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유태준이 이어 말했다.“외할머니가 안기 버겁다면 외할아버지가 안아줄게.”연유준이 까르르 웃으며 유태준에게 안겼다. 유태준이 아이를 품에 안고 위아래로 몇 번 흔들었다.“우리 유준이 정말 많이 컸구나. 조금만 더 크면 외할아버지도 못 안겠어.”아이가 배를 팡팡 두드리며 자랑스럽게 말했다.“할아버지, 저 매일 밥 진짜 많이 먹어요.”백미경이 웃으며 거들었다.“많이 먹으면 좋지. 많이 먹어야 키도 쑥쑥 크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어.”연채린이 두 사람을 재촉했다.“아줌마, 아저씨. 여기서 이러지 말고 얼른 가요.”백미경이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래. 일단 가자.”식당에 도착한 후 유태준과 백미경은 연유준을 챙겨야 한다는 사실도 잊은 채 연동욱의 계획을 캐묻고 싶어 안달이었다. 몇 번이고 말을 돌려 질문을 던졌지만 연동욱은 그때마다 능구렁이처럼 요리조리 피해 갈 뿐 결코 확답을 주지 않았다.식사가 시작되고 한참이 지나도록 두 사람은 연동욱에게서 실질적인 정보를 하나도 얻어내지 못했다. 두 사람의 얼굴에 초조한 기색이 역력해졌다.어느새 식사가 끝났다. 연동욱이 경연시에 집이 있어 호텔을 예약할 필요가 없었고 운전기사를 부르지 않아도 이미 전담 기사가 대기하고 있었다.두 사람은 결국 연동욱의 속내를 알아내지 못하고 억지로 웃으면서 배웅했다.연유준이 차에 탄 걸 보고서야 연동욱이 비로소 입을 열었다.“아까는 유준이가 있어서 말을 아낀 거야. 이해하지?”백미경과 유태준이 멈칫했다가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 이해합니다. 어르신께서도 유준이를 생각해서 그러신 거 다 알아요.”연동욱의 눈동자가 흐릿했으나 여전히 날카로움이 서려 있었다.“이 일은 이미 인맥을 동원해서 처리하고 있어. 최선을 다해서 돕긴 하겠지만 결과가 어떨지는 장담 못 하니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그 말에 유태준과 백미경의 가슴을 짓누르던 무거운 짐이 조금은 내려앉은 듯했다.“알아요. 어르신께서 저희를 도와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결과가 어떻
연채린이 풀이 죽은 얼굴로 돌아서려던 그때 연동욱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내일 내로 하던 일을 다 마무리하도록 해. 모레 경연으로 갈 거야. 유준이도 데리고.”연채린의 눈이 커지더니 이내 활짝 웃었다.“네, 할아버지. 꼭 마무리해 놓을게요.”그날 밤 연채린이 그녀와 연유준의 짐을 싸고 있을 때 연지훈이 들어왔다.회사 일이 바빠 연지훈은 그동안 집에 거의 들르지 못했고 밤마다 회사에서 지냈었다. 구석에 놓인 캐리어를 힐끗 보자마자 그들의 의중을 바로 눈치챘다.연유준이 연동욱의 옆에 다리를 꼬고 앉아 체리를 먹고 있었다.연지훈을 보자마자 소파에서 펄쩍 뛰어내리더니 그의 다리를 껴안고 칭얼거렸다.“아빠, 우리랑 같이 엄마 찾으러 경연에 갈 거예요?”연지훈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아빠는 일해야지.”그의 거절에 연유준이 불만스러운 듯 입을 삐죽거렸다.“엄마가 나쁜 놈한테 잡혀갔는데 아빠는 엄마가 안 보고 싶어요?”캐리어를 끌고 다가오던 연채린은 연지훈의 무덤덤한 얼굴을 본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녀가 서둘러 연유준을 불렀다.“유준아, 아빠 바쁘셔. 방해하면 안 돼.”연지훈이 과거 화재의 진실을 알게 된 데다 그들이 그를 속였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는 걸 알기에 그들의 행동을 막을까 봐 겁이 났다. 도와준다는 건 더더욱 말이 안 되고.연유준이 고개를 숙인 채 양손을 꽉 쥐고 온몸으로 불만을 표출하자 연채린이 아이를 잡아당겼다.“연유준, 말 들어. 아빠 요새 바쁘시잖아. 귀찮게 굴지 마.”아이가 입을 삐죽 내밀면서 씩씩거렸다.“아빠는 엄마를 하나도 사랑하지 않아요. 나쁜 남자예요.”다급하게 내뱉은 말이 너무 예의가 없었다고 생각했는지 아이는 급히 위층으로 올라갔다.연채린은 순간 머리가 쭈뼛 섰다. 연지훈을 돌아보니 다행히 표정이 시종일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너무 마음에 두지 말아요. 유준이가 어려서 그래요.”연지훈이 무덤덤한 얼굴로 손목시계를 보았다.“뭐 좀 가지러 잠깐 들
[걱정하지 마세요, 아줌마. 이쪽은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계획대로 되고 있어요. 우리도 최선을 다하고 있고요. 조만간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백미경이 다그쳤다.[채린아, 솔직하게 말해봐. 구체적인 계획이 뭐야? 아줌마가 절대 어디 가서 얘기하지 않을게. 이영이를 위한 일이라 아줌마도 다 이해해.]‘계획?’연채린이 입술을 깨물었다.‘할아버지가 이제 막 허락했는데 계획이 있을 리가.’머릿속이 하얘진 연채린은 불안했지만 그래도 우선 백미경을 위로했다.[정말 아무 걱정 하지 않으셔도 돼요. 지금 이영 언니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거짓말 아니에요. 유준이도 다 알고 있고 언니를 같이 걱정하고 있어요.]연유준의 얘기가 나오자 백미경의 말투가 한결 누그러졌다.[유준이는 잘 지내고 있어? 슬퍼하진 않아? 울지는 않고? 요새 정신이 없어서 보러 가지 못해 미안하구나.]연채린이 달랬다.[유준이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아줌마는 이영 언니 일만 신경 쓰시면 돼요.]백미경:[다행이구나. 유준이는 연씨 가문의 핏줄이니까 잘 돌봐줘.]연채린:[염려하지 마세요.]연채린이 휴대폰을 내려놓고 잠시 고민했다.아직 이른 시간이라 연동욱이 잠자리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확실히 물어보고 안심하기 위해 연동욱을 찾아가기로 했다.살금살금 3층으로 올라가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연동욱의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연채린이 문을 열고 고개를 쑥 내밀며 속삭였다.“할아버지, 주무세요?”연동욱이 그녀를 힐끗 보더니 들고 있던 신문을 내려놓았다.“알면서 묻긴. 할 얘기 있으면 들어와.”그녀는 안으로 들어가 애교 섞인 웃음을 지어 보였다.“할아버지,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그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할 얘기 있으면 해. 쭈뼛거리지 말고.”연채린이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때리기까지 하셨으니까 이젠 화가 다 풀리셨죠?”“다음번에 또 그러면 이번처럼 쉽게 끝나지 않을 거다.”“
채인호는 첫 번째 다이아몬드 반지의 묵직함과 정교한 디자인이면 연지훈이 좋아하는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연지훈이 두 번째 반지를 주문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처음엔 연지훈이 양다리라도 걸치는 줄 알고 식겁했는데 알고 보니 같은 여자였다.채인호는 몇 년 전 여자친구 문제로 집안과 크게 틀어진 뒤 다시는 국내 땅을 밟지 않겠다고 맹세했었다. 그 후로 정말 들어오지 않았기에 국내 친구들과의 연락도 뜸해졌다. 특히 연지훈처럼 말수가 적은 친구와는 몇 년째 거의 대화조차 나누지 못했다.친구 사이긴 하지만 워낙 연락이 뜸했던 탓에 서로의 근황을 대략적으로만 알고 연지훈의 최근 상황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그래도 연락만 안 했을 뿐이지 옛정까지 잊은 건 아니라 서먹하진 않았다.며칠 전 뉴스에서 연지훈이 이혼했다는 소식과 유이영이 수감되었다는 기사를 우연히 보고 위로 메시지를 보냈었다.그 메시지를 보고 이런 친구가 있었다는 걸 연지훈이 떠올렸는지 갑자기 다이아몬드 반지를 주문했다.솔직히 말해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갑작스러운 연락 때문이 아니라 이혼하자마자 곧바로 새로운 사랑을 찾은 연지훈의 속도 때문이었다. 거의 환승 이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채인호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메시지를 보냈다.[연지훈, 그 여자가 누군지 물어봐도 될까? 대체 어떤 여자길래 너를 이렇게까지 홀렸는지 너무 궁금해.]연지훈이 외국에서 직접 제품을 들고 온 직원에게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건네받으며 답장을 보냈다.[귀국하면 알게 될 거야.]채인호가 난처한 이모티콘을 보냈다.[우리 집안 사정 알면서 왜 그래.]연지훈:[너희 아버지 편찮으셔.]한참 뒤에야 채인호가 답장을 보냈다.[어디가 아프신데?]연지훈:[신장 결석.]채인호:[...]채인호:[사람 놀라게 하는 취미 있어? 무슨 불치병이라도 걸린 줄 알았잖아.]연지훈:[됐고 아직 확실하지 않은 건 말할 생각 없어. 잔금은 내일 보낼 테니까 확인해.]채인호:[알았어.]연채린이 방 안에서
“현주 씨, 왜 그래요?”우지윤이 걱정스럽게 물었다.서현주는 연지훈이 보낸 메시지를 확인하느라 우지윤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우지윤이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며 나직이 불렀다.“현주 씨, 왜 안 가요?”서현주가 휴대폰 화면을 꺼버렸다.“아니에요, 아무것도.”마음을 가다듬은 그녀가 우지윤에게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하자 우지윤이 손사래를 쳤다.“지하철 타고 가면 돼요. 지하철이 더 빠르거든요.”“알았어요.”서현주가 차 문을 열며 인사했다.“그럼 먼저 갈게요. 다음에 봐요.”셋은 그렇게 헤어졌다.차에 오른 후 서현주는 바로 시동을 걸지 않고 연지훈이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연지훈이 또 메시지를 보냈다.[가슴이 아파. 상처가 다 안 나았어.]누가 봐도 동정을 유발하려는 수작이었다. 서현주의 입가에 싸늘한 웃음이 지어졌다.‘이러면 내가 마음이 약해질 줄 아나? 그럴 리가.’연지훈이 그녀를 구하다가 다친 건 맞지만 서현주도 그간 할 만큼 다 했다.그녀가 답장했다.[아프면 병원에 가요. 나한테 물어봐야 소용없어요.]연지훈:[네가 좀 달래주면 안 아플 것 같은데.]서현주가 미간을 찌푸렸다. 연지훈과 이런 영양가 없는 대화를 주고받는 데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휴대폰을 집어 던지고 시동을 걸었다.한편, 검은색 세단이 낡은 빌라촌에 도착했다. 문은성이 세 들어 사는 곳은 어둡고 좁은 복도와 갈라진 벽이 훤히 드러난 허름한 건물이었다. 골목길의 가로등 불빛마저 희미해 무척 위험해 보였다.이곳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지방에서 온 젊은이였기에 문은성 역시 이곳을 택한 것이었다.연지훈의 세단이 골목 어귀에 들어서자 이질적인 불청객처럼 보였다.“대표님,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올라가 볼게요.”문은성이 차에서 내려 문을 닫으려던 그때 연지훈이 그녀를 불렀다.“잠깐.”그녀가 차 문을 잡고 몸을 살짝 숙였다.“왜 그러세요, 대표님?”연지훈이 그녀 뒤로 보이는 칠흑 같은 골목과 바닥에 고인 정체불명의 물웅덩이를
문은성이 웃으며 말했다.“대표님도 마음에 둔 여자분의 연락을 못 받으면 기분이 안 좋아지시네요.”연지훈이 손으로 휴대폰을 돌렸다.“나도 평범한 사람이니까.”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대표님의 사회적 지위와 재력을 본다면 절대 평범하다고 할 수 없어요. 대표님을 거절하거나 연락을 무시하는 여자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연지훈이 휴대폰만 내려다볼 뿐 아무 말이 없자 문은성이 말을 이었다.“누구든 사랑 문제만큼은 어쩔 수 없나 봐요.”아무 변화가 없는 대화창만 보던 연지훈이 고개를 들어 문은성을 쳐다봤다. 그녀가 눈썹을 치켜세웠다.“대표님도 예외는 아니시고요.”연지훈이 말을 잇지 못하고 실소를 터뜨렸다.운전석에 앉은 기사가 룸미러로 뒷좌석의 두 사람을 조심스럽게 살폈다.조수석이 비어 있는데도 뒷좌석에 탄 첫 번째 비서이자 상사의 연애사까지 얘기하는 첫 번째 비서였다. 게다가 대표가 직접 집까지 바래다준 경우도 처음이었다.다행히 문은성이 시원시원하면서도 선을 넘지 않아 듣기에 거북하지 않았다.운전기사는 두 사람의 과거 인연을 알고 있었기에 문은성에게 특별하게 대하는 이 모습을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목적지가 가까워질 무렵 연지훈의 휴대폰이 다시 진동했다. 휴대폰을 확인하자마자 조금 전 가라앉았던 눈썹이 또다시 살짝 올라갔다.아무래도 그 여자가 답장한 모양이었다.연지훈이 고개를 숙여 답장한 뒤 다시 위로 스크롤 해 방금 보낸 메시지를 읽었다.[새 반지 도착했어. 가질래?]서현주가 답장을 보낸 건 30분 후였다.[싫어요.]연지훈은 이런 일에 있어서는 서현주의 의사를 존중할 생각이 없었던 터라 자기 마음대로 밀어붙였다.[그래. 며칠 뒤에 돌아갈 거니까 그때 줄게.]이번에는 서현주의 답장이 꽤 빨랐다.[싫다고 했잖아요. 이번에도 억지로 주면 바로 쓰레기통에 버릴 거예요. 직접 주워가든가.]연지훈의 입가에 미소가 새어 나왔다. 서현주의 화난 반응이 그에게는 일종의 은혜라도 되는 듯했다.실제로 연지훈은 서현주
안요한은 고개를 돌려 서현주를 바라봤다. 거실의 희끗한 조명 아래에서 그의 잘생긴 이목구비가 유난히 또렷해 보였다.“응, 내일 일정 있으니까 짐 챙기라고 알려주러 왔어.”서현주는 캐리어 손잡이를 들어 올려 봤는데 안은 텅 비어 있었다.“알겠어요. 지금 바로 챙길게요.”안요한은 자리에서 일어나 목을 가볍게 풀며 말했다.“그럼 네가 왔으니까 난 이제 갈게.”그때 앞치마를 두른 엄진경이 주방에서 나왔다.“벌써 가려고? 야식 만들었는데.”안요한은 다가가 엄진경의 손에서 그릇을 받으며 웃었다.“고마워요, 아줌마. 그런데 저
서현주는 담담한 눈빛을 띠며 말했다.“아까 저랑 요한 씨가 앉아 있던 테이블 앞을 지나간 게 신가영 씨였네요?”신가영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그게 뭐 어때서요? 이 가게가 그쪽이 낸 거예요? 아니면 그 길이 서현주 씨 길인가요? 제가 거길 지나가면 안 돼요?”그러더니 그녀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소리쳤다.“내가 지나가지 않았으면 그쪽이랑 요한이가 여기서 데이트하는지도 몰랐을 거 아니에요!”서현주는 눈앞에서 신가영의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걸 지켜봤다. 신가영의 시뻘겋게 충혈된 눈에서 눈물이 와르르 쏟아져 내렸다. 억울한
안요한은 다시 고개를 숙이고 웃었다.서현주는 냉랭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고 안요한은 그 시선을 느끼자 곧바로 표정을 거뒀다.그 모습을 보고 서현주는 콧방귀를 뀌었다.“자, 이제 진지한 얘기 할게.”안요한이 말했다.“할 말 있으면 빨리 해요.”안요한은 능청스럽게 말을 이었다.“다음 주 토요일이 내 친구 생일이야. 하경시에서 생일 파티를 하는데 너랑 나를 초대하고 싶대.”서현주는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요한 씨 친구가 나를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고요? 내가 아는 사람이에요?”안요한이 말했다.“송호영이라고 하는 친구인데
김은영은 도대체 어떤 여자가 안요한을 이렇게까지 빠져들게 만든 건지 몹시 궁금해졌다.“어떤 아가씨야? 엄마한테 얘기해 줄 수 있어?”그런데 안요한이 입을 열기도 전에 안정수가 콧방귀를 뀌었다.“그날 네가 데리고 왔던 현주라는 애 아니냐?”김은영은 안정수를 바라보며 눈을 반짝였다. 그녀는 그 이름을 마음속으로 되뇌었다.“현주... 아버님, 요한이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알고 계셨어요?”안요한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안정수를 바라봤다.“그럼요. 현주 말고 또 누가 있겠어요?”안정수는 다시 한번 콧방귀를 뀌며 그를 흘겨봤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