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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

Author: 소담결
last update Last Updated: 2026-03-04 23:28:13

“서아 씨, 루루가 ‘루시퍼’라는 건 알고 있죠? 지옥의 왕이라고요. 그런 존재를 노력하게 만들고 고생시키고 있다는 말이에요, 지금?”

“네, 맞아요. 금 나와라 뚝딱한다고 해결될 소원이 아니거든요.”

“대체 무슨 소원이길래…….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엘의 눈빛이 호기심으로 번들거렸다.

서아는 곤란한 듯 육수를 휘저었다.

“흠. 엘 씨한테 말한 거 알면 분명 엄청 날뛸 텐데.”

“오늘 우리 둘만의 비밀을 만들기로 했잖아요. 나 입 무거워요.”

“팰 과의 비밀을 당신한테 말하는 거니 이미 ‘둘만의 비밀’은 아니죠.”

‘쉽지 않네. 의리가 있다고 칭찬해야 하는 건가.’

엘은 혀를 내둘렀다.

“루루가 하는 일은 순리를 거스르는 일이에요. 결국 서아 씨와 루루, 둘 다 다치게 될까 봐 하는 말입니다.”

서아는 잠시 젓가락을 멈추고 엘을 응시했다.

“저를 걱정하는 건가요, 아니면 펠을 걱정하는 건가요?”

“둘 다요.”

서아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건 내 선택이에요. 어떤 결과를 맞이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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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 사랑해 줘   45화

    “서아 씨, 루루가 ‘루시퍼’라는 건 알고 있죠? 지옥의 왕이라고요. 그런 존재를 노력하게 만들고 고생시키고 있다는 말이에요, 지금?”“네, 맞아요. 금 나와라 뚝딱한다고 해결될 소원이 아니거든요.”“대체 무슨 소원이길래……. 더욱 궁금해지는데요?”엘의 눈빛이 호기심으로 번들거렸다.서아는 곤란한 듯 육수를 휘저었다.“흠. 엘 씨한테 말한 거 알면 분명 엄청 날뛸 텐데.”“오늘 우리 둘만의 비밀을 만들기로 했잖아요. 나 입 무거워요.”“팰 과의 비밀을 당신한테 말하는 거니 이미 ‘둘만의 비밀’은 아니죠.”‘쉽지 않네. 의리가 있다고 칭찬해야 하는 건가.’엘은 혀를 내둘렀다.“루루가 하는 일은 순리를 거스르는 일이에요. 결국 서아 씨와 루루, 둘 다 다치게 될까 봐 하는 말입니다.”서아는 잠시 젓가락을 멈추고 엘을 응시했다.“저를 걱정하는 건가요, 아니면 펠을 걱정하는 건가요?”“둘 다요.”서아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이건 내 선택이에요.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알면서도 선택했고, 후회하지 않아요. 펠을 만나고 제 삶은 정말 많이 변했어요. 아무 생각 없이 하루하루 버티던 인생이었는데, 요즘은 오히려 머리 아프고 피곤할 지경이라니까요? 악마에, 천사에, 초능력까지……. 그뿐인가요? 하늘을 날아보기도 하고, 전생을 기억하며 다섯 번이나 환생한 사람도 만났잖아요. 생각할 게 너무 많아 과부하가 걸릴 지경이지만, 나쁘지 않은 기분이에요. 비로소 내가 살아있음을 느껴요.”서아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했다.“저한테는 나쁘지 않은 거래예요. 혼자였던 내 주변에 펠도, 달봉 씨도, 그리고 당신도 생겼잖아요. 아마 펠과 계약하지 않았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죠.”“하지만 서아 씨는 그렇게 일찍 죽어야 할 사람이 아니에요.”“누가 일찍 죽는대요?”“네?”엘이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서아가 쐐기를 박듯 말했다.“제 계약기간은 무기한이에요. 10년 같은 시한부가 아니라고요.”“네에? 무기한이라고요? 루루가 그런 계약을?”“그리고

  • 날 사랑해 줘   44화

    서아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아, 엘의 목적은 결국 그거였구나. 영혼을 못 가져가게 막으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게 이런 거였어.’“처음부터 저한테 접근한 의도가 참 불순했군요.”“하하, 그렇게 느꼈다면 그렇다고 해두죠. 루루 덕분에 서아 씨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사실이니까요.”“그럼 더더욱 계약 내용은 말하지 않는 게 좋겠네요.”서아가 경계하며 몸을 문 쪽으로 붙이자, 엘은 그런 서아를 힐끗 보더니 씩 웃었다.“서아 씨는 감정이 표정에 다 드러나는군요. 그런 솔직한 매력 때문에 루루가 빠진 건가?”“펠이 저를 좋아한다는 것처럼 들리네요.”서아가 콧방귀를 뀌며 툴툴댔다.“아니에요?”엘이 진심으로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었다.“그냥 계약관계일 뿐인데, 정말로 믿으시는 거예요?”서아의 확신에 찬 대답에 엘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흠, 이런 쪽으로는 아주 둔한 건가? 이거 나한테는 꽤 유리한 상황일지도 모르겠네.’***톡. 톡. 톡.펠이 책상 위에 놓인 만년필 끝으로 규칙적인 소리를 내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호화로운 대표실의 공기가 그의 기분을 대변하듯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루루 님,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신가요?”차를 내오던 달봉이 넌지시 물었다.펠은 기다렸다는 듯 의자 등받이에 몸을 깊숙이 파묻으며 투덜거렸다.“휴, 맞아. 봉봉. 고민이 있지, 아주 큰 고민이 있어.”“대체 무엇이 루루 님을 이토록 심란하게 만드는 건가요?”“엘이 기어코 서아 옆에 끼어들었어. 아직 서아 마음도 제대로 사로잡지 못했는데, 그 자식이 옆에서 자꾸 알짱거린단 말이야.”“그것 참 곤란하군요. 미카엘 님은 한 번 마음먹으면 꽤 끈질긴 분이니까요.”“그러니까! 순진하고 착해빠진 서아가 그 영악한 놈한테 홀딱 걸려들까 봐 걱정이군. 그 녀석, 얼굴 하나는 쓸데없이 반반하잖아.”질투에 휩싸인 펠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잡혔다.달봉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조심스럽게 조언을 건넸다.“흠, 그러고 보니 최

  • 날 사랑해 줘   43화

    제자리로 돌아가는 펠의 뒤통수를 보며 서아는 속으로 삭혔다.‘하, 정말 힘들다. 나이를 헛먹었지, 아주. 몇백 년인지 몇천 년인지 산 할배들이 진짜……. 이럴 줄 알았으면 달봉 씨 연락처라도 알아둘걸.’이 난장판을 수습해 주던 달봉이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서아였다.“서아 씨, 다 씻어 놨어요!”“벌써요? 제가 보낸 지 1분도 안 된 것 같은데…….”“에이, 금방이죠. 이 정도는.”엘이 한쪽 눈을 찡긋하며 윙크를 날렸다.반짝거리는 컵들을 보니 물기 하나 없이 완벽했다.‘아…… 또 능력 썼네.’“정말이지, 조심성 없는 천사네요. 누가 보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요?”“하하!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그런 의미로 우리, 밝은 낮에도 한 번 만날까요?”“예? 갑자기 왜요?”‘그런 의미라니. 저는 아무 의미도 부여하지 않았습니다만.’서아의 당황스러운 반응에도 엘은 능청스럽게 다가와 목소리를 낮췄다.“우리도 우리만의 비밀을 만들기 위해서?”“딱히 엘 씨랑 만들 비밀 같은 건 없을 것 같은데요.”“글쎄요. 일단 만나요. 그러면 알게 되겠죠. 그게 비밀이 될지, 아니면 더 특별한 무엇이 될지.”“……고민해 볼게요.”서아는 일단 상황을 회피하듯 대답했다.한편, 멀리 떨어진 좌석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펠은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둘이 왜 저렇게 딱 붙어있는 거야? 도대체 무슨 얘길 하는 거냐고!’당장이라도 달려가 엘의 뒷덜미를 낚아채 서아에게서 떼어놓고 싶었지만, 사장님이 CCTV를 보고 있다는 서아의 경고 때문에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펠은 애꿎은 마우스를 꽉 쥔 채, 다리만 달달 떨며 타오르는 질투심을 삼켰다.***약속 시간은 토요일 오전 11시 50분.서아는 결국 엘과 점심을 먹기로 한 장소에 서 있었다.일하는 내내 강아지처럼 눈을 반짝이며 낮에 만나자고 조르는 엘을 차마 뿌리치지 못한 탓이었다.‘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부른 걸까. 혹시 계약 내용을 캐물으려는 건가? 펠이 저렇게까지 싫어하는데 왠지 말하기가 껄끄럽단 말이

  • 날 사랑해 줘   42화

    서아는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내내 끓어오르는 화를 꾹꾹 눌러 담고 있었다.원인은 양옆에 포진한 비현실적인 존재들이었다.엘은 천사의 능력을 아주 효율적으로 사용 중이었다.손가락을 딱! 하고 튕기기만 하면 라면 물이 오차 없이 맞춰지고, 음료 트레이가 공중을 둥둥 떠다니며 빈자리를 치웠다.반면 펠은 구석 단골 좌석에 앉아 눈을 부릅뜨고 그 광경을 감시하고 있었다.“하아…… 엘.”결국 서아가 참다못해 엘을 불러 세웠다.“네, 서아 씨? 시키실 일이라도 있나요?”“여기 CCTV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다는 거, 알고 계신 거죠?”“그럼요. 왜요? 누가 서아 씨를 괴롭히나요? 당장 혼내줄게요.”“네! 당신이요! 바로 당신이 문제라고요!”서아가 낮게 소리를 지르자 엘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네? 전 그저 서아 씨 편하게 해주려고 열심히 일만 하고 있는데요?”“그 일 때문이잖아요! 냄비랑 쟁반이 허공을 날아다니는 게 녹화되면 어쩌려고 그래요? 나중에 사장님이 돌려보다가 ‘아, 우리 알바생 천사대 씨는 초능력이 있구나! 짠~ 놀라셨죠?’ 이러면 해결될 문제냐고요!”“아하! 그렇겠네요. 미안해요, 서아 씨.”엘이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사과했다.그 무해한 미소에 서아는 맥이 탁 풀렸다.‘아, 저렇게 웃어버리면 화를 더 낼 수가 없잖아.’“그, 앞으론 손으로 직접 해요, 직접. 알았죠?”“네, 네. 그럴게요. 서아 씨가 곤란해지는 건 저도 싫으니까요~”엘이 콧노래를 부르며 걸레를 집어 든 순간, 서아의 모니터 하단에 알림이 띠링 하고 울렸다.[둘이 사이좋게 시시덕거리지 말고, 일이나 해.]‘하, 진짜. 피시방 메신저로 사적인 메시지 보내지 말라고!’서아는 핸드폰을 꺼내 펠에게 문자를 쏘아붙였다.[너 진짜 백수지? 내일 출근 안 해? 3주 동안 따라다녔으면 됐지, 왜 또 일주일이나 더 출근 도장을 찍는 건데?]문자를 확인한 펠이 의자를 박차고 카운터로 성큼성큼 다가왔다.“서아. 너 지금 우리 봉의 능력을 무시하는 거야?”“무슨

  • 날 사랑해 줘   41화

    “최 비서님, 이모리 실장님께서 행사장에 오셨는데 비서님도 확인하러 가보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일단 주방장에게 음식 리스트랑 쇼 콘셉트는 전달해 두었습니다만.”호텔 직원의 보고에 서류를 살피던 달봉의 고개가 번쩍 들렸다.“아, 가봐야죠. 고생하셨습니다. 다녀올게요.”달봉은 서둘러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평소보다 급한 발걸음으로, 행사장으로 향하던 그는, 정작 목적지인 홀이 아닌 호텔 로비 한복판에서 멈춰 섰다.그곳에는 그레모리가 아스모데우스와 날 선 목소리로 티격태격하고 있었다.“모리 님!”달봉이 다가오자, 그레고리가 구원투수라도 만난 듯 반색하며 그의 팔을 붙잡았다.“아, 봉! 마침 잘 왔어. 너 루루 없다고 호텔 관리 이렇게 할 거야? 어디서 이딴 걸 로비에 출입시켜?”이딴 거라고 지칭된 아스모데우스의 미간이 험악하게 뒤틀렸다.그는 먹잇감을 노리는 뱀처럼 서늘한 눈빛으로 그레모리를 쏘아보았다.“이딴 거? 72악마 중 56번째 하위 악마 주제에, 감히 32번째인 나에게 막말을 해?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 그레모리. 지옥의 왕께서 널 끼고 도니까 그나마 참아주는 거라고. 그렇다고 그걸 믿고 이렇게 까불면 안 되지. 안 그래?”아스모데우스의 안구 전체가 검게 물들며 살벌한 기운을 내뿜자, 그레모리는 움찔하며 달봉의 뒤로 몸을 숨겼다.달봉은 물러서지 않고 아스모데우스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내며 입을 열었다.“아스 님, 진정하십시오. 여기서 소란 피우신 걸 루루 님이 아시면 당장 이곳으로 찾아오실지도 모릅니다.”아스모데우스의 시선이 달봉에게로 옮겨갔다.비릿한 비웃음이 그의 입가에 걸렸다.“야, 인간. 너도 루루 믿고 적당히 까불어. 집사 주제에 어떻게 매번 전생을 기억하고 태어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마다 루루를 찾아오는 것도 다 너 편히 살자고 그러는 거 모를 줄 알아? 얌체 같은 자식. 그 덕에 아무것도 아닌 네가 호의호식하며 살고 있는 거잖아. 빌붙어 사는 기생충 같은 놈!”아스모데우스는 가차 없는 폭언을 내뱉고는 그대로

  • 날 사랑해 줘   40화

    펠이 마치 심문이라도 하듯 다급하게 묻자, 서아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응? 그냥 별거 없었어. 성격이 어떤지, 형제가 있는지, 좋아하는 스타일이 뭔지 뭐 그런 평범한 것들이었어.”“정말 그게 다야? 다른 꿍꿍이는 없었고?”“다른 뭔가가 더 있어야 해? 왜 그렇게 예민하게 굴어?”“아, 아니! 그건 아니고…….”펠이 당황하며 시선을 피하자, 이번에는 서아가 벼르고 있던 질문을 던졌다.“그…… 모리라는 여자가 어제 온다던 그 손님이었어?”“응? 아, 응. 와인을 사 왔더라고. 사업적인 일로 속상한 일이 있다고 혼자 진탕 마시더니 그대로 뻗어버렸어. 어쩔 수 없이 손님방에 재웠을 뿐이야.”“네가 방으로 데려다줬어?”서아의 눈동자가 날카롭게 빛났다.“뭐? 당연히 우리 봉이 잘 데려다 재웠지! 내가 왜 그런 귀찮고 성가신 일을 해!”“아, 그래? 그렇구나.”그제야 서아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꽉 조여있던 마음이 한순간에 느슨해지는, 안도감이 섞인 미소였다.하지만 펠은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는지 핸들을 가볍게 내리쳤다.“너야말로 그 자식이랑 계속 같이 일할 거야?”“내가 그만둘 이유는 없잖아. 일도 잘 가르쳐줬고, 딱히 불편한 것도 없었어.”“그럼, 그 자식을 잘라! 당장 사장한테 전화해서 그만두게 하라고.”“내가 사장님도 아닌데 무슨 수로 잘라? 하여튼 성질하고는.”“싫어! 너랑 그 자식이 단 1분 1초도 붙어있는 거 싫단 말이야!”펠의 고집스러운 외침이 좁은 차 안을 가득 채웠다.서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너 진짜 완전 억지다. 초등학생도 아니고.”“억지 부려도 상관없어! 그 녀석은 안 돼. 절대로 안 된다고!”펠은 씩씩거리며 액셀을 밟았다.질투라는 감정이 악마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었지만, 정작 펠 본인은 그것이 얼마나 유치하고 노골적인지 전혀 깨닫지 못하는 눈치였다.그 옆에서 서아는 창밖을 보며 슬며시 올라가는 입꼬리를 감추느라 애를 먹어야 했다.***그레모리의 패션 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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