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결혼 7년 차, 서동하는 정가을을 세상 무엇보다 아꼈다. 그녀를 위해 가족과 연을 끊는 것조차 불사할 정도였다. 정가을 역시 서동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했다. 마침내 그를 최고 부호의 자리에 올려놓은 날, 남자의 입에서 차마 믿을 수 없는 말을 듣게 되었다. 자신은 단지 그의 첫사랑을 위한 대역에 불과했다는 것. 결혼하고 사랑을 속삭였던 이유마저 오직 그의 첫사랑을 재앙으로부터 막아내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런데 서동하의 첫사랑은 다름 아닌 그의 형수님이었고 심지어 그녀는 서동하의 아이까지 임신 중이었다! 여기서 서동하가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다면... 그는 불임이었다. 오직 정가을이 낳은 아들만이 그의 유일한 핏줄인 것이다. 7년간의 결혼 생활, 그리고 7년간의 헌신. 결국 돌아온 것은 철저한 속임수였다. 그렇다면 더는 이 ‘갑부 아내’ 노릇 따위는 이어갈 필요가 없었다. 정가을은 서동하가 불임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아들을 데리고 이혼을 감행했고 아이의 성까지 바꿔버렸다. 쓰레기 같은 전남편과 불륜녀의 결혼식 날, 그녀는 두 사람의 적나라한 불륜 영상을 터뜨려 악명을 떨치게 했다. 이어 불륜녀가 낳은 아이의 백일 잔칫날, 정가을은 전남편에게 ‘불임 진단서’를 선물로 보내는 통쾌한 복수를 선사했다. 그 무렵 정가을은 이미 세계 과학 기술 최고상 시상대에 올라 있었다. 그녀의 화려한 경력이 하나둘 공개될 때마다 사람들은 숨을 죽였다. 파렴치한 전남편은 비로소 모든 것을 깨달았다. 애초에 그는 첫사랑을 잘못 짚었다. 어린 시절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 평생 지켜주겠다고 맹세했던 그 소녀는 바로 정가을이었다. 뒤늦게 후회에 사무친 전남편이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여보, 내가 다 잘못었어. 우리 재결합해. 다시 시작하자 제발...” 그때, 정가을이 차갑게 몸을 돌려 그의 평생 라이벌인 남자의 팔짱을 꼈다. “서동하 씨, 호칭 조심하시죠. 제 남편이 질투가 좀 많거든요.” 당황한 서동하는 아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들, 아빠 좀 도와줘. 엄마한테 잘 좀 얘기해보란 말이야!” 하지만 아들마저 그의 손을 뿌리치고 다른 남자의 손을 꼭 잡았다. “아저씨, 누구 보고 아들이래요? 이분이야말로 우리 아빠거든요.”
View More서동하는 어쨌든 서씨 가문 도련님이었다. 이시연을 데려가겠다고 하면 서무진도 더는 막을 방법이 없었다.이시연은 놀란 탓인지 기운이 없어 혼자 걷기 힘들다며 서동하에게 안아 달라고 했다.“정가을, 괜찮지?”서동하는 이미 이시연을 번쩍 안아 든 뒤였다.“가을이는 신경 안 써.”정가을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 짧게 답했다.신경을 쓴다는 건 마음이 있다는 뜻이다.정가을은 이제 마음이 있기는커녕 사람 자체가 필요 없었다. 그러니 신경 쓸 이유도 없었다.그저 역겨울 뿐이었다.정가을은 먼저 차에 올라 조수석에 앉았다. 저 두
정가을이 코웃음을 쳤다.예전에는 그를 사랑했으니 무슨 일이든 그의 입장에서 생각했다. 그러니 서동하의 눈에는 이해심 많고 너그럽고 착한 여자였을 것이다.하지만 이제는 사랑하지 않는다. 무슨 일이든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했고, 그 과정에서 서동하의 이익을 건드렸다. 그러니 서동하에게는 당연히 말이 안 통하는 여자로 보일 것이다.차는 보안이 철저한 고급 별장 앞에 멈췄다.거실 안은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고, 서무진과 이시연을 중심으로 두 무리가 서로 맞서고 있었다.서동하는 빠른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갔다.“오빠!”이시연은 그
정가을은 침실로 뛰어 들어가 문을 닫으려 했지만, 큰 손 하나가 문을 단단히 붙잡았다.“서동하 씨, 저 안 간다고 했어요.”“네 뜻대로는 안 될 테니까 당장 따라와.”서동하는 정가을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쥐고 방 밖으로 끌어내려 아래층으로 향했다.정가을은 물건처럼 끌려가다 비틀거리며 거의 넘어질 뻔했다. 허리 상처가 당겨 오며 찌르는 듯 아팠다.힘을 줄 수도 없었고, 제대로 버틸 수도 없었다.“안 간다고 했잖아요. 서동하 씨, 놔요!”“이 미친놈, 아프다고! 손 놔!”“놓으라고! 손목 부러지겠어!”“대표님, 사모님,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 둘만 남은 것 같았다. 서로 기대고 의지하며 버텼고, 피곤함은 어느새 사라져 마음에는 달콤한 감정만 남았다. 조금도 힘들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지난날을 떠올린 정가을은 옅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때의 자신이 너무 어리석어서 웃음이 났다.서재 한쪽 벽을 전부 채운 책장에는 정가을의 책과 서동하의 책이 뒤섞여 꽂혀 있었다. 하나씩 골라내고 하나씩 정리해야 했다.마치 서동하와의 관계를 정리해 분리한 뒤 버리는 것처럼...밤에 서지율을 재운 뒤 정가을도 피곤해졌다. 허리도 아파서 남은 건 다음 날 정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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