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나는 그에게 내 사람들을, 내 지위를, 그리고 내 목숨을 맡겼다. 그는 그 셋을 모두 파괴했다.” 루시아 에버턴은 인류의 마지막 불씨를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싸웠다. 알파 리스 매독스가 인간과 늑대 사이의 평화를 제안했을 때, 그녀는 그의 루나가 되는 것만이 자신의 사람들을 멸종으로부터 구할 유일한 길이라 믿었다. 그녀의 판단은 틀렸다. 리스가 원한 것은 평화가 아니었다. 그가 원한 것은 지배였다. 루시아는 인류가 기꺼이 무릎을 꿇게 만들기 위한 하나의 상징에 불과했다. 진실을 알게 된 순간, 리스는 남부 도시를 폐허로 만들고, 그녀가 사랑하는 모든 이를 살해하고, 그녀가 늑대들에 맞서기 위해 직접 개발한 항변신 화합물로 그녀를 죽였다. 그런데 루시아가 눈을 떴다.
Ver más루시아의 시점
컵이 내 손에서 떨어져 바닥에 산산조각 났다. 그 소리에 리스와 캐시가 벌떡 떨어졌다. 아직도 키스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채로. “대체 무슨 짓이야, 리스?!” 나는 방으로 뛰어들며 소리쳤다. “루시아, 잠깐만,” 그가 바지를 여미며 말했다. “설명할게–” “무슨 설명?! 방금 네 거시기가 다른 여자 손에 들려 있는 걸 봤잖아.” 나는 캐시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넌, 이 창녀–” 문장을 끝맺기도 전에 뺨을 강타하는 손바닥에 말이 끊겼다. 나는 뒤로 휘청이며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당신이…지금 나를 때린 거야?” 리스의 호박색 눈이 분노로 타올랐다. “감히 캐서린을 창녀라고 불러?” “나는 당신의 아내이고, 당신의 루나야,” 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깊은 고통을 목소리에 담아 말했다. “그런데 다른 여자 때문에 나를 때리겠다고?” 리스는 미간을 손가락으로 꼬집었다. 그러다 갑자기 그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등골이 서늘해지는 웃음이었다. “아내? 루나?” 그가 비웃는 투로 말했다. “설마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던 건 아니겠지, 루시아.” “무슨 소리야?” 그는 마치 쇼 진행자처럼 방 안을 활보하기 시작했다. “너도 한때는 지도자였잖아. 전략적 결합이 얼마나 유용한지 알지 않아? 반란군의 수장 본인과 결혼하는 것보다 인간들 내부에 침투하는 더 빠른 방법이 어디 있겠어?” 내부 침투? 그가 하는 말을 이어 맞추려 애쓰는 동안 내 손이 떨렸다. “리스, 전쟁은 없어. 우리 결혼이 그걸 확실히 했잖아.” 그가 눈 깜짝할 사이에 내 앞으로 달려들었다. 그의 눈이 광기로 빛났다. “내가 거짓말을 했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안 해봤어?” 멀리서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뒤이어 날카로운 비명이 공기를 가득 채웠다. 소리는 남쪽에서 들려왔다. 인간들이 사는 그 남쪽에서. “안 돼!” 나는 비명을 질렀다. “당신이 말했잖아…우리가 합의했잖아. 내가 당신에게 나 자신을 바쳤어. 그들을 죽이지 않겠다고 했잖아.” 그의 손바닥이 다시 나를 강타해 바닥으로 쓰러뜨렸다. 그 과정에서 그의 발톱이 내 뺨을 할퀴었다. 피가 내 얼굴 옆을 타고 흘러 바닥에 떨어졌다. “인간들과 합의?” 그가 혐오스럽다는 듯 내뱉었다. “우리 늑대들이 어떤 존재인지 알기나 해? 저급한 것들과 공존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자기야,” 캐서린이 침대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녀가 자기 백성에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어때?” 리스는 그녀를 내 앞에서 끌어안으며, 오 년 동안 나에게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것도 저년에겐 과분한 거야.” “아니, 자기 여기 있는 동안 자기 백성이 어떻게 살았는지 직접 봐야 해.” 나는 둘 사이를 번갈아 보며 숨이 막혔다. “두 사람 지금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목이 쉬어 있었고, 말을 할 때마다 턱이 욱신거렸다. 리스는 한숨을 내쉬더니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한 번도 들어가본 적 없는 복도로 나를 끌고 갔다. 나 같은 인간은 절대 열 수 없는 커다란 철문 뒤에 있는 방으로 그가 나를 데려갔다. “봐,” 그가 내뱉으며 나를 방 한가운데로 내던졌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화면들. 남쪽 전역을 촬영하는 카메라들. 정중앙에는 내가 살던 곳이 있었다. 내 남동생 다니엘, 인간들의 새 지도자가 된 그가 전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벙커 안에 앉아 있었다. 화면 하나에서 또 다른 폭발이 일어났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기어갔다. “안 돼! 제발, 리스. 멈춰.” 나는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들은 죄 없는 사람들이야. 나를 죽여. 제발, 그들만은 살려줘.” 잔인한 비소가 그의 입가에 번졌다. “1구역을 조준해,” 그가 시선을 내게 고정한 채 부하들에게 말했다. 1구역. 다니엘. 나는 폭탄을 조종하는 남자에게 몸을 던져 그의 팔에 이빨을 박아 넣었다. 다른 남자가 나를 붙잡았고 나는 그를 발로 걷어차며 가진 모든 것을 다해 싸우고 발버둥쳤다. 하지만 그들은 늑대였다. 모든 면에서 생물학적으로 우월한 존재들. 그들이 나를 제압하고 리스와 캐시 앞에 무릎 꿇리는 데는 단 몇 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루시아, 그렇게 계속 움직이면 팔이 부러질 거야. 늑대들은 자기 힘을 잘 몰라서.” 캐시가 그 말을 하는 순간, 리스가 나를 누르고 있는 늑대들을 바라보았다. 내 두 팔이 제자리에서 꺾여 나갔다. 고통이 눈앞을 새하얗게 만들 지경이었다. 정신을 유지하려는 안간힘에 시야가 빙글빙글 돌았다. 리스의 손이 내 목을 감싸 쥐고 화면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나는 미사일이 허공을 가로질러 1구역에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 안에 있던 모든 사람과 함께 벙커가 산산이 부서졌다. 내 몸에서 모든 힘이 빠져나갔다. 모두 사라졌다. 내가 삼 년 전 조약에 대한 충성을 증명하기 위해 리스에게 넘겨준 무기 설계도로 만들어진 무기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이 모든 세월 동안, 남쪽은 가난 속에서 살아왔다. 가슴이 아팠지만 나는 리스의 말을 믿었다. 인간들을 돕기 전에 먼저 늑대인간 왕조를 세워야 한다는 그의 말을. “그리고 나는 당신을 믿었어,” 내 입에서 미친 웃음이 흘러나왔다. 우리는 결혼을 했으니까. 계약의 양쪽을 모두 이행할 긴 세월이 우리 앞에 남아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나는 당신을 믿었단 말이야!” 내 비명이 방 안에 메아리쳤다. 폭격은 멈춰 있었다. 남쪽 전체가 이제 재로 변해 있었다. “기분이 어때? 이 모든 게 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야, 루스,” 리스가 낮고, 심지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내 백성을 죽인 건 나였다. 나의 어리석음이 그들을 죽인 것이었다. “나를 죽일 거야?” 내가 조용히 물었다. 멍청한 질문인 걸 알면서도. 그가 죽이지 않는다 해도, 나에겐 살아갈 이유가 없었다. 친구도 없고. 가족도 없고. 다니엘. 눈물 한 방울이 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엄마가 너를 내게 맡겼는데 내가 실패했어. “네가 기여한 것들을 생각해서, 고통 없이 갈 수 있도록 해주지,” 리스가 주머니에서 병 하나를 꺼내며 말했다. “네 화합물은 정말 훌륭했어. 내 부하들이 다른 종도 죽일 수 있도록 수정하면서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거든.” 나는 그 병을 바라보았다. 알약 하나하나가 늑대를 죽이기 위한 십이 년의 연구였고, 나는 그것을 그에게 넘겨줬다. 나는 정말 바보였다. “직접 실험해 보는 게 낫겠지. 입 벌려,” 리스가 말하며 내 턱을 억지로 벌려 알약 두 개를 목구멍 안으로 밀어 넣었다. 알약은 빠르게 작용했다. 피가 내 입과 코와 눈과 귀에서 흘러내리며 눈물과 뒤섞였다. 나의 연구가 이런 식으로 변질되리라고는. 나는 앞으로 쓰러지며, 세상이 암흑으로 변할 때까지 리스와 그의 모든 늑대들을 저주했다.루시아의 시점연구실에 들어서는 순간, 내 코가 역겨움에 절로 찌푸려졌다.나는 뒤로 물러서며 손으로 코를 막았다. "이게 대체 무슨 냄새죠?" 나는 그들에게 물었다.리스가 내 뒤에서 앞으로 나서며 짜증스럽게 방 안을 훑어봤다. "대체 무슨 일이야? 우리가 도착할 준비를 하라고 다들 일러뒀을 텐데!"리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연구실 안쪽에서 폭발음이 들려왔다. 라이언이 내 앞을 막아서며 자신의 몸으로 나를 가린 채 상황을 파악하려 했다.나는 눈을 굴리며 그를 밀치고 앞으로 나섰다. "방독면이랑 장갑 좀 가져다줘요."세 남자 모두 내가 마치 라틴어라도 한 것처럼 나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라이언이 먼저 정신을 차리고, 우리 곁을 급히 지나가던 연구실 직원 한 명을 붙잡았다."그녀한테 방독면이랑 장갑 가져다줘," 그가 명령했다. 그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원래 가려던 곳으로 서둘러 달려갔다.그녀가 방독면을 들고 돌아왔다. 나에게 그것을 건네는 순간, 그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제야 내가 인간이라는 걸 알아챈 것이었다.그녀의 손이 즉시 뒤로 물러났다. "이 더러운…대체 어떻게 여기 들어온 거야?"내 눈썹이 치켜올라갔고 나는 코웃음을 쳤다. 전생에서도 이 사람들에게 받았던 것과 똑같은 대우였다.내가 그들보다 지적으로 얼마나 우월한지 아무리 거듭 보여줘도, 나는 계속 무시당하고 쓰레기 취급을 받았다.이번에는 그 어떤 헛소리도 참아줄 생각이 없었다. 하물며 자기네 반응로 하나 제대로 관리 못 하는 연구실의 하찮은 인턴 따위에게는 더더욱.나는 그녀의 손에서 방독면을 낚아채 그녀를 지나쳐 초록색 연기가 가득 찬 곳으로 들어갔다.이 연구실에는 워낙 자주 드나들었기에 구조를 손바닥 보듯 훤히 알고 있었다. 어느 반응로에 문제가 생겼는지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에버딘에 왔을 때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이 바로 이 기본 설비를 우리의 작업량을 감당할 수 있도록 재설계하는 것이었다.연기가 자욱한 와중에도 그들은 자기들 사이에 낀 '더러운' 인간의
루시아의 시점전생에 노던팽에 처음 도착했을 때, 내 계획은 단순했다. 리스에게 잘 보이고, 그가 아무리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와도 전부 받아들이는 것.그 당시 인간들에게는 늑대와의 전투에서 버텨낼 방법이 전혀 없었기에, 나는 내 사람들을 살릴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붙잡으려 절박했고, 그래서 조약이라는 생각에 덥석 뛰어들었었다.리스는 그 절박함을 쉽게 알아챘고, 이를 이용해 사우스시티가 땅을 정화할 때 쓰던 공식을 노골적으로 요구해왔다.그것이 아무리 기밀이었어도, 나는 그것을 그에게 넘겼다. 특히 그가 사우스시티에 일 년 치 식량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나는 노던팽을 떠나는 트럭들을 바라보며, 내가 옳은 일을 했다는 희망과 확신을 마음에 품었었다. 하지만 약속된 곡물이 사우스시티에 온전한 양으로 도착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다.이제 이곳에 다시 있는 지금, 나는 나와 내 도시가 마땅히 받아야 할 모든 것을 낱낱이 받아낼 작정이었다. 전생에서 우리가 겪은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리스는 마치 내가 터무니없는 요구라도 한 것처럼 나를 쳐다봤다. "이곳은 우리의 땅이야. 우리가 농지를 당신에게 넘기길 기대할 수는 없어.""왜 안 되죠?" 나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 "어차피 당신들에게는 쓸모도 없잖아요. 지난 몇 달 동안 병력을 수도 없이 잃었는데. 그 넓은 땅을 경작할 만한 인력이라도 남아 있나요?"리스의 턱이 굳어지는 걸 보고, 나는 정곡을 찔렀다는 걸 알았다.늑대들이 가진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그들의 숫자였지만, 동시에 그것이 문제이기도 했다. 그들의 체계 안에서는 모든 늑대 하나하나가 관리 대상이었고, 각자 엄격히 정해진 일을 맡아야 했다.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짧은 기간에 수천 명의 병력을 잃었다면, 채워야 할 직무상의 공백이 엄청나게 많을 것이고, 그걸 메우려면 전체 체계를 다시 짜야 하는, 몇 달이 걸리는 작업이 필요할 터였다.나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리스는 내 어깨너
루시아의 시점상황이 이렇게 심각하지만 않았다면, 나는 웃음을 터뜨렸을지도 모른다.만약 누군가 카스피안의 말을 들었다면, 그가 전쟁에 지친, 도덕적으로 아주 고결한 인물이라고 착각했을지도 모른다.나는 그가 자신의 실험을 위해 순전히 혈액 공급용으로 쓰려고 인위적으로 천상의 공작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조차 아직 꺼내지도 않았다.그런데도 그는 뻔뻔하게 이곳까지 와서 전쟁을 끝내자고 제안하고 있었다. 마치 사우스시티가 애초에 전쟁을 일으킨 쪽이라도 되는 것처럼.이십 년도 더 전, 늑대들이 나라 전역에 일제히 들이닥쳤을 때, 인간들은 그저 스스로를 지키고 있었을 뿐이었다. 며칠 만에 상당수의 인구가, 정확히 무엇이 자신들을 죽였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목숨을 잃었다.그 이후 그들은 옛 나라의 주 전체를 점령해나갔고, 살아남은 인간들에게 노예가 되거나, 실험 대상이 되거나, 보이는 즉시 죽여야 할 도망자가 되는 선택지를 강요했다.사우스시티가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던 건 오직 내 부모님과, 종말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내 세대를 안전하게 키워내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수십 명의 다른 병사들 덕분이었다.전생에서 나는 어머니의 희생을 짓밟고 스스로를 늑대들에게 바치는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었다.그저 쉬운 탈출구를 찾고 있었을 뿐이었다. 나 자신과 어머니의 유산을 늑대들에게 내어주면, 그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움으로 내 사람들만은 살려줄 거라 생각했다.죽이고 번식하려는 욕망의 노예에 불과한 그 진짜 괴물들에게서 인간성을 기대했던 나 자신이 어리석었다.이번 생에서는 그들이 먼저 조약을 제안하기로 했으니, 나는 마땅히 받아야 할 것, 그리고 그 이상을 되찾을 작정이었다.내가 그들의 후계자를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사우스시티가 그들에게 무너질 거라 생각한다면, 계속 꿈이나 꾸라지."그리고 제가 왜 거기에 동의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그들에게 맞섰다. "사우스시티가 조금이라도 당신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나는 다리를 꼬았다. "굳이 말하자면, 지금
루시아의 시점에밀리아가 나이 든 남자에게 매달려 눈물을 펑펑 쏟고 있었다."저 여자는 나가야 해요! 나가야 한다고요! 상관없어요. 저 여자는—""에밀리아, 이 늦은 밤에 너무 크게 소리 지르네. 늑대들은 서로를, 그리고 그 예민한 청각을 좀 더 배려할 줄 알았는데," 나는 계단을 내려오며 말했다.리스는 그 남자 옆 의자에 앉아 있었고, 두 사람 모두 나를 바라보았다. 내 냄새를 맡은 순간, 두 사람의 눈이 동시에 어두워졌다.일부러 나는 샤워를 하지 않았다. 그저 몸을 대충 헹구고 얇은 잠옷 하나만 걸쳤을 뿐이었다.그래서 지금 내 몸에는 라이언의 체취와, 그 어떤 늑대 남자도 거부하기 힘든 짙은 정사의 냄새가 배어 있었다.늑대들에게 매력적으로 여겨지는 여자의 요소는 몇 가지 있었다. 얼굴, 몸매, 집안의 생식 능력에 대한 내력, 침실에서의 능력에 대한 소문.하지만 캐서린 덕분에 내가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바로 이것이었다. 섹스를 마치 자신의 피부처럼 자연스럽게 두르고 다니는 여자.그리 이상적인 정체성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늑대들은 그런 여자를 존중했다. 그래서 캐서린이 그저 첩 신세에 불과했음에도 무리 안에서 그토록 높은 지위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당시 직함은 내가 가지고 있었지만, 정작 모두가, 심지어 무리를 찾는 외부인들조차 캐서린을 루나처럼 대했다.늑대들이 스스로 짐승처럼 굴기로 작정했다면, 나 역시 그들의 본능을 이용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어차피 그들이 감히 제 관심을 행동으로 옮겨 나를 건드릴 리도 없었다. 나는 라이언의 여자였으니까.리스조차 내 앞에서는 처신을 조심해야 할 터였다."이 늦은 밤에 내 침실로 뛰어든 이유가 뭐지?" 나는 그녀 맞은편 소파에 앉으며 에밀리아에게 물었다. "아니면, 혹시 뭔가 보고 싶었던 거야? 관음증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에밀리아의 얼굴이 위험할 정도로 토마토처럼 붉어졌다. "이 집에서 네 분수를 아는 게 좋을 거야. 라이언이랑 내가 결혼하면, 그때는—"나는 코웃음을 치며 손으로
루시아의 시점내 등이 세게 바닥에 부딪히며 숨이 막혔다.나는 이를 악물고 억지로 몸을 일으켜 앉았다.캐시가 팔을 움켜쥐며 억지로 내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폭탄의 충격으로 생긴 긴 흉터가 그녀의 얼굴을 가로질렀다. 아물 기미가 없었다.“죽여,” 캐시가 내게 살기등등한 눈빛을 쏘아보내며 쉿 소리를 냈다.“그게 현명한 생각일까요? 알파가 방금 나한테 결혼을 제안했잖아요.”그녀가 잠시 주춤하더니 이내 눈빛이 굳어졌다. “묶어.”연막탄과 총알에 쓰러지지 않은 늑대들이 굵은 밧줄로 나를 묶었다.그 중 하나가 나를 비웃으며
루시아의 시점누군가 내 얼굴에 물을 끼얹자 나는 컥컥거리며 잠에서 깼다.몸을 일으켜 앉아 낯선 숲 초록빛 눈 한 쌍을 응시했다. “넌 대체 누구야?” 나는 쏘아붙였다.그의 얼굴이 혐오스럽다는 듯 일그러졌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고맙다고 해야 하지 않나요.”나는 몸통을 감은 밧줄을 잡아당겼다. “요즘 납치범들은 꽤 흥미롭네. 예의까지 차리다니.”그가 비웃으며 몸을 바로 세웠다. “당신 같은 종류의 목숨을 구해주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야.”당신 같은 종류?목덜미의 털이 곤두섰다. “당신은 뭐야?”“크리스마스 과거의 유
루시아의 시점“죽는 줄 알았잖아,” 다니엘이 내 어깨에 얼굴을 파묻으며 울부짖었다.나는 눈을 굴리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거봐. 괜찮잖아. 다 괜찮아.”피터가 백미러를 통해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내가 물었다.“루시아, 좀 달라진 것 같아서요.”피터가 눈치채지 못했다면 오히려 실망했을 것이다.“왜 그렇게 생각해요?”“불과 며칠 전만 해도 늑대인간들과 동맹을 맺는다는 생각에 그렇게 들떠 있었잖아요. 잘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전쟁을 하러 간 줄 알았을 거예요.”나는 피식 웃었다. “지금 우
루시아의 시점“루시,” 누군가 노래하듯 내 이름을 불렀다.문이 벽에 쾅 부딪혔다. 나는 벌떡 일어나 총을 겨눴다.다니엘이 서서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잠깐. 다니엘?기억들이 너무나 빠르게 밀려들어 머리가 빙글빙글 돌았다.리스. 캐시. 폭발들 그리고…내 죽음.나는 죽었다. LP-124 알약의 영향으로 장기가 터지면서.내 손이 얼굴로 날아갔다. 피가 없었다. 몸 어디에도 통증 하나 없었다.“루시아?”“다니엘!” 나는 외치며 그를 끌어안았다.벙커 1이 무너지고 침몰하던 장면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자 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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