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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5화

Author: 고능비
“그렇군요.”

여천우가 사색에 잠긴 듯 말했다.

여천우는 부모가 저지른 일을 발견한 후, 처음에 큰 누나의 눈을 치료해주던 의사가 정상사망으로 돌아간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자기 부모가 해쳤는지 의심했다.

“근데, 도련님이 어떻게 갑자기 돌아오셨어요?”

가정부가 의아해하면서 생각했다.

도련님은 이 시간에 대학교에서 근심 걱정 없이 공부해야 할 텐데, 명절도 방학도 아닌 지금 왜 돌아왔을까고.

“큰 누나가 걱정돼서 휴가 내고 돌아왔어요.”

여천우는 자기가 휴가 내고 왔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큰 누나가 방에 있지요? 들어가 볼래요.”

여천우는 당장 달려가서 큰 누나의 눈이 보이는가 확인하고 싶었다.

“큰 아씨와 도련님은 모두 방안에 계셔요.”

여천우는 가정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성큼성큼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문에 도착한 여천우는 준 형부인 전이진이 한 손은 큰 누나의 허리를 감싸안고, 한 손은 큰 누나의 머리를 받쳐 든 채 두 사람이 한창 열렬히 키스 중이었다.

이를 본 여천우의 머리는 순식간 공백이 된 듯했다.

그의 얼굴은 관우의 얼굴처럼 뻘게져 잽싸가 몸을 돌려 뜨거운 키스 중인 두 사람을 외면했다.

그러는 여천우는 속으로 전이진을 엄청나게 욕했다. 어디 감히 내 집에서 함부로 누나한테 이런 경박한 행동을 해, 딴 사람이 보면 누나를 어떻게 보겠어.

한데 여천우 혼자만 이상하게 생각했지, 이 별장에 있는 가정부들은 이미 이런 장면에 익숙하여진 지 오래였다.

둘 사이는 이미 약혼한 남, 여 사이인데 키스, 포옹은 너무나도 평범한 일로 생각했다.

설사 둘이서 한방을 같이 쓴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었다.

전이진과 여운초는 비록 매일 알콩달콩했지만, 마지막 방어선은 넘지 않았다.

둘은 한결같이 제일 소중한 것을 첫날밤에 남기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키스 후, 전이진은 사랑하는 여운초의 허리를 놓아줬다. 여운초는 전이진의 가슴에 기대여 가쁜 호흡을 조절했다.

이윽고 전이진은 그들 둘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여천우를 발견하고 품에 안겨있는 여운초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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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천우가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이진을 흘겨보았다.전이진이 웃으면서 물었다.“천우야, 네가 오늘 어떻게 왔어?”여천우는 전이진이 자기 누나와 친근하게 군데 대해 불만이 있어 얼굴이 불그레 해짐에도 불구하고 반박했다.“이건 제집이에요, 내가 언제 오고 싶으면 언제 와요, 형이 상관할 바는 아닌걸요?”전이진은 성격이 좋아서 여천우와 대들지 않았다.전이진은 여초운와 키스하는 장면을 여천우가 본 걸 알기 때문이다.아마도 처남이 자기 누나한테 경박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누나, 나 천우야.”여천우는 냉큼 큰 누나 곁에 달려가 서서 전이진을 슬쩍 한쪽 편으로 밀어버리고 큰 누나 눈앞에서 제일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누나가 자기의 생김새를 똑똑히 볼 수 있기 위해서였다.누나가 실명했을 때 여천우는 고작 일곱 살이었다. 초등학교 이학년 학생에 불과하다.지금은 벌써 대학생이다.처남한테 밀려난 전이진은 여전히 화를 내지 않고 웃으면서 말했다.“천우야, 너희 누나는 지금 눈앞의 물건은 볼 수 있단다. 하지만 똑똑히는 안 보여. 정박사가 그러는데 지금 누나의 시력은 칠팔백 도의 안경을 건 근시가 안경을 벗은 상태와 같단다. 볼 수는 있는데 똑똑히 안 보여.”“네가 좀 더 가까이 와야 누나가 너를 잘 볼 수 있을 거야.”“맞다, 너 뭘 좋아해? 지금 주방에 시켜서 네가 좋아하는 반찬들을 시키게.”마침 점심시간이다.여천우는 전이진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누나의 두 눈만 뚫어지게 보면서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누나, 나 좀 봐봐, 내 얼굴 똑똑히 볼 수 있어?”그리고 손으로 자기의 눈을 한번 만지고는 물었다.“누나, 나 방금 손으로 눈 만졌어, 아니면 코 만졌어?”여운초도 조용히 동생을 지켜보았다.여천우는 부모의 좋은 점만 물려받아서 얼굴이 엄청나게 잘 생겼다. 여운초도 어머니를 많이 닮았기에 두 사람은 꽤 닮은 편이다.한참 후, 여운초는 손을 내밀어 여천우의 얼굴을 만졌다. 볼로부터 눈, 코까지 천천히 만지면서 마지막에 이마까지 만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367화

    여운초는 감정을 사로잡은 후 동생을 힘껏 포옹해 주었다.누나의 품에 안긴 여천우는 매형을 흘끔 쳐다보면서 좀 어색했다. 매형이 질투할까 걱정되었기 때문이다.예전부터 이 매형이 아주 횡포하다는 소문을 듣긴 했지만, 매형인데 동생을 좀 양보하면 어떠냐고 생각했다.어렸을 때, 큰누나는 겉으로 남동생을 냉대하며 본 척도 않지만, 매번 그가 넘어지기만 하면 달려와서 가슴 아파하며 품에 안고 부드럽게 달래주곤 했다.여천우는 기억이 생길 때부터 큰 누나를 유별나게 따랐다.자기가 넘어지면 얼음장처럼 차갑던 누나가 따뜻해진다고 생각했다.그 후로 여천우는 넘어지는 걸 즐겼다. 넘어져야만 누나가 자기를 관심하고 달래도 주고 안아도 주니깐. 기억 속 누나의 품은 얄팍하면서도 따뜻했다.어린 여천우는 왜 엄마는 누나를 미워하고, 누나는 자기를 냉대하는지 잘 몰랐다. 점점 켜면서 그 까닭을 알았다. 누나는 아버지의 친딸이 아니기 때문이다.같은 엄마의 뱃속에서 나왔지만, 엄마는 누나를 미워했다.누나가 엄마한테 된욕을 먹거나, 물매를 맞을 때마다 여천우가 달려가서 몸으로 막아주곤 했다.그는 엄마가 누나를 학대하거나 누나가 수모를 당하는 걸 보고는 절대로 참지 못하고 나섰다.둘째 누나의 심보도 고약하다. 큰 누나를 두둔하지 못하게 빼돌리려고 여천우를 기숙학교에 보내라고 엄마한테 권했고, 부모가 비록 여천우를 제일 이뻐했지만 큰 누나를 감싸주지 못하게 하려고 끝내는 기숙학교에 보내고야 말았다. 비록 그 학교가 관성에서 제일 비싼 학교이긴 하지만.여천우가 매번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큰 누나한테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하곤 했다.하지만 끝내는 실명당했을 뿐만 아니라, 목숨마저 잃을 뻔했다. 다행히도 작은고모가 친정에 왔다가 발견하고 큰 누나를 병원으로 데려가서 목숨을 건졌다.옛일들을 생각하면 할수록 여천우는 자책감에 못 이기며 큰 누나가 사무치게 그리웠다.“누나.”여천우는 매형이 질투하든 말든 더는 관계치 않고 큰 누나를 힘주어 포옹했다.포옹을 마친 후 여천우가 큰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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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았어."여운초가 동생을 자리에 앉히고 물었다.“근데 왜 갑자기 집에 왔어? 명절도 아니고 방학도 아닌데, 상과 안 해?"지난번 누나랑 통화하고 나서 걱정도 되고 또 눈 치료가 효과가 어떤지 보고 싶어서 며칠 휴가 내고 왔어."“그럼 전화할 줄 모르니? 굳이 휴가까지 내면서 와? 이틀만 자고 얼른 학교 가야지?”여운초가 말했다.옆에서 듣고 있던 전이진이 말했다.“운초씨, 이참에 천우가 큰 형 결혼식까지 보고 가면 좋잖아."그러자 여운초가 여천우를 보면서 휴가는 며칠 냈냐고 물었다.“한 주일."전태윤과 하예정의 결혼식은 3일 후에 올리기로 했다.“그럼 큰형 결혼식에 참석한후 학교로 돌아가렴. 앞으로는 큰일 없으면 함부로 휴가 내면 않되, 열심히 공부해서 방학 때 돌아오면 회사로 들어와 실습해."여운초가 여씨 그룹을 물려받을 때부터 독점할 생각을 전혀 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여씨 그룹에 남동생의 한 몫이 있다고 생각했다.“누나, 난 회사경영에 관심 없어."여천우는 여씨 그룹에 발들이기 싫었다.왜냐하면, 여씨 그룹에 주인이 둘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만일 여천우가 회사로 들어간다면, 아버지의 옛 부하들은 필연코 그의 편에 줄 설 것이다.누나는 지금 자기편의 사람들을 키우고 있다.그때 가서 설사 두 형제가 싸울 마음이 없다 하더라도 각자의 부하들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그때 되면 여씨 그룹이 망할 뿐만 아니라 형제도 버성기게 될 거다.게다가 여천우는 정말로 장사에 전혀 취미가 없다.잠자코 있던 여운초가 동생한테 물었다.“그럼 넌 졸업 후에 뭘 할 건가 생각은 해봤니?”“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거니와 촬영도 좋아해. 화가나 사진작가가 되고 싶어."여운초는 동생의 말에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고 말했다.“방학하면 우리 회사에 아르바이트로 들어와, 봉급 줄 테니, 기타는 나중에 다시 봐."“응."여천우가 간단히 대답하고 금방 물었다.“매형의 큰형이 곧 결혼한다고?”전이진이 해석 해줬다.“큰형은 진작 결혼했어, 식을 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369화

    여씨 별장 대문 입구에 있는 전 여씨 가문의 큰 아가씨와 둘째 아가씨는 옛날의 오만과 고귀함을 버린 지 오래였다.지금 그들의 몸에는 평범한 옷을 입고 있었고 반짝이던 비싼 보석들도 보이지 않았으며 들고 다니던 에르메스 가방도 보이지 않았다.심지어 그들 뒤에는 자가용 자동차조차 없이 두 사람은 택시를 타고 왔다.빚을 갚기 위해 두 가족은 팔 수 있는 물건들은 다 팔았다.집까지 판 그들은 전세를 맡았다.두 고모가 태어났을 때 여씨 가문은 지금처럼 재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부유한 축에 속해서 근심 없이 자랐다.결혼할 나이가 되었을 때도 집안이 일떠섰기에 넉넉한 혼숫감을 가지고 부잣집으로 시집가서 며느리에서 할머니가 되었지만, 이제는 부화방탕한 생활로부터 다시 가난뱅이로 돌아가서 고생해야만 했다.나이가 많고 밖에서 일한 경험조차 없는 두 고모는 일자리조차 구할 수 없어 할 수 있는 일은 청소부밖에 없었다.하지만 청소부의 봉급은 너무 적어서 며칠도 못가서 다 써버리고 없었다.검소함에서 사치로 갈기는 쉽지만, 사치에서 검소함으로 가는 것은 어렵다고들 했다.이 말은 아마도 이 한 쌍의 자매에게 가장 적합한 듯했다.이런 고생을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두 고모는 제발 저희를 좀 봐 달라고 여운초한테 절이라도 할 듯이 쫓아왔다.그들은 비로소 여씨 가문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오빠와 형님이 아니라 장인 여운초라는 것을 늦게야 알게 됐다.여운초는 운이 좋게도 장인임에도 불구하고 전씨 가문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가령 앞 20년 동안을 여운초가 신데렐라의 삶을 살았다고 한다면 남은 인생은 호의호식하는 부잣집 사모님의 삶을 살 수 있었다.하느님이 그녀에게 내린 보상인 것처럼.“운초야, 문 열어, 우린 네 고모야!”“운초야, 다 우리 잘못이야. 더는 집안 재산을 빼앗으려 하지 않을 테니 제발 좀 살려줘라!”여운초의 둘째 고모도 큰소리로 외쳤다.여씨 가문의 이웃들은 두 고모가 친정집에 돌아가 가족 재산을 빼앗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여씨 가족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370화

    정박사가 신의의 자제면 어때? 신의도 사람인데 고칠 수 없는 질병도 있기 마련이다.“천우야, 천우야!”여운초 뒤에 따라 나오는 사람이 여천우인 걸 발견하자 두 고모는 구세주를 만난 것처럼 기뻐했다.조카가 당연히 조카보다 호락호락할 테니깐.옛날에 그들은 오빠와 형수랑 한 패거리가 되어 여운초를 학대하고 괴롭혔었다. 여운초가 피해를 보고도 가만히 있자 매일 여운초가 죽기만 기다렸다.여운초가 이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앙심을 품어 그들한테 보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하지만 하나뿐인 조카 여천우는 어릴 때부터 두 고모가 애지중지했다.친정집에 유일한 남자애니까.친정집의 재산을 탐내기 전에는 여씨 그룹이 잘되길 바랐다. 그래야 남들이 그들을 업신여기지 못하니깐."천우 부르지 말아요. 걔는 지금 아무런 실권도 없어요."여운초가 걸어 나와서 두 고모 앞에서 문틈 사이로 맞대고 두 눈을 부릅떴다.전이진은 따라 나오지 않았다. 여운초가 혼자 해결할 수 있으니 필요 없다면서 말렸다.전이진은 사랑하는 여운초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주러 주방에 갔다.두 고모는 여운초가 앞을 보지 못하는 줄 알고 악독하고 원한이 가득한 눈길로 여운초를 째려보았다.만일 눈빛이 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두 고모의 눈빛은 여운초를 천 번, 만 번도 죽였을 거다."그렇게 지독한 눈으로 볼 필요가 없어요."여운초가 쌀쌀맞게 말했다.“눈길로 날 못 죽여요. 너만 힘들지."큰고모는 말문이 막혔다.그는 두 손을 문살 사이로 내밀고 여운초의 눈앞에 대고 흔들어 보았다."큰고모, 손 흔들지 않아도 돼요. 나 다 보이거든. 큰고모 요즘 살 많이 쪘네요. 내 기억 속에 큰고모가 무척 날씬했었는데, 지금은 뚱뚱하고 작달막하네요."큰고모의 키는 원래부터 크지 않았고 약 150㎝밖에 안되었다. 형제 중에서 키가 제일 작았다.그녀의 몸은 옆으로만 퍼지기만 하여 지금은 마침 호박 같았다.큰고모는 여운초의 비웃음을 아랑곳하지 않고 아연실색해서 물었다.“운초야, 너 진짜 볼 수 있어?”'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371화

    돈이 없으면 다시 월세방에서 살까 봐 두려웠고 일자리를 찾으러 나간 자식들은 전씨 그룹에 밉보인 사람이라는 소식이 퍼져서 어느 회사도 감히 고용하지 못했다.“천우야, 고모 대신 잘 좀 얘기해 줘. 고모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니? 네 고모가 운초한테 쫓겨나는 걸 보고만 있을 거야?”여천우는 두 고모가 이 지경이 된 것에 깜짝 놀랐다. 하지만 여운초는 동정심 따위 없었고 여전히 엄숙한 표정을 한 걸 봐서는 여천우가 관성에 없을 때 고모가 여운초한테 무슨 짓을 한 것이 분명했다.“큰고모, 둘째 고모. 우리 집 일은 누나 뜻에 따르기로 했어요. 누나가 고모한테 왜 그러는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누나는 악독한 것이 아니라 그저 은혜는 은혜대로 갚고 원한은 두 배로 갚아 줄 뿐이에요. 혹시 우리 누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예요?”여천우는 여운초를 굳게 믿기에 두 고모가 먼저 여운초한테 도를 넘는 짓을 해서 이런 벌을 받는 것이라고 여겼다. 두 고모의 꼴은 말이 아니었으니 벌을 제대로 받은 것 같았다.“두 분이 저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는 제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죠? 저를 악독하다고 말하는 것도 웃기네요. 내 목숨을 앗아가려고 악독한 마음을 먹은 건 고모잖아요. 저는 저를 먼저 건드리지 않는 이상 가만히 있어요. 하지만 저를 건드리면서 선을 넘는다면 두 배, 세 배 갚아 줄 거예요. 하지만 이번에는 좀 봐준 거고요.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것도 아닌데 유난 떨지 마세요. 모두 건강한 것 같으니 직접 돈을 벌어도 되잖아요?”김씨 가문과 최씨 가문이 오늘 같은 지경에 이른 것은 전이진과 여운초의 계획이었다. 여운초는 자신의 목숨을 위협한 고모를 내버려둘 수 없었고 당한 것의 두세 배는 돌려주는 성격이었다.“우리는 친고모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잖아요? 당신 아버지가 살아있었다면 두 누나를 깍듯이 모실 거라고요.”“우리 아빠에 대해 말하지 마세요, 두 분 모두 그럴 자격 없으니까요!”여운초는 솟구쳐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누나, 심호흡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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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람들이 한 말은 전부 헛소리니까 신경 쓰지 마. 가족보다 더 친한 우리가 서로를 믿지 못한다면 그 사람들 말을 더더욱 믿어서는 안 돼.”예천우는 고개를 힘껏 끄덕였고 여운초를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었다.“누나, 난 절대 고모한테 속지 않을 거야.”여운초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가문에서 제일 착하고 정의감이 넘치는 사람은 바로 너야. 넌 부모님의 영향을 받지 않았고 자신의 원칙대로 행동하는 사람이야.”여천우의 엄마는 여천우가 어릴 적부터 여운별과 오누이 사이라고 말하면서 가깝게 지내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여천우는 처음부터 여운초가 더 편했고 누가 뭐라고 해도 여운초의 곁에 달라붙어 있다 보니 습관이 되었다.“누나, 내가 학교에 다니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줘.”여천우는 여운초가 독한 구석이 있다는 걸 알지만 상대를 완전히 말려 죽이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두 고모도 어느 정도 봐주려고 했고 본가로 돌아와서 재산을 뺏지 않는다면 내버려둘 생각이었다. 김씨 가문과 최씨 가문의 사촌 형을 여씨 그룹에서 쫓아낸 건, 예전부터 여씨 그룹에서 행세를 부리며 수수료를 떼어 가졌기 때문이다. 회사의 돈을 야금야금 뜯어먹는 것을 여운초의 아버지는 알고 있었지만 삼촌으로서 조카가 저지른 잘못을 관대하게 포용해 주었고 사촌 오빠들도 한동안 잠잠했다. 하지만 여운초가 아버지의 자리를 이은 뒤,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은 배후에 어느 가문이 있든 상관하지 않고 전부 해임했다. 더 책임을 묻지 않고 해임했지만 여천우가 돌아왔을 때 두 고모가 여운초한테 울면서 비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여천우는 두 가문에서 여운초한테 무슨 수를 썼기 때문에 여운초가 김씨 가문과 최씨 가문을 파산하게 한 것이라고 여겼다. 게다가 용서를 구하러 온 고모는 화장기도 없는 민낯과 남루한 옷차림을 하고 있어서 예전과는 사뭇 다른 사람 같았고 형편이 어려워진 것이 분명했다.여운초가 담담하게 말했다.“지나간 일은 다시 얘기하고 싶지 않아. 결국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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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9화

    “할머니, 제가 뭐가 똑똑해요, 전 진짜 멍청해요. 할머니야말로 대단하신 분이죠.”전이혁은 할머니께 아부하는 멘트를 던졌다.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아부라고 할 수 없는 게, 할머니는 정말 대단한 인물이었다. 남들이 보기엔 전씨 가문 자손들은 이미 충분히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할머니의 손바닥 안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할머니는 마치 삼장법사였고 자손들은 손오공 같은 존재로 손오공이 아무리 강해도 삼장법사 앞에선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할머니, 저 진짜 꼼수 같은 거 부리지 않아요.”“그건 네 사정이고. 어떻게 하든 네 마음대로 해. 할머니는 이미 너에게 신붓감을 골라줬고, 대시하든 포기하든 그것 역시 너에게 달린 일이야. 1년이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줬다고 생각한다.”“하지만 한 가지 경고할게. 지금까지 우리 전씨 가문에는 일편단심인 남자만 있었을 뿐 양다리를 걸치는 남자는 없었어. 네가 전씨 가문의 가풍을 망가뜨리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전이혁은 최대한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알겠어요, 할머니. 저 이제 운전해야 해요. 도착해서 또 이야기 나눠요.”“그래, 운전 조심하고.”할머니는 전이혁에게 안전을 당부하고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은 뒤, 할머니는 곧장 양씨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양 집사, 내 생선은?”할머니는 자신이 잡은 생선을 혹시 다른 사람이 먹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양씨 아저씨는 웃으며 대답했다.“어르신께서 구운 생선은 냄새가 정말 좋아요. 아무도 어르신의 생선을 뺏어 먹으려 하지 않으니 안심하세요.”그들 몇몇 자식들 따라 직원 숙소에서 지내는 할머니들은 전씨 할머니가 좋은 분인 걸 알고 함께 수다도 떨고 낚시도 하지만 전씨 가문의 중심인 전씨 할머니의 권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들은 전씨 할머니의 물건을 건드리는 일은 없었다. 혹시나 건드렸다가 이곳에서 일하는 자식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었으니까.서원 리조트의 모든 직원은 훌륭한 대우와 복지를 받고 있었다. 산기슭에 지어진 숙소는 혼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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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은 함께 아침을 먹은 후, 방을 나섰다.그러자 집사는 전태윤이 다음에 올 때 묵을 수 있도록 스위트룸을 원래 상태로 정리하기 시작했다.도아영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서 다시 잠을 청했다.전이혁은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고, 할머니가 전화를 받자 물었다.“할머니, 지금 어디 계세요?”“리조트에 있어. 무슨 일이야? 할머니 보고 싶어? 그렇다면 와서 할머니랑 같이 밥 한 끼 먹자.”그러더니 할머니는 한 마디 덧붙였다.“지금 생선이 막 익었어. 냄새 진짜 좋다.”전이혁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침부터 생선 구워 드세요?”“너한테 말한 거 아니야. 친구들이랑 얘기 중이었어. 아침부터 생선 구우면 안 돼? 그리고 지금 아침도 아니잖아. 아홉 시도 넘었네, 해가 중천에 뜨려고 하고 있어.”“오늘 날씨도 풀렸고, 할머니는 친구들이랑 낚시 갔다가 지금은 잡은 생선 구워 먹고 있어. 소풍하는 느낌이라 꽤 괜찮아.”전이혁은 그 모습이 쉽게 그려졌다. 산 아래에는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고 물 아래에는 물고기와 새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할머니는 가끔 몇몇 직원들의 어머니들과 함께 낚시하곤 했었다. 냇가에는 큰 나무 한 그루 있었는데 그 아래에는 돌로 된 테이블이 몇 개 있어 할머니의 한마디면 집사는 바비큐 그릴을 가져와 그들이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할머니가 말하길, 그들은 먹는 것보다는 굽는 과정을 더 즐겼다. 비록 직원이 구워줄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다른 사람이 구워주는 건 맛이 없다며 투덜대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들은 다 먹지 못할 때면 남은 건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었다.서원 리조트의 직원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할머니는 권위를 내세우며 직원들에게 막 대하지 않고 옆집 할머니처럼 따뜻하게 대해준다는 사실을.“할머니, 생선 더 잡아서 구워주세요. 저 지금 갈게요.”전이혁은 결심한 듯 할머니에게 진실을 털어놓으러 갈 생각이었다.“네가 와서 직접 잡아. 손질까지 하면 할머니가 구워줄게.”그러더니 할머니는 전이혁에게 물었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7화

    “여긴 호텔 맞고, 당연히 아영 씨가 묵던 방일 수가 없죠. 어제 아영 씨가 취해서 방에 데려다줬는데 눕자마자 토하더라고요. 침대랑 바닥까지 모두 엉망이 돼서 어쩔 수 없이 다른 방으로 옮겼어요.”전이혁은 다시 자리에 앉더니 도아영에게 말했다.“아영 씨 술 취하면 정말 감당하기 힘들어요. 앞으로 술 좀 줄이는 게 좋을 것 같네요.”도아영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뗐다.“제가 전이혁 씨랑 함께 많이 마신 건 알겠는데 그 뒤로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나네요. 그런데 그 술 진짜 맛있었어요. 제가 해주시로 돌아갈 때 한 박스만 챙겨줘요. 기분 안 좋을 때 집에서 한두 잔 마시려고요.”“아영 씨가 그 정도로 술이 부족하진 않을 텐데요?”전이혁은 도아영의 집에 좋은 술이 부족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그는 도아영의 말이 전혀 믿기지 않았다.“맞아요. 술이 부족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전이혁 씨가 준 술은 부족하죠.”전이혁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그래요. 아영 씨가 돌아갈 때 한 박스 챙겨줄게요. 그리고 관성 특산물도 좀 챙길 테니 같이 가져가요. 어찌 되었든 먼 길 왔는데 헛걸음하게 하면 안 되니까요.”도아영은 웃으며 대답했다.“맞아요. 헛걸음하게 만들면 안 되죠.”그러더니 그녀는 전이혁의 옆으로 다가가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전이혁 씨, 여기 꿀 있어요? 머리가 아파서 그러는데 저 꿀물 좀 타 주면 안 돼요?”“아까는 참을 만하다면서요?”전이혁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일단 세수 좀 하고요. 그리고 타 줄게요. 아영 씨도 세수해요.”“목욕할 거면 아영 씨 방에 가서 해요. 여긴 우리 형이 자주 묵는 스위트룸인데, 아영 씨니까 형이 허락한 거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형수님이 부탁해도 절대 안 된다고 했을 거예요.”전이혁의 큰형과 형수님은 도아영이 할머니께서 정해준 자신의 신붓감이라는 걸 알고,이미 도아영을 가족이나 다름없이 생각하고 있었다.어젯밤, 전이혁이 그런 말을 했을 때 도아영은 살짝 기분이 상했었다. 하지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6화

    전이혁은 얼른 도아영을 부축하더니 살짝 귀찮다는 듯이 물었다.“아영 씨, 또 왜 그래요?”“저... 화장실... ”도아영은 눈이 풀린 채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화장실 가고 싶어요?”도아영은 비틀거리며 제대로 걷기도 힘든 상태였고 전이혁의 표정은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 도아영을 혼자 화장실에 가게 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남자인 자신이 부축해서 데려가는 것도 난감한 일이었다.도아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전이혁은 급히 그녀를 부축하며 다시 한번 물었다.“혼자 괜찮겠어요?”도아영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녀는 이미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를 정도로 심하게 취해 있었다.도아영의 상태를 보아하니 전이혁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부축해 화장실로 데려가야 했다. 전이혁은 가면서도 입으로는 끊임없이 투덜거렸다.그는 도아영을 화장실로 들여보내고 도망치듯 밖으로 뛰어나왔다.전이혁은 도아영이 나올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10분이 넘도록 나오지 않았고, 노크를 해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결국, 전이혁은 걱정된 마음에 문을 살짝 열어 안을 들여다봤지만 무슨 일인지 도아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어? 어디 간 거야?’전이혁은 의심스러운 마음에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 보았다. 그 결과, 도아영은 화장실 문 옆 벽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그러니 문틈 사이로 도아영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이 여자 진짜!”도아영의 모습을 보자, 전이혁은 앞으로 절대 그녀에게 술을 많이 마시게 하지 않으리라고 결심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전이혁은 앞으로 자신이 도아영과 함께 밥을 먹게 된다면 그녀에게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 자신 말고는 도아영이 다른 누구와 함께 얼마나 마시든, 그건 전이혁이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전이혁은 안으로 들어가 도아영을 안고 나온 뒤,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그는 원래 방으로 돌아가 쉴 예정이었지만, 도아영의 상태를 보아하니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결국 그날 저녁,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5화

    한편 호텔에서 도아영을 돌보던 전이혁은 전창빈의 메시지를 확인하더니 단독으로 그에게 음성 메시지로 물었다.[너 그 먼 곳까지 가서 가정 요리사를 하려고?]전창빈은 소파에 앉아 답장을 보냈다.[안 될 건 없지? 선우씨 가문의 가정 요리사 자리는 도전적이잖아. 내가 합격할 수 있을지 시험해 보고 싶었어. 다행히도 형 동생이 모든 경쟁자를 물리쳤지 뭐야. 난관을 하나둘씩 돌파했어.]전이혁이 회답했다.[요리사 하나 뽑는 걸 대통령 선거처럼 하는구먼. 얼마나 있을 계획이야? 설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명절에는 안 오려고?]전창빈이 답장했다.[설날에는 아마 못 갈 것 같아. 여기 주인이 날 해고하면 그때나 갈 수는 있겠는지.]전이혁이 피식 웃었다.[네 실력으로는 해고당할 리가 없잖아. 네가 주인을 해고하는 게 더 말이 되겠다. 이해가 안 가. 왜 그 먼 곳까지 가려고 한 거야? 넌 사업도 있는데... 어디서 요리하든 다 마찬가지일 텐데 굳이 몇천 리나 떨어진 곳까지 갈 필요가 있나? 거기 추울 텐데 너 괜찮겠어?]전창빈이 대답했다.[우리 추위를 못 타본 것도 아니고. 형도 할머니에 의해 눈이 수북이 쌓인 산으로 버려지지 않았어? 내 얘긴 그만하고... 형은 어때? 우리 미래의 형수님께 구애하기 시작했어?]‘난 벌써 움직이고 있는데 형이 아직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내가 나중에 민아 씨와 함께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러 갈 때 형은 대체 어쩌려고?’전창빈은 속으로 생각했다.전씨 할머니의 지팡이가 전창빈의 등짝을 때리지 않는다면 해가 서쪽에 뜨는 거나 다름없을 것이다.[말도 마라. 정말 귀찮아. 큰형수님이 오늘 저녁에 우리한테 밥 사주셨어.]전창빈이 웃으며 회답했다.[하하! 괴로웠겠네.][내 말이. 할머니께서 나에게 정해주신 그 여자분이 큰형수님을 찾아가 하소연했더니 큰형수님이 우리 두 사람에게 밥을 사주신 거 있지.][형이 우리 형수님한테 무슨 짓이라도 했어?][아직 너의 형수님이 아니거든!]전이혁은 전창빈의 호칭을 정정했다. 그는 도아영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4화

    “저는 앞으로 큰아가씨의 평가에 근거해서 요리 방법을 조정해 나갈 거예요. 그렇게 해야만 실력을 키울 수 있을 테니까요. 제가 만드는 모든 요리를 큰아가씨께서 만족해하시면 제가 여기에서 졸업할 수 있겠네요.”강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되면 큰아가씨께서 당신을 놓아주지 않을걸요.”‘평생 선우민아 씨를 위해 요리해 드리는 건 기쁜 일이지.'이 말을 입 밖으로 내뱉고 싶었지만 전창빈은 꾹 참았다. 이런 말은 입 밖에 내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면 오해를 살 수 있으니까. 설령 전창빈이 선우민아에게 애정 공세를 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라고 해도 이런 생각을 드러내서는 절대로 안 된다.선우민아가 가업을 운영한다는 건 그녀가 매우 유능한 인물이라는 증거다. 이렇게 강한 강한 여성은 쉽게 넘볼 수 없는 상대이다.전호영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너무 힘들어서 하예정의 도움을 받은 끝에야 지름길을 택할 수 있었고 고현의 마음을 얻었다.강진은 그 말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걸 깨닫고는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전창빈 씨, 오늘 오후 내내 바쁘셨는데 일찍 쉬세요. 내일 아침 큰아가씨를 위해 아침식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가장 일찍 아침을 드시는 분은 큰아가씨와 민기 도련님입니다. 민기 도련님은 학교에 가야 해서 일찍 식사하시고 큰아가씨는 매일 민기 도련님을 학교에 데려다주신 후 회사에 가시니까 두 분은 늘 함께 식사하시는 편이에요. 하여 아침 7시쯤이면 큰아가씨와 민기 도련님의 아침을 준비하시면 됩니다. 다른 분들의 아침은 9시 이후에 준비하시면 돼요.”전창빈이 말을 건넸다.“그 시간대면 아침과 점심을 함께 드시는 거네요.”“어르신과 사모님은 그렇죠. 점심 무렵에 일어나셨다가 식사 후에는 외출하셔서 저녁에야 돌아오세요. 때로는 안 오시기도 하는데, 그럴 땐 제가 미리 알려드릴게요. 안 오시는 날은 창빈 씨가 쉬는 거나 마찬가지죠. 그냥 자신의 배만 채우시면 돼요.”여기에서는 사실상 선우민아 자매만 아침을 먹는 셈이다.“큰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3화

    동생 선우정아가 어이없어하는 모습을 보며 선우민아는 미소를 지었다.“알았어. 지금은 네가 전창빈 씨를 좋아하지 않는다 치더라도 앞으로 어떻게 될진 모르는 일이니까. 앞으로 매일 여기 와서 식사해. 전창빈 씨와 접촉할 기회도 많아져야 그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거 아니야. 만약 그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면 거리가 멀어도 너희 부모님께서도 어쩔 수 없이 동의하실 거야. 혹은 전창빈 씨에게 우리 지역에서 사업을 하게 하고 여기서 집을 사도록 하든가.”선우정아는 또 벙어리가 되어버렸다.선우민아가 이렇게 말하는 걸 보니 선우정아는 앞으로는 감히 그 집에 밥 먹으러 가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여겼다.선우민아가 자꾸 자신이 전창빈을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지 않는가.전창빈은 미래의 아내는 지금 미래 처제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전이혁은 강진을 따라 숙소로 돌아갔다. 강진은 웃으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전창빈 씨, 이제 우리는 동료가 되었군요. 오래 함께 일했으면 좋겠습니다.”선우씨 가문의 여러 집안이 같은 대저택 안에서 함께 살고 있었지만 집안마다 독립된 공간이 있었다.선우민아의 요리사는 자주 교체되는 편이었기에 강진 역시 1년 정도는 함께 일할 사람을 원했다.요리사와 친해지기도 전에 퇴직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전창빈도 웃으며 말을 이었다.“저도 집사님과 오래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제가 요리들을 더 연구해서 큰아가씨께서 제 요리만 먹고 싶어 하도록 해야겠네요.”“큰아가씨께서 창빈 씨 요리만 고집하게 만들면 정말 대단한 거예요. 요리 대회에 나가면 ‘요리의 신'이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을 만큼요.”선우민아의 입맛을 사로잡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전창빈은 웃으며 말했다.“‘요리의 신' 같은 건 관심 없어요. 저는 단지 제 요리 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손님들을 만족시키고 싶을 뿐이죠.”전창빈은 그가 고용한 요리사들에게는 항상 조언을 해주곤 한다. 본인이 잘 배워야 현재 이끌고 있는 요리사들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2화

    선우민아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저런 사업을 가진 사람을 네가 정말 좋아한다면 작은아버지와 숙모도 반대하지 않으실 거야. 다만 전창빈 씨가 관성 사람이라 우리랑 거리가 너무 멀어. 작은아버지와 숙모는 네가 먼 곳으로 시집가는 걸 아쉬워할 수도 있을 거야.”선우정아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언니! 제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요? 저는 정말 그런 마음 없단 말이에요. 오히려 저는 그분이 언니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우리 자매 일곱 명 중 언니가 맏이라 당연히 언니가 먼저 시집가야죠. 제가 언니를 앞지를 순 없잖아요.”착각인지 정말 본 건지, 선우정아는 전창빈이 선우민아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특별한 시선이 느껴졌다.그리고 전창빈은 사실 정말로 선우민아를 위해 온 거였다.아니, 정확히는 선우민아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온 것이다. 그녀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다른 손님들도 분명히 만족시킬 수 있을 테니까.선우정아는 생각했다. 선우민아처럼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고.선우민아는 손을 뻗어 동생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우리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잖아. 게다가 사촌 자매이기도 하기 때문에 네가 나보다 먼저 시집간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안 되거든. 나는 당분간 시집갈 생각 없어. 만약 고려한다 해도 이 지역의 사람일 거야. 생각해봐, 민기와 민수는 아직 몇 살밖에 안 됐는데 애들이 커서 사업을 이어받을 수 있을 때까지 적어도 20년은 더 기다려야 되잖아. 이 20년 동안 우리 자매는 계속 회사를 떠받쳐야 해. 만약 우리가 먼 곳으로 시집가면, 누가 회사를 이끌겠어? 셋째와 넷째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지 지켜봐야 할 거야 아니야.”셋째 동생과 넷째 동생도 이제 성인이 되어 사업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거대한 가업을 떠받칠 능력이 되지 못했다.하여 선우민아는 자연스레 먼 곳으로 시집갈 생각이 없었다. 시집을 간다 해도 A시의 남자에게 시집갈 것이다. 그래야 시집가서도 친정 회사를 계속 관리할 수 있으니까.앞으로 선우민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1화

    전창빈이 말했다.“행동으로 보여드리죠.”선우정아는 눈썹을 치켜들며 웃었다.“전이혁 씨는 정말 자신만만하신가 봐요.”선우민아는 선우정아를 한 번 흘겨보더니 전창빈에게 물었다.“그럼 언제부터 출근 가능하세요?”“이 자리를 위해 온 만큼 언제든지 가능합니다.”선우민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내일부터 정식으로 출근하세요. 강 집사님께서 이미 숙소를 준비해 뒀을 테고 월급은 내일부터 계산됩니다. 한 달의 수습 기간이 있고 수습 기간 중 급여는 일당으로 지급됩니다. 공짜로 일을 시키진 않을 거예요.“누구든 마찬가지로 하루 일하면 하루 급여를 계산해 주었다.“집사님께서 어제 이미 숙소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급여는 어떻게 계산되든 상관없습니다. 전 도전을 위해 온 거지 월급을 위해 온 게 아니니까요.”전이혁은 돈이 부족한 게 아니었다. 아내만 부족할 뿐...“좋아요. 지금은 숙소로 가서 쉬세요. 우리 집에서의 하루 세끼 준비 시간은 집사님께서 알려주실 거예요. 아침을 제외한 점심과 저녁 식사 준비 시간은 변함없어요.”선우씨 가문의 사람들 아침 식사는 각자 일어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딱히 정해진 시간이 없었다.전창빈이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집사님께 여쭤보겠습니다.”그는 다시 모두에게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를 떠났다.전창빈이 떠나자 선우민아도 일어서서 가족들에게 말했다.“저는 아직 처리할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할 것 같아요. 민기한테는 주말에 데리고 나가주겠다고 전해주세요.”선우민기는 그녀보다 스무 살이나 어렸기 때문에 남동생을 아들처럼 키웠다.선우민기는 선우민아를 무서워하면서도 잘 따랐다.선우정아도 그녀의 언니를 따라 일어섰다.“저도 일 보러 갈게요.”한경주가 딸에게 당부했다.“접대할 때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마. 몸에 해로워.”“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5년 전의 제가 아닌걸요.”선우민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회사를 막 이어받았을 때 그녀는 많은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그땐 위엄도, 경험도 없었고 회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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