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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作者: 작은춤결
이해되지 않으면 더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이제 내 인생을 상관없는 사람들에게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공부와 호람시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 체크리스트를 채우는 일로 바빴다.

떠나기 전날, 나는 해피랜드에 갔다.

그곳에서 또 주서언과 임지영을 마주쳤다.

“채영 씨, 또 미행 온 거예요?”

임지영은 정말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채영 씨가 서언이를 사랑한다면, 서언이한테는 우정이 먼저고 사랑이 그다음이라는 걸 받아들여야죠. 우리는 친구끼리 놀러 나온 것뿐이니까 오해 좀 그만해요.”

또 같은 방식이었다.

매번 이렇게 은근한 말로 나를 밀어붙여 무너지게 했다.

나는 상대하기도 귀찮아 돌아서려 했다.

주서언이 나를 불렀다.

“만났으니 같이 다녀.”

나는 잠깐 놀랐다가 곧 이해했다.

이 남자의 갑작스러운 관심이 늘 사랑인 것은 아니다.

가끔은 죄책감일 뿐이다.

주서언과 임지영의 그 키스는 어쨌든 선을 넘었다.

“서언아, 나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

임지영이 주서언을 보내고 나자, 곧바로 차가운 눈으로 나를 보았다.

“채영 씨도 진짜 끈질긴 것 같아요. 서언이가 남으라고 한 건... 그냥 채영 씨가 불쌍해서... 서언이가 진짜 사랑하는 사람은 나고요.”

나는 그제야 궁금했던 걸 물었다.

“친구일 뿐이라면서, 내 남편이 누구를 사랑하든 왜 신경 써요?”

임지영이 코웃음을 쳤다.

“예전의 서언이는 내 눈에 안 찼어요. 그런데 이제는 이렇게 잘났잖아요. 나랑 어울릴 정도로 성장하고 발전했죠.”

“채영 씨처럼 매달리면 남자들이 귀하게 여기겠어요? 이렇게 잡힐 듯 말 듯해야 평생 나한테 미쳐요.”

“오늘이 협의이혼 확인 기일인 거 알아요. 조금 뒤 얌전히 가서 절차 마무리해요. 안 그러면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보여 줄 테니까요.”

나는 임지영이 말한 수단을 보기도 전에, 주변 사람들이 술렁이는 소리를 들었다.

줄을 서던 남자 둘이 시비가 붙어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건장한 몸들이 빠르게 이쪽으로 밀려왔다.

멀지 않은 곳에서 주서언이 아이스크림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영이야!”

주서언은 눈에 초조함을 가득 담고 달려왔다.

아주 짧은 사이, 내 옆에 있던 임지영이 주서언의 품에 안겨 옆으로 피했다.

나는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고, 이마에 흐르는 따뜻한 피 때문에 시야가 흐려졌다.

알고 보니 주서언이 부른 ‘영이’는 ‘채영’이 아니라 ‘지영’이었다.

나는 진작 알아야 했다.

그리고 혼자 병원에 가서 상처를 꿰매고 나왔을 때, 주서언이 급히 달려왔다.

주서언은 조수석 문을 열더니 다짜고짜 나를 태웠다.

“방금 지영이가 피를 보고 쓰러졌어. 지영이 안정시키고 최대한 빨리 왔어.”

신호등 앞에서 차가 멈췄다.

주서언은 손가락으로 핸들을 두드리다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그동안 내가 널 외롭게 한 건 맞아. 그런데 방금 네가 다친 걸 보고 알았어. 나한테 제일 중요한 사람은 지영이가 아니라 너야.”

“영이야, 우리 가정법원에 가서 신청 취소하자. 앞으로는 너 상처받게 하지 않을게.”

상처가 욱신거렸고, 나는 머리가 멍했다.

주서언이 마침내 나를 선택하겠다고 했다.

그 ‘영이야’는 드디어 나를 부르는 말이었다.

예전의 나라면 기뻐서 울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나는 위험한 때를 잊지 못한다.

주서언이 다급하게 달려가 보호했던 사람은 내가 아니었다.

“너무 좋아서 넋이 나갔어?”

주서언은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저녁에 너한테 또 하나 서프라이즈를 보여 줄게. 네가 계속 갖고 싶어 하던 거야.”

과연 그럴까?

하지만 주서언, 지금 내가 원하는 건 너를 떠나는 것뿐이다.

차가 가정법원 앞에 멈추자마자 주서언의 핸드폰이 울렸다.

임지영 전용 벨 소리였다.

[서언아, 누가 나를 따라오는 것 같아. 너무 무서워...]

주서언은 잠깐 망설였지만, 결국 서류와 신분증을 내게 쥐여 주었다.

“너 먼저 들어가서 취소 신청해. 나 금방 올게. 지금은 그냥 친구로만 생각해. 날 믿어.”

“그래.”

나는 평온하게 대답했다.

마치 이것이 우리가 보는 마지막이 아닌 것처럼.

나는 가정법원에서 협의이혼 의사 확인을 끝내고, 곧바로 구청에 신고했다.

혼인관계증명서에 이혼이 기재된 것을 확인한 뒤, 나는 지난 7년간 살았던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한때 집이라고 믿었던 곳.

하지만 천천히 나를 가둔 족쇄가 된 곳.

나는 마지막으로 둘러보았다.

한동안 서 있다가, 주서언 몫의 서류 사본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 옆에는 USB 하나를 두었다.

주서언에게 주는 내 마지막 선물이었다.

어쩌면 선물이 아니라 재앙일지도 몰랐다.

그 안에는 임지영의 역겨운 진짜 모습뿐 아니라, 주서언이 그동안 빠르게 승진한 ‘비밀’도 담겨 있었다.

떠난다고 해서 두 사람을 용서할 생각은 없었다.

그 두 사람을 그냥 놓아준다면, 10년 동안 속고 아파했던 나에게 너무 미안하지 않은가?

어둠이 내리기 전, 나는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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