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머리가 하얘진 연채린이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중얼거렸다.“그럴 리가 없어요.”5년 전 그들은 비굴하고 나약했던 양녀가 연지훈의 사랑을 독차지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연채린은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듯한 기분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휴대폰을 꺼내 연지훈에게 전화를 걸려 했다.“오빠한테 직접 물어서 뭐라 하는지 들어봐야겠어요.”온갖 시름에 연승재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전화하지 마. 다 사실이야. 경찰한테서 직접 들은 거라 틀릴 리 없어. 게다가 지금 형이 서현주랑 같이 병원에 있을 거야. 전화하면 서현주 목소리가 들릴지도 몰라.”연채린이 휴대폰을 쥔 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그럼 어떡해요?”연승재의 얼굴에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태민 형이 잡혀갔다는 거야. 감옥에서 꺼낼 방법을 찾아야 해.”그동안 황태민이 유이영의 일로 얼마나 애썼는지 다들 알고 있었다. 황태민이 있기에 그들도 마음이 든든했었다.하지만 지금은 유이영을 구하기는커녕 되레 황태민이 감옥에 들어가고 말았다.연채린은 문득 어깨가 더 무거워진 것 같았고 마음이 초조함으로 가득 찼다. 휴대폰을 들고 불안한 기색으로 말했다.“일단 할아버지께 여쭤봐야겠어요.”연동욱이 요즘 매일같이 외출했다. 비서 말고 다른 사람은 일절 동행시키지 않았다. 연유준마저도 함께 갈 수가 없었다.연유준도 요즘 말을 잘 들었다. 할아버지가 밖에서 고생하고 연채린과 연승재도 각자의 인맥을 관리하느라 연유준과 함께할 시간이 없다는 걸 알기에 보채지 않고 얌전히 있었다.매일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TV를 보다가 잘 시간이 되면 방에 들어가 누웠다. 실로 역대급으로 얌전했다.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연유준이 호텔 방 거실에 혼자 있었다. TV에서 흘러나오는 애니메이션 소리가 문틈으로 희미하게 새어 들어왔다.연승재가 피곤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여쭤봐. 할아버지 의견을 들어보는 게 좋겠어.”연채린이 연동욱에게 전화를 걸자마자 바로 연결되
그런데 연지훈이 뜻밖의 말을 내뱉었다.“필요 없어. 돌려보내.”문은성이 잠시 멈칫하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어느 분을... 돌려보내라는 말씀이신지...”연지훈이 문은성에게 일말의 기대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단호하게 쐐기를 박았다.“문 비서 뒤에 있는 분. 이렇게까지 많이 필요하지 않아.”그녀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서현주가 구한 간병인을 차갑게 쏘아보았다. 그 서늘한 시선에 간병인이 당황한 듯 시선을 늘어뜨렸다.문은성이 말했다.“알겠습니다.”그러고는 데려온 간병인과 함께 병실을 나갔다. 문밖으로 나온 후 문은성이 간병인에게 말했다.“들었죠? 대표님이 원하지 않으시니 그냥 돌아가세요.”간병인이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다.“문 비서님, 이러시면 안 되죠. 비서님이 제시한 조건 보고 다른 데 일감도 다 거절했는데 이제 와서 그냥 가라니요. 돌려보내더라도 보상은 해주셔야죠. 이렇게 빈손으로 갈 수는 없어요.”짜증이 머리끝까지 치민 터라 문은성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녀가 지갑을 열어 현금 10만 원을 간병인에게 건넸다.“이거면 되죠?”그런데 간병인이 머뭇거렸다.“아니, 고작 이것밖에 안 줘요?”문은성이 돈을 간병인의 손에 억지로 쑤셔 넣었다.“이게 다예요. 더는 없으니까 이만 가세요.”간병인이 마지못해 돈을 챙기면서 구시렁거렸다.“돈도 없으면서 무슨 간병인을 쓰겠다고. 웃겨서 원.”문은성이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뭐라고 했어요?”간병인이 돈을 주머니에 쑤셔 넣더니 콧방귀를 뀌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울화가 치민 문은성이 간병인의 뒷모습을 한참이나 노려보다가 다시 병실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서현주가 보낸 간병인이 연지훈의 곁에서 살뜰히 물을 따라주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보니 가슴이 더 답답해졌다.간병인이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서현주에게 보고했다.서현주가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괜찮아요. 그 사람이 가라고 안 했으면 그냥 계세요. 급여는 제가 챙겨드릴게요.]간병인이 그제야 안심한 듯
그러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대단한 양보라도 하는 것처럼 곤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알았어. 네가 이렇게까지 주겠다고 고집을 부리는데 받아야지 어쩌겠어. 그럼 최대한 빨리 가져와서 내 손에 직접 끼워줘.”사실 이미 입이 귀에 걸린 상태였다. 서현주가 그런 안요한을 곁눈질했다.“정말 겉과 속이 다른 남자라니까요.”안요한이 갑자기 돌아서더니 서현주를 품에 끌어안았다.“내가 이런 사람인 걸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말하지 마. 나 지금 진짜 기분 좋단 말이야.”“알았어요. 그런데 좀 기다려야 해요. 디자이너도 알아봐야 해서 시간이 좀 걸릴 거예요.”그가 서현주의 어깨를 붙잡고 깊은 눈빛으로 응시하며 일부러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상관없어. 널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 진심이야.”“요한 씨, 계속 이러면 아무것도 없을 줄 알아요.”서현주가 장난스레 엄포를 놓자 안요한의 얼굴이 순식간에 울상이 되었다.“그러기 있어? 이미 약속해놓고.”그녀가 그의 볼을 어루만졌다.“배고파요. 배달 음식 좀 시켜줘요.”안요한이 바로 침대에서 내려왔다.“알았어. 지금 바로 시킬게.”그가 전화를 거는 사이 서현주의 휴대폰이 울렸다. 전에 연지훈을 돌봐달라고 부탁했던 간병인 아주머니였다.“아주머니, 도착하셨어요?”“네, 도착했습니다.”서현주가 안요한의 눈치를 살피며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그럼 지금 1204호로 가주세요. 거기 전에 돌봐주셨던 연 대표님이 계실 거예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 주시고요. 수고하세요.”그러고는 재빨리 전화를 끊었다. 서현주 앞으로 다가온 안요한의 표정이 조금 상해 있었다.“연지훈을 돌봐줄 간병인까지 알아본 거야?”서현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장난스럽게 맞받아쳤다.“네. 요한 씨도 필요해요? 한 명 구해줄까요?”안요한이 심술이 났다는 걸 알기에 일부러 농담을 던져 분위기를 풀어보려 했다. 그가 눈썹을 치켜세웠다.“됐어. 난 그놈처럼 나약하지 않거든. 난 널 돌볼 거야.”서현주가 그의 등을 토닥였다.“그
서현주가 무의식중에 얼굴을 이불 속으로 파묻고 몸을 뒤척였다가 다시 고요한 잠에 빠져들었다.안요한이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눈동자에 어느덧 따스한 미소가 서서히 번져나갔다.서현주를 보고 있으면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다. 세상의 소음이 어느새 멀어지고 고요함만 남는 기분이었다.안요한이 자리에서 일어나 서현주의 침대를 살폈다. 안타깝게도 침대가 좁아 그가 비집고 누울 틈이 없었다.아쉬운 대로 보조 침대에 누웠다. 옆으로 누워 멀찍이서 서현주의 자는 얼굴을 바라보는 두 눈에 행복과 기쁨이 가득했다.졸음이 몰려와 그 역시 천천히 눈을 감았다.먼저 눈을 뜬 건 서현주였다. 팔의 상처 때문에 자는 내내 무의식적으로 자세를 신경 쓴 탓에 깨어났을 때 온몸이 뻣뻣했고 근육통까지 느껴졌다.그녀가 눈을 깜빡이며 보조 침대에서 자고 있는 안요한을 바라보았다. 고른 숨소리를 내는 걸 보니 아직 자고 있는 모양이었다.눈을 비비며 천천히 몸을 일으켜 침대 머리에 기댄 다음 뻐근한 목을 손으로 주물렀다.그때 손가락의 무언가가 목을 스쳤다. 차가운 감촉에 흠칫 놀라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제야 몽롱했던 정신이 돌아와 왼손 중지에 낀 다이아몬드 반지를 빤히 쳐다봤다.두꺼운 커튼을 친 데다가 불까지 꺼져 있어 병실이 어두컴컴했지만 그 어둠 속에서도 반지가 아주 미세한 빛을 반사하고 있었다.서현주가 고개를 숙여 반지를 자세히 살펴봤다. 잠기운이 가시면서 잠들기 전 안요한이 프러포즈했고 그녀가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떠올랐다.그녀가 벅차오르는 마음을 누르며 조심스럽게 반지를 어루만졌다.그때 쥐 죽은 듯 고요하던 방 안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불쑥 들려왔다.“빼려고? 벌써 후회하는 거야?”심장이 철렁한 서현주가 고개를 돌렸다. 안요한이 베개를 벤 채 그녀를 원망 섞인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었다.서현주가 놀란 얼굴로 물었다.“언제 깼어요?”안요한이 여전히 서운함이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다가 천천히 일어났다.“방금.”그러고는 이렇게 물었다.“후회돼?”서
안요한이 독설을 멈추지 않았다.“아, 그리고 며칠 전에 들은 얘긴데 연 대표님 할아버지랑 아들이 경연에 왔다면서요? 전처를 감옥에서 빼내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던데. 연 대표님 집안도 그리 깨끗해 보이지는 않네요. 남의 일을 걱정할 시간에 가서 전처 일이나 잘 처리해요.”이것이 안요한의 자신감이었다.연지훈이 이혼남에 아들이 있다는 사실은 그 어떤 노력을 해도 지울 수 없는 치명적인 결점이었다.서현주가 눈이 멀지 않은 이상 모태 솔로인 깨끗한 남자를 두고 굳이 애 딸린 이혼남을 선택할 리 없었다. 이 점에 있어서 연지훈은 영원히 안요한을 이길 수 없었다.안요한이 이어 말했다.“그리고 하나 더. 연 대표님도 이제 서른이 넘었죠?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으니 남의 일에 쓸데없이 기운 빼지 말고 헬스장이라도 가서 체력 관리나 좀 해요.”그가 연지훈의 안색이 서서히 굳어지는 걸 차갑게 지켜보았다.이번 대화에서 승자는 없었다. 가슴 속에 남은 씁쓸한 기분을 오직 본인들만 알 터.안요한이 마지막으로 연지훈의 태블릿 PC를 한 번 훑어보고는 피식 웃었다.“푹 쉬어요, 그럼. 현주한테 말해서 간병인 한 명 붙여주라고 할게요. 사양할 거 없어요. 현주의 약혼자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그가 약혼자라는 단어에 힘을 주어 말한 뒤 병실을 나갔다.병실 안에서 발소리가 들려오자 문밖에서 대기하던 문은성이 재빨리 자세를 바로잡으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서 있었다.문을 열고 나오는 안요한을 본 문은성이 고개를 끄덕였다.“안 대표님.”안요한이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까딱하더니 곧장 서현주의 병실로 향했다.그는 최대한 소리를 죽여 문을 닫았다. 창밖에서 스며드는 가느다란 빛을 빌려 침대 위에 누운 서현주를 바라봤다.요동치던 마음이 그제야 조금씩 진정되었다.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진 그가 조심스럽게 다가가 서현주의 침대 옆에 쪼그려 앉았다.안요한이 조금 급하게 이불자락을 들추어 서현주의 왼손을 찾아내 소중히 움켜쥐었다. 그러고는 왼손 중지에서 빛나는
안요한이 마지막으로 연지훈의 태블릿 PC를 힐끗 들여다봤다.“가장 진심 어린 충고 하나 할게요. 일찌감치 주문 취소하는 게 좋을 거예요. 현주는 연 대표님이 주는 그 어떤 반지도 절대 안 받을 테니까 괜히 돈 낭비 하지 말아요.”연지훈이 말했다.“괜찮아요. 어차피 돈이야 차고 넘치니까요. 현주랑 안 대표님 두 사람 다 만족할 만한 반지가 나올 때까지 계속 만들 겁니다.”안요한이 할 말을 잃었다.이번 대화 역시 연지훈의 뻔뻔한 태도로 끝이 났다. 연지훈의 낯가죽이 얼마나 두꺼운지 새삼 실감하며 안요한이 병실을 나가려던 그때 뒤에서 연지훈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뭘 그리 급하게 가요? 아직 내 얘기 다 안 끝났는데.”안요한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심하게 말했다.“무슨 얘기가 더 하고 싶은데요?”“대표님이 현주한테 프러포즈한 거 대표님 할아버지도 아세요?”안요한이 멈칫했다. 눈동자가 흔들리더니 눈빛도 어둡게 가라앉았다.“대표님이 뭘 안다고 그래요?”“정확히 말하자면 집안일을 다 해결했냐는 거예요. 내 기억으로는 얼마 전에 신씨 가문의 외동딸이랑 약혼했던 것 같은데. 그런데 감히 현주한테 프러포즈를 해요?”“연 대표님이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상관이 없긴요. 현주가 걱정돼서 그러죠. 비록 지금은 헤어진 사이지만 그래도 현주의 남자친구가 일편단심인 좋은 남자였으면 하거든요. 적어도 현주 마음을 아프게는 안 할 사람이길 바라요. 그런데 내가 보기에 대표님은 아닌 것 같아서요. 집안에서 정해준 혼사 아직 해결 못 했죠?”안요한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대표님이 무슨 자격으로 이러는 거죠? 집안일은 이미 다 처리했어요. 현주 서운하게 하는 일 없으니까 걱정 말아요. 현주 퇴원하면 바로 집으로 데려갈 겁니다.”그가 돌아선 그때 시선이 한곳에 머물렀다.연지훈이 다시 태블릿 PC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이번엔 화면이 바뀌어 있었다. 여러 명이 모여 식사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사진이 몹시 선명했다. 안요한의 할아버지와 신씨 가문의 부
유이영은 웃으면서 연유준의 손을 잡고 직원한테서 그의 외투를 건네받았다.“집에 가서 할아버지랑 같이 밥 먹자.”연유준은 애교부리면서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쇼핑몰은 연씨 가문에서 그렇게 멀지 않았다. 그런데 차가 출발한 지 얼마 안 돼서 연유준은 유이영의 품에 기대서 잠들어버렸다. 잠든 모습은 훨씬 얌전해 보였고, 울거나 짜증 내지도 않고 엄청 귀여웠다. 유이영은 뿌듯한 표정으로 살짝 그의 등을 두드려주었다.하지만 유이영은 점점 입가의 미소가 사라지더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지훈 씨, 픽업했어요?”연지훈은 자는 연유준
서현주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나랑 그 사람 사이의 일은 딱히 할 말이 없어요. 그래도 듣고 싶으면 말해줄 수는 있어요. 하지만 말이죠...”안요한이 곧바로 물었다.“하지만 뭐?”서현주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정말 듣고 싶어요?”안요한은 진지한 어조로 대답했다.“다 지난 일이잖아. 괜찮아. 나 듣고 싶어.”서현주는 고개를 쭉 내밀고 안요한의 얼굴을 살피고는 인상을 찌푸렸다.“얘기를 듣고 싶다는 사람이 왜 그렇게 표정이 구겨졌어요?”그러자 안요한은 고개를 홱 돌렸다.“안 구겨졌거든.”서현주는 웃음을 참으며
안요한은 굳은 얼굴로 짧게 대답한 뒤 고개를 살짝 돌려 피아노 쪽을 힐끗 바라봤다.서현주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왜 그래요?”안요한은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대신 그녀의 어깨를 더 꽉 조였다.“유준아!”이때 멀리서 급하게 뛰는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는데 유이영은 아무리 서둘러도 걸음이 연유준만큼 빠를 수는 없었다.유이영은 드레스를 들고 헐레벌떡 뛰어왔다. 서현주는 비켜 서려 했는데 안요한이 그녀를 피아노 뒤쪽으로 살짝 끌어다 놓았다. 그러자 서현주는 또다시 안요한을 흘깃 봤다.유이영은 방 안으로
서현주가 부드럽게 말했다.“선물만 드리면 섭섭하죠. 두 분이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오래도록 행복하게 지내시길 진심으로 축복 드려요.”그녀는 그 말을 할 때 연지훈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고 이어서 의미심장하게 한마디 덧붙였다.“연 대표님, 저랑 약속한 거 잊지 마세요.”그 말에 웃고 있던 유이영은 표정이 굳어버렸다. 그녀는 부드러우면서도 집요하게 물었다.“둘이 무슨 약속을 했어요?”서현주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사모님이 직접 연 대표님께 물어보시면 되지 않을까요? 연 대표님이 말씀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