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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Author: 주 한잔
풉…

정연이 웃음을 터트리자 진우는 더욱 어리둥절했다.

“이 상황에서 웃음이 나와?”

“신경이 안 쓰이니까 웃음이 나오는 거야.”

진우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

“여자애가 어떻게 이런 게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있어?”

경문은 분명 정연을 농락한 건데 정연은 왜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고 하는 걸까?

“경문 오라버니에게 큰 관심이 없으니까 그자가 뭐라고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신경이 쓰이지 않는 거지.”

피식 웃으며 말하던 정연은 화가 나서 볼이 빵빵해진 진우를 보며 너무 우스웠다.

한편, 한참 지나고 나서야 정연의 말뜻을 알아차린 진우가 갑자기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좋아! 아주 좋아!”

조금 전보다 훨씬 다정해진 눈빛으로 정연을 바라보자 정연이 말했다.

“너도 신경을 딴데 팔지 말고 정신을 바짝 차려. 요즘 태자부가 태평하지만은 않잖아.”

“나도 알아. 난 반드시 태자빈마마와 너를 확실하게 지켜줄 거야.”

“그래.”

젊은 두 남녀는 그렇게 점점 멀어졌고 그들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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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63화

    “그 여자는 나와 폐하를 하나로 합치려는 것 같았다. 심지어는 나한테…”용강한의 생각은 꿈속에서 벌어졌던 그 기이한 장면들로 흘러갔다. 얼굴이 뚜렷이 보이지 않던 그 여자가 그에게 참으로 많은 말을 했었다.소우연은 그저 조용히 용강한을 바라보며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용강한이 두 손을 소우연의 양어깨에 얹고, 그녀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 여자가 내게 말하길, 자신이 이 이야기 속 세계의 창작을 끝마쳐야만, 나와 너, 그리고 너와 폐하가 진정으로 맺어질 수 있다고 했다.”소우연이 두 눈을 크게 떴다. 실로 충격적이었다.그가 이 세상을 창조한 작가와 맞서기까지 했다니. 만약 용강한과 이육진이 한 사람이라면…아니, 용강한은 용강한이고, 이육진은 이육진이다. 그런데 그 작가는 어째서 용강한을 이육진의 일부로 만들려는 것일까?그렇게 되면 이육진은 여전히 이육진일 수 있을까?용강한, 그는 정말로 이육진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것일까?“믿, 믿을 수 없어요.”소우연은 더듬거리며 겨우 이 말을 내뱉었다.용강한이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나도 믿지 않는다. 나는 나며, 내 의지로 너를 사랑할 것이다. 하나의 기억으로 남아 폐하가 되어 널 사랑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소우연의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울지 마라, 울지 마라.”용강한이 얼른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며, 애틋하게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걱정마라 연아, 나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어째서 그런 짓을 하려는 거죠?”소우연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어쩜 그렇게 못됐단 말인가!그녀의 눈빛에는 온통 그 작가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다.“그 여자는 너를 편애하고 있다. 하지만 그 편애가…”용강한은 순간 어떻게 말을 이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소우연이 허탈하게 웃으며 용강한을 바라보고 말했다. “하지만 그 편애라는 게, 이 가상 세계 안에서조차 제가 오라버니와 폐하와 함께하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다는 거군요.”그랬다. 그 여자는 끝내 소우연이 이육진과 용강한, 두 사람과 함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62화

    용강한은 손에 힘을 더 주어 품 안의 여인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마치 그녀를 자신의 몸속에 녹여 넣으려는 듯했다.소우연도 그런 용강한을 보며 미간을 더욱 좁혔다. “그럼 이제,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저한테 말해줄 수 있나요?”용강한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도 더이상 연이 너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으마.”“조금도 속이시면 안 돼요.”용강한이 맹세하듯 손을 들어 올렸다. “나 용강한, 오늘 연이에게 하는 말은 모두 진실이며, 조금의 거짓도 없을 것이다.”“좋아요, 그럼 말씀해 보세요.”용강한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우연을 이끌어 옆의 탁자로 가서 앉았다.“이곳이 누추해서…”“그런 말씀 마세요. 저희 예전에는 황량한 산속에서 야생 열매나 따 먹고, 샘물을 길어 마시며 살았잖아요. 나무 몇 그루 엮어 만든 오두막에서 밤을 지새운 적도 있었고요. 그래도 여긴 초가집이라도 있으니 그때보다는 훨씬 낫지요.”“연이 너는 다 기억하고 있구나.”“당연히 기억하죠. 환상 속의 그 모든 일들이 다른 사람에게는 꿈처럼 여겨지겠지만, 오라버니와 저에게는 그렇지 않으니까요.”“그렇지.”그가 소우연을 향해 애틋하게 웃어 보였다. “우리에게는 환상이 아니지. 나에게는, 이번 생 최고의 행운이었던 전환점이었단다.”최고의 행운이었던 전환점이라…소우연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물론 잘 알고 있었다.깊게 숨을 한 번 들이쉰 뒤, 소우연이 용강한에게 말했다. “이제 말씀해 보세요.”용강한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우연을 바라보며 물었다. “전에 내가 널 찾아갔을 때 했던 말들을 기억하느냐?”“당연히 기억하죠.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꿈속에서 오라버니가 저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을 때 저는 정말 두려웠어요.”그녀의 목소리에는 희미한 울먹임이 배어 있었다. 그토록 걱정되고 두려웠기에 이육진을 문산으로 보내 용강한을 찾아보게 했고, 그의 소식이 궁금해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그저께였다. 그날, 마치 이 악몽에서 영영 깨어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61화

    “그럴 리 없어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잠시 헷갈리신 게 분명해요.”소우연이 용강한의 손을 꽉 붙잡았다. 그녀는 믿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이육진은 원래 허튼소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게다가 용강한도 분명 이육진의 말을 묵인하지 않았던가.용강한이 위로하듯 웃으며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지.”그럴지도 모른다, 그럴지도 모른다라…소우연의 손이 자기도 모르게 용강한의 손목으로 향했다. 그의 맥박은 분명 예전만 못했다. 못 본 지 얼마나 됐다고 몸이 이렇게까지 쇠약해졌단 말인가.문산의 처소는 무척 소박했다. 줄지어 늘어선 것이라곤 죄다 허름한 초가집뿐이었다. 그 모습을 보니 소우연은 문득 환상 속에서 용강한이 그녀를 데리고 온갖 산수를 누비던 때가 떠올랐다. 그때 그들은 나무와 나뭇잎, 짚으로 얼기설기 지은 피신처에서 잠시 숙박을 하곤 했었다.그 시절 그는 환상 속 세계에서 오선 중 한 명으로 손꼽히던 존재였다.이육진이 문득 소우연을 끌어안는 바람에, 소우연과 용강한이 맞잡고 있던 손이 떨어졌다.“대인, 연이에게 제대로 설명해 주십시오. 이곳까지 오느라 피곤했을 겁니다. 이만 돌아가 쉬는 게 좋겠습니다.”이육진이 소우연의 등을 토닥이며, 그녀 뒤에 선 용강한에게 말했다.두 남자는 서로의 눈빛을 마주하면서도 조금의 긴장감조차 보이지 않았다. 마치 오래전부터 서로의 뜻을 헤아리고 있었던 사람들처럼 자연스러웠다.용강한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이육진은 소우연의 손을 놓으며 물었다.“그럼 저는 어디서 자면 되겠습니까?”용강한이 손짓으로 가리킨 곳은 자신의 거처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초가집이었다.이육진이 성큼성큼 초가집을 향해 걸어가자, 인기척을 들은 소 대장이 문밖으로 나왔다. 그러다 이육진과 마주치는 순간, 그는 화들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태, 태상황 폐하!”이육진은 그를 한번 흘낏 보더니 그대로 성큼성큼 초가집으로 걸어 들어갔다.소 대장은 머리를 긁적였다. 태상황께서 어찌 이곳까지 오셨을까 싶다가도, 이내 상운국의 태상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60화

    밤이 깊어지자 횃불을 밝힌 탓인지 날벌레들이 사방에서 사람들 주위로 몰려들었다. 불빛을 향해 달려든 벌레들은 그대로 횃불에 닿아 지글지글 타들어 갔다.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벌레들은 끊임없이 불빛을 향해 날아들었고, 그렇게 제 목숨을 불 속에 내던지는 모습이 밤새 이어졌다.화랑과 령이는 횃불을 들고 앞장서서 길을 밝혔다.소우연과 용강한, 이육진 세 사람은 그 뒤를 따라 걸었다.소우연은 곁에 있는 용강한을 곁눈질하다가 그의 안색이 유난히 창백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마치 이십 년 전, 이육진을 구하기 위해 공력을 모조리 소진하고 처참한 몰골이 되었던 그때로 되돌아간 것만 같았다.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소우연의 가슴속에 점점 불안이 차올랐다.그녀는 용강한의 손을 덥석 잡아끌었다.손끝에 닿은 그의 몸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어쩐지 아까부터 옷을 유난히 두툼하게 껴입었다 싶더라니… 설마 또 부작용을 당한 것일까?하지만 요즘 들어 그가 천리에 어긋날 만큼 무리하게 공력을 소모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어째서 또 이런 부작용이 나타난단 말인가?용강한은 이육진이 곁에 있는 자리에서 소우연이 제 손을 잡아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순간 몸이 굳은 그는 걸음을 멈추고 소우연을 바라보았다.그와 동시에 소우연과 이육진도 걸음을 멈췄다.세 사람의 시선이 서로에게 향했다.화랑과 령이 부부는 세 사람이 멈춰 선 것을 알아차렸지만 굳이 돌아보지 않았다. 그저 조금 앞서 걸으며 횃불을 높이 들어 어두운 산길을 비춰주었다.횃불 빛 아래.소우연은 용강한의 부드러운 눈동자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늘 물처럼 온화하던 눈빛에 서리가 내려앉은 듯했다. 입가에는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그 깊은 곳에는 얼어붙은 무언가가 고스란히 비쳐 보였다.“나는 괜찮다.”용강한은 제 손을 잡고 있는 소우연의 손을 내려다보며 말했다.“손이 어쩜 이렇게 차가우세요?”“문산의 밤은 원래 서늘하단다.”“아니요. 지금은 초봄인데, 어떻게 여름밤보다 더 차가울 수 있어요?”“여름밤에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59화

    “그래, 초운이 네가 있어 참 다행이구나.”떠나기 전, 이육진은 심초운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든 뜻이 전해졌고, 그는 심초운이 이영을 잘 돌봐주리라 믿었다.이육진이 소우연의 손을 잡고 마차 쪽으로 걸어갔다.화랑과 령이 부부는 서둘러 마차에 발판을 놓았다. 소우연과 이육진이 먼저 마차에 오른 뒤에야 두 사람도 이영과 심초운에게 예를 올리고 마차에 올라탔다.마차가 멀어질 때까지 지켜보던 이영이 문득 감회에 젖어 말했다. “외삼촌께서 문산에 계시니, 어마마마께서도 외삼촌이 걱정되어 가시는 거겠지? 초운아, 아바마마께서는 어마마마께 정말 잘해주시는 것 같아. 어마마마께서 어디를 가시든 늘 함께하시잖아. 세 분 사이의 정은 우리 같은 사람으로서는 헤아리기 어려운 것 같아.”“목숨을 걸고 맺어진 정이니까요.”이영이 살짝 웃으며 심초운을 바라보았다.“그렇네. 목숨을 걸고 맺어진 정이라… 아마 사랑이나 혈육의 정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겠지.”“저희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이지요.”*푸른 산이 굽이굽이 이어진 길에는, 소항이 이곳을 지나 도망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점점 마차가 지나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마차는 이제 여기 버려두고 가는 건가요?”소우연이 물었다.이육진이 나직이 말했다. “이곳까지 찾아올 사람은 없을 테니, 여기 두었다가 돌아올 때 다시 쓰면 되지.”소우연이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고는 말했다. “그런데 우리 것 말고는 다른 마차가 전혀 보이지 않네요.”“소항 그자는 수하가 워낙 많으니, 마차를 뜯어서 사람들이 메고 갔을 수도 있겠구나.”“참으로 지독하네요.”생각해 보면, 그들이 처음 영남에 왔을 때도 그 죄수 호송 마차를 밖에 버려두고 왔었다.화랑과 령이가 서둘러 마차 안의 짐가지들을 하나하나 내렸다.“그 짐은 나한테 주시오. 당신은 마님 짐만 들면 되니.”화랑이 그렇게 말하며 짐을 죄다 짊어지려 했다.이육진이 말했다. “여기서부터는 산길이 험하니, 나와 연이의 짐은 우리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58화

    “너는 어찌 아직도 여기 있느냐?”소우연이 이천을 바라보며 물었다. “소항이 감히 움직였다는 건, 필시 조정 안의 역적 무리가 뭔가 낌새를 보였기 때문일 게다. 윤이는 아직 어리니 네가 돌아가서 대국을 살펴야지.”이천이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두 손을 모아 허리를 숙였다. “어마마마, 걱정 마세요. 이곳으로 오기 전에 이미 윤이와 대책을 상의해 두었습니다. 윤이는 그저 명을 내리기만 하면 됩니다. 게다가 조정에 윤이 혼자만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대신들 모두가 든든한 기둥들이니 염려 놓으세요.”소우연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가 이내 안심한 듯 미소를 지었다. 이천은 어릴 적부터 장공 스님을 따라 운유를 다니던 아이였다. 어릴 때 잠깐 그녀를 걱정시킨 적은 있어도, 이육진과 마찬가지로 경솔한 사람은 아니었다.심연희가 말했다. “이번에 소항은 형주도 넘지 못할 거예요. 경성은 말할 것도 없고요.”말하며 그녀는 이천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언제나 이천이 모든 일을 잘 처리해내리라 믿고 있었다.이천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물론 승산 없는 일에는 나서지 않는 사람이었다.젊은 부부가 말없이 눈빛만 주고받으며 서로의 뜻을 헤아리는 모습을 보며, 소우연은 그동안 자신이 괜한 걱정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이육진은 소우연의 손을 잡고 몇 사람과 함께 폐허가 된 곳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그들이 둘러보기를 마칠 즈음, 이영과 심초운도 모습을 드러냈다.소우연이 이영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 “몸은 좀 어떻느냐?”물으면서 동시에 이영의 맥을 짚었다.이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마마마, 저는 괜찮아요. 다만 어젯밤 너무 깊이 잠들어 버려서, 오늘 아침이 되어서야 소항이 백성들에게 이런 몹쓸 짓을 저질렀다는 걸 알았어요.”지난밤 하늘을 뒤덮을 만큼 불길이 치솟았을 때, 심초운은 이미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차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영의 안위가 걱정되었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곁을 지켰고, 이영이 겨우 잠이 들 때까지 함께 자리를 지켰다.“그자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37화

    이영도 심초운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얼마나 많이 흔들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가끔 이런 짓까지 한 우리가 너무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구나.”이영의 말에 심초운이 대답했다.“너무한 건 없습니다. 연희와 경장명 그자의 혼약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연희의 참 인연이 형님이 아니라고 해도 절대 경장명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심초운의 부모님, 그리고 황태후와 태상황에 이어 주익선의 부모님까지, 그들은 전부 일부일처를 고집하여 왔으며 평생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79화

    이튿날, 경문과 이천은 말을 달려 운불사에 당도하였다.달리는 내내, 이천의 가슴 속엔 설명할 길 없는 불길한 예감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큰일이 아니고서야, 사부님께서 경문을 보내어 자신을 부를 리 없었다.“사부님.”이천은 용강한의 얼굴을 보자 안절부절못한 채 입을 열었다.“이영 누님은 사부님께서 누님 때문에 경성을 떠나셨다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용강한은 조용히 응하였다.“그 일은 이미 심초운에게 부탁하였다. 그 아이가 영이를 잘 달랠 것이다.”“경성을 떠나신 것이 누님 때문이 아니라면…”이천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217화

    이육진을 떠올리자, 소우연의 가슴 한켠이 은근히 저려왔다. 그가 두 사람의 인연을 받아들이겠노라 말하긴 했지만, 그 말이 모든 것을 지워주지는 못했다. 미안함은 여전히 얇은 그림자처럼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용강한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보따리를 풀어 수통과 몇 가지 다과를 꺼내 가지런히 늘어놓았다.“이 야명주는 마계를 떠날 때 챙겨온 것이긴 하나, 폐하의 물건은 아니다.”담담한 설명에 소우연이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그럼 어디서 난 건가요?”“혼돈에게서 얻은 것이란다.”순간 소우연의 눈이 가늘게 떨렸다. 혼돈이라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237화

    “그렇지. 이 모든 것은 공적에 따른 보상이다. 인간 세상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자가 있다면, 내 직접 그자를 멸하리라.”이육진의 음성은 서릿발처럼 차가웠다. 기 장로가 숨을 고르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마계를 나갈 수만 있다면… 마존께서 품행이 단정한 자들을 인간 세상에 정착하게 하셔도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 마계는 줄곧….”“인간과 마족은 본래 양립할 수 없는 존재다.”이육진이 단호히 말을 끊었다.“마족은 타고난 힘이 강하고 수련 또한 용이하다. 인간 세상에 나가면, 자신보다 약한 자를 억누르고자 하는 자가 반드시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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