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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Penulis: 루에나
강솔은 지안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괜찮아, 안 아파.”

“이렇게 큰 상처가 어떻게 안 아파.”

토니는 잔소리를 퍼부었다.

“예전에 넘어지기만 해도 울고불고 난리였는데?”

두 사람의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만이 가진 거리감 없는 온기.

그 모습을 바라보는 중현의 시야는 묵직한 밤에 잠긴 듯 더 어두워졌다.

중현의 몸에서 번져 나오는 냉기가 주변 공기를 서서히 잠식했다.

지안도 뭔가를 느꼈는지 작은 몸을 돌려 중현을 올려다봤다.

“아빠, 엄마한테 후후 안 해줘요?”

아들의 천진한 말에 중현은 잠시 강솔을 보다가 시선을 지안으로 옮겼다.

“네가 해주는 걸로 충분해.”

그리고 이어지는 말은 지안에게만 들리도록 낮게 가라앉았다.

“와봐. 아빠가 물어볼 게 있어.”

지안은 갸웃했지만, 그래도 또박또박 걸어서 중현 곁으로 갔다.

둘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멈춰 섰다.

“아빠, 왜요?”

지안의 눈은 동그랗고 맑았다.

중현은 감정을 정리하듯 숨을 고르고 아이의 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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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698화

    신동이 답했다. “그렇습니다.”여태진이 물었다. “리오가 내 비서 진웅과 연락했다는 게 확실해?”“증거가 확실합니다.”“진무천이야.” 여태진의 눈에 사나운 기운이 번졌다. 중현을 바라보며 자신의 추측을 확신하듯 말했다. “진무천이 내 비서 진웅을 매수해서 이 일을 나한테 뒤집어씌운 거야.”신동이 짧게 비웃었다.‘저런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네.’여태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못 믿겠으면 내 비서를 불러. 너희 앞에서 직접 대질하겠다.”“필요 없습니다.” 중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여태진 쪽으로 걸어갔다. 큰 키와 눌러오는 기세만으로도 위협적이었다. “저는 사실을 확인하러 온 게 아닙니다. 솔이가 당한 만큼 돌려주러 왔을 뿐이지.”여태진은 설득하려 들었다. “이런 식으로 나오면 진짜 강솔을 해친 놈만 놓치게 돼. 네가 말하는 대가도 제대로 치르게 할 수 없고.”“그건 여 대표님은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중현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제가 되찾았다고 생각하면 그걸로 충분하니까요.”여태진이 미간을 찌푸렸다.중현이 말했다. “우리 솔이는 차가운 강물 속에 거의 20분을 있었죠. 여 대표님도 좀 있어 보세요.”중현은 말과 함께 한 손으로 여태진을 끌고 욕실로 갔다. 욕조에 물을 가득 받은 뒤 여태진을 통째로 밀어 넣었고, 신동에게 얼음까지 가져와 넣으라고 했다.차가움이 뼛속까지 파고들었다.여태진은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그 대가로 남은 한쪽 팔까지 탈구됐다.“하중현!”“이런 짓을 하고도 천벌이 무섭지 않나!”도망칠 길이 없다는 걸 깨달은 여태진은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중현은 욕조 안에서 몸부림치는 여태진을 차갑게 내려다봤다. 숨을 쉬려고 몸을 일으키려 해도 눌려 올라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솔이를 건드린 사람이 있다면, 제가 지옥 밑바닥까지 떨어지더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겁니다.”“내가 돌아가기만 하면 반드시...” 여태진이 이를 갈며 협박하려 했지만 말이 끝나기도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697화

    여태진은 본능적으로 맨 앞에 서 있는 중현에게 시선을 옮겼다. 이때까지만 해도 눈앞의 ‘비서’가 진짜 비서가 아니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네가 저들을 왜 데리고 들어왔지?”“받을 게 있어서요...” 중현이 본래 목소리로 말했다.여태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중현을 보는 눈에는 당혹감과 의문이 뒤섞였다.왜 저런 말을 하는지도, 목소리가 왜 갑자기 달라졌는지도 이해하지 못하는 기색이었다.여태진은 애초부터 눈앞의 ‘비서’를 의심하지 않았다. 외모가 완전히 같았고, 보통 사람이라면 누군가가 특수 분장으로 다른 사람의 얼굴을 만들었을 거라고는 쉽게 떠올리지 못했다.중현은 의자에 앉았다. 가만히 있어도 주변을 짓누르는 기세가 흘렀다. “혹시 리오를 압니까?”여태진이 다시 미간을 좁혔다. “대체 누구야?”“얼굴은 못 알아봐도 목소리까지 못 알아듣습니까?” 중현이 느긋하게 되물었다.여태진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하중현?!’여태진은 눈앞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봤다.‘하중현이라면 왜 내 비서의 얼굴을 한 거지?’좋은 의도로 찾아온 게 아니라는 걸 깨닫자, 여태진은 바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려 했다.하지만 그보다 먼저 레미가 차에서 가져온 전파 차단기를 켜 둔 상태였다. 방 안에서는 어떤 통신도 연결되지 않았다. 전화가 먹통이라는 걸 확인한 여태진은 그제야 완전히 당황했다.창가로 달려가 창문을 열고 사람을 부르려 했지만, 신동이 옷깃을 잡아 거칠게 끌어당겼다.“남의 집에 이렇게 쳐들어오면 불법 침입이야.” 여태진은 흔들리는 마음을 억지로 붙잡고 냉정을 되찾으려 했다.중현이 눈을 들었다. “경호원들이 직접 들여보냈는데 무슨 불법 침입입니까? 아까 질문에는 아직 답을 안 했습니다. 리오를 압니까?”여태진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중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신동, 팔 하나 빼.”아주 평범한 지시처럼 들렸다.하지만 여태진은 등골이 서늘해졌다.여태진은 표정을 굳히고 위압감으로 물러서게 하려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696화

    신동은 사 온 물건으로 중현에게 특수 분장을 해 주었다. 사진 속 여태진의 비서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똑같아지자 레미가 엄지를 치켜세웠다. “대단한데.”“더 손볼 데가 있는지 봐 줘요.” 신동은 자신의 기술을 믿었다.“중현이 눈빛만 이렇게 세지 않았으면 진짜 여태진 비서인 줄 알았을 거야.” 레미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오래전부터 배우고 싶었지만 끝내 익히지 못한 기술이었다. “이 정도 실력이면 관련 기관에 등록해 둬야 하는 거 아니야?”이런 기술로 범죄라도 저지르면 저 얼굴 아래 누가 숨어 있는지 알아낼 방법이 없을 듯했다.신동은 분장 도구를 정리하며 말했다. “실제로 등록 대상이긴 해요.”보통은 분장으로 닮게 만들어도 70퍼센트 정도가 한계였다. 신동처럼 실제 사람과 거의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경우는 드물었다.두 사람이 하는 말을 들은 중현도 지금 자신의 모습이 조금 궁금해졌다.중현은 화면이 꺼진 핸드폰을 들어 비춰 봤다.검은 화면에 낯선 얼굴이 비쳤다. 원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고, 얼굴 윤곽마저 신동의 특수 기술로 여태진 비서와 똑같이 바뀌어 있었다.“문제없으면 지금 출발하시죠.” 신동이 시간을 확인했다. “빨리 끝내면 아가씨가 깨어나기 전에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그래.” 중현은 차에서 내렸다.레미도 떠나기 전 차 안에서 물건 하나를 챙겼다.입구에 도착하자, 경호원들은 중현을 여태진의 비서 진웅으로 알고 일제히 인사했다.얼굴 인식까지 무사히 통과한 중현이 안으로 들어가려는 때, 경호원들이 신동과 레미를 막아섰다. 태도도 사나웠다. “또 당신들이군요. 여기는 당신들이 올 곳이 아니라고 분명 말했을 텐데요?”“들여보내.” 중현이 무심하게 말했다.경호원이 의아한 듯 물었다. “하지만 조금 전에는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중현은 여태진 비서의 얼굴로 태연하게 답했다. “주로 하중현을 막으라는 뜻이었어. 대표님이 이 둘을 찾으신다. 들여보내.”“예!”경호원들은 곧바로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695화

    “하중현 일행이 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들여보내지 마.” 여태진은 몇 번이나 거듭 당부했다. 증거가 없으니 중현이 자신을 어쩌지 못한다는 것과, 만일을 대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비서는 순순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여태진은 다시 지시했다. “그동안 리오에게 계속 연락해. H시 쪽에도 사람을 풀어 알아보고, 중현에게 잡힌 게 확인되면 바로 사람을 보내서 처리해. 절대 나까지 끌려 들어가게 두면 안 돼.”“알겠습니다.” 비서가 답했다....몇 시간이 흐른 뒤, 중현은 여태진이 머무는 도시에 도착했다.현지 인력이 미리 상황을 파악해 둔 덕분에, 차를 타고 여태진의 숙소로 향하자 운전기사가 바로 보고했다. “이렇게 가셔도 안으로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신동이 물었다. “왜요?”“여태진 쪽에서 갑자기 사람을 대거 늘렸습니다. 숙소 주변을 경호원들이 철저히 차단하고 있습니다.” 운전기사가 자세히 설명했다. “30분 전에도 들어가 보려 했는데, 비서 외에는 아무도 통과시키지 않았습니다.”“괜찮아.” 중현은 무슨 일이든 먼저 정식으로 접근하는 편이었다. “일단 가 보자.”운전기사의 말대로였다.도착해서 신분까지 밝혔지만 경호원들은 여전히 길을 막았다. 유창한 영어로 내뱉은 말의 뜻은 단순했다. “하중현이든 누구든 출입 금지입니다. 대표님께서 당분간 중요한 일이 있으니 외부인은 만나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신동이 말했다. “이분은 예외입니다. 안에 연락해 보세요.”경호원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여태진의 지시만 그대로 따를 뿐이었다.신동이 방법을 바꿨다. “그쪽 대표 비서는 어디 있습니까? 그분과 얘기하겠습니다.”경호원이 차갑게 답했다. “비서님의 동선까지 당신들이 알 필요는 없습니다.”“여태진의 비서 진웅은 한 시간 전에 볼일 보러 나갔어.” 레미가 노트북으로 확인한 뒤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비서를 찾아서 우리를 데리고 들어가게 하려고?”중현은 대답하지 않았다.신동은 생각에 잠겼다.레미가 확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694화

    떠나기 전 중현은 강솔을 한 번 더 보러 갔다. 아직도 핏기가 거의 없는 얼굴을 보고 있자니 가슴을 바늘로 찌르는 듯했다.중현은 크고 따뜻한 손으로 강솔의 뺨을 감쌌다. 손끝으로 조심스럽게 쓸어내리며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내가 반드시 제대로 갚아 줄게.”“아빠.” 지안은 더 이상 아저씨라고 부르지 않았다.중현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응?”지안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물었다. “위험한 일 하러 가는 거야?”“아니야.”지안이 다시 물었다. “엄마 많이 아픈 거 아니야?”“심하지 않아. 하루 이틀 쉬면 괜찮아질 거야.” 중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강솔이 여러 번 위험한 고비를 넘기기는 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했다. “그동안 엄마가 열이 나는지 잘 봐 줘. 열이 나면 바로 의사 선생님께 이야기하고.”지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중현은 지안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춘 뒤 일어섰다.지안이 재빨리 중현의 손을 붙잡았다.중현이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왜?”“이거 가져가.” 지안은 목에 걸고 있던 부적을 빼서 중현의 손에 올려놓았다. 강솔이 용하다고 소문난 스님에게 부탁해 받아 온, 평안을 기원하는 부적이었다.“아빠가 하러 가는 일이 위험하든 아니든,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어.”지안은 어리지 않았다. 중현이 분명 무언가를 처리하러 간다는 걸 알고 있었다.예전 같으면 엄마가 아플 때 깨어날 때까지 침대 곁을 지켰을 텐데, 이번에는 기다리지도 않고 떠나려 했다.“나도 있어.” 강솔은 지안의 것을 구할 때 중현 몫도 함께 준비했었다.“두 개면 더 안전하잖아.” 지안은 그저 불안했다. 이렇게 다급하게 어디론가 떠나는 아빠를 본 적이 없었다. “안 가져가면 못 가게 할 거야.”“이제 억지로 떠넘기는 것도 배웠네.” 중현은 지안이 너무 불안해하지 않도록 일부러 가볍게 말했다.지안이 입을 삐죽였다. “빌려주는 거야.”“돌아오면 꼭 돌려줘야 해!”중현은 지안의 머리를 쓰다듬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693화

    “누구?” 중현이 물었다.“여태진.” 레미가 답했다. “여태진 비서가 연말 마지막 날 오후에 3억 원을 현금으로 인출했어. 밤 11시쯤 가방 하나를 들고 외진 골목으로 들어갔고, 조금 뒤에 리오도 같은 골목으로 들어갔고.”오기 전부터 중현은 이번 일의 유력한 용의자가 셋뿐이라고 지목했다.진무천, 진우찬, 여태진. 나머지는 강솔을 노리고 싶어도 이렇게 대놓고 움직일 배짱이 없었다.“또 20분 전에는 리오가 여태진 비서와 통화했어.” 레미는 확인할 수 있는 건 전부 확인해 둔 상태였다.그제야 리오는 완전히 체념했다.그토록 은밀하게 처리한 일을 불과 몇 분 만에 전부 찾아낼 줄은 몰랐다. 그렇다면 진무천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미리 준비한 흔적들은 대체 무슨 소용이었을까?“아닙니다.” 증거가 나왔는데도 리오는 마지막으로 발버둥 쳤다. “누군가 제 핸드폰을 조작한 겁니다. 저는 처음부터 여태진이라는 사람을 알지도 못하고, 그 비서도 모릅니다.”레미가 노트북 화면을 리오 쪽으로 돌렸다.화면에는 리오와 여태진의 비서가 차례로 같은 골목에 들어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두 사람이 다시 나왔을 때는 여태진 비서가 들고 있던 가방이 리오의 손에 넘어가 있었다.“끌고 가서 민 팀장한테 넘겨.” 중현이 강 비서에게 말했다. “내가 실적 하나 챙겨 주는 거라고 해. 이놈이 나를 건드렸으니 알아서 처리하라고 하고.”강 비서가 답했다. “알겠습니다.”강 비서와 임풍은 바로 움직였다.그 말을 들은 리오가 갑자기 다급해졌다.‘민 팀장?’‘설마 경찰청 강력팀 그 민 팀장?’“하중현, 네놈도 별거 없구나! 네 여자를 죽이려 한 나한테 손끝 하나 못 대면서 뭘 잘난 척이야! 내가 나가면 강솔부터 갈기갈기 찢어 버릴 거다!” 리오는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질렀다. 조금 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흥분해 있었다.중현은 리오의 도발에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아예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했다.홍일이 조금 의아한 듯 물었다. “하 대표님 성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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