘단을 현장에서 복용해야 한다고 했겠니?”배유현은 말했다. “그건 제 생각으로는, 첫째.. 거물들이 자신이 직접 오지 않고 대리인을 보내거나, 전화를 통해 경매에 참여할 수 없게 하려고 한 것 같아요. 두 번째, 이 물건이 리셀 되어 재차 가격이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함이겠죠? 세 번째, 이 약에 대해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 다른 199명의 참가자들이 그 약의 효과를 직접 목격하게 하려는 거죠.”“맞아!” 배원중은 감탄하며 말했다. “유현이 네 분석은 매우 정확해. 하지만 한 가지를 놓쳤구나.”배유현은 이해하지 못한 듯 물었다. “할아버지, 제가 놓친 게 뭐죠?”배원중은 말했다.
배원중은 손녀의 제안을 받아들여, 당장 서울로 날아갈 계획은 포기하기로 했다. 그는 경매 전에 이룸 그룹이나 뒤에 숨어 있는 미스터리의 위탁자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 같으니, 지금 서울로 가는 것은 아무런 실질적인 이득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은 나이가 많아 해외로 나가서 행동하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에, 지금 가는 것은 손녀에게 혼란만 줄 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차라리 손녀가 서울에서 마음껏 돌아보고 회춘단에 대한 여러 시도들을 해보게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만약 손녀가 성공한다면, 회춘단을 가지고 바로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나중에 자신이 서울로 가서 경매에 참가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최소한 두 가지 방법을 준비할 수 있고, 성공 확률도 더 높아진다.배유현은 할아버지와의 전화 통화를 끊은 후, 내심 큰 압박을 느꼈다. 할아버지가 회춘단에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할아버지도 회춘단의 정확한 효능은 모르지만, 박청운에게서 얻은 증거에 따르면, 회춘단은 최소한 할아버지의 수명을 몇 년 더 연장시킬 수 있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이미 90세가 넘었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잡지 못하면 수명이 1~2년이 남아 있을지도 모르고, 심지어 더 짧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회춘단을 얻을 기회를 잡으면 할아버지께서 100세까지 살아 남으시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할아버지가 100세까지 살 수 있을지 없을 지의 여부가 전적으로 회춘단을 얻을 수 있는지에 달려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배유현을 진정으로 골치 아프게 만드는 것은, 회춘단의 위탁자에 대한 아무런 단서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를 어떻게 찾아낼 지는 현재 가장 난제였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한다 하더라도, 그녀에게는 더 큰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상대방이 50억 달러라는 금액도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면, 어떻게 회춘단을 내놓게 할 것인가? 심사숙고 끝에, 그녀는 돌파구
배유현은 아랫사람들과 함께 공항에 도착한 뒤에 곧 바로 한 대의 비행기를 탔고, 다른 한 대의 준비된 비행기는 그림자의 역할을 하며 전 구간 동반했다. 미국 대통령의 경우에도 다른 비행기가 행적을 보호하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배유현이 탄 비행기가 어디로 가든 다른 비행기도 함께 따라갔다. 만약 배유현이 탄 비행기에 문제가 생겨 운전을 할 수 없게 되면, 배유현의 일행은 즉시 다른 비행기를 타고 아무 문제없이 계속 업무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었다. 만약 그녀가 한국으로 가는 동안 이 비행기에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다른 비행기의 수백만 달러의 진행 비용은 전부 낭비될 테지만, 배유현은 그런 것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가 추구하는 것은 100%의 문제 해결이었기에 다른 것들은 그녀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그 후, 그녀의 비서는 태블릿 PC를 배유현에게 건네며 말했다. "아가씨, 조사해 보라고 하신 세 호텔의 자료입니다. 확인해 주세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태블릿을 받아 자료를 살펴보았다. 그리고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서울 국제 호텔... 버킹엄 호텔... 힐튼 호텔..." 배유현은 약간의 불만을 표하며 말했다. "보니까, 다들 그저 그런 것 같네.."지수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아가씨, 그래도 한국의 호텔들은 미국 최고의 호텔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서비스 등은 뒤쳐지지 않습니다.”배유현은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음... 어쩔 수 없네.. 오늘 밤은 어느 호텔에 머물든 상관없지만, 이번에 서울에 오래 머물 가능성이 있으니, 비행기가 착륙한 후 이 세 호텔과 협의해서 한 달 동안 계속 머무를 수 있는지 확인해 줘. 업무 중간에 장소를 바꾸고 싶지 않으니까."지수연은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아가씨. 알겠습니다!"...30분 후, 두 대의 비행기는 인천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지수연은 자신의 아랫사람들에게 비행기 대기 상황을 확인하게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세 호텔에 각각 전화를 걸어
사실, 예인방은 아직 버킹엄 호텔과 공동으로 경매를 개최할 것이라는 소식을 내부에 발표하지 않았다. 이는 시후의 의도였다. 최근에 LCS 그룹이 블랙 드래곤에 의해 통합되었다는 소식이 돌면서, 많은 사람들이 LCS 그룹과 거리를 두려고 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버킹엄 호텔의 사업은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었다.시후는 이번 경매를 통해 이러한 가식적이고 의리가 없는 사업가들을 제대로 한방 먹이고, 경매에 참석하려면 반드시 버킹엄 호텔에 숙박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러나 시후는 이 소식을 곧바로 외부에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 만약 일찍이 경매 장소를 공개하면, 많은 사람들은 경매 장소에 대해 미리 조사하고 파악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 회춘단을 노리는 사람들이 미리 경매장에 뭔가를 설치하려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시후는 경매 장소에 대한 정보를 마지막까지 비밀리에 부치기로 결정했다. 경매에 참여하려는 부자들이 서울에 도착하면, 주최 측인 예인방이 나서서 그들을 버킹엄 호텔에 체크인 시키도록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하룻밤 객실가격은 백 만, 천 만, 혹은 억 단위가 되더라도 상관없게 될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버킹엄 호텔을 미리 폐쇄 관리하고, 이곳에 숙박하지 않는 사람은 경매에 참여할 기회가 없도록 할 계획이었다. 또한, 이 기간 동안 버킹엄 호텔의 연회장을 개조하고 보안을 강화하는 작업을 비밀리에 준비하여 만반의 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후는 자신의 의도를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한 여성이 간파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배유현과 소민지는 모두 재벌가에서 정성껏 키운 엘리트 계층이었지만, 유일한 차이점은 바로 배유현의 경우 10대 때부터 사업과 관련된 실전 경험을 쌓았고, 소민지는 시후가 엘에이치 그룹의 회장으로 임명하기 전까지는 계속 학생의 신분이나 마찬가지였으며, 원래는 미국으로 유학을 갈 계획이었다는 점이었다. 두 사람은 나이도 비슷하고 성장 환경도 비슷했지만, 일 처리
그 나이가 조금 더 많은 남자가 급히 말했다. "송 회장은 이미 도착했습니다." 말을 마치자, 그 두 사내는 빠르게 배유현의 옆을 떠났다. 두 사람이 그녀의 곁을 스쳐 지나갈 때, 배유현은 두 사내의 옆모습을 보았고, 속으로 든 첫 번째 생각은 바로 ‘이 사람, 꽤나 잘 생겼네..?’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옆을 스쳐 지나간 두 사람은 바로 시후와 안세진이었다.시후는 송민정을 불러내 안세진과 함께 경매의 다음 단계를 논의하기 위해 호텔 입구에 도착했다. 그런데 안세진이 이미 입구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이 만나자, 안세진은 먼저 구현 제약에 잠복하고 있던 블랙 드래곤이 어제 밤과 오늘 점심에 걸쳐 몇 명의 스파이를 붙잡았다고 알렸다. 이들은 현재 모두 엄중히 통제되고 있지만, 아직 다른 곳으로 이송되지는 않았다. 동시에, 블랙 드래곤들은 또한 구현 제약 근처에서 수상한 행동을 하는 한 사내를 발견했다고도 전했다. 이 사내는 겉으로는 한국인의 외모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지만, 이전에 인천에 도착해 출입국 심사를 받을 때, 이화룡의 부하가 사진을 찍어 둔 덕에 구현 제약 근처에서 그를 발견하자마자 즉시 그를 감시하게 되었다. 안세진에 따르면, 그 사내는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고, 단지 구현 제약 근처에서 흙을 파고 식물 표본을 채집하는 등의 행동을 했으며, 구현 제약 내부로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게다가, 블랙 드래곤의 조사에 따르면, 그 사내는 나카무라 슌페이라는 이름의 미국 국적 일본계 미생물학자이자 제약 연구원이었다.시후는 당연히 산업 스파이들을 이화룡에게 보내 엄중히 감시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시후는 나카무라 슌페이가 의약품 연구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를 붙잡지 않기로 했다. 대신, 그는 안세진에게 지시해 그를 그냥 내버려 두고 약을 계속 연구하도록 했다. 왜냐하면 시후는 현재 미국에서 자신의 약을 복제하기 위한 연구를 하다가 막다른 길에 몰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배유현이 버킹엄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 체크인했을 때, 시후는 송민정과 안세진을 불러 경매의 후속 세부 사항을 확정하고 있었다. 지금 시후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버킹엄 호텔의 보안 문제였다. 언제든지 100억 달러를 돌파할 수 있는 회춘단의 가치는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큰 유혹을 불러 일으킬 것이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를 노릴지는 알 수 없었다. 게다가, 그때 경매에 참석할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최상위에 위치한 부자들일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안전을 반드시 보장해야 했다. 그렇지 않다가 혹시 그들의 신변에 문제라도 생기게 되면, 앞으로 누가 먼 한국까지 직접 와서 경매에 참여하려 하겠는가..? 그래서 시후는 버킹엄 호텔의 보안 시스템을 향후 15일 내에 새롭게 업그레이드할 것을 요구했다. 동시에, 성도민에게 경매 시작 전에 블랙 드래곤에서 대량의 정예 인원을 파견하여 버킹엄 호텔의 안전을 철저히 보장할 것 역시 통지했다.안세진은 큰 압박을 받았지만, 여전히 확고하게 시후에게 약속했다. "도련님 안심하십시오. 경매가 반드시 무사히 끝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올해, 우리는 좋은 시작을 해야 합니다. 나는 이태리 부회장에게 새로운 경매 센터를 설립하도록 지시했어요. 경매 센터가 완공되면, 회춘단의 경매는 전용 시설에서 열리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말한 뒤 시후는 송민정에게 말했다. "송 회장님, 경매 센터에 이룸 그룹의 투자 지분 20%를 예약해 두십시오. 앞으로 이곳은 LCS 그룹과 이룸 그룹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사업 공간이 될 것이고, 우리의 회춘단 경매도 계속해서 개최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경매 센터는 회춘단 경매 외에는 나머지 시간 동안 예인방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그곳이 당신의 주무대가 되는 셈이죠."송민정은 시후의 말을 듣고 놀라움과 기쁨에 가득 차면서도 약간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은 선생님, 이 경매가 상류 사회에서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