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레일라 라파엘라” 그의 이름에서 내 이름이 나오는 순간 나는 증오로 이를 박박 갈았다. 치욕스러움에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게 반응해봤자 내 뒤에서 두팔을 강하게 구속하고 있는 하르트 가문의 기사들을 떨쳐낼 수 없었다. 그때 그가 나의 턱을 붙잡아 올렸다. 올려다 본 시선 위로 새까만 눈동자가 집요하게 나를 내려다봤다. “너는 이제부터 내것이다. 내가 죽으라면 죽고, 살라면 살아야 되는 존재가 된거다.” 남자는 한자 한자 씹어내듯 말을 뱉었다. 나는 구역질이 치미는 것을 참으며 보란듯 입꼬리를 올렸다. 남자, 키엘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차라리 죽는게 나을듯 하군.” “언제까지 그리 건방을 떨 수 있는지 기대가 되는군.” 키엘은 거칠게 나의 턱을 놓으며 오만하게 고개짓했다. “오늘부터 하녀로서의 행동거지 뿐 아니라 주인을 섬기는 마음도 배워야 할것이다.” “그것이 내가 너를 데려온 이유니.” 한 마디, 한 마디가 도저히 견디기 힘든 모욕이었다. 나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눈을 질끈 감았다. 속눈썹이 바르르 떨리는 것을 느끼며 생각했다. 어쩌다… 대체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되었는가…
عرض المزيد“뭐..?”“레일라 말이야! 레일라 라파엘라.”“그 이름이 갑자기 왜 나오는지 모르겠군.”키엘은 진심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듯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를 데려다 놓고 처음 듣는 이름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이름을 헤일릿의 입에서 들을줄은 상상도 못했다.“어제 들었는데 고생을 정말 많이 한것 같아.. 주저앉아서 울고.. 이름도 멜리아라고 그러고.”“뭐? 잠깐만 그녀가 뭐라 그랬다고?”“주저앉아 울었다고! 믿겨져? 레일라가 그런적 한번도 없었잖아.”“아니, 그거 말고.”키엘의 눈빛이 심상치 않게 번뜩였다.“라파엘라가 어제 무슨 얘기를 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얘기해봐.”업무실의 문은 한동안 열리지 않았다.“멜리아! 어제 손님 접대하다가 다쳤다며? 괜찮아??”“아.. 이젠 괜찮아. 헤일릿님이 친절하게도 치료를 해주셨거든.”멜리아는 붕대가 감긴 손을 들어올려 미셀에게 보였다. 이미 하녀들 사이에서는 소문이 돌았는지 많은 이들이 멜리아와 친구들을 감싸고 서있었다.“시종장님이 보시는 앞에서 실수했다며?”“그만하길 다행이다 진짜. 내가 만약 그랬으면… 상상도 하기 싫어 진짜.”한두마디씩 걱정어린 말들이 얹어졌다.“당연하지. 라파엘라니까 무사한거잖아.”물론 그중에는 날카로이 툭 튀어나온 말도 섞여 있었다. 니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순식간에 주위가 조용해졌다. 멜리아의 시선도 자연스레 그녀에게 향했다. 불만에 찬 얼굴로 멜리아를 빤히 보던 니키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생각해봐 나나 너네같은 평민 출신이었으면 지금쯤 시종장님께 끌려가 혹독히 매질 당했을껄?”니키가 손가락으로 자신과 모여있는 하녀들을 가르켰다.“과거의 이름 좀 날렸다고 우리들과 대우 자체가 다른거지. 가증스럽게도.”“니키! 말이 너무 심하잖아. 멜리아는 다치기까지 했다고.”“무슨 말이 심하다는거야 대체. 내가 말한게 틀려? 맞잖아.”“그동안 멜리아가 우리와 다른 대우를 받는다던가, 일을 쉰적있어? 있냐구!”미셀은 자신이 더 억울하다는 듯 나서서 외쳤다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멜리아의 입에서 떨리는 음색이 터져나왔다. 고개 조차 들지 못한채 벌벌 떠는 그녀가 정말 레일라가 맞나..? 헤일릿은 순간적으로 너무 놀라 생각이 멈추었다.“죄송하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당장 헤일릿 아가씨께 용서를 구하도록 해. 그리고 이 일은 주인님이 오시는 즉시 보고할테니 그리 알도록 해라.”멜리아의 얼굴이 곧 기절 할듯 겁에 질려버렸다. 화상으로 인해 퉁퉁 부어올라 살갗이 얇게 벗겨진 빨간 손등을 부여잡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아아..! 시종장님.. 제발 백작님께는 말하지 말아주세요!”멜리아는 애처로이 부르짖었다. 보는 이들의 마음이 아플만큼 간절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시종장은 조금의 표정 변화도 없이 그녀를 내려다 봤다.“헤일릿님.. 제가..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부디 용서해주세요..!”멜리아는 눈물이 잔뜩 고인 눈으로 옆에 얼어붙은 헤일릿에게 다가갔다. 헤일릿은 지금 자신이 보고 듣는 모습들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멜리아의 눈과 허공에서 마주치고 그녀의 퉁퉁 부은 손을 보고나자 정신이 차츰 돌아왔다.“멜리아 당장 여기서 나가도록 해!”시종장이 거칠게 멜리아의 팔을 붙잡고 문 쪽으로 끌어당겼다. 어찌나 악력이 강한지 질질 끌려가듯 팔을 붙잡혔다.“이게 지금 뭐하는 짓이죠?!”그러나 문에 닿기 전, 헤일릿이 헐레벌떡 달려와 시종장의 손을 붙잡았다. 헤일릿은 정신이 든 순간부터 강렬한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지금 이렇게 다친게 안보이세요? 당장 의사를 불러오라구요!”헤일릿이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멜리아를 부축해 일으켰다.“하지만…”“지금 왜 가만히 있죠? 내 말이 들리지 않아요? 의사를 데려오라구!”헤일릿이 흔치 않게 소리를 지르자 이번에는 반대로 시종장이 사색이 되어 방을 뛰쳐나갔다. 그제야 방안에 둘이 남아 헤일릿은 안심하였다. “세상에…! 고운 손이.. 아프지는 않아요?”그녀는 부드럽게 멜리아를 이끌어 소파에 앉혔다. 그때까지도 멜리아의 몸은 가볍게 떨리고 있었고, 아무
멜리아는 살면서 그리 운이 없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적어도 공작가가 없어지기 전까지는.별의 별 일들을 겪으며 나름 불운에는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키엘이 노예시장에서 나를 데려온것보다도 더 최악이었다. 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없기에 실행해야 했지만 왜 하필이면 그 여자란 말인가!“헤일릿 르부.”멜리아는 입 안을 멤도는 이름을 발음하며 식당으로 향했다. 하녀들과 시녀들이 다른 가문의 영애를 맞이하기는 힘들거라 생각한 시종장이 멜리아에게 차 시중을 들라 명했기 때문이다.멜리아는 언제부터 그 여자를 신경쓰기 시작했나 떠올렸다.아마, 키엘과의 첫 만남이었을 것이다.“키엘 공. 정말 필요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말인가?”황제는 아픈 중에도 몸을 이끌고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럴만도 했다. 그동안 골머리를 앓던 이웃 나라들에 대한 전쟁을 모두 불식 시키고 온 영웅이 아니던가. 그리고는 하는 말이 ‘저는 바라는 것이 없습니다. 다만 나라의 안위와 폐하께서 강건하시기를 바랄뿐입니다..’ 라니. 누가보아도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훤칠한 몸에 인물이 사는 얼굴을 가지고 저런 말을 하니 세상에 다시 없을 영웅이었다. “이상하구나..”성년식을 치르기 전의 레일라는 본인과 또래로 보이는 키엘을 관중석에서 지켜보며 여상히 내뱉었다.“네? 뭐가 이상해요? 완전 꿈의 기사님 같지 않아요?!”당시 곁에 착 붙어 다니던 시아가 깜짝 놀라 되물었다. 레일라는 처음 그를 멀리서 봤을때부터 탐탁치 않았다. “자꾸…”그러나 말로 표현하지는 못했다.어떻게 말하겠는가. 제국의 영웅이자 멀쩡히 생긴 저 남자와 자꾸만 눈이 마주친다고. 그것도 굉장히 노골적이고 집요한 시선이 따라 붙는다고. ‘내가 자의식과잉이 아니라면 저 사람이 할 말이 있는거겠지.’레일라는 그리 생각하며 끝나지를 않는 황제와 키엘의 대화를 지켜보았다.“뭐라도 좋으니 말해보아라. 작위와 금전적인 상은 이미 내렸으니, 다른 소원을 말해보거라.”이미 주어진 보상이 엄청난 것이었으나 황제는 멈
“기상! 모두 준비 후 홀로 나오도록.”하녀들의 일정은 생각보다 더 단순했다. 매일 아침 동이 터오는 시간에 기상해 아침단장을 한다. 옷은 검은 바탕에 하얀 프릴이 달린 그리 풍성하지 않은 생활복을 입어야 했다. “멜리아. 어쩜 이런 옷을 입어도 고급진 느낌이 난다!”“그래..? 고마워. 미셀.”처음에는 혼자 옷을 입어야 한다는 어색함과 끈을 묶는 어색함이 있었으나 미셀을 통해 한두번 배우니 곧잘 하게 되었다. 원래도 암기와 몸을 사용하는 일을 어려워하지는 않았고 배움이 빨랐기에 금방 하였다. 다만 미셀은 지독히도 눈치가 없었지만 오히려 그런 성격이라 다행이기도 했다.“머리만 하고 어서 나가자.”머리는 단정히 땋아 양쪽으로 묶거나 어깨에 닿지 않는 짧은 머리여야 했다. 나는 유독 길고 정돈된 머리였기에 아침마다 양옆으로 땋아야 했다.“오늘 아침은 감자샐러드에 고기가 들어간 스튜래.”“요 며칠 굉장히 잘 나오네? 무슨 일 있나.”“우리 같은 하녀가 주인님들 생각을 어떻게 알겠어.”삼삼오오 모여 사용인 식당으로 내려갈때면 자연스레 그날의 메뉴를 알 수 있었다. 중간중간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이 따라 붙었지만 그 역시도 일주일 정도가 지나니 익숙해졌다. 첫 날에 비하면 힘들지도 않았다.‘네가 그 아가씨라며?’‘이곳에서 혹여라도 텃세부리거나 하면 그냥 내비두지 않을거야!’‘공주처럼 떠받들어 줄거라 생각하지 마. 조금이라도 논땡이를 부리면 바로 시종장님께 말씀드릴거니까.’아무런 말없이 식당에 내려와 앉아있던 내게 먼저 다가와 온갖 경고와 의심어린 눈빛을 보내는건 기본이었다. 심지어는 그날의 주어진 일들을 다 하는지 보려고 감시하는 이들도 있었다.‘이상하다. 왜 잘 안 닦이지?’‘야, 너 이런거 처음 해봐? 걸레질은 물기가 너무 많으면 잘 안닦여. 이럴땐 적당히 짜고 써야 해.’그들이 곁에서 떠나질 않는 덕분에 오히려 일을 빨리 배울 수 있었다. 애초부터 빠르게 적응하고 인맥을 늘릴려고한 나에게는 최상의 환경이었다.그로부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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