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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루시아의 흠

Author: 도수정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5-11 02:40:16

거리감을 두는 그 호칭에 어쩐지 쓸쓸해진 마리아가 공작에게 부러 더 친하게 아는 체했다. 넓은 궁에서 황제가 후궁을 들였다는 소식을 시녀에게 전해 듣고 나면 자신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던 데미안의 제비꽃 눈동자가 종종 그립곤 했다. 그래서 무도회에서 만나면 그에게 꼭 인사를 건넸고 어쩐지 창백하고 무표정하게 저를 지켜보는 공작부인에게도 몇 번 아는 체를 했지만 결국 친해지지는 못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들었어요. 너무 유감이에요.”

그녀의 귀에도 들어간 것 같았다.

아내 간수도 못하는 남자. 마리아의 앞에서 자존심을 구긴 것 같아 어쩐지 스스로가 초라해지는 느낌이었다. 데미안이 어금니를 사리물었다. 이 모든 게 루시아 벨루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부주의해 외국인 대공 따위가 그녀에게 눈독을 들이는 게 아닌가. 그게 아니었다면 황제의 분노를 살 일도 없었고, 이렇듯 마리아의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이 작게 느껴질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는 그가 하우젠 대공을 전혀 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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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교환   66화 체스 말이 아니야.

    제국은 데미안 벨루아의 신분을 백작으로 강등시키고, 가지고 있던 영지의 일부를 압수했다. 그를 제국법에 따라 처분하겠다는 황제의 고집으로 데미안을 압송해오는 대신 하우젠 령에는 어마어마한 전쟁 배상금만큼의 보상금을 물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비요른이 마지막으로 덧붙인 것은 나스의 황권 복위 세력과의 협력에 대해 제국이 인정하고 이를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협조하기로 한 것이었다.비요른은 루시아로 인해 그동안 자신이 해결하지 못했던 외교 문제가 한번에 해결된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물론 이게 다 루시아 개인으로서는 굉장한 아픔이고, 고통이었겠으나 하우젠 령 전체에서 보자면 이것만큼 좋은 소식도 없었다.“왔군, 비요른.”그래서 비요른은 혼자서 생각하건대 후계자도 벌써 태에 품으신 대공비- 그도 아직 구시대적인 사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봉건인이었다.-께서 복덩어리라고 생각했다.물론 이런 일을 다 겪어야 했던 에이든의 피로에 찌든 얼굴을 보고서는 입을 다물어야 했지만.“전하.”“그래, 잘해주었어. 그놈을 결국 압송하는 걸로 결론을 내는 게 최선이었나 싶지만 말이야.”벌써부터 빈정대는 걸 보니 비요른은 한동안 주군의 상한 기분을 어떻게든 달래야겠다고 생각했다.아마 루시아는 절대 모를 에이든의 모습이었다.“이로써 오히려 시민들 사이에서 하우젠 부인의 인기가 높습니다.”전남편의 일로 세간을 시끄럽게 했다며 루시아가 고민스러워 했던 것과 달리 오히려 배상금만큼의 보상과 불안정했던 반란세력의 실마리를 풀게된 계기로 시민들은 루시아를 더욱 반기게 되었다.그녀를 어떻게 칭할까 고민하던 이들도 언론에서조차 요즘은 루시아를 ‘하우젠 부인’이라고 하면 다 알았다.“인기를 얻어봤자, 그 애가 마음을 다친다면 나는 다 소용없다고 보는데.”정작 그렇게 생각하는 건 자신 혼자라는 게 씁쓸한 일이었다. 에이든은 루시아가 처음 시민들의 여론 소식을 들었을 때 기뻐했던 것을 생각했다.그녀는 외국인이라 자신을 싫어할 것을 여전히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는지 오히려

  • 남편교환   65화 네가 장미가 아니라고 해서.

    그녀는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고 그를 위해 살아남아야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자꾸만 자신을 데려가겠다는 이상한 생각을 가진 남자가 이 세상에 있다면 그를 죽여서라도 자신은 살아남을 것이다.악인이 되어야 디디하고의 행복을 이어나갈 수 있다면 자신은 얼마든지 가해자가 될 수 있었다.루시아가 에이든을 상대하느라 진을 빼고 있던 데미안의 등에 자신이 갖고 있던 단검을 내리 꽂았다.데미안은 공격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루시아의 공격에 무릎을 꿇었다. 아까까지의 기세가 거짓말인 것처럼 그는 순식간에 무너져내렸다.사실 며칠간 굶었던 것치고는 그의 움직임은 이미 어마어마한 것이기는 했다.이윽고 사건이 종료됐고, 기사들이 왔다. 에이든이 검을 들고 데미안 벨루아의 목을 치려 했으나 비요른과 협상이 진행 중이므로 그의 신상을 보장하라는 카이사르의 칙서가 있었으므로 자신의 아내를 다시 해하려 한 미친 놈을 죽이지 못했다.에이든은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올라서 제국하고의 전쟁을 선포할 생각까지 했다.하지만 그보다는 루시아가 먼저였기에 그는 다만 그녀를 안았다.그의 손과 숨이 떨리고 있었다.“미안해, 루시. 늦어서 미안해.”그녀가 얼마나 떨었을지, 얼마나 두려웠을지 생각만해도 가슴이 아팠다. 홀몸도 아니었다. 그들의 아이를 지키고 자신을 지키려 결국 대공의 방에서 나와 검까지 에이든에게 주지 않았던가.“넌 너무 무모해. 숨어있어야지, 거기서 나오면 어떡해.”루시아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하지만, 네가 위험했잖아. 에이든, 네가 없으면 나는.”여전히 그 지옥에 있었을거야. 차마 잇지 못한 말을 에이든은 듣지 않아도 알 것같았다.이미 오래 전에 보았던 루시아의 메마른 눈동자 속 상흔처럼 새겨진 고통이 다시금 떠올랐다.“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길까.”루시아는 자꾸만 자신에게 일어나려는 일들에 대해 되묻고 싶었다.“내가 너무 물렀어? 디디? 진작에 데미안 벨루아를 죽여달라고 너에게 부탁했어야 했나?”루시아가 자신의 머리를 감싸며 되물었다. 그건 사실 그

  • 남편교환   64화 역겨워 죽겠네요.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게 뜻대로 굴러가지는 않았다. 루시아는 어느 날엔가 에이든이 주는 안온함에 젖어 자신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입자가 사실 공포에서 왔다는 사실을 제법 오래 잊다가 마침내 떠올렸다. 오로지 한 사람 때문에.“루시아 벨루아.”루시아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익숙하고 자신의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목소리. 더는 들을 일이 없을 거라고 했던 남자가 그녀의 눈 앞에 서 있었다. 그날 밤은 에이든이 유달리 바빠 집무실에서 밤을 새워야 했던 날이었다. 밖에서는 기사들이 지키고 있으니 당연히 아무도 그녀의 안전을 의심하지 않았다.루시아는 소리라도 질러야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을 데리고 가겠다는 집착만으로 지하 감옥을 탈출해 여기까지 온 남자라면 이미 바깥에 있을 기사들의 목숨이 붙어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그렇다면 적어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아마 방문을 열고 나가게 될 것이고, 그녀가 소란을 피울수록 사용인들이며 죽어 나갈 목숨이 늘어날 것이다. 집무실은 옆 옆방이었다. 에이든에게 목소리가 닿을까. 루시아는 일단 그를 따라가는 시늉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침대에서 일어나 걸어나갔다. 뱃속의 아이가 안전할 것을 생각하며 그녀는 하우젠 성의 모두가 안전하게끔 움직이는 것만을 신경썼다. 데미안이 든 검에서 피냄새가 진동했다.그녀의 마음이 저절로 슬퍼졌다.대체 무슨 짓이란 말인가. 고작 자신을 데려가겠다고 사람을 죽이다니. 이 남자는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일을 벌일 것인가.루시아는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과호흡 증상이 돌연 나타나는 걸 느꼈다. 그녀는 알았다. 종종 코르셋을 차면 나타나곤 했던 것이다. 침실을 떠나 문 밖으로 조금씩 걸어나갈 즈음 루시아는 데미안과 다섯 걸음 떨어진 상태에서 그와 대치했다.“내 몸에 손대지 말아요.”그의 눈에 광기가 번들거렸다.“왜, 내가 에이든 하우젠의 아이에게 무슨 짓이라도 할까봐?”그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아이에게 해가 될 것 같아 자신의 귀를 틀어막고 싶었다.루시아는 바들

  • 남편교환   63화 내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

    에이든의 필체는 대개 단정하고 유려해서 그의 부드러운 성품에 대해 짐작케하게끔 했다. 하지만 오늘따라 비요른에게 보낸 전서구에는 잔뜩 성이 나 이리저리 삐친 획이 많았다.“주군께서 어지간히도 화가 나셨군.”카이사르에게 이 일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그는 고민스러웠다. 이미 여론전도 펼쳤고, 협상에 임할지 마다할지를 카이사르가 선택하면 되는 단계였는데 거기에 압박 수단으로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 거론한다는 건 거꾸로 말하면 비요른에게는 어마어마한 과업이 주어진 거였다. 제 주군이 생각하기에 적절한 수준의 보상을 가져가지 않으면 어쩌면 저는 고향에 발을 못 붙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비요른은 에드윈이 죽고 마치 아무렇게나 살아가던 예전의 에이든을 잠깐 떠올렸다.“전하, 이제 장례식에 가야할 시간이십니다.”에드윈이 티베리우스의 독살 시도에 결국 지병이 악화되어 죽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어떻게든 동생을 살리고 싶어 백방으로 방법을 알아보던 에이든은 결국 그가 자신의 침대에서 어머니의 손을 잡고, 형의 눈빛 속에 눈을 편안히 눈감을 수 있게 돕는 것으로 방향을 바꿔야 했다.어떻게든, 살리고 싶었던 대상이 사라지고 나서, 에이든은 폐인처럼 살았다. 그는 인정받지 못하는 황족인 제 동생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 세상을 만들고 싶어 했는데 정작 그 본인이 가버렸으니 그의 허무함이란 누군가 알 수도 없는 것이었다.그때 비요른이 그에게 말했었다.집무실은 어두웠고, 그는 술을 마시고 있었다. 몇 잔의 독한 위스키를 그냥 삼켰는지 온몸에서 술냄새가 진동했다. 제 몸을 가누지도 못했다.“주군께 정말 아무도 없으십니까?”비요른의 물음에 탁해진 벽안이 저를 바라봤다. 나스 황가의 자랑이기도 한 투명하고 파란 눈동자가 흐릿해져 있었다.“그럼 너에게는 내게 누가 남았다고 생각하지?”술에 절어 사는 것같은 모습치고는 차갑게 일갈하는 것이 전혀 취하지 않은 것같은 말투였다.“루시아 아르테미스.”비요른이 그 이름을 말했을 때, 에이든은 울 것같은

  • 남편교환   62화 슬픈 이야기가 아니야

    “슬픈 이야기 아니야. 그냥, 나더러 음식을 적게 먹으라고 어머니가 그러셨다니까 나는 더 먹어야 된다고. 살찌지 않았다고 막 그러더라. 그러면서 그걸로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 보듯이 하는거야.”루시아는 그때 이야기를 하면서 웃었다. 그제야 웃었다. 에이든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그 애는 길가의 고양이에게도 종종 그렇게 먹이를 주곤 했어. 자꾸만 마음에 걸린다면서.”루시아는 때를 놓치지 않고 농담을 했다.“그럼 내가 길고양이야?”루시아의 농담을 미처 알아채지도 못하고 에이든이 식은땀을 흘렸다.“아니 그런 뜻은 아니고, 루시아.그게.”“쿡.”그녀가 입을 가리며 웃었다. 당황하는 모습을 보니 아무리 봐도 그는 큰 레트리버 강아지를 닮았다. 이런 그가 어찌 날렵한 고양이같던 에드윈과 동일인물이라고 생각했을까.“알아. 아니란 거.”그가 그녀를 제품에 끌어당겨 안았다.“미안해.”“왜 또 사과해.”루시아의 말에 에이든은 미안한 마음이 가득한 손길로 그녀의 어깨를 도닥였다.루시아는 저번 이후로 좀처럼 울지 않았다. 다만 그의 품에 기대어 편히 쉬었다.“이제 와서라는 말 밖에 안나왔어.”루시아의 말에 에이든이 데미안 벨루아의 이야기라는 걸 알고 잠자코 들어주었다.“응.”3년이었다. 애초에 마음에 담지도 않은 이에게 사랑받으려고 노력하고, 사랑하려고 노력했던 기간이었다. 루시아는 자신이 그렇게까지 했지만 결국 버려지기까지 했던 순간을 기억했다.“나는 거기서 잘 만들어지지도 않은 인형같았어.”벨루아는 루시아 아르테미스가 아니라 아이를 낳을 귀족 여성이 필요했던 것이다.“응.”에이든은 말없이 그걸 듣기만 했다.“의무를 제대로 지키지도 못하는데 행복할 자격이 있는지 되새기곤 했어.”처음으로 그녀가 먼저 그 시절에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가 긴장으로 목울대가 꿀꺽 침을 삼켰다.“늘 어디에선가 죽으라고, 죽자고 네 탓이라고 환청같이 누군가 속삭이는 것같기도 하고.”루시아는 밤이면 아이가 죽은 게 네 탓이라는 소리가 듣기가 두려워 거울을

  • 남편교환   61화 이것도 나쁘지 않군

    여자는 편안한 얼굴이었다. 벨루아에서는 본 적 없는, 짧은 머리에 코르셋도 하지 않은 일자로 뚝 떨어지는 드레스는 오히려 여자의 몸선이 가녀리다는 걸 드러내었다.그 와중에도 루시아의 몸을 훑는 자신이 짐승같다고 생각하며 데미안이 비릿하게 웃었다.그는 그동안 자신의 살을 스스로 도려내는 인내심으로 제 마음속 소리를 외면해왔다. 어떻게든 그래야 했다. 공작은 무결해야 한다. 이제와서 자신의 손으로 놓친 이를 사랑한다고 인정해버린 순간 자신이 무너질 것을 알았다.하지만 그녀가 저를 보고 바라보는 순간, 검은 눈동자에 오롯하게 자신만이 담기는 순간 그가 이날만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정말 아주 쉽게 알게되고 말았다.피할 수 있었더라면 진즉에 피했을텐데.“그래, 그런가보네.”데미안의 대답에 루시아가 파르르 몸을 떨었다. 역겨움이 솟았다. 여자의 표정이 혐오로 얼룩지는 걸 보며 그는 자신이 어째서 상처받는지 의아스럽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자신이 한 짓을 모르지 않았다. 아이의 얼굴도 보지 않고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저 그러려니 했던 것조차 자신의 등을 찌르는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그가 놓친 것은 고작 여자와 아이가 아니라 평생 얻을 수 없을 누군가와의 미래였다.“사랑같은 걸 할 수가 있는 사람이었나요 당신이?”벨루아에 있을 때 어둠 속에 스스로 처박혀 점점 가라앉을 때마다 생각했다. 여기에 그녀를 몰아넣은 아르테미스 가를 원망할 수 없어 하자품같은 자신을 탓했다.종래에는 지쳤다는 말로 밖에 표현을 하지 못했던 자신의 수많은 슬픔과 고통의 파편들, 그 편린들을 다 즈려밟고서 에이든에게 왔다.그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기까지 그의 사랑이 식지 않을까하는 의심 때문에 얼마나 많은 두려움과 불안 속에 밤을 지새웠는가.그런데 그런 원인을 제공한 남자는 지금에 이르러 자신에게 말한다.사랑한다고.그녀의 표정이 점점 붉은 색으로 물들었다. 분노에 가득차 그럼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두 눈에 눈물이 어렸다.“내 아이. 그 애는 사랑할 수 없었나요? 적어도 당신

  • 남편교환   47화 브리짓 아서 남작부인

    마리아는 요즘들어 자신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 것같다고 느꼈다. 시녀들에게 물어도, 카이사르에게 재촉해도 아무런 일도 없고 그녀는 완전하게 안전하다고 이야기했지만, 무언가 이상했다. 이 세상은 항상 자신에게 우호적이라고 생각했다. 분명 그렇다고 믿었다.자신이 ‘예언서’를 받고 거기에 적힌대로 그대로 실행해왔을 때, 결국 황제인 카이사르를 택하고, 데미안의 사랑을 저버리긴 했지만 원래 ‘남자주인공’이라는 카이사르가 데미안을 이기는 게 맞는 결말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 사실 루시아 벨루아는 여름에 죽은 아이를

  • 남편교환   46화 빌면 되나?

    데미안 벨루아는 ‘그’ 결혼식 이후의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미쳐가고 있었다. 루시아 아르테미스가 제 곁에 없다는 것 하나만이 유일한 변화였음에도. 이러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한번도 이 저택에서 존재감을 찾을 수 없던 여자의 부재가 그의 안에 있는 무언가를 점점 더 긁어내리고 있었다. 그는 잠을 자지 않았고, 아주 소량의 음식도 먹지 않은 채 술에만 의존했다. 자신조차 왜 스스로가 이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공작가의 의무만을 가주로서 이행하는 것 빼고 데미안 벨루아라는 인간은 철저하게 점점 더 메말라가고

  • 남편교환   45화 네가 내 아내인걸로

    에이든은 마차에 오를 때조차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고 평소처럼 다정했다. 마치 그들이 아무런 일을 겪지 않은 것처럼. 그것이 루시아에게는 어쩐지 가슴이 찌르르 울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남자는 더없이 외로워보였다.“다 왔어. 루시.”그가 그녀를 내려준 곳은 넓고 투명한 호숫가였는데 그 옆에 자그마한 비석이 놓여있었다. 오래된 듯 희미하게 바랜 글씨로 에드윈 나스 하우젠이라고 적혀있었다.“에드윈 하우젠. 이게 진짜 디디의 이름이구나......”자신의 이름을 말하면 혹시라도 황족인 게 들킬까봐 내내 입을 다물던 그러나 언제나 자신

  • 남편교환   44화 입 맞추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루시아의 검은 머리가 밤하늘처럼 탐스러웠다. 그녀를 안고 밤새 나스로 향하는 국경을 달리고 싶어 전후처리도 하지 않고 왔지만 이미 그녀의 손에는 벨루아의 반지가 껴진 후였다.루시아는 당혹스러운 표정이었다. 애초에 레이루나는 그런 이야기가 없었다. 분명 자신에게 구혼을 한 남자는 데미안 벨루아 뿐이라고.“하지만, 어머니는 벨루아 공작 밖에는 구혼을 하지 않았다고......”에드윈의 존재를 알고도 루시아의 명예에 흠이 갈까 일부러 침묵했던 당시의 레이루나가 그들의 계획에 방해가 될 에이든의 존재를 루시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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