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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Penulis: 루에나
중현의 수법은 늘 예상을 벗어났다.

예전에 누군가 중현 몰래 강솔을 두고 추잡한 말을 몇 마디 했을 때도, 중현은 그날 밤 임풍과 임훈을 보내 제대로 손을 봤다.

아연이 목숨을 구해 준 은인 행세를 하며 이만큼 사고를 쳤는데, 중현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이건 간단히 끝날 일이 아닙니다. 대표님께서 아연 씨한테 쓴 돈만 이미 수백억 원입니다. 사기죄로 고소하면, 아연 씨는 평생 감옥에서 못 나올 수도 있습니다.”

운전대를 잡은 강 비서가 말했다.

시후는 잠자코 생각을 굴렸다.

하긴 그랬다.

워터사이드 리조트의 그 집만 해도 200억 원에 가까웠다.

거기에 아연이 그동안 중현에게 요구해 받아 간 다른 것들까지 더하면 말할 필요도 없었다.

전부 아연이 목숨을 구해 준 은인이라는 전제 아래 주어진 것들이었다.

“진짜 제수씨랑 이혼할 생각이야?”

일 이야기가 끝나자, 시후는 다시 앞서 꺼냈던 화제로 돌아갔다.

중현은 입을 열지 않았다.

이 일에 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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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822화

    중현이 고개를 들었다.임풍이 바로 보고했다. “하도현 대표님이 오셨습니다.”말이 끝나기도 전에 도현이 서재 안으로 들어왔다. 짙은 색의 맞춤 정장을 입고 콧등에는 은테 안경을 걸친 채였다. 몇 걸음 안으로 들어온 도현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이다, 동생.”중현은 보고 있던 자료를 옆으로 밀어 놓았다.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마주 봤다.도현이 손짓했다.뒤에 서 있던 사람들이 곧바로 임풍을 제압하려 움직였다.“붙어 봐야 네가 못 이겨.” 중현이 임풍을 향해 말했다. “저 사람들이랑 나가. 여기 일은 더 이상 신경 쓰지 마.”임풍은 망설이지 않았다. “알겠습니다.”도현은 의외라는 듯 눈썹을 들었다.함께 온 부하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중현은 의자에 앉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몸가짐에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한밤중에 여기까지 무슨 일이야?”“내가 여길 어떻게 찾았는지는 안 궁금해?” 도현은 중현의 반응을 살피듯 바라봤다. 중현이 자신을 봤을 때 지을 표정을 수없이 예상했지만 이렇게 태연할 줄은 몰랐다.‘아버지한테서는 아직 원하는 답도 얻지 못했을 텐데, 정말 초조하지 않은 건가?’“여기 일에서 손 떼.” 중현의 검은 눈에는 감정이 거의 없었다. “네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도현은 안경을 밀어 올렸다. “말이 반대인 것 같은데. 네가 지금 아버지를 감금하고 학대한다는 증거는 내가 다 갖고 있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싫으면 지금이라도 나한테 고개부터 숙여.”“그래?” 중현이 가볍게 되물었다.도현 역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래.”중현은 도현과 시선을 맞춘 채 천천히 말했다. “그럼 내가 널 상대로 소송 걸면 어떨 것 같아? 하준호 회장의 피부에 위치 추적과 도청 기능이 있는 장치를 몰래 삽입한 걸로. 아무리 본인이 동의했다고 해도 네가 무조건 빠져나갈 수 있을까?”도현의 눈이 가늘어졌다. 중현을 노려보는 시선에 경계심이 그대로 드러났다.“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그 사실을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821화

    강 비서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가 잠시 뒤 대답했다. “알겠습니다.”감정을 추스른 강 비서는 제2안을 준비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임훈은 강 비서의 뒤를 따라갔다. 중현과 거리가 어느 정도 멀어지자 다급하게 물었다. “다시 한번 설득해 보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제2안이 시작되면 대표님은 정말 돌이킬 수 없다는 거 아시잖아요.”“압니다.”강 비서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그럼 한 번만 더 가서 말씀드려 보는 건 어떻습니까?” 임훈이 조심스럽게 제안했다.“소용없습니다.” 강 비서는 중현을 잘 알았다. 방금 나눈 몇 마디만으로도 이미 모든 걸 알아차렸다. “대표님 성격은 임훈 씨도 알지 않습니까? 이런 때에는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마음을 바꾸지 않으십니다.”“사모님은요?” 임훈은 말하다 전날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아니군요. 사모님이 직접 오셔도 아무 소용이 없었죠.”강 비서의 마음이 무거워졌다.그게 아니었다면, 아까 그렇게 쉽게 입을 다물지도 않았을 것이다.강솔이 나서도 중현의 결정을 바꾸지 못했는데, 자신들이 몇 마디 더 한다고 달라질 리 없었다.“그래도 방법을 찾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임훈이 말했다. “대표님이 지금 잠깐 고집을 부리는 거라고 해도 그렇고, 그동안 저희한테 잘해 주신 것만 생각해도 잘못된 길로 가시는 걸 그냥 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 강 비서는 주변을 살펴 아무도 듣지 않는 걸 확인한 뒤 목소리를 낮췄다. “다만 위험 부담이 큽니다.”임훈이 바로 물었다. “무슨 방법입니까?”강 비서는 선뜻 말을 잇지 못했다.임훈이 답답한 듯 재촉했다. “말씀해 보세요.”“제2안이 실행되는 중요한 시점에 레미 씨한테 전화가 온 척하는 겁니다. 사모님이 사고를 당해 중환자실에 들어갔다고 대표님께 말씀드리는 거죠.” 강 비서가 설명했다. “대표님이 사모님을 얼마나 아끼는지 생각하면 분명 이성을 잃고 H시로 가실 겁니다.”“지금으로서는 괜찮은 방법 같습니다.” 임훈이 바로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820화

    중현은 대답하지 않았다.임훈은 마음이 급해 중현 곁을 오가며 말을 쏟아냈다.“본인 생각은 안 하셔도 사모님이랑 지안 도련님 생각은 하셔야죠. 진씨 집안이랑 여씨 집안도 만만한 곳이 아닌데, 사모님 혼자 그 사람들을 어떻게 상대하겠습니까.”중현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깊게 가라앉은 눈에는 무언가를 계산하는 기색이 역력했다.“보스...” 임훈이 또 말을 꺼내려 했지만 강 비서가 막았다.임훈이 의아한 눈으로 강 비서를 봤다.왜 막느냐고 묻기도 전에 강 비서가 먼저 중현의 곁으로 다가가 차분하게 물었다. “혹시 문제가 생긴 겁니까?”“우리 아버지... 좀 이상하지 않았어?” 중현의 머릿속에는 방금 대화가 계속 맴돌고 있었다. “내가 도현이 형한테 들었다는 걸 안 뒤부터 지나치게 차분해졌어.”이상할 정도로 침착했다.하준호의 평소 성격과 전혀 맞지 않는 반응이었다.강 비서는 며칠 동안의 모습을 되짚어 봤다. “확실히 조금 이상하긴 합니다.”“화를 내 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고 그냥 포기한 거 아닐까요?” 임훈은 하준호를 잘 모르기에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며칠 동안 화도 내고 난리도 쳤는데 저희가 원하는 대로 해 주지 않았잖습니까.”“아니야.” 중현이 잘라 말했다.하준호의 성격이라면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체념할 사람이 아니었다.거실로 돌아와 앉은 중현은 최근에 있었던 일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되짚으며 가능한 경우를 하나씩 지웠다. “몸에 연락할 수 있는 장비는 정말 없었지?”“확실합니다.” 임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차에 태우기 전에 핸드폰부터 회수했습니다.”중현의 미간이 좁혀졌다.핸드폰이 아니라면... 하준호는 왜 갑자기 태도가 달라졌을까?표정과 상태를 보면 머지않아 이곳에서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 사람 같았다.“집 안 모든 방이랑 구석까지 전부 확인했어?” 중현이 세세하게 물었다.“전부 확인했습니다.” 임훈은 이런 일에서는 늘 빈틈이 없는 사람이었다. “하 회장님이 입고 있는 옷부터 몸에 지닌 금속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819화

    하준호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그는 곧바로 부정했다. “말도 안 돼.”그 일은 하준호 본인 말고는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다. 도현은 말할 것도 없고, 중현의 어머니조차 하준호가 관련돼 있다는 정도만 어렴풋이 알 뿐 구체적인 과정은 전혀 몰랐다.“형이 말해 주지 않았다면 제가 뭐 하러 이미 몇 년이나 지난 일을 다시 꺼내겠습니까?” 중현은 흔들림 없이 말했다. 감정도 아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하준호는 중현의 얼굴에서 거짓말의 흔적을 찾으려는 듯 뚫어져라 바라봤다. 하지만 중현은 너무나 침착했다.여러 생각이 뒤엉키기 시작했다.하준호의 마음은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아무리 기다리셔도 형은 못 옵니다.” 중현이 다시 말했다. “그때 있었던 일을 직접 말씀하시든지, 아니면 저도 진실을 포기하고 아버지와 같이 죽어서 서씨 집안에 사죄하겠습니다.”“안 됩니다!” 임훈이 갑자기 소리쳤다.임풍과 강 비서의 표정도 무거워졌다.세 사람이 진심으로 당황하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자 하준호의 마음이 더 불안해졌다. 서무진의 일을 하준호가 자기 입으로 도현에게 말했을 리는 없었다. 그건 자기 손으로 도현에게 칼을 쥐여 주는 것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중현의 확신에 찬 태도는 거짓말처럼 보이지 않았다.생각을 거듭하던 중, 하준호는 아주 중요한 일을 하나 떠올렸다. 자기가 실수로 입을 잘못 놀렸을 가능성이 있는 때는 도현과 술을 마시다 취했던 그날뿐이었다. 다음 날 깨어났을 때 전날 일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그때 말고는 다른 가능성이 없었다.“뭔가 떠오르신 모양이네요.” 중현은 계속 하준호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있지도 않은 일을 내가 뭘 떠올려?” 하준호는 인정하지 않았다.“그보다 네가 지금 이러는 건 아니지. 지안이 생각은 해 봤어? 걔는 너랑 강솔 사이의 하나뿐인 아이야. 네가 범죄자가 되면 그 아이 앞날에 어떤 영향이 갈지는 생각 안 해?”“아버지가 서무진 가족을 그렇게 만들고도 아무 처벌 안 받으신 것처럼요?” 중현이 되물었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818화

    중현의 가슴이 아프게 조였다.지안은 애써 웃는 척했다. “아빠 일 잘 끝났으면 좋겠어.”[아들...]중현이 아이를 달래려 했다.“늦었어. 나 내일 학교 가야 하니까 먼저 잘게.” 지안이 말했다. “아빠도 너무 늦게까지 있지 말고 자. 건강이 제일 중요하잖아.”[그래.]중현의 목소리가 낮게 잠겼다.지안은 짧게 대답한 뒤 통화를 끊었다. 종료음이 들리자마자 이불을 끌어당겨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이불 속에 숨으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모른 척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지안은 아빠 중현을 이해할 수 없었다.전에는 아연 때문에 엄마 강솔과 싸웠다.이번에는 또 다른 일 때문에 자기와 엄마를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뤘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현은 강솔을 평생 사랑할 거라고 했다. 아내와 아들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고도 말했다.“지안아.” 강솔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불 속에서 작게 들썩이는 아이를 본 강솔의 가슴은 커다란 돌에 눌린 듯 답답해졌다.아이가 감당하기 힘든 말을 들었을지 걱정돼 잠깐 들여다보러 왔다.이런 모습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강솔은 이불을 들추지 않은 채 지안의 등을 이불 위에서 가볍게 토닥였다. “아빠가 뭐라고 했어?”지안은 이불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동그란 눈이 벌겋게 물들어 있었다. 지안은 그대로 강솔 품에 파고들며 서럽게 불렀다. “엄마.”강솔은 아이를 따뜻하게 안았다.지안이 엄마 품에 얼굴을 묻고 웅얼거렸다. “아빠가 변한 것 같아.”“변한 건 아니야. 아빠한테 꼭 처리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 있는 거야.”강솔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달랬다. “그 일 끝나면 우리 지안이를 보러 오실 거야.”“엄마는 바보야!” 지안의 눈이 더 붉어졌다. “아빠가 저렇게 하는데도 계속 아빠 편을 들어?”강솔은 아이를 안은 채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안도 사실은 다 알고 있었다. 다만 누군가가 중현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말해 주길 바랐을 뿐이다....같은 시각, 지안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817화

    강솔이 그렇게 말했지만, 지안의 불안과 걱정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며칠 연속 비슷한 꿈을 꾸다 보니 자꾸만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이 시간이면 아직 안 잘 거야.”강솔은 시간을 확인한 뒤 핸드폰을 꺼내 중현과의 채팅창을 열었다.“전화해 볼래?”지안은 강솔을 바라보다가 한참 망설인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아무리 의젓하게 굴어도 결국 아직 어린아이였다.평소에는 어른스럽고 걱정할 것 없는 모습을 보여도 이런 문제 앞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강솔이 영상 통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세 번 울리기도 전에 중현이 전화를 받았다. 목소리는 차갑고 거리감이 있었다. [무슨 일이야.]“지안이 전화는 안 받으면서 며칠째 아빠가 자길 잊고 다른 아이를 낳는 꿈을 꾸게 만들어?” 강솔은 말하면서 핸드폰을 지안에게 건넸다. 두 사람이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것처럼 담담한 말투였다.중현은 할 말을 잃었다.전화받기 전에 준비했던 차가운 말들이 머릿속에서 전부 사라졌다.강솔은 지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중현에게 말했다. “지안이랑 얘기해.”“엄마...” 지안은 두 사람 사이의 이상한 분위기를 눈치챘다.“궁금한 것들 다 물어봐.” 강솔은 아이가 혼자 끌어안고 있기를 바라지 않았다. “아빠잖아. 널 걱정하고 네 질문에 대답해 줄 책임이 있어.”지안은 화면 속 무표정한 중현을 바라봤다.강솔은 지안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얘기 끝나면 핸드폰 여기 두면 돼. 엄마 일 다 하고 와서 가져갈게.”지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강솔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재로 갔다. 나가면서 방문도 닫아 줬다.화면을 사이에 둔 부자는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 방 안이 조용해졌다.전화받기 전까지만 해도 지안은 중현에게 묻고 싶은 게 많았다. 왜 자기 전화를 받지 않았는지, 요즘 무슨 일을 하는지, 꿈에서 본 일이 정말 생길 수 있는지.하지만 막상 중현의 얼굴을 보자 그런 질문은 하나도 하고 싶지 않았다.지안은 화면 속에서 낯설게 느껴지는 중현을 바라보며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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