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클로이 워터슨은 이미 한 번 죽었다. 그녀는 모든 것을 기억한다. 배신. 독. 한때 자신의 짝이라 불렀던 남자가, 그녀의 삶이 조용히 조각조각 무너져 내리는 동안 다른 여자를 선택한 일. 그녀는 마치 세상이 지워버리고 싶어 하는 실수에 불과한 존재인 양, 누명을 쓰고 버려진 뒤 처형당했던 순간을 기억한다. 그러다 그녀는 눈을 뜬다. 다시 열일곱 살. 그녀의 운명이 처음 썩기 시작했던 바로 그 순간에 서 있다. 이번에는, 그녀는 역사가 반복되는 것을 거부한다. 하지만 과거는 더 이상 순종하지 않는다.
View More클로이의 시점
"잭스랑 결혼하겠다고 했잖아!" 한나의 익숙한 외침이 귓속에 울렸다. 나는 눈을 깜빡이며 혼란스럽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장식. 음식. 이 파티는 너무나도 낯이 익었다. "한나, 너는 잭스와 결혼할 수 없다." 남편의 이름을 듣자마자 내 고개는 말한 사람 쪽으로 휙 돌아갔다. 의붓아버지 데이비드였다. 그런데 그에게는 뭔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적어도 십 년은 더 젊어 보였고, 흰머리 한 올도 보이지 않았다. 부드럽고 따뜻한 팔이 내 어깨를 감쌌다. "잭스가 클로이와 결혼하기로 합의했잖니. 그 둘이 메이트일 수도 있어. 한나, 이제 와서 마음을 바꿀 수는 없다." "엄마." 나는 눈물이 차오르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속삭였다. 그리고는 다짜고짜 그녀를 끌어안았다. "엄마!" 엄마가 살아있는 모습을 본 게 몇 년 만이었다. 당황했지만, 엄마의 손은 내 등으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괜찮아, 얘야. 일 년 후엔 분명 잭스와 결혼하게 해줄 테니까." 나는 몸을 뒤로 빼고 그녀의 뺨을 감쌌다. "누구랑 결혼한다고요?" 내 시선이 파티장 전체를 훑고 지나가는 순간, 모든 것이 갑자기 맞아 들어갔다. 나는 시간을 거슬러 돌아온 것이었다. 무려 십 년 전, 열일곱 살이던 시절로. 그 쓰레기 같은 잭스와 아직 결혼하기 전이었다. 엄마는 내 손을 잡은 채, 한나를 향한 분노로 눈을 번뜩였다. "한나, 너는 몇 년 동안 액셀을 사랑한다고 소리쳐 왔잖니. 언니의 것을 빼앗으려 하지 마–" 한나의 시선이 나를 태울 듯이 쏘아보는 동안, 나는 엄마의 팔을 더욱 꽉 움켜쥐었다. 질투와 후회가 뒤섞인 눈빛이었다. "내가 루나가 되어야 해, 언니가 아니라." 한나가 독기 어린 말을 내뱉었다. 한나의 말에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한나가 액셀과 결혼한다면, 그는 알파의 첫째 아들이니 그녀는 즉시 우리 무리의 루나가 될 것이다. 그런 말을 했다는 건, 잭스가 나중에 알파가 된다는 사실을... 액셀이 죽은 뒤에...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한나는 이제 막 열여덟 살이 됐을 뿐이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알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시간을 거슬러 돌아온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한나도 다시 태어난 것이다. 우리가 지켜보는 사이, 한나는 잭스에게 성큼성큼 걸어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그녀가 메이트 본드를 받아들이는 신성한 말을 읊기 시작하자 그의 눈이 환해졌다. "나, 한나 맥앤서니는, 잭스 에버딘 당신을 나의 메이트로 받아들이며–" 그녀의 아버지 데이비드가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한나, 기다려!" 잭스는 데이비드와 자신의 딸 사이에 서도록 그들을 돌려놓았다. 그는 그녀에게 계속하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이 본드는 영원하고 되돌릴 수 없음을 선언합니다." 반짝이는 빛이 밤하늘에서 내려와 그들을 후광처럼 감쌌다. 본드가 완성되어 달의 여신에게 인정받았다는 신호였다. 한나의 파티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침묵에 잠겼다. 경탄과 충격, 그리고 혼란이 제각기 얼굴마다 짙게 배어 있었다. 좌측에서 분노의 파동이 밀려와 공터 전체를 휩쓸었다. 나는 의도치 않게 무릎이 꺾여 바닥에 쓰러졌다. 알파 폴 에버튼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한나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의 손이 그녀의 목을 움켜잡고 바닥에서 들어 올렸다. "모두가 여기 모인 건 내 첫째 아들의, 내 후계자의 본드를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한나는 숨이 막혀 헐떡거렸다. 알파는 데이비드를 향해 돌아섰다. "베타, 너와 네 딸이 나를 우롱했구나." 잭스가 나서기도 전에, 그의 아버지는 눈빛 하나로 그를 그 자리에 못 박았다. 잭스의 고개가 떨어졌다. 정말 잭스다웠다. 내가 다시 태어나기 전, 한나와 나는 모두 이 파티의 원래 계획을 따랐었다. 한나는 액셀과 결혼했고, 나는 잭스와 결혼했다. 하지만 곧 사고로 액셀은 알파가 될 기회를 잃었다. 알파의 둘째 아들이었던 잭스가 그 자리를 대신 물려받았다. 그 시절, 모두가 무리의 루나가 된 나의 행운을 부러워했다. 그 기억에 입가에 차가운 비웃음이 번졌다. 선택할 수 있다면, 다시는 잭스와 함께하지 않을 것이다! 한나는 자신이 내 루나 자리를 빼앗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오히려 한나가 잭스를 먼저 마킹해준 덕분에 내가 빚을 진 셈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잭스와의 약혼을 미룰 방법을 찾아야 했을 텐데, 그게 훨씬 더 골치 아픈 일이 되었을 것이다. 한나의 손이 천천히 들리며 나를 향해 가리켰다. "제 언니가." 그녀가 숨을 헐떡이며 내뱉었다. "언니가… 액셀을… 사랑해요…" 말이 목구멍에 걸려 나오지 않았다. 짙게 깔린 알파의 기운이 숨을 멈추게 했다. 알파 폴의 손에서 힘이 빠지자 한나는 바닥에 떨어져 숨을 고르려 기침을 해댔다. 그가 나를 향해 돌아섰다. "클로이였나? 네가 액셀을 사랑한다고? 그게 사실이냐?" 내가 고개를 가로젓기도 전에, 한나는 누가 봐도 거짓인 눈물을 크게 터뜨렸다. 그녀는 늘 시선을 끄는 데 능숙했다. "제 언니예요. 언니는 항상 몰래 그를 사랑해왔어요. 저는 도저히 언니의 남자를 빼앗을 수 없었어요." "엄마." 나는 낮게 쇳소리를 내며 중얼거렸다. 엄마의 팔을 움켜쥔 내 손에는 아마 살이 으스러질 만큼 힘이 들어가 있었을 것이다. 엄마가 알파를 향해 미소 지었다. "알파님, 사실은–" "좋다." 그가 흡족한 듯 선언했다. "그렇다면 너희 둘은 오늘 밤 서로 본드를 맺도록 하라." "그 아이는 아직 열일곱 살입니다." 데이비드가 이상하리만치 팽팽한 목소리로 말했다. 알파의 목소리가 더욱 거칠어지며 그의 늑대 본성이 표면 위로 흔들거렸다. 그가 나를 향해 돌아섰다. "클로이, 지금 당장 내 아들과 본드를 맺어라." 나는 알파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했다.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기운은 나 같은 늑대들에게 본능적인 지배력을 행사했고, 그것은 본능적인 두려움의 물결을 일으켰다. 전생에서 한나가 액셀과 결혼한 후, 그녀는 집에 돌아와 액셀이 조용하고 지루하다며 수없이 불평했었다. 나는 공터 가장자리에 서 있는 액셀을, 알파 자리의 후계자를 바라보았다. 그의 차가운 시선은 그의 아버지와 똑같았다. 나는 인생에서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 그런데 왜 알파 가문의 혼란 속으로 스스로 뛰어들어야 한단 말인가?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다. 그저 시간이 좀 필요할 뿐이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목을 드러냈다. "죄송합니다, 알파님. 파티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생각할 시간을 일주일만 주십시오." 순간 그 자리 전체가 죽음처럼 고요해졌다. 귀뚜라미 한 마리도 감히 울지 못했다. 알파 폴이 내게 한 걸음 다가서자, 내 몸은 더욱 낮게 바닥으로 짓눌렸다. 숨을 거의 쉴 수가 없었다. "내 앞에서… 나의 명령에 불복하겠다는 것이냐?" 그가 천천히 내뱉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내 몸을 파고들었다. 엄마는 내 곁에서 안절부절못했다. "알파님, 제 딸을 용서해주세요—" "이게 네가 키운 딸들이냐, 데이비드?" 그가 의붓아버지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네 가족이 내 권위에서 벗어나 반역을 저지르려는 것이냐?!" 데이비드는 무릎을 꿇고 알파 폴에게 애원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알파의 말은 또렷하고 분명하게 선포되었다. "베타의 딸, 클로이 워터슨은 일주일 안에 나의 후계자, 액셀 에버튼과 결혼할 것이다. 이는 알파의 명령이다!"클로이의 시점알파 폴의 입에서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들어와라." 그가 말하자 하녀 한 명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그녀는 시선을 바닥에 둔 채 온몸을 떨며 말했다. "루나님, 하녀장님의 명으로 루나님께 도움을 청하러 왔습니다. 한나 아가씨가, 루나님께서 지시하신 의식 준비를 바꾸고 계십니다."내 눈이 가늘어졌다. 돈은 아직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발톱을 드러내고 있었다."루나 다이앤은 계시니?" 내가 하녀에게 물었다."아니요, 루나님. 루나 실비아님과 그분의 두 따님과 함께 백합 밭으로 아침 소풍을 가셨습니다." 하녀가 설명했다. "떠나시기 전에 루나님께서 하녀장님께 준비를 총괄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고마워." 나는 차갑게 말했다. "곧 가겠어. 지금은 바빠서."내가 물러가라고 했는데도 하녀는 움직이지 않았다."가라고 하셨잖아." 액셀이 쏘아붙이자 하녀는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알파님, 루나님. 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두 분을 찾아온 것은 분수를 넘은 일이지만… 하녀장님이 벌을 받고 계신데 저희 중 누구도 누구에게 의지해야 할지 몰랐습니다."하녀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목소리였다. "그래서 이곳에 와서 운에 맡겨 보기로 했습니다. 하녀장님은 연세가 많으셔서 벌써 은퇴하셨어야 할 분입니다. 더는 무릎을 꿇고 계시는 것을 견디지 못하실 겁니다."내 안에서 분노가 뜨겁게 타올랐다."알파, 자리를 떠도 될까요?" 나는 낮게 내뱉었다. "급한 일이 생긴 것 같아서요."알파 폴이 손을 내젓자, 나는 문짝이 경첩에서 떨어져 나갈 만큼 세게 문을 열어젖혔다.한나의 역겨울 만큼 짙은 향수 냄새가 나를 곧장 주방으로 이끌었다. 그녀는 의자에 앉아 과일을 먹고 있었고, 그 앞에는 증조할머니뻘은 될 법한 나이의 하녀장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아가사, 이런 쓸데없는 짓에 쓸 시간 없어." 그녀가 날 선 목소리로 말했다. "내 인내심이 바닥나기 전에 서류를 내놔."아가사의 옷 앞섶으로 서류 몇 장이
클로이의 시점며칠 뒤, 레갈리 가문이 패션 라인을 론칭했다.액셀과 나는 침대에 나란히 누워 그들의 주가가 오르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재미삼아 페이지를 계속 새로고침했더니 주가가 점점 더 높이 치솟고 있었다.한참 뒤, 액셀이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우리가 짝짓기 의식 날 아침에 주식 시장을 보고 있는 데는 무슨 이유라도 있는 거야?"나는 그렇다는 듯 흥, 하고 대답했다. "누군가 우리가 방에 틀어박혀 있다고 생각했으면 해서. 그 애가 일주일 내내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거든."한나가 뭔가 꾸미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다만 그게 무엇인지 아직 알지 못할 뿐이었다.액셀이 내 목에 입술을 눌렀다. "걱정해야 하나? 누구라도 죽일 것 같은 얼굴인데.""아직은 아니야." 내가 대답했다. 레갈리 가문은 이번 생에서도, 전생에서도 내게 해를 끼친 적이 없었다. 내가 그들을 노릴 이유는 없었다.그래도 한나가 어리석은 짓을 할 경우를 대비해 그들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액셀은 고개를 저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이제 가자. 아버지가 오늘 아침에 우리를 보자고 하셨어."액셀과 내가 밖으로 나서자 팩 하우스는 무척 떠들썩했다. 하인들이 모두 환한 웃음을 띤 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준비를 하고 있었다.알파 폴의 사무실에 도착하니, 그는 알파 데이비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내 눈이 반짝였다. 문플레임이 언제 도착했는지조차 몰랐기 때문이다.알파 폴이 혀를 찼다. "이 녀석 좀 보게. 나를 볼 때는 한 번도 저렇게 반가워한 적이 없으면서."나는 코를 찡그렸다. "알파께서도 저를 보실 때 반가워하신 적 없잖아요… 게다가 계속 저를 녀석이라고 부르시고요."알파 폴이 뭐라고 더 말하기도 전에, 알파 데이비드가 끼어들었다. "가엾은 아이 좀 그만 놀려라. 오늘은 이 아이의 짝짓기 의식 날이니… 그건 그렇고…"그는 말끝을 흐리며 문밖을 내다보았다. "너희 가족은 집 안에서 통 보이지 않는구나."액셀이 한숨을 쉬었다. "아버지, 그 베타는 결국 어떻
클로이의 시점알파 폴의 사무실에서 나오자마자, 토니가 액셀을 어색한 남자들의 포옹으로 끌어안았다."보고 싶었다, 너희 둘 다. 우리 둘이 이렇게 오래 떨어져 있었던 건 아마 처음일걸."액셀이 막 웃으려는 순간, 토니는 그의 등을 세게 후려치고는 팔까지 퍽 쳤다. "루나 다이앤이 나를 죽일 뻔했어! 네가 나한테는 문자를 보내고 어머니한테는 안 했다고!"액셀은 무심코 팔을 문지르며 눈을 굴렸다. "바빴어. 어머니는 이해해 주실 거야."그 말을 하는 사이, 토니의 시선이 내게로 옮겨 오더니 씩 웃었다. "그래서… 이건 언제부터 그렇게 된 거야?" 그는 우리 둘을 손가락으로 번갈아 가리키며 물었다.액셀은 웃음을 숨기지 못했다. "알파 킹의 무리에 도착한 첫날 밤부터."토니의 입이 벌어졌다. "2주 전이라고? 진심이야? 너희 둘이 2주나 사귀었는데 우리 중 누구한테도 알릴 생각을 안 했다고?"나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래, 이제 알았잖아, 안 그래?"액셀은 내가 불편해하는 것을 눈치채고 토니를 옆으로 밀쳐 냈다. "얘기는 아침에 하자. 그리고 아미라도 데려와. 클로이가 이 무리에는 말 상대할 여자가 하나도 없다고 계속 투덜대거든."내 손이 반사적으로 움직여 그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쳤다.액셀은 정말로 아프기라도 한 듯 기침을 했다."그렇게 세게 치지 않았는데," 나는 그의 옆구리 위로 손을 가져다 대며 말했다.그는 미소를 지었지만, 그 미소가 눈에는 분명 닿지 않았다. "넌 네 힘을 심하게 과소평가하고 있어. 날 죽이려는 거야?"액셀이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고, 그게 너무 길어서 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우리는 먼저 내 방으로 들어갔고, 그는 신발을 벗어 던지고 침대 위로 올라가려 했다.나는 그를 막았다. "저기, 더 편한 옷으로 갈아입어야지."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은 내가 친 곳이 그가 엄살 부린 만큼 정말 심한지 확인해 보려는 속셈이었다.그가 셔츠를 벗자 나는 작게 숨을 들이켰다.그곳에는 붉은 멍이 나 있었다. 마치 몽
**한나 시점**"발 좀 그만 굴러. 신경 거슬려."나는 휙 고개를 돌려 잭스를 보았다. 그는 탁자 위에 발을 올려놓은 채 무슨 한심한 TV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어떻게 그렇게 태평할 수가 있어?! 네 아버지가 지금 액셀이랑 중요한 얘기를 하고 계신 게 뻔하잖아!"그가 어깨를 으쓱하자, 당장 달려들어 머리채를 뽑아 버리고 싶었다."대놓고 널 빼놓고 있잖아! 그게 신경 안 쓰여?" 내가 물었다.잭스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나를 돌아보았다. "그럼 내가 뭘 어떻게 하길 바라는데? 아버지 집무실에 쳐들어가서 나도 끼워 달라고 떼라도 쓰라고? 나 죽는 꼴 보고 싶어?"그의 휴대폰 화면에 문자가 떴다. 문자를 확인한 그는 TV 소리를 끄고 내용을 읽더니 곧바로 답장을 쳤다.무시당하는 기분에 내 옆구리에 붙은 두 손이 주먹으로 말려 들어갔다.그가 알파가 될 거라는 걸 알지 못했다면, 진작에 이 남자를 떠났을 것이다.지금쯤이면 잭스는 평판을 쌓아 가기 시작하고, 아버지에게서 더 많은 일을 맡고 있어야 했다. 그리고 맡은 일들을 능숙하게 처리했었다.그런데 왜 아직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거지?그가 해야 할 무슨 특별한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아버지 일을 좀 도와드리겠다고 말씀드려 보는 게 어때?" 나는 그를 설득하려고 목소리를 한결 부드럽게 낮췄다. "분명 거절하지 않으실 거야."잭스는 상상도 못 하겠다는 듯 얼굴을 찌푸렸다. "내가 왜 일을 더 달라고 해? 액셀이 알아서 잘하는데—""액셀이 알파가 되고 나면 이 팩에 네 자리가 남아 있을 것 같아?"내 말에 잭스가 멈칫하더니 미간을 찌푸린 채 나를 돌아보았다. "그게 무슨 뜻이야?"나는 코웃음을 쳤다. "말 그대로야. 알파 형제 둘이 한 팩에 있으면서 전쟁이 안 난 팩 본 적 있어? 한 명은 다른 한 명 밑으로 들어가게 돼 있다고."잭스가 얼굴을 찡그렸다. "형제 둘이 같은 팩에 있는 경우는 많아—""하나는 알파, 하나는 베타로, 그렇지?" 나는 그의 말을 대신 끝맺고 그의 옆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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