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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9화

Autor: 고능비
고현은 분노를 억누르며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전 대표,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릴게요. 저는 좋아하는 것이 없어요. 좋아하는 물건이 있어도 전 대표가 사줄 필요 없이 저 스스로 구매할 수 있어요.”

“고 대표 스스로 산 건 제가 사준 것이 아니잖아요. 제가 드린 것은 제 마음이잖아요. 이 꽃을 받으세요. 저도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겁니다.”

고현은 얼굴이 어두워졌다.

“전 대표, 저도 처음으로 남자에게서 꽃을 선물 받아봐요.”

“남자가 남자에게 꽃을 주면 안 될 게 뭐 있어요? 남자도 사람이니 꽃을 좋아할 수도 있잖아요.”

고현은 전호영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

눈앞의 남자는 아주 뻔뻔했다.

“전 대표, 제가 너무 바빠서 이만 돌아가세요.”

고현은 어두운 얼굴로 전호영을 내쫓다시피 했다.

“제가 여기서 고 대표 일에 영향이 가지 않게 조용히 앉아 있을게요. 아무 소리도 없이 고 대표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릴게요. 우리 저녁에 함께 식사해요.”

고현은 말을 이었다.

“전 대표, 자꾸 이런 식으로 행동하시면 제가 경호원을 부를 수밖에 없어요.”

전호영은 빙그레 웃으며 고현을 바라보았다.

고현의 말을 귓등으로 듣는 것이 분명했다.

고현은 전호영의 표정에 무척 화가 났다.

고현은 전호영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전씨 가문에서 나온 남자답게 모든 면에서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호영이 이렇게 질척거리는 사람인 줄 몰랐다.

고현은 아까 말한 대로 경호원 팀에 전화해서 전호영을 데리고 나가라고 지시했다.

“고 대표, 경호원을 번거롭게 할 필요 없어요. 저 혼자 스스로 나갈게요. 제가 회사 입구에서 고 대표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테니 우리 하루 호텔로 가서 저녁 식사해요. 고 대표가 맛있게 드실 수 있도록 안배해 놓을게요”

전호영은 말을 다 마치고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경호원을 청할 필요 없었다.

그렇게 되면 너무 창피했기 때문이다.

전호영은 강성 사람은 아니지만 전씨 가문은 강성에서 여러 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었다. 전호영은 요식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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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831화

    소지훈이 차분히 말했다.“앞으로는 당신이 예정 씨랑 효진이 그리고 소현 씨와 자주 어울리면 좋겠어.”그러고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덧붙였다.“아, 소현 씨가 무슨 말을 하든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마. 그냥 흘려들으면 돼.”정윤하가 호기심 어린 눈길로 물었다.“왜요? 효진 씨가 저한테 무슨 얘기를 한다고 그렇게 당부까지 해요?”소지훈은 헛기침을 두어 번 하더니 운전대를 잡은 채 쑥스러운 표정으로 털어놓았다.“사실 준하 씨를 돕기 위해 잠시 소현 씨에게 꽃을 선물하면서 쫓는 척한 적 있거든.”정윤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저한테도 그런 경쟁자가 있었던 거예요?”“너의 연적은 아니야. 나한테 마음이 있었던 것도 아니거든. 오히려 성씨 가문에서는 나 같은 사람을 싫어했어. 내가 소현 씨에게 구애하는 걸 보더니 원래 반대했던 준하 씨와의 사이를 허락했을 정도니까. 사모님 눈에는 내가 마치 큰 위험이라도 되는 듯 보였던 거지.”정윤하가 흥미롭게 웃으며 다그쳤다.“어떻게 된 일인지 좀 더 자세히 얘기해 봐요. 준하 씨를 돕는 게 왜 소현 씨에게 구애하는 걸로 이어진 거예요?”소지훈은 솔직하게 그때의 사정을 모두 털어놓았다. 혹여 나중에 그녀가 오해하지 않도록 미리 낱낱이 밝혀두려는 듯했다.“아버님과 어머님까지 아저씨가 소현 씨한테 마음이 있는 줄 아셨다니 정말 의외네요. 이런 일이 있을 줄은 전혀 몰랐어요.”“여보, 절대 오해는 하지 마.”정윤하는 손을 내저으며 웃었다.“제가 오해하는 것처럼 보여요? 아니거든요. 사실 저는 소현 씨와 준하 씨를 직접 본 적 있는데 그 두 사람 눈에는 서로밖에 없더군요. 아저씨가 끼어들 자리는 애초에 없었던 것 같아요.”“맞아. 소현 씨는 나한테 전혀 마음이 없었어. 소현 씨가 오래도록 좋아한 사람은 오직 태윤 씨였어. 몇 년이나 정성을 쏟았지만 결국 결실을 보지 못했거든. 태윤 씨가 이미 결혼했다는 걸 알자 미련을 접더라고. 성격이 다소 거칠고 평판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가치관만큼은 바른 사람이야. 그토록 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8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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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828화

    정윤하는 소지훈을 보며 계속 웃었다.소지훈은 그녀의 웃음에 얼굴이 붉어지며 물었다.“뭐가 그렇게 웃겨? 오늘 내 옷차림이 이상해? 안 어울려?”그는 오랫동안 검은색 옷만 입는 것에 익숙했다. 하얀 양복도 있지만 입는 경우는 드물었다.오늘은 정윤하와 혼인 신고하러 가는 날이기 때문에 순결을 상징하는 하얀색 옷을 특별히 골랐다. 감정적인 면에서 그는 자신이 하늘에서 내리는 눈보다 더 순수하다고 생각했다.“아니요. 너무 잘 어울려요. 평소보다 더 멋진걸요. 그냥 아저씨가 하얀 양복 입은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어서 마치 동화 속에서 걸어 나온 백마 탄 왕자님 같아서 그래요. 나의 왕자님.”소지훈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나는 너의 백마 탄 왕자님, 오직 너만을 위한 왕자님이야. 여보, 오늘 빨간색 옷을 입으니까 너무 예뻐. 나도 빨간색 양복을 입을 걸 그랬어.”소지훈은 문득 자신에게 빨간색 양복이 없다는 사실이 무척 아쉽게 느껴졌다.정윤하는 얼굴이 붉어졌다. 아직 증명서도 받기 전인데 ‘여보'라고 부르는 것에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곧 혼인 신고를 할 예정이라 그가 ‘여보'라고 부르는 것에 미리 적응해 보기로 했다.정윤하는 당당하게 소지훈의 팔짱을 끼고 다른 한 손으로는 소지훈이 선물한 명품 가방을 들었다. 가방 안에는 그녀의 신분증과 휴대폰, 차 키 등이 들어 있었다.관성에 온 후 시댁에서는 정윤하의 외출 편의를 위해 차 한 대를 마련해 주었다.“엄마가 축하하는 의미로 오늘 화려하게 입으라고 하셨거든요.”“너무 잘 어울려.”“제가 예뻐요? 아니면 옷이 예뻐요?”소지훈이 웃으며 대답했다.“네가 예뻐서 옷이 더 예뻐 보이는 거야.”“입에 꿀 발린 것처럼 말을 잘하시네요.”곧 합법적인 부부가 될 두 사람은 행복하게 웃으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소균성 부부와 소씨 가문의 친척들도 축하해 주러 1층에 와있었다.정윤하는 아래층에 어른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있는 것을 보더니 서둘러 소지훈의 팔에서 손을 뗐다.소지훈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827화

    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도련님이 결혼하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네요.”전우가 말을 이었다.“제 생각에는 이혁 형보다는 제가 먼저 할 것 같아요.”전이혁의 사랑길은 훨씬 더 험난했다.누가 전씨 할머니께서 마련해 주신 넓은 길을 선택하지 말라고 했는가.“설이 지나면 좋은 일만 가득할 거예요.”여운초가 한마디 덧붙였다.“네, 다 좋은 일뿐이죠.”정원은 시끌벅적했고 전씨 가문의 어른들도 가끔 모여들어 분위기를 띄웠다.별장 안에 남은 전이혁은 하예정이 해준 말을 곱씹고 있었다.하예정은 할머니께서 골라주신 사람은 절대 틀림없다, 그에게 어울릴 거다, 도아영에 대해 조사해보면 아마 놀라운 발견이 있을 거다, 도아영에게 들키지 않도록 하라고 조언했다.하예정의 말속에는 도아영이 바로 ‘여우'일 수 있다는 암시가 들어있었다. ‘여우'의 공식적인 신분은 도씨 가문의 둘째 딸, 즉 도아영이었다.하예정의 말을 이해하고 나니 전이혁은 문득 전씨 할머니와 형들이 해주셨던 말들이 떠올랐다.예전에 전씨 할머니께 도아영을 포기하겠다고, 할머니의 뜻대로 도아영을 계속 따라다니지 않겠다고, 그는 ‘여우'를 좋아한다고, 결혼하고 싶은 사람도 ‘여우'”라고 말했었다. 심지어 ‘여우'와 결혼하지 못하면 평생 홀로 살겠다고도 했다.어차피 전씨 가문에 형제들도 많고 그가 대를 이을 필요도 없었으니까.당시 전씨 할머니와 전태윤은 반복적으로 전이혁에게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전씨 할머니께서는 언젠가 후회하게 되어도 할머니한테 찾아가서 울면서 도움을 청하지 말라고도 하셨다. 할머니는 후회할 것이라고 계속 말씀하셨지만 과거의 전이혁은 자신이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전이혁은 비로소 깨달았다. 전씨 할머니의 그 말속에는 숨겨진 뜻이 있었고 그가 알지 못했던 사실들이 많았다는 것을.‘만약 도아영 씨가 바로 ‘여우'라면... 혹은 민지영 씨일 가능성도...’전이혁의 얼굴은 갑자기 굳어졌다.그는 도아영에게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말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826화

    전이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맛있는 냄새가 들어오네요. 바비큐 고기가 다 구워진 모양이에요. 저는 좀 먹으러 나갈게요. 도련님은 여기에서 천천히 생각해 보세요.”하예정은 전이혁이 드디어 진실을 알아챘음을 확인하고는 더는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바비큐를 먹으러 나갔다. 정말 오랫동안 바비큐를 먹지 못했다.임신 후, 비록 심효진처럼 식사를 감시당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하예정은 늘 조심스러웠다. 먹으면 안 되거나 적게 먹어야 하는 것들은 가능한 한 먹지 않으려고 했고 하예진도 사흘에 한 번꼴로 전화를 걸어 조심하라고 당부했다.하예정이 집에서 나오는 것을 보자 전태윤은 즉시 구워진 고기가 담긴 그릇을 들고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이 고기들은 특별히 양념을 적게 넣었어. 안심하고 먹어. 우빈은 잠들었어?”“이미 잠들었어요. 오늘 미친 듯이 놀았잖아요.”하예정은 모두에게 인사한 후 남편 곁에 앉으며 고기가 담긴 그릇을 건네받았다.심효진은 한창 맛있게 먹고 있었고 소정남은 곁에서 그녀를 돌보고 있었다.“예정아, 금방 구워서 정말 맛있어. 얼른 먹어. 오늘은 누구도 간섭하지 않아서 난 오늘 배불리 먹을 거야.”심효진이 웃으며 말했다. 하예정에 비해 그녀의 배는 조금 더 컸고 임신 기간도 한 달 남짓 더 길었다. 잘 먹고 잘 자서 배가 불러오는 것 외 얼굴도 훨씬 통통해져서 하예정보다 살이 좀 쪄 보였다.하예정은 하예진과 노동명이 걱정스러웠는지 잘 먹지 못해 살이 잘 찌지 않았다.“너도 너무 많이 먹지 마. 밥 먹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많이 먹으면 배탈 나기 쉬워. 많이 먹어서 체하면 어떡하려고.”하예정은 소고기 한 조각을 집어 천천히 먹었다.관성의 기후 문제로 그들은 고칼로리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쉽게 체하고 속이 불편했다.누리꾼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관성시 사람들은 하루 종일 소화를 잘 시키는 방법만 생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바로 ‘소화가 잘 되는 차를 마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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