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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Author: 루에나
“모든 권한이요?”

강솔이 태블릿을 받아 들며 물었다.

최 집사는 늘 그렇듯 반듯한 미소를 띤 채 답했다.

“네, 맞습니다.”

강솔은 손가락으로 화면을 몇 번 눌렀다.

화면에는 강솔 이름 말고도 몇 사람이 더 올라가 있었다.

중현, 아연, 최 집사, 이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까지 포함돼 있었다.

다만 대부분은 대문 출입 권한만 갖고 있었다.

강솔은 손끝으로 화면을 밀어 중현의 탭을 눌렀다.

한참 찾아봐도 삭제 버튼은 보이지 않았다.

“대표님께서 사모님은 자신을 내보낼까 봐, 본인을 두 번째 집주인으로 설정해 두셨습니다. 대표님을 제외한 다른 분들은 사모님께서 모두 삭제하실 수 있습니다.”

최 집사가 곧바로 설명했다. 자기 보스의 기막힌 예측력에 새삼 감탄하는 눈치였다.

강솔은 말없이 태블릿을 내려다봤다.

‘역시 그 사람답네.’

“집사님, 중현이 이곳은 제 것이라고 했어요.”

아연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바로 받아쳤다.

예전에는 필요 없다고 밀어냈던 집이었지만, 그렇다고 강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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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454화

    아연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유리잔과 병들을 모조리 바닥으로 쓸어 버렸다.깨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아연의 표정에는 제정신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광기가 번져 있었다.강솔은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지만 돌아보지 않았다. 홍일에게 외투를 건넨 뒤 그대로 차에 올랐다.“어땠어?”소담이 강솔이 자리에 앉자마자 물었다.“우리가 짐작한 그대로야.”강솔이 대답했다.“막다른 데 몰리니까 극단적으로 나오려고 하더라.”“근데 왜 날 안 불렀어?”강솔은 운전석에 앉은 홍일을 한 번 보았다.“홍일 씨가 처리했어.”“몇 명이었는데?”“넷.”소담은 조금 놀란 듯 눈을 깜빡였다.“네 경호원 꽤 치네. 잘생긴 데다 싸움까지 잘하고. 어디서 고용했어? 나도 한 무더기 고용하러 가게.”홍일은 운전대를 잡은 채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뛰어난 건 회사가 아니라 제 개인의 역량입니다. 괜히 속지 마십시오.”짧은 소동이 지나간 뒤, 강솔은 조금 전 아연의 상태가 마음에 걸려 강정숙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은 되도록 조심하라고, 혹시 아연이 보복하겠다고 집까지 찾아갈 수도 있다고 전해 두었다.“아가씨.”홍일이 적당한 때에 입을 열었다. 말투는 여전히 차분했다.“다른 녀석이 저보다 잘생기지도 않았고, 실력이나 머리도 저보다 못하지만 지안 도련님과 사모님은 안심하고 맡기셔도 됩니다.”강솔은 고개를 들어 홍일을 보았다.홍일이 말을 이었다.“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사람을 설명할 때 딱 맞는 사람이 그 녀석입니다.”“그런데 전에 나보고 해고하라며?”강솔은 면접이 끝난 뒤 두 사람을 모두 남기기로 했을 때, 홍일이 자기만 남기라며 온 힘을 다해 추천하던 모습을 떠올렸다.“그때는 아가씨에게 밀착 경호가 필요하신 줄 몰랐습니다.”홍일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대답했다.“집만 지키는 일이라면 저 혼자서도 그 녀석 열 명 몫은 합니다.”강솔은 알아서 말을 삼켰다.홍일은 다 좋은데 자신감이 너무 넘쳤다. 다만 그 자신감이 잘난 척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453화

    아연은 자신도 모르게 태연한 강솔을 바라보았다.아연은 억울했다. 인정할 수도 없었다.‘왜 매번 강솔이 이기는 거야?!’‘왜 강솔은 늘 누군가 나타나서 보호해 주는 거야?!’“돈은 더 줄게. 얼마든 상관없어.”아연은 독하게 마음먹고도 시선은 강솔에게 꽂아 둔 채 말했다.“빨리 묶어. 못 움직이게만 해 줘.”덩치 큰 남자 둘은 싸움 솜씨가 살벌한 홍일을 보았다가, 증오 말고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아연을 다시 보았다.결국 아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다른 사람 알아보세요.”덩치 큰 남자들도 바보는 아니었다.새로 나타난 강솔과 홍일 쪽이 훨씬 만만치 않아 보였다.고용주인 아연도 돈은 있어 보였지만, 지금 상황은 결국 여자들 사이의 질투와 원한에 가까웠다. 그런 일에 목숨을 걸고 범죄까지 떠안을 이유는 없었다.“너희가!”아연은 화를 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홍일 씨, 가자.”강솔은 더는 상대할 생각이 없었다.“못 가!”아연이 달려와 강솔 앞을 막아섰다. 눈동자 안의 불길은 어느 때보다 거세게 타오르고 있었다.“하중현한테 전화해서 전부 문제 삼지 않겠다고 말하게 하기 전까진, 여기서 못 나가.”강솔이 나가 버리면 아연에게는 더 이상 붙잡을 카드가 없었다.그 뒤에 아연을 기다리는 일이 무엇인지는 생각하지 않아도 뻔했다.강솔은 아연을 담담히 훑어본 뒤 그대로 앞으로 걸었다.쨍그랑!“내가 못 간다고 했잖아!”아연은 컵 하나를 집어 깨뜨리더니 날카로운 조각을 강솔 쪽으로 겨눴다.“한 발만 더 움직이면 나 진짜...”툭!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연의 손에 들려 있던 유리 조각이 바닥으로 떨어졌다.홍일이 빠르게 아연의 손목을 붙잡아 뒤로 꺾었다.아연이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다.“아악!”“사람은 누구나 잘못한 일에 대가를 치러야 해.”강솔이 아연에게 말했다.“네가 남의 자리를 가로챈 그날부터,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는 건 알고 있었어야지.”“내가 뭘 잘못했는데?”아연은 손목을 감싸 쥐고 감정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452화

    “처음엔 나도 널 괴롭히고 싶진 않았어.”아연은 경호원 둘 사이에 서서 이를 악물었다.“네가 전부 알아 버린 것도 모자라 하중현한테까지 말했잖아.”“뭘 하려는 건데?”강솔의 표정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강솔이 저럴수록 아연은 더 견딜 수 없었다.결국 감정은 더 비틀려 갔다.“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뭔지 알아? 바로 지금 네 그 태도야.”강솔은 아연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꽤 심각하게.“지금도 네 코가 석 자면서 아직도 고고한 척하잖아.”아연의 목소리가 높아졌다.“너... 예전에 기자재실에서 얼마나 초라하고 겁먹었는지 잊었어?”강솔의 얼굴에는 아무 변화도 없었다. 아연을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광대 하나를 보는 것 같았다.아연은 강솔의 그런 눈빛에 더 흥분했다. 아연이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강솔이 자신을 저렇게 보는 일이었다.강솔은 왜 태어날 때부터 귀한 집 딸로 자라 모두의 사랑을 받고, 중현의 특별한 마음까지 가져야 한단 말인가? 그런데 아연은 왜 늘 어둡고 남들 앞에 나설 수 없는 삶만 살아야 한단 말인가?‘왜 강솔만...’“묶어.”아연이 덩치 큰 남자들에게 명령했다.“뒤쪽 창고로 끌고 가서 가둬.”“그거 범죄야.”강솔이 담담하게 말했다.“나 지금 끝장나게 생겼는데, 범죄가 대수야?”아연은 비웃었다. 마음은 이미 제어선을 넘어선 지 오래였다.“하중현한테 전화해서 평생 내 책임 묻지 않겠다고, 나를 평생 지켜 주겠다고 약속 받아내. 아니면 이 사람드 시켜서 너 망가뜨릴 거야.”강솔의 마음은 고요했다.다른 이유는 없었다.강솔의 경호원 홍일이 조용히 따라 들어와 있었으니까.“네가 골라.”아연은 이미 이성을 잃었다.강솔은 아연을 상대하지 않고 몸을 돌려 걸어갔다. 덩치 큰 남자 둘이 길을 막아서자, 강솔은 구석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홍일 씨, 더 늦게 나오면 내가 직접 경찰 부를 거야. 그러면 네 실적은 없는 걸로 칠게.”“안 됩니다.”홍일이 바로 튀어나왔다. 표정은 진지했다.“실적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451화

    시후는 그대로 얼이 빠졌다.멍하니 제자리에 선 채 머릿속이 웅웅 울렸다.“제수씨가 중현이 목숨을 구해 준 사람이라는 거 확실해?”“당연하지!”토니는 시후를 집 밖으로 밀어내더니 ‘쾅’ 소리가 나게 문을 닫았다.“소아연 흉터는 솔이 흉터를 그대로 본뜬 거야. 그 흉터가 하중현이 자기 구해준 은인과 아무 상관 없는 게 아니라면 말이지.”아침에 솔이 이미 아연한테 확인까지 했다.이 정도면 거의 확정이었다.시후는 잠시 말을 잃었다.‘제수씨가 정말 중현이 은인이라면, 이거 완전히 큰일인데...’생각이 거기까지 닿자 시후는 곧바로 토니와 같은 비행기표를 끊어 H시로 향했다. 중현에게 이 일을 먼저 말해 둬야 했다. 안 그러면 토니가 저 얄미운 얼굴로 찾아가 판을 흔들 텐데, 중현의 기분이 더 엉망이 될 게 뻔했다....한편, 강솔 쪽.강솔은 아연과 함께 아직 손님이 거의 없는 바에 앉아 있었다.원래 소담과 바람이나 쐬러 나왔다가, 시간이 되면 호텔 쪽 연회장으로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문을 나서자마자 아연이 이곳으로 부른 데다, 강솔 혼자만 들어오라고 못을 박았다.“날 왜 불렀어?”강솔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네 상상력이 이렇게 좋은 줄은 몰랐네.”아연은 그 일을 인정하지 않았다.“근데 아침 일은 네가 잘못 짚었어. 하중현 목숨을 구한 사람, 너 아니야.”강솔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그래서?”아연은 정말인 것처럼 말을 이어 갔다.“네가 이렇게 협조할 생각이 없다면 우리 거래는 여기서 끝이야. 평생 하중현 은인이 누군지 알 생각 하지 마.”“네 다리에 있는 그 흉터로 하중현을 찾은 거잖아.”강솔은 아주 차분하게 사실을 말했다.아연의 표정이 굳었다.‘정말 알아낸 거야?’“장우 깨어났어.”강솔은 이유를 숨기지 않았다.“네가 장우 찾아간 일, 장우가 전부 우리한테 말했어.”“말도 안 돼!”아연은 반사적으로 부정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네가 장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450화

    어젯밤의 결정이 충동적인 선택일까 봐, 토니는 일부러 오늘 오전까지 기다렸다가 강솔에게 길을 열어 주었다.강솔이 말했다.“내일.”“혹시 하중현이 이혼하지 않겠다고 하면?”소담은 여전히 그 점이 걱정이었다.“그 사람은 할 거야.”강솔의 답은 여전히 같았다.예전이었다면 강솔도 확신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동안의 일을 겪고 난 지금은 분명히 알았다. 조금의 의심도 남지 않을 만큼 확신했다.강솔이 이렇게까지 말하자, 소담은 더 묻지 않았다. 그저 시후 쪽에서 하루라도 빨리 사실을 알아내고, 중현에게 전하길 바랄 뿐이었다.시후가 모든 일을 알게 된 건 오전 11시쯤이었다.시후는 바로 중현에게 말하지 않았다. 대신 레미에게 연락했다.“너한테 말할 게 있어.”[말해.]레미의 목소리는 잠을 제대로 못 잔 사람처럼 가라앉아 있었다.“소아연은 중현이의 생명의 은인이 아니었어. 가짜였어.”시후는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이렇게 한참을 파헤친 끝에 나온 결과가 이런 것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레미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그거야 당연한 거 아니야?]레미의 말투는 한가롭기까지 했다.[내가 예전에 분명히 수상하다고 했잖아. 너랑 중현이 둘 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중현이한테 말해야 할까?”시후는 망설였다. 마음이 복잡했다.“중현이는 아직 몰라.”레미는 노트북을 켰다. 이 일은 레미에게 아무 영향도 주지 않는 듯했다.[왜 말 안 해? 가짜 은인 때문에 아내를 잃은 것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중현도 알아야지.]“문제는 아직 소아연이 누구 신분을 대신했는지 모른다는 거야.”시후가 걱정하는 건 그 부분이었다.“함부로 소아연에 대한 진실을 폭로했다가 진짜가 나타나면 어떡해?”[그건 중현이가 생각해야 할 문제야. 네 일이 아니고.]레미는 게임을 시작했다. 한없이 느긋한 태도였다.[이번 일로도 중현이 교훈을 못 얻으면, 너도 앞으로는 신경 끊어.]“레미야.”시후는 레미가 지나치게 이성적이라고 느꼈다.[그만해. 나 게임 시작했어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449화

    “담아.”강솔이 소담을 바라보았다.소담은 다정하고도 차분하게 기다려 주었다.“말해.”강솔은 입술을 살짝 다문 뒤, 마음속에 맨 먼저 떠오른 생각을 꺼냈다.“소아연을 한 번 만나 보고 싶어. 소아연이 정말 그 흉터 때문에 하중현을 찾아간 건지 확인하고 싶어.”“그래.”소담은 강솔의 모든 결정을 존중했다.“내가 같이 갈게.”소담은 강솔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강솔은 차라리 중현의 생명의 은인이 아연이거나, 다른 누군가이길 바랐다. 그 사람이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운명의 장난이라는 말이... 때로는 현실보다 더 잔인했다.그날 밤, 강솔은 한숨도 자지 못했다.머릿속에는 중현과 함께했던 모든 시간이 떠올랐다. 달콤했던 일들, 다툼, 즐거웠던 기억, 답답하고 무거웠던 날들까지.강솔은 그때마다 중현이 지었던 표정과 행동, 눈빛과 목소리를 모두 기억했다. 중현이 자신을 사랑하던 모습도 기억했고, 화가 나서 일부러 가시 돋친 말을 던지던 모습도 기억했다.아침 6시가 조금 넘었을 때, 강솔은 핸드폰을 집어 아연의 번호를 눌렀다.잠시 망설인 끝에 아연에게 문자를 보냈다.[그 사람이 누군지 알았어. 거래는 없던 일로 해.]...아연은 8시가 넘어서야 그 문자를 확인했다. 하지만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강솔이 떠보는 거라고만 생각했다.아연은 강솔에게 전화를 걸었다. 목소리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척 가벼웠다.[그럼 말해 봐. 그 사람이 누군데.]정말 알았다면 이런 문자를 보낼 리 없었다.강솔은 분명 미친 사람처럼 왜 자신을 대신했냐고 따졌을 것이다.“나.”강솔의 목소리는 짧고 차분했다. 서재에서 전화받고 있었다.아연은 그대로 굳었다.전화 너머로 한동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강솔은 아연에게 변명할 틈을 주지 않고 바로 물었다.“나도 그때 그 사람이 하중현이라는 걸 몰랐는데, 넌 어떻게 알았어?”반대편은 잠시 침묵했다.그러더니 아연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전화를 끊어 버렸다.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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