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연채린의 시선이 연지훈의 테이블 위에 놓인 서류에 향했다. 위에 적힌 문은성이라는 이름이 유난히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마치 날카로운 바늘처럼 그녀의 눈을 찌르는 것만 같았다.연채린이 천천히 주먹을 꽉 쥐었다가 눈을 감고 한숨을 길게 내쉬면서 스스로를 위로했다.‘겨우 적금의 60%잖아. 별거 아니야. 나중에 또 벌면 그만이지. 오빠가 날 바로 외국으로 보내지 않고 선택지를 준 게 어디야.’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귓가에 맑고 고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지금 나가세요?”젊은 여자의 목소리였다. 침착함 속에 약간의 친근함이 배어 있었는데 요즘 직장을 다니는 여성 특유의 당당함과 기품이 느껴지는 말투였다. 목소리만 들어도 범상치 않은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 소리에 연채린이 돌아봤다.연지훈이 연채린을 등진 채 대표실 앞에 서 있었고 연지훈의 옆에 난생처음 보는 여자가 웃는 얼굴로 서 있었다.여자는 흰색 니트에 부츠컷 청바지를 입었고 연지훈과 비슷한 스타일의 검은색 코트를 걸쳤다. 높게 묶은 포니테일 머리에 메이크업도 연하게 했다.아주 예쁘다고 할 순 없어도 단아하고 분위기가 흘러넘쳤고 몸매도 좋았다. 무엇보다 연지훈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딱 적당한 선의 미소를 짓는 모습이 묘하게 매력적이었다. 그 덕에 평범해 보이던 얼굴도 더 예뻐 보였다.‘누구지?’연채린은 곧 그 여자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연지훈이 그 여자에게 고개를 끄덕였다.“가자.”여자가 대표실 안의 연채린을 발견하고 머뭇거리며 물었다.“대표님, 이분은 누구신가요?”연지훈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답했다.“그냥 채린 씨라고 부르면 돼.”여자는 바로 알아채고 고개를 끄덕였다.“채린 씨, 안녕하세요. 새로 온 비서 문은성입니다.”그 이름을 들은 순간 연채린의 얼굴이 미세하게 굳었다.연지훈이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가자.”문은성은 연채린에게 인사한 뒤 하이힐을 또각또각 밟으며 연지훈의 뒤를 따랐다.거리가 조금 멀어졌는데도 문은성이 연지훈을
연지훈을 속인 게 들통났다는 사실조차 이제 두려워할 겨를이 없었던 연채린이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오빠, 어떻게 보상할 생각이에요?”연지훈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어떻게 보상하면 좋을까?”연채린이 웃으며 말했다.“그 여자가 회사의 지원을 받았다는 건 집안 형편이 어렵다는 뜻이잖아요. 그냥 돈 좀 쥐여줘서 정리하는 게 어때요?”그러고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오빠도 알잖아요. 가난한 출신일수록 욕심이 많다는 걸요. 어쩌면 은혜를 빌미로 이것저것 요구하면서 오빠를 괴롭힐지도 몰라요. 게다가 지금 비서실에 있다면서요? 매일 오빠 얼굴을 볼 텐데 그럼 너무 골치 아프잖아요. 내 생각엔 돈 좀 주고 해고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오래전의 일이라 돈을 주는 것도 충분히 예우하는 거죠.”연지훈이 갑자기 손가락 마디로 책상을 톡톡 두드렸다. 규칙적인 소리가 공간을 채웠다.그 소리에 연채린이 움찔하더니 이내 비위를 맞추듯 웃으며 물었다.“내 생각이 어때요?”“별로야.”연채린이 얼굴을 찌푸리고 다급하게 말했다.“나 지금 엄청 진지한데...”연지훈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양복 재킷의 단추를 채우면서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어떻게 할지는 나한테 다 생각이 있어.”연채린도 따라 일어났다. 얼굴에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오빠...”그가 의자 등받이에 걸쳐져 있던 검은 코트를 걸쳐 입자 상대를 압도하는 위압감을 풍겼고 한층 더 훤칠해 보였다.그리고 칠흑처럼 날카롭고 서늘한 눈빛으로 쳐다본 순간 연채린은 하려던 말을 채 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연지훈이 입술을 깨물고 시선을 늘어뜨린 연채린을 보며 말했다.“또 거짓말했으니까 적금의 30%를 더 기부해. 할 수 있겠어?”연채린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졌다. 그러면 총 60%를 기부하라는 말이었다.‘너무 많은 거 아니야?’그녀가 잿빛이 된 얼굴로 말했다.“오빠,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 내가 얼마나 힘들게 모은 돈인데 이러면 안 되죠...”연지훈의 눈빛이 덤덤했으나 웬일인지 똑바로 쳐
수년이 흐른 지금 연채린은 문은성의 이름을 다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고 그 진실이 밝혀질 줄은 더더욱 몰랐다.연지훈을 마주하고 있는 이 순간 그녀의 손바닥에 땀이 흥건해졌다. 긴장감에 입술과 목구멍이 바짝 말라붙었고 연지훈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연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참 동안 침묵이 이어지던 끝에 연채린이 쉰 목소리로 물었다.“오빠,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어요?”연지훈이 시선을 늘어뜨렸다. 이 한마디는 유이영이 공을 가로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그가 손에 든 지원 명단을 내려다보며 말했다.“문은성이 두 달 전에 입사했어. 지난달 말에 비서실로 발령받았는데 나를 알아보더라고. 그래서 사람을 시켜 조사해 봤지.”그 말에 연채린은 넋이 나갔다.연성 그룹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이라 입사가 무척 어려웠다. 최소 명문대는 졸업해야 했고 지원한 사람들 중에 석사, 박사, 유학파가 수두룩했다. 그 정도로 입사 조건이 매우 까다로웠다.어릴 적 촌스럽던 여자아이가 시골을 벗어나 여기까지 왔다는 게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연채린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문은성은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 다른 세상의 사람이었다. 그런데 연성 그룹의 지원으로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연채린이 놀란 나머지 손으로 입을 가렸다.연지훈이 말했다.“그날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말해봐. 더 이상의 거짓말은 안 돼.”그녀는 손을 내리고 체념한 듯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연지훈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한 글자도 빠짐없이 털어놓았다. 이번에는 거짓이 하나도 섞이지 않았고 전부 사실이었다.연지훈이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그녀의 얘기를 들었다.말을 마친 연채린이 참지 못하고 연지훈에게 물었다.“오빠, 이제 문은성을 알아봤으니까 보답할 생각이에요?”그가 연채린을 쳐다보며 되물었다.“안 그러면?”불안감이 밀려왔던 연채린이 입술을 깨물었다.연지훈은 감정을 중시하는 동시에 극도로 매정한 사람이었다. 이는 그와 유이영의 관계에서 명확히
백미경이 조금만 더 자세히 보고 생각했더라면 유이영의 원피스가 더럽긴 해도 문은성의 옷만큼 엉망이 아니었다는 걸 알아챘을 것이다.곱게 자란 유이영이 어떻게 연지훈을 업고 불길을 뚫고 나올 수 있었겠는가? 게다가 뒷문이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겠는가?민박집에 익숙하고 고된 노동을 밥 먹듯 하는 문은성만이 가능한 일이었다.화재가 났을 때 문은성이 밖에서 채소를 씻고 있었다. 아직 아이라 불길을 보자마자 당황해하면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채소를 든 채 멍하니 서 있었다.그러다 안쪽에서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잘생긴 외모와 남다른 분위기를 풍기던 남자아이에게 강한 인상을 받았던 문은성은 즉시 연지훈의 방 위치를 떠올렸다.그러고는 채소를 내팽개치고 대야의 물을 온몸에 뒤집어쓴 다음 화마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뒤에서 어머니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하지만 무시하고 무작정 돌진했다. 자욱한 연기 때문에 숨을 쉴 수가 없어 윗도리를 벗어 코와 입을 막고는 빠르게 연지훈의 방을 찾아가 카펫 밑에서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문을 열었을 때 연지훈이 자고 있었다. 문은성은 말없이 연지훈을 등에 업었다.그런데 나와 보니 앞마당으로 나가는 길이 이미 불길에 막힌 상태였다. 어쩔 수 없이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좁은 길을 돌아 연지훈을 업고 뒷문으로 빠져나갔다.밖으로 나오자마자 뒷문 쪽에서 서성거리던 두 꼬마 손님 유이영과 연채린을 만났다. 문은성의 등에 업힌 연지훈을 보더니 두 아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문은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들 중 한 아이에게 연지훈을 넘겨준 뒤 그냥 가버렸다.유이영과 연채린이 얼떨결에 연지훈을 받았다. 문은성이 돌아서려 하자 유이영이 문은성을 붙잡았다.“가지 마.”문은성의 온몸이 흠뻑 젖었고 검은 그을음을 뒤집어쓰고 있었지만 눈만은 유난히 빛났다.“왜? 나 채소 씻어야 해서 바빠.”유이영이 흠칫 놀랐다.“너 이름이 뭐야?”문은성이 눈을 깜빡이면서 하얀 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었다.“문은성. 글월 문에 은혜 은, 별 성
주변을 둘러보던 유이영의 부모가 소리를 질렀다.“이영이는? 이영이 어디 갔어?”사람들은 또다시 화들짝 놀랐다. 아이들 무리 속에 유이영은 물론 연채린도 없었다.어른들이 다그치자 겁에 질린 아이들이 더듬거리며 답했다.“저희도 몰라요... 아까부터 안 보였어요.”그때 한 아이가 나직이 입을 열었다.“저 방금 걔네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걸 본 것 같아요.”“어느 건물?”아이가 거센 불길에 휩싸인 민박집을 가리켰다.유이영의 부모와 연채린의 부모는 충격받고 그 자리에서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사람들 속에서 누군가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저기 보세요.”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쪽으로 향했다.연지훈이 그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작은 여자아이에게 업힌 채 민박집의 뒷문으로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그 여자아이는 다름 아닌 유이영이었다.연지훈은 의식을 잃은 채 유이영에게 업혀 있었고 유이영의 흰 원피스가 먼지와 그을음으로 엉망이 되었다. 두 아이 모두 온몸이 검게 그을려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그리고 연채린이 멍한 표정으로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연씨 가문과 유씨 가문 사람들은 기뻐하면서 유이영에게 업힌 연지훈을 황급히 받아 안았다.밖에 구급차와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연지훈을 병원으로 이송해야 했기에 어른들은 유이영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연지훈을 안고 급히 자리를 떴다.바로 그때 정신을 잃었던 연지훈이 갑자기 유이영의 손목을 잡더니 힘겹게 눈을 뜨고 흐릿한 시선으로 유이영을 쳐다보며 물었다.“너... 누구야?”연지훈의 앳된 목소리가 연기 때문에 쉬어버렸지만 그래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유이영이 소매로 얼굴을 닦으며 나지막하게 대답했다.“유이영이라고 해요.”연지훈이 그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표정만 봐서는 알 수 없었다. 그저 빤히 쳐다보기만 하자 유이영이 낮은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전에 말했었어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연지훈이 거친 숨을 몰아쉬더니 손을 놓아버렸다.사람들은 허둥지둥 연지훈을 데리
연지훈이 눈을 가늘게 뜨고 한층 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모른다고? 뭘 몰라?”연채린은 조금 전보다 심장이 더 빨리 뛰었고 호흡도 더욱 가빠졌다.그가 연채린이 들고 있던 서류를 다시 빼앗더니 덤덤하게 물었다.“그럼 직접적으로 물어볼게. 내가 열 살 때 날 구해준 여자애가 유이영이야, 문은성이야?”‘망했다.’연채린의 머릿속에 이 생각만 맴돌았다.연지훈이 이미 다 알아버렸다.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가버렸다.그녀가 이를 악물고 아무 말이 없자 연지훈이 다시 물었다.“이제 좀 기억나?”연지훈이 눈을 감은 그녀를 보며 계속 말했다.“그때 불길 속에서 날 구해준 사람이 유이영이라고 한 건 너였어. 다시 한번 물을게. 나를 구해준 사람이 대체 유이영이야, 문은성이야?”연채린이 눈을 뜨자마자 연지훈의 서늘한 눈빛과 마주했다.그제야 유이영을 대하는 연지훈의 태도가 왜 돌변했는지 깨달았다. 알고 보니 그날의 진실을 알아버린 것이었다.연지훈이 유이영에게 잘해줬던 건 유이영이 불길 속에서 그를 구해줬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이제 진실을 알았으니 당연히 예전처럼 잘해줄 리가 없었고 유이영을 도와달라는 요구를 들어줄 리도 만무했다. 그래서 이렇게 냉정했던 것이었다.연채린이 고개를 떨구었다. 손바닥도 어느새 식은땀으로 흥건했다.그 일은 연지훈이 열 살 때, 연채린이 겨우 다섯 살이었을 때의 일이었다.그해 연씨 가문과 다른 가문이 남쪽의 작은 도시로 여행을 떠났었다. 그들은 현지의 민속적 색채가 짙은 민박에 묵었다. 목재로 지어진 민박이었고 작은 숲 옆에 자리 잡고 있었으며 산과 물이 어우러져 풍경이 수려했다.도착한 첫 며칠은 모두 즐겁게 보냈다. 특히 연채린과 연승재를 비롯한 아이들은 신이 나서 정신없이 뛰어놀았다. 여기저기 쏘다니며 장난을 치는 모습이 무척이나 활기찼다.하지만 연지훈은 그들과 어울리지 않았다. 원래는 방에서 올림피아드 수학 문제를 풀 생각이었지만 어른들과 다른 아이들, 그리고 현지 아이들까지 합세해 자꾸만 밖으로 나
설사 연지훈과 남녀 간의 그런 감정이 없다고 해도 유이영은 절대 그녀를 용납할 수 없었다.연지훈은 유이영의 뜻에 따라 그녀를 멀리할 것이었기에 마음속에 품었던 환상은 현실이 될 수 없었다.서현주는 전생에 있었던 복잡한 일들을 떠올리며 한숨만 내쉬었다.이미 한번 죽었다 살아난 사람이기에 이 기회를 더욱더 소중히 여기고 과거에 얽매여서는 안 되었다.그녀는 침대 머리맡에 있던 물을 한 컵 다 마시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그 후 며칠간 그녀의 일상은 평온하기만 했다. 연지훈과 유이영은 더 이상 그녀를 괴롭히지도 않았고, 떠들
처음에는 연지훈이 너무 잘생겨서 조금 멍해 있었다.머릿속이 하얘진 그녀는 속으로 계속 잘생겼다는 말은 되뇌었다.연지훈은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집중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서현주는 마치 연지훈의 눈동자에 오직 자기만 들어있다는 착각을 받았다.연지훈이 살짝 고개를 들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무서워?”서현주는 잠시 멍해 있다가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니요.”연동욱이 가볍게 기침하며 말했다.“됐어. 얼른 가서 할 일이나 해. 여기서 현주한테 겁주지 말고.”연지훈은 더욱더 불만스러운 듯 물
남자아이는 엄마가 하는 짓을 배운 모양이었다. 예의바르다고 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이는 남자아이는 아까는 연지훈과 눈도 못 마주치더니 지금은 서현주에게 불만 가득한 눈빛을 보내며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안녕하세요.”그제야 서현주는 그들이 왜 달라졌는지 깨달았다.조금 전에 온수실에서 그들은 그녀가 누구인지 몰라서 유이영의 말만 듣고 연지훈의 친동생인 연채린으로 착각해 공손하게 굴었던 것이다.그런데 지금 그들의 태도와 그녀를 ‘서현주 씨’라고 부르는 걸 보아 대충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아마도 저 사람들은 방금
차유리는 두 손으로 옷자락을 꽉 쥔 채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는 속으로 서현주에게 미안하다고 속삭였다. 그러고는 눈물을 삼키며 원장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잠깐만요, 아직 안 끝났어요.”여자가 불쑥 소리쳤고 차유리는 발걸음을 멈췄다. 원장도 짜증 섞인 표정으로 안경을 밀어올리며 물었다.“왜 또, 무슨 일이야?”“외삼촌, 이 간호사가 우리 이진이한테 사과도 안 했잖아요.”여자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고 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유리에게 눈짓했다. 차유리는 입술을 세게 깨물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죄송합니다. 제 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