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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Author: 고능비
전태윤은 차갑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그런 전태윤의 모습에 하예정은 명치가 턱 막힌 듯 아파왔다.

누가 신경을 쓰고 싶댔나?

그저 부부간에 최소한의 배려 차원에서 물어본 것이다.

하예정은 휙 돌아서서 방으로 들어갔다.

하예정이 더 이상 아무 질문도 하지 않고 자신을 신경 쓰지 않자, 전태윤은 기분이 더 안 좋아졌다.

"앞으로 잠옷 입은 채로 문 열어주지 마!"

하예정은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속옷은 입고 있었다고요."

하예정은 방금처럼 문을 열어줘야 하는 상황이 생길까 봐 잘 때만 속옷을 벗었다.

"제가 옷을 어떻게 입는지 태윤 씨가 무슨 상관이에요? 서로 사생활은 개입하지 않기로 계약서에도 썼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전태윤은 굳은 얼굴로 가만히 있었다.

분명 계약서는 전태윤에게만 유리하고 하예정을 구속하는 내용만 적혀 있었다. 그런데 왜 지금 오히려 그 계약서가 전태윤을 옥죄는 느낌인 걸까?

하예정은 주방에서 따뜻한 물 한 잔을 받았다. 물이 적당히 식었을 때 꿀을 탄 뒤 잘 저어서 전태윤에게 건네주었다.

전태윤은 소파에 기대고 있었지만 잠에 들지는 않았다. 하예정이 나온 것을 본 그는 여전히 차가운 눈으로 하예정을 쳐다봤다.

하예정은 꿀물을 전태윤 앞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태윤 씨 많이 취했으니, 뭐라고 하지 않을게요. 꿀물 먹고 방으로 돌아가 씻고 자요."

할 말을 마친 뒤, 하예정은 몸을 돌려 방 쪽으로 걸어갔다.

전태윤은 손을 뻗어 하예정의 손목을 낚아채 세게 끌어당겼다. 하예정은 막을 새도 없이 전태윤의 품으로 쓰러졌다. 전태윤은 술을 많이 마시긴 했지만 매우 민첩했다. 하예정이 정신 차릴 새도 없이 그녀의 몸을 돌려 소파에 눕혀 꼼짝도 못 하게 했다.

순간 세상이 돌아가는 것만 같았던 하예정은 정신을 차리자 어느새 전태윤에게 잡혀 소파에 눕혀져 있었다.

"태윤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여태까지 전태윤은 늘 혹시라도 하예정이 자신을 덮칠까 봐 거리를 두지 않았던가?

하지만 지금 전태윤은 하예정의 위에 올라타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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