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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작가: 주 한잔
이육진의 말에 고개를 살짝 든 소우연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고 있습니다.”

대답을 하자마자 소우연의 얼굴이 다시 빨갛게 달아올랐고 이육진은 한참동안 침묵하다가 말했다.

“옷도 벗어야 돼.”

말을 마친 이육진은 태연한 모습으로 침대에 누웠고 소우연은 눈치를 보다가 결국 내의만 남긴 채 옷을 다 벗었다.

초가 꺼지자 방 안은 한 치 앞도 안 보일 정도로 어두워졌고 소우연은 더듬거리며 침대 위로 올라왔다.

소우연 전에 이육진과 혼사를 치렀던 여인들은 전부 간첩이기에 결국 이육진에게 살해된 것이다.

이육진은 소문처럼 무고한 생명을 함부로 죽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기에 그가 소우연에게 신음소리를 내라고 한 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유가 무엇인지 소우연은 아직 알 수 없었다.

이불을 덮은 소우연은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첫날밤처럼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별다른 생각 없이 기다리고 있던 이육진은 소우연의 신음소리를 듣자 머릿속에 갑자기 조금 전 소우연에게 그 물건을 잡혔을 때의 촉감이 떠올랐다.

순간 몸이 뜨거워진 이육진은 미간을 확 찌푸린 채 고개를 돌려 소우연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설마 내가 벗겨주기를 바라는 건가?”

소우연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럼 첫날밤 소우연이 잠들고 나서 이육진이 그녀의 옷을 전부 벗겼다는 뜻인가?

이런 추측에 소우연은 창피하기도 하고 분하기도 했지만 자신은 이미 회남왕비이기에 거절할 수도 없었다.

잠자리를 가지자고 해도 거절할 수 없는데 옷을 벗으라는 건 너무도 당연한 요구였다.

이불 속으로 숨어든 소우연은 옷을 전부 벗은 뒤 내의를 곁에 놔두려고 했지만 이육진이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소우연은 입술을 살짝 오므린 채 옷을 건넸고 이육진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의 옷을 바닥에 툭 던졌다.

가만히 누워있던 소우연은 옆에 있던 이육진이 본인 옷도 벗고 있는 게 느껴지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설마 합방하자는 뜻인가?

소우연은 너무 긴장해서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고 이불로 몸을 꼭 덮은 채 꿈쩍도 못했다.

“소리를 내.”

이육진이 옷을 벗으며 말했지만 소우연은 어둠속에서 이육진을 힐끔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싫은 거냐?”

이육진이 소우연에게 고개를 돌리자 화들짝 놀란 소우연은 다급하게 대답했다.

“아닙니다.”

그렇게 소우연은 다시 신음소리를 냈고 30분 뒤 이육진이 입을 열었다.

“그 정도면 됐어.”

소우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살짝 내쉬었다.

조금 뒤, 이육진은 이미 잠든 듯했지만 소우연은 이리저리 뒤척이며 쉽게 잠들지 못했고 머릿속으로 소설 내용을 곱씹어봤지만 소설 속에 이육진이 남자구실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은 언급되지 않은 것 같았다.

매일 소우연에게 신음소리를 내라고 한 것도 이육진이 합방을 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아니지. 조금 전에 목욕을 할 때 손에 잡은 물건이 분명 딱딱하고 컸는데 능력이 없을 리가 없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소우연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잠을 청하려고 했고 바로 이때, 이육진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더 내고 싶은 거야?”

“아, 아닙니다.”

“그럼 왜 아직도 안 자고 있는 것이냐?’

“지금 자려고 했습니다.”

이불을 손에 꼭 잡은 소우연은 바로 눈을 꼭 감았고 겁이 나서 꿈쩍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나서 몇 분 뒤, 소우연의 고른 숨소리가 귓가에 들리자 이육진은 그제야 서서히 눈을 떴다.

손을 뻗어 소우연 눈앞에서 흔들었지만 소우연은 전혀 반응이 없었고 이육진은 소우연에게 다가가 그녀의 머리카락에 코를 가까이 댔다.

그 향기가 확실하다.

그럼 그때 당시 남강에서 그를 구해준 사람이 소우연이 맞는 건가?

다음날.

하인들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온 정연은 바닥에 널브러진 옷들을 보자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은 채 하인들에게 방을 깔끔하게 치우라고 지시했다.

그리고는 이육진의 몸을 씻겨주었다.

“어마마마는 궁으로 돌아가셨느냐?”

“덕빈 마마께서는 오늘 아침 식사도 하지 않고 궁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왕야께서 깨시면 왕비님을 데리고 궁에 들어가셔서 주상께 인사를 드리는 게 맞다고 하셨습니다.”

이육진은 그저 피식 웃을 뿐 가겠다거나 가지 않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왕비는 어제 많이 피곤했으니 깨우지 말 거라. 그리고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 이상, 하고 싶다는 건 하게 놔두거라. 너희들이 잘 따라다니기만 하면 될 것이다.”

말을 마친 이육진은 휠체어를 끌고 본채를 나섰고 시녀들이 뒤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서있었다.

한편, 소우연은 침대에 누워 이육진이 한 말을 전부 듣고 있었다.

‘그럼 어젯밤 덕빈 마마에게 들려주기 위해 신음소리를 내라고 했던 건가?’

소우연은 한참 전에 깼지만 알몸 상태라 일어날 수가 없었다.

바퀴소리가 점점 멀어지자 소우연은 그제야 침대에서 조용하게 일어났고 인기척을 들은 정연이 얼른 다가와 물었다.

“일어나셨습니까?”

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정연은 소우연에게 입을 옷을 건넸다.

혼인 첫날밤과 어젯밤, 본채에서 신음소리가 꽤 크게 들렸고 오늘 아침 방에 들어왔을 때 옷들도 바닥에 잔뜩 널브러져 있었다.

이로써 정연은 마음속에 이번 왕비가 전에 시집온 왕비들과 다르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조금 전에 왕비를 깨우지 말라고 왕야께서 직접 명하셨으니 이건 왕야께서 왕비를 그만큼 아낀다는 뜻이다.

곁에 서있던 명심이 소우연에게 옷을 입혀주려던 그때, 정연이 한걸음 나섰다.

“내가 하겠다.”

그 말에 명심은 고개를 살짝 갸우뚱거렸다. 정연은 시녀들 중에서 신분이 가장 높은 시녀이며 지금까지 왕야 한 분만 모셨는데 왜 갑자기 왕비를 모시겠다는 것이지?

한편, 정연의 행동에 소우연은 뭔가 깨달은 것 같았다. 이육진이 그녀에게 신음소리를 내라고 한 건 그녀가 회남왕에게 총애 받는 여자라는 걸 이 집안 모든 사람에게 알려주려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 이육진은 소우연에게 그리 좋은 태도를 보인 적이 없는데 왜 소우연을 도와주려고 하는 걸까?

소우연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옷을 입고 세수를 마친 소우연에게 아침 식사가 준비되었다.

“왕야께서는 아침을 드셨느냐?”

소우연의 물음에 정연이 대답했다.

“왕야께서는 보통 서재에서 아침을 드십니다.”

그럼 이육진은 평소에 서재에서 밤을 보낸다는 뜻인가? 그래서 아침 식사를 서재에서 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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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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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lla Lee
잘보고있어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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