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해나의 시점도나텔로는 보기 불편할 만큼 오랫동안 거울 앞에 서 있었다.그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띤 채 좌우로 몸을 돌리며 자신의 모습을 점검했다.그러더니 넥타이를 고르러 옷장 쪽으로 걸어갔다. "네 동생이 초록색을 좋아한다고 들었어. 어떤 색조인지 확실히 알아?"그의 질문에 짜증이 파도처럼 속에서 치밀어 올랐다. 나는 혀를 차며 그의 침대에 앉았고, 감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도나텔로가 거울 속에서 나를 보며 미소 지었다. "질투할 때의 넌 정말 귀여워. 진정해. 난 액슬에게 한 방 먹이고 싶은 거지, 그녀를 진짜 건드릴 생각은 없어."도나텔로는 나를 바보로 아는 모양이었지만, 그가 클로이를 바라보는 눈빛을 내가 못 볼 리 없었다.남자가 도구로서 아무리 쓸모 있어도, 여자가 끼어드는 순간 쓸모없어지는 법이다.그가 일을 망치고 클로이에게 선을 넘으면, 액슬은 분명 그를 죽일 테고 자기 짝처럼 살인자로 낙인찍힐 것이다. 그러면 잭스와 내가 열매를 거둘 차례였다.잭스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허벅지 위에서 휴대폰이 진동했다.그가 초콜릿 상자 두 개의 사진을 보내왔다.해나, 아버지가 지난주 일한 값을 방금 주셨어. 어느 쪽이 마음에 들어?내 입꼬리가 올라갔다.잭스는 대체로 야망 없는 멍청이였지만, 여자를 특별하게 느끼게 하는 법은 알았다. 액슬과 짝으로 지낸 내내, 그는 내게 초콜릿도 꽃도 단 한 번 사 준 적이 없었다.그가 클로이에게도 그러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오르자 내 미소가 더 짙어졌다.그는 여전히 나무토막만큼이나 낭만이라고는 없는 사람이었다."불쌍한 것." 나는 웃음 사이로 중얼거리며 잭스에게 답장을 입력했다.오늘 밤에는 손님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짝짓기 의식을 기념하는 마지막 만찬이 예정되어 있었다.액슬과 클로이가 참석하지 못한다니, 그녀가 아직 가택 연금 중이니까 정말 웃기는 일이었다.도미닉과 내가 만찬이 열리는 접견 홀에 들어서자, 그곳은 죽은 듯이 조용했다.사람들이 저마다 수군거리며 클로이는 어디 있느냐
클로이의 시점그날 밤늦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샌드라가 문 쪽으로 가기도 전에, 나는 냄새만으로 누구인지 이미 알았다.해나는 과일 바구니를 든 채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당당하게 집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클로이, 먹을 것 좀 가져다주고 싶어서."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집 안 전체를 둘러보며 얼굴을 찌푸렸다.나는 해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왜 클로이가 울고 있지 않지? 어떻게 먹고 술을 마실 입맛이 있는 거지?해나에게는 누군가를 해치고 나면 반드시 돌아가서 으스대야 직성이 풀리는 결점이 있었다. 이것은 내가 그녀를 위해 놓아 둔 마지막 덫이었고, 그녀를 완전히 무너뜨려 자기 분수를 영원히 기억하게 만들 작정이었다.지금은 그녀가 내 옆에 앉아 과일을 탁자 위에 내려놓을 때까지 철저히 무시했다."클로이, 어떻게 지내?" 그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나는 그녀를 쳐다보지 않은 채 대답했다. "아주 잘 지내요. 물어봐 줘서 고마워요. 그런데 아이를 막 잃은 사람이 어떻게 내 걱정을 할 시간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심심한 위로를 전해요."내 빈정거림에 해나의 눈이 살짝 가늘어졌지만, 그 매서운 표정은 거의 곧바로 사라졌다."클로이, 난 너랑 얘기하러 온 거지, 내가 겪고 있는 일을 상기하러 온 게 아니야—""그럼 말해 봐요, 해나." 내 입술 위로 잔인한 미소가 걸렸다. "내가 당신 아이를 죽인 살인자라고 하는 마당에, 대체 어떻게 상실감을 떠올리지 않고 나와 이야기하겠다는 거죠?"내 목소리가 우리 둘에게만 들릴 속삭임으로 낮아졌다. "해나, 당신이 왜 여기 왔는지 알잖아요. 본론으로 들어가요. 당신의 헛소리를 들어 줄 시간 없으니까."그렇게 말하며 나는 방에 남아 있던 샌드라에게 뒷마당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합류하라고 조용히 신호를 보냈다.샌드라 뒤로 문이 닫히자마자, 해나의 얼굴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조만간 넌 죽게 될 거야." 그녀가 내뱉었다."아이를 이용해 추종자를 끌어모아야 하는 사람치고는 건방
클로이의 시점루나 다이앤이 여행 가방을 들고 문 앞에 나타났을 때, 우리는 보드게임을 하고 있었다.그녀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우리 옆에 앉아 몇 시간 동안 여러 판이 지나가도록 게임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점심을 먹은 뒤에야 그녀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클로이, 이제야 네가 왜 그렇게 액슬과 짝이 되기를 망설였는지 이해가 가는구나… 남자들은 정말 믿을 수가 없어."샌드라가 그녀를 돌아보았다. '자매단에 온 걸 환영해요'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이었다.루나 다이앤은 소파에 등을 기대고 팔짱을 꼈다.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듯한 모습이었다."내가 지난 이십 년 동안 대체 뭘 한 걸까?" 그녀는 중얼거리더니 액슬을 향해 돌아섰다. "내가 널 그 사람처럼 키운 건 아니겠지…? 그랬니?"리븐이 루나 다이앤의 어깨를 토닥였다. "다듬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그 애는 충분히 괜찮게 자랐잖아요. 우리 여자들은 우리 자신을 위해 사는 법을 배워야 해요. 클로이는 그걸 일찌감치 이해했고요."내가 이해하게 된 모든 것이 평생의 고통에서 비롯되었다는 걸, 체면을 차리는 데 혈안이 된 거짓말쟁이 바람둥이와 십 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하며 얻은 것이라는 걸 그들이 알기만 한다면.루나 다이앤이 내게로 고개를 돌렸다. "클로이, 만약 네가 정말로 액슬을 걷어차고 네 인생을 살기로 했다면, 뭘 하려고 했니?"나는 음, 하고 소리를 냈다. "여행이요. 대학에 가고요. 맛있는 음식을 잔뜩 먹고, 숨 막히게 구는 남자 없이 클럽에도 가는 거요."액슬이 약간 재미있어하는 표정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당신은 클럽을 좋아할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데.""안 좋아할 거예요. 하지만 숨 막히게 구는 남자 없이 갈 수 있다는 걸 아는 것… 그게 진짜 선물이거든요."루나 다이앤은 한숨을 쉬며 머리를 소파 등받이에 젖혔다. 양옆에 놓인 그녀의 두 손이 떨리고 있었고, 나는 그녀가 울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쓰는지 알 수 있었다."이십 년이야," 그녀가 속삭였다. "이십 년 동안 한 침
잭스 시점관리들과 아버지의 대화는 벌써 몇 시간째 이어지고 있었다.해나는 내 옆에 앉아 지난 며칠 동안 그랬던 것처럼 울고 있었다. 그 애가 한 일이라고는 우는 것뿐이었다.아이를 품에 안아 본 것도 아니었다. 아이의 성별조차 알지 못하면서, 마치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라도 한 것처럼 울고 있었다.아버지는 눈을 이글거리며 턱을 굳힌 채 의자에 앉아 있었다. 아버지가 손을 들어 모든 말을 한꺼번에 멈추게 했다."여러분의 의견은 알겠고, 충분히 고려했소. 오늘이 가기 전에 내 결정을 전달하겠소.""도망자에 대해서는…"마라를 떠올리자 아버지의 주먹이 탁자를 세게 내리쳤다. "내 호위들을 보내 잡아 오게 했소. 그 아이가 팩으로 돌아오는 대로 공개 재판을 열—"의자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가 아버지의 말을 끊었다.아버지의 시선이 갑자기 일어선 어머니에게로 홱 돌아갔다. 어머니는 사과하기는커녕 아버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왜요? 나도 처형하고 싶으세요?"방 안 전체가 죽은 듯 조용해졌고, 팩 관리들은 하나둘 천천히 방을 나갔다.나는 해나를 유모에게 넘겨 방으로 데려가 쉬게 했다. 내가 입을 떼기도 전에 아버지가 어머니 앞에 섰다."방금 그건 무슨 뜻이오?"어머니가 코웃음을 쳤다. "뭐가 무슨 뜻이에요, 폴? 설명해 보세요. 아니, 됐어요. 어차피 당신은 나를 바보라고 생각하는 게 분명하니까!"아버지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소. 어디서 그런 소리를—""당신한테서요!" 어머니가 으르렁거렸다. "이 냉혈한 개자식! 당신처럼 자존심 세고 이기적인 사람과 관계를 이어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니, 내가 얼마나 둔했던 거죠."내 눈썹이 헤어라인까지 치솟을 지경이었고, 나갈 기회가 있었을 때 나가지 않은 것이 후회됐다.스무 해를 살면서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단 한 번도.어머니는 언제나 차분하고 이해심이 깊은 분이었는데, 이번 일이 어머니를 여기까지 몰아붙인 것이다.나는 아버지
클로이 시점루나 실비아가 아침에 음식이 담긴 쟁반을 들고 문 앞에 나타났다."내 사랑스러운 대녀는 어디 있니?" 그녀가 오두막에 들어서며 명랑하게 말했다.그녀를 보자 눈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수십 년 동안 문플레임의 루나 실비아는 추문도, 지저분한 다툼도 없이 흠 없는 명성을 지켜 왔다.그런데 이제 나 때문에 그 명성이 그녀의 절반도 안 되는 나이의 사람들에게 진흙탕에 끌려다니고 있을 것이다.내가 설명하지 않아도 그녀는 내 마음을 이해했다. "이리 오렴." 그녀가 두 팔을 벌려 안아 주며 속삭였다.나는 그녀의 품에 안겨 몇 번이고 거듭 사과했다.루나 실비아가 부드럽게 웃으며 팔을 더 넓게 벌리고 액셀을 손짓해 불렀다. "너도. 어서."액셀은 코를 찡그렸지만 그래도 그녀를 안았다."이건 네 어머니가 보내신 거야. 지금은 아버지를 막고 계셔서 널 보러 올 수가 없단다. 그 배신자들이 눈앞에 들이민 증거 때문에 아버지가 지금 몹시 화가 나 계시거든."증거. 분명 조작된 것이다."해나는요?" 내가 물었다.루나 실비아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팩 영토를 돌아다니며 비참한 엄마 행세를 하고 눈물을 몇 방울 흘릴 만큼은 기운이 있더구나. 내가 그 애를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정말 애도 중이라고 생각했을 거야.""그리고 제 오빠는요?""네 오빠 말이니," 루나 실비아가 소파 하나에 자리를 잡으며 말했다.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없는 것 같아. 그냥 한쪽에 서서 자기 짝과 장인어른이 말하게 내버려 둬."루나 실비아가 고개를 저었다. "클로이, 레갈리 가문이 저쪽 편에 있으니 힘든 싸움이 될 거야."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며칠만 더 있으면 돼요."루나 실비아는 내 계획이 무엇인지 듣지도 않고 나를 믿어 주겠다는 듯 흠, 하고 대꾸했다."좋아. 며칠은 더 시간을 끌 수 있어. 어쨌거나 너는 왕세자와 암살자 왕의 후원을 받고 있잖니. 아직 널 범죄자 취급하지 못하는 건 그게 유일한 이유야."핵심은 '아직'이라는 말이었다.시간이
클로이 시점그날 밤 알파 폴의 호위들이 나를 데리러 왔다.액셀과 나는 나란히 바닥에 누워 산드라가 추천해 준 영화를 보고 있었다.호위들은 말하는 내내 시선을 바닥에 떨구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놓인 게 몹시 싫은 기색이 역력했다."루나 클로이, 알파께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가택 연금 상태를 유지하라고 명하셨습니다." 호위대장이 조용히 말했다.그는 감히 액셀 쪽을 힐끗 훔쳐보았다. "젊은 알파님, 아버님께서 팩 하우스로 와서 회의에 참석하라고 명하셨습니다—""안 가." 액셀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도 않은 채 딱 잘라 대답했다.호위들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젊은 알파님, 저희를 난처한 입장에 빠뜨리고 계십니다—"액셀이 다시 말을 끊었다. 이번에는 목소리가 더 단호했다. "돌아가서 아버지께 전해. 내가 방금 내 짝에게 각인을 했는데, 그 직후에 내 짝이 살인 혐의로 고발당하고 가택 연금까지 당했다고. 머리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내가 아주 화가 났다는 걸 짐작할 수 있을 거라고."그가 호위들을 향해 돌아앉았다. "아버지와 그 한심한 회의 참석자들한테 전해. 나는 내 짝과 시간을 보내고 싶으니, 그쪽은 버릇없는 철부지한테 손 벌리며 구걸하면서 재미나 보라고."그의 팔이 보호하듯 내 몸통을 감쌌다. "나갈 때 문 닫고 가. 아니, 잠가. 우리 둘 다 한동안 이 오두막에서 나가지 않을 거니까."호위들은 한 사람씩 슬금슬금 방을 빠져나갔고, 그들 뒤로 문이 닫혔다. 나는 액셀에게 매달려 있다가 이내 부드럽게 웃음을 터뜨렸다."세상에," 나는 배가 아플 때까지 웃으며 말했다. "정말로 호위들한테 아버님께 그렇게 전하라고 한 거야? 편지라도 보내지 그랬어."액셀은 내 얼굴에 떠오른 미소를 보고 무엇보다 기뻐 보였다. "아버지는 가서 신호등이나 껴안으라고 해. 난 상관없어." 그의 입술이 내 이마에 닿았다. "지금은 아버지보다 네가 나를 더 필요로 하잖아."그의 말에 눈 뒤쪽이 뜨거워지며 눈물이 차올랐다.몇 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