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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화

Penulis: 썸머 워터 멜론
“가을 씨, 저녁에 애들이랑 술자리 좀 잡았는데 동하한테 두 시간이라도 좀 더 찔러줄 수 있나요?”

“지금 술자리 걱정할 때에요? 멘탈 한번 대단하시네요.”

정가을은 짐짓 놀란 척하더니 이내 걱정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선우 씨네 집안 사생아 말이에요. 이번에 또 큰 건 하나 따냈다면서요. 다들 뒤에서 두 사람 비교하면서 얼마나 흉을 보는지 알아요?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데 한번 들려줄까요?”

정가을은 지선우가 거절할 틈도 주지 않았다.

마른기침을 한 번 하고는 목청을 가다듬고 표정을 싸늘하게 굳히며 경멸이 가득 담긴 투로 욕설을 내뱉었다.

“지선우? 걘 그저 놀고먹는 빈 껍데기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폐물이라고.”

“그 집안 사생아를 옆에 세워두면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니까. 누가 보면 지선우가 사생아인 줄 알겠어.”

“어머머, 왜 정색하고 그래요? 화내지 말아요.”

정가을은 순식간에 얼굴을 바꾸며 맑고 순수한 눈망울에 걱정을 가득 담아 말했다.

“이거 다 남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옮긴 것뿐이에요. 선우 씨도 상황 파악은 좀 해야 할 것 같아서요.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말아요. 다 선우 씨 잘되라고 하는 소리니까.”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사생아는 지선우의 역린이었다.

건드리는 순간 누구든 끝장을 보는 절대적인 금기였다.

지선우의 안색이 험악하게 구겨졌지만 그래도 옆에 있는 서동하의 체면을 생각해서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가을 씨, 저도 그래서 지금 친구들 다 불러 모아놓고 대책 세우려는 거잖아요.”

“그런다고 뭐가 달라져요? 본인 스스로 노력해야지.”

정가을은 마치 제 자식 일이라도 되는 양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찼다.

“그러다 사생아가 언젠가 선우 씨 머리 꼭대기에 기어올라서 안하무인으로 굴면 어쩌려고요? 집안 재산 다 털어먹고 선우 씨를 길바닥에 내쫓아서 거지꼴 만들지도 몰라요.”

정가을의 말은 너무나도 거칠고 잔인했다.

이에 지선우는 얼굴이 잔뜩 일그러지고 이를 빠드득 갈았다. 그 순간, 정가을은 이 남자가 자신을 죽여버리고 싶어 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쓸모없는 한량 폐물.’

그녀는 속으로 비웃음을 날렸다.

‘병X! 난 그저 팩폭만 했을 뿐이야.’

지선우가 거의 폭발 직전에 다다랐음을 눈치챈 서동하가 낮은 목소리로 그녀를 제지했다.

“가을아!”

“아유, 알았어요. 충언은 원래 귀에 거슬리는 법이죠. 저도 다 선우 씨가 걱정돼서 하는 말인 거 알죠? 선우 씨가 우리 동하 씨 베프잖아요.”

정가을은 금세 싹싹한 웃음으로 태도를 바꿨다. 자신이 무슨 악의라도 품겠냐는 듯한 완벽한 얼굴이었다.

“오늘 밤엔 동하 씨랑 실컷 술 마셔요. 통금 시간 취소해줄게요. 이 정도면 됐죠, 선우 씨?”

지선우는 말문이 막혔다.

‘전혀 별로인데...’

그는 정가을이 대놓고 자신을 조롱하고 저주하며 비웃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매는 한없이 휘어 있었고 눈동자 또한 맑고 진실했다. 나긋나긋한 말투와 온화한 분위기까지, 그녀에게선 악의를 찾으려야 찾을 수가 없었다.

지선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지만 분출할 명분이 없었다.

오히려 그녀에게 고맙다는 말까지 해야 하는 이 상황이 그를 미치게 했다.

“고마워요, 가을 씨. 진짜 얼굴만큼이나 마음씨도 곱네요.”

그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과찬이십니다.”

정가을은 환한 눈웃음을 지었다.

한편 지선우는 속으로 헛웃음을 삼키며 서류를 챙겨 자리를 떴다.

“가을아, 나 진짜 술 마셔도 돼?”

서동하가 팔을 뻗어 그녀를 안으려 했다. 평소처럼 깊고 그윽한 눈빛이 그녀를 향하며 끝없는 애정을 쏟아붓는 듯했다.

정가을은 속에서 치미는 역겨움을 꾹 참고 억지 미소를 지었다.

“그럼요. 선우 씨 베프잖아요.”

‘그래, 마음껏 마셔. 술독에 빠져 죽어버리면 차라리 잘된 일이지. 이혼하겠다고 애쓸 것도 없이 깔끔하게 과부가 되어 당신의 그 거대한 유산이나 독차지하면 그만이니까.’

‘설령 죽지 않더라도 상관없어. 술에 찌들어 정자를 다 죽여서 너희 집안 대가 끊기는 꼴을 보며 비웃어줄게!’

서동하가 막 껴안으려던 순간, 정가을은 서류 뭉치를 집어 들어 그의 얼굴에 탁 하고 후려치듯 내려놓으며 은근슬쩍 밀쳐냈다.

그러고는 태연하게 몸을 돌려 사무실 의자에 앉아 애교 조로 명령했다.

“얼른 사인해요. 오후에 출장이라 급하게 써야 한다고요.”

물론 출장은 핑계였다.

서창 그룹을 위해 평생 소처럼 부려 먹힐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

서동하는 얼굴에 서류가 부딪혔음에도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 정가을의 힘이 제법 세서 오뚝한 콧날이라도 납작하게 만들 뻔했지만 말이다.

단지 그녀가 술 마시러 나가는 게 싫어 심술을 부리는 것이라 굳게 믿었다.

그는 낮게 웃으며 서류를 받아 다시 제 책상 앞으로 돌아왔다.

“알았어. 우리 여보 말을 잘 들어야지. 저녁에 술 조금만 마시고 일찍 들어올게. 화내지 마, 여보야.”

그렇게 말하며 서류를 한 장씩 펼쳤다. 조항 하나, 단어 하나 놓치지 않고 꼼꼼히 훑어보았고 이제 한 페이지만 더 넘기면 그녀의 사직서가 나올 차례였다.

정가을은 초조한 척 손목시계를 보더니 짐짓 나무랐다.

“적당히 좀 해요. 나까지 못 믿어요? 내가 직접 만든 서류인데 언제 실수한 적 있던가요? 열 번 넘게 검토해서 오타 하나 없다고요. 얼른 사인해요. 나 진짜 시간 없단 말이에요.”

서동하는 그녀를 올려다보며 더없이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알지 그럼. 우리 여보가 제일 똑똑하잖아. 거의 다 봤어. 일정 늦지 않게 해줄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남자의 손가락은 여전히 신중하게 서류를 넘기고 있었다. 그 순간, 정가을은 슬픈 현실을 깨달았다. 그는 처음부터 자신을 믿지 않았던 것이다.

‘어떡하지?’

서동하가 의심할까 봐 몰래 속여서 사직서에 사인받으려던 게 화근일까?

따르릉!

바로 그때 요란한 전화벨 소리가 정적을 깼다.

서동하의 업무용 휴대폰인데 화면에 뜬 이름은 [루비시아]였다.

정가을에게도 무척 낯익은 이름, 한밤중에 이 번호로 서동하에게 전화가 걸려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

그때마다 서동하는 M국 지사에 급한 일이 생겼다며 한밤중에 출장을 떠나곤 했다.

예전의 정가을은 남편이 바람을 피울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해가 서쪽에서 뜨는 것만큼이나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

또한 M국 지사 책임자 이름이 실제로 ‘루비시아’였으니 그녀는 그저 그 사람이 외국인이라고 철석같이 믿어왔다.

하지만 지금, 정가을은 그 이름의 의미를 단번에 깨달았다.

루비시아, 러브시아!

시아, 시연, 이시연!!

진실은 그토록 갑작스럽고도 잔인하게, 무자비하게 다가왔다.

정가을은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의자에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표정을 유지하는 것조차 버거웠다.

손톱이 살을 파고들고 숨을 쉴 때마다 심장이 칼로 도려내지는 것 같았다.

“왜 안 받아요?”

그녀가 간신히 물었다.

“기다리라고 하지 뭐. 우리 여보보다 중요한 게 어디 있다고.”

그렇게 말하며 서동하는 늘씬한 손가락으로 펜을 들어 사직서가 끼어 있는 서류의 서명란에 거침없이 제 이름을 갈겨썼다.

서동하에게 거짓말이란 숨 쉬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었고 낯간지러운 연기는 입만 열면 술술 나왔다.

전화가 온 걸 확인한 순간부터 그는 이미 서류를 읽을 마음도 없어 보였다. 그저 빨리 정가을을 내보내고 첫사랑과 통화하고 싶어 안달이 난 게 훤히 드러났다.

정가을은 치밀어 오르는 역겨움을 꾹 참고 서류를 챙겼다. 사직서에 사인이 된 것을 확인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무실을 나섰다.

그녀는 곧장 인사팀장실로 향했다.

“이렇게 급하게요? 다음 주 화요일이라니, 오늘이 벌써 금요일인데.”

정가을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서 대표님이 보안 유지를 원하셔서요. R&D팀이 동요하면 안 되니까요. 염 팀장님, 바쁘시겠지만 가속 업무 좀 부탁드릴게요. 다음 주 화요일에 와서 인수인계하겠습니다.”

염 팀장은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걱정 마세요. 그 정도 프로 정신은 있으니까.”

퇴사 준비를 마치자 이제 새로운 둥지를 찾을 차례였다.

정가을은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와 마음을 추스른 뒤, 선배 구승범에게 전화를 걸었다.

구승범은 전화를 받자마자 짓궂게 농담을 던졌다.

“웬일이야? 우리 가을 씨가 먼저 전화를 다 하고?”

정가을은 짐짓 응석을 부리며 말했다.

“선배, 저 퇴사했어요. 선배 밑으로 들어가도 돼요? 제발 받아주세요!”

“뭐? 퇴사?”

정가을이 어떻게 서창 그룹을 나올 수 있단 말인가. 과거 그녀의 은사님이 ‘사제 관계를 끊겠다’라는 독한 말까지 내뱉으며 붙잡으려 했다. 하지만 정가을은 눈이 뒤집혔던 건지 국가대표팀의 영입 제안도 뿌리치고 갓 AI 분야에 발을 들인 서창 그룹에 몸을 내던졌다.

그녀는 서동하를 도와 서창 그룹을 0에서 1로, 1에서 100으로 키워냈다.

지금의 서창 그룹이 AI 스마트 홈, 가전, 의료 등 여러 분야에서 업계 선두를 달리는 데 정가을의 공이 80%는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구승범이 혀를 찼다.

“또 나 놀리는 거지? 선배 가지고 장난치는 거 중범죄야, 알아?”

“선배님, 저 진짜 진심입니다. 한 번만 믿어주세요.”

정가을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차분하게 답했다.

“선배, 지금 어디 계세요? 직접 만나서 얘기해요.”

구승범은 여전히 못 믿는 눈치였다.

첫 만남의 정가을은 흰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의 얌전한 후배였다. 검은색 긴 생머리를 늘어뜨리고 조용히 웃으며 나긋나긋하게 말하는 성격 좋은 애인 줄로만 알았었지.

그러나 친해지고 나니 철저히 깨달았다. 착하고 온화한 모습은 다 연기였을 뿐, 정가을은 조용히 일을 꾸미고 속을 알 수 없는 아이였고 지독하게 영악한 구석이 있었다.

유일한 예외가 서동하였다.

그와 관련된 일이라면 정가을은 미련할 정도로 순진한 바보가 돼버렸으니까.

구승범은 정가을이 농담하는 것이라 단정하고는 흔쾌히 대답했다.

“그래, 나 지금 A시에 있어. 한번 와보든가?”

A시의 어느 고풍스러운 찻집, 향긋한 찻내음이 가득했다.

맞은편에 앉은 정가을을 보며 구승범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진짜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는데.”

“진짜 그만뒀어요.”

정가을은 휴대폰에 저장된 사직서 사진을 구승범에게 내밀었다.

서동하의 친필 서명을 똑똑히 확인한 구승범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설마 서동하가 우리 회사 기밀을 빼내려고 너를 산업 스파이로 보낸 건 아니겠지?”

정가을은 이유를 설명하지 않으면 구승범이 쉽게 믿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어쨌거나 서동하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앞날까지 포기했던 그녀였으니까.

“선배, 저 이혼해요. 비웃으셔도 괜찮아요. 서동하는 저를 단 한 번도 좋아한 적 없어요. 다 거짓말이었어요. 그 인간은 따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말을 잇던 정가을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다 이내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구승범은 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당황했다. 눈물은 마치 끊어진 구슬처럼 뺨을 타고 흘러내렸고 웃음 섞인 울음소리는 위태롭게 흩어졌다.

모태 솔로 구승범은 눈앞의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맸다.

서동하를 욕하는 동시에 정가을을 달래느라 진땀을 뻘뻘 흘리는 이 남자.

“울지 마, 가을아. 선배가 너 받아줄게. 맛있는 것도 사주고 원하는 거 다 사줄게, 응?”

허둥지둥 정가을을 진정시킨 구승범은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그녀에게 물었다.

“근데 왜 선생님은 안 찾아가? 예전부터 너를 얼마나 자랑스러워했는데. 지금 찾아가면 얼마나 반기시겠어.”

정가을은 부끄러운 듯 고개를 떨궜다.

“염치가 없어서요. 그때 제 고집대로 하느라 선생님 뒷목 잡게 해드렸잖아요. 그동안 보내드린 명절 선물도 전부 고스란히 돌아왔는걸요. 듣자 하니 작년에 스무 살짜리 천재 소년 제자를 새로 들이셨다면서요? 선배는 그 친구 봤어요?”

구승범도 본 적이 있지만 풀이 죽어 있는 정가을을 보자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을 저었다.

“아, 그 꼬맹이? 뭐, 젊은 놈이라 머리는 좀 돌아가나 본데 우리 가을이랑은 비교가 안 되지.”

구승범의 위로를 알면서도 정가을의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새 제자까지 두셨으니 아마 선생님은 이제 저 같은 제자를 없는 셈 치실 거예요.”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뇌 용량 낭비야.”

구승범이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며 호기롭게 말했다.

“앞으로는 나만 믿고 따라와. 딱 하나만 기억해. ‘하면 된다’. 실적을 내면 내가 선생님께 함께 가서 석고대죄라도 시켜줄게. 우리 선생님은 겉으로는 독해도 마음은 약한 분이라 분명 용서해주실 거야. 다만 실적은 내야 한다, 알겠지?”

구승범은 정가을을 데리고 곧장 백화점으로 향했다. 그녀는 ‘복수’라는 명목으로 쇼핑을 시작했는데 죄다 서동하의 카드만 긁어댔다.

구승범이 카드를 건네자 정가을이 손사래를 쳤다.

“아직 이혼 전이잖아요. 저런 인간쓰레기 카드는 안 긁으면 손해죠. 선배, 가요! 제가 생일선물 쏠게요.”

구승범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 생일은 이미 지났는데...”

“내년, 후년, 앞으로 몇십 년 치 생일선물을 미리 당겨서 챙겨드리는 거예요.”

그 시각 서동하는 지선우가 마련한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휴대폰에서 끊임없이 알림이 울리자 그는 술잔을 든 채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지선우가 옆에서 그와 잔을 부딪치다 마침 화면을 흘끗 보았는데 빼곡히 들어찬 고액 결제 내역에 입을 떡 벌렸다.

“와, 미친! 정가을 진짜 작정했네. 네 카드를 무슨 화수분처럼 긁어대는데?”

다만 서동하는 전혀 못 들은 것처럼 아무런 동요 없이 휴대폰을 뒤집어 놓고 술을 들이켰다.

지선우가 쯧쯧거리며 혀를 찼다.

“그냥 둬? 가만히 있을 거냐고?”

“나한테 사주는 거야.”

정가을은 출장 갈 때마다 늘 선물을 사 왔다. 그의 선물, 아이의 선물, 가족들의 선물. 하지만 그의 카드를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

정가을은 A시에 며칠 더 머물고 싶었지만, 아들 서지율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엄마, 보고 싶어요. 내일 주말인데 증조할아버지댁으로 일찍 오실 수 있어요?”

서지율은 모유 수유를 떼자마자 서씨 가문의 본가로 옮겨져 특별 교육을 받고 있었다. 평소에는 서동하의 할아버지 서태석이 직접 가르쳤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서지율은 그녀와 서동하보다 더 바쁘게 학업에 매진해야 했다. 배울 것이 너무 많아 일요일에나 겨우 쉬면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아들 생각에 정가을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흔쾌히 약속을 수락하고 곧바로 항공편을 변경해서 한주로 향했다.

비행기가 착륙하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입국장에 들어선 정가을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저 멀리 서동하가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여인을 꽉 껴안고 있었는데 다름 아닌 이시연이었다.

이시연, 그녀가 귀국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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