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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5화

Author: 고능비
무엇보다 시부모님은 이윤정을 지나치게 아끼고 사랑했고 심지어 이윤미보다 훨씬 더 잘해주었다.

이씨 가문에 시집와서 큰며느리가 된다는 것은 시어머니의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시어머니가 이윤정을 그토록 아꼈으니 조윤은 마음속으로 불편해도 겉으로는 그에게 잘 보여야 했다.

“됐어.”

이은화는 며느리의 말을 끊어 버렸다.

“이 일은 네 잘못이 아니다. 내가 예전에 이윤정을 너무 아꼈어.”

이 큰 저택에서는 모두가 이은화의 눈치를 보며 행동했다. 잘못이 있다면 그건 먼저 이은화의 잘못이었다.

조윤은 조용히 말했다.

“어머님은 윤정이가 가짜라는 걸 몰랐으니까요. 그래서 그렇게 아끼신 거잖아요. 저도 엄마가 된 사람이고 딸이 하나뿐이라,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요.”

이은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아이들은 학교까지 잘 바래다줬어?”

그녀는 손주들을 무척 아꼈다.

사실, 이윤미가 처음 돌아왔을 때는 손녀를 키울 생각도 했었다. 처음엔 그녀가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씨 가문에서는 가주에게 딸이 없으면 손녀를 돌봐야했다. 가주 자리를 다른 친척에게 넘기지 않기 위해서였다.

“네, 다 잘 도착했어요.”

“아이들 성적은 어때?”

조윤은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중, 중간 정도예요.”

이은화는 며느리를 뚫어지게 바라보았고 조윤은 깜짝 놀라 서둘러 덧붙였다.

“아이들 성적은 뛰어나진 않지만 머리는 똑똑해요. 절대 멍청한 애들이 아니에요.”

이은화는 한숨을 쉬었다.

“아들이 바람피웠으니, 난 네 편에 있기로 했다. 네가 뭘 하든, 어떻게 화내든, 난 네 편이야.”

그녀는 다시 아들의 외도 이야기를 꺼냈다.

손주들이 여러 명 있지만 모두 성적이 썩 좋지 않았고 심지어 그녀가 키우려 했던 장손녀조차 마찬가지였다.

아마도 역대 가주들이 딸을 낳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이유가 이 때문일 것이다.

아들도 후손이고 손녀도 있지만 이상하게도 아들들은 딸보다 모든 면에서 부족했고 손녀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고맙습니다, 어머님.”

시어머니의 지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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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96화

    “네 큰오빠한테 따지러 찾아가야지. 개도 못 고치는 버릇이라잖아.”조윤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며 이윤미에게 대답했다.화가 난 그녀의 발걸음은 점점 빨라졌고 순식간에 거실을 지나 본채를 벗어났다.이윤미는 곧장 밖에서 차가 출발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조윤이 정말로 큰오빠 찾으러 나간 것이다.이윤미는 음식을 위층으로 가져가 어머니께 드린 후, 핑계를 대고 서둘러 밖으로 나섰다.조윤을 따라간 이유는 그녀가 화가 나서 무슨 짓을 저지를까 봐 걱정해서가 아니었다.만약 큰오빠와 이윤정이 손을 잡고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이라면 형수가 손해를 볼 게 뻔했기 때문이다.그때, 방윤림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아가씨, 어디 가세요?”방윤림은 이윤미가 외출한 것을 알고 전화를 걸어 목적지를 물었다.“형수님이 불륜 현장을 잡으러 갔어요. 혹시 손해 볼까 봐 따라가서 도와주려고요.”방윤림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아가씨, 구경하러 가는 거 아니에요?”“구경도 하고 형수님도 도와야죠.”“이렇게 재미있는 일이라면 저도 참여하고 싶네요.”“방 비서님은 가만히 계세요. 어머니의 비서가 근처에 있어요.”방윤림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선배가 있다니 저는 가지 않겠습니다. 아가씨, 조심하세요. 다치지 마세요.”“걱정하지 마세요. 저 싸움 꽤 잘해요.”방윤림은 웃으며 말했다.“아가씨, 진짜 고수를 만나보지 못했죠? 그런 사람을 만나면 한 방에 쓰러질 수도 있어요.”“운전 중이라서, 그만 끊을게요.”싸움 실력이 뛰어나지 않다는 것이 들통나자 이윤미는 운전 중이라는 핑계를 대고 전화를 끊었다.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명지 빌리지에 도착했다.조윤은 도착하자마자 잠시 멈춰 서서 마치 길을 잃은 것처럼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화가 난 채로 나왔기에 남편이 산 집이 몇 동 몇 층인지 묻지 않았던 것이다.명지 빌리지는 꽤 넓은 아파트 단지였기에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다.“웅웅웅.”조윤이 길을 헤매던 중, 휴대폰이 울렸고 가방에서 꺼내 보니 낯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97화

    조윤은 아무 말 없이 바로 이윤정의 뺨을 후려쳤다.퍽!선명한 손자국과 함께 이윤정의 입가에서 피가 맺혔다.하지만 조윤은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가방을 휘둘러 이윤정을 계속 때리며 욕설을 퍼부었다.“이 더러운 년! 감히 내 남편을 유혹해? 염치없는 년, 더러운 년!”이윤정도 가만히 있지 않았고 둘은 뒤엉켜 난투극을 벌이게 되었다.두 여자의 시끄러운 싸움에 일요일 저녁 집에 있던 옆집 사람들도 소란을 듣고 하나둘씩 나왔다.하지만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누구도 쉽게 말리지 못했다.조윤이 이윤정의 얇은 잠옷을 찢어버리면서 고함을 지르자 사람들은 이제가 눈치를 챘다.“이 더러운 년! 내 남편을 유혹해? 찢어 버릴 거야!”아내가 내연녀를 잡으러 온 상황임이 명확해지자 구경꾼들은 즉시 휴대폰을 꺼내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샤워를 마친 정일범이 소란을 듣고 뛰쳐나왔고 난장판이 된 거실 한가운데 두 여자가 서로 머리채를 잡고 난투극을 벌이고 있었다.그는 분노에 찬 눈으로 뛰어들어 이윤정의 위에 있는 아내를 발로 차버렸다.방심하던 조윤은 남편에게 발로 차여 바닥에 나뒹굴었고 등에서 격렬한 통증이 밀려왔다.이윤정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조윤의 머리채를 거칠게 잡아당겼고 양손으로 그녀의 뺨을 세게 내려쳤다.조윤의 양쪽 볼이 얼얼해지더니 눈앞이 아득해졌다.하지만 가장 충격적인 것은 남편이 내연녀를 도왔다는 사실이었다.분노가 치밀어 오른 조윤은 필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이윤정의 이마를 머리로 들이받았다.이윤정이 비명을 지르며 움찔하자 조윤은 다시 그녀 위에 올라타 두 손으로 목을 꽉 움켜쥐었다.그녀의 손아귀에서 이윤정이 필사적으로 몸부림쳤고 정일범이 다시 아내를 발로 찼다.하지만 조윤은 손을 놓지 않았고 남편의 발길질을 버티며 더욱 세게 이윤정의 목을 조였다.“놔! 죽이려는 거야?”정일범이 소리치며 아내를 붙잡고 잡아당겼다.이윤정은 얼굴이 창백해졌고 숨이 점점 거칠어졌다.정일범은 필사적으로 아내의 손을 끌어당겼고 그제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98화

    앞으로 정일범이 누구와 함께 있든, 조윤과는 상관없었다.이씨 가문의 큰며느리 자리도 이제 누구에게 가든, 더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지금 중요한 건 단 하나. 살아남는 것이었다.“큰오빠,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야?”이윤미는 정일범을 차갑게 꾸짖었다.“형수님을 거의 죽일 뻔했잖아!”“오빠가 그 여자랑 여기서 무슨 짓을 했는지, 집에서 모르고 있을 줄 알았어?”이윤미는 허리를 숙여 조윤의 가방을 집어 들어 안에 있는 사진 한 뭉치를 꺼내 정일범에게 던졌다.그러고는 조윤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형수님, 우리 돌아가요. 이 사람 같지도 않은 짐승들은 어머니께 맡기죠.”“윤미야...”바닥에서 사진을 집어 든 정일범의 얼굴이 창백해졌다.고개를 들어보니, 동생은 이미 조윤을 데리고 떠났고 이곳에 더 이상 오래 머물러선 안 될 것 같았다.정일범은 황급히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허둥지둥 뛰쳐나왔다.이윤미는 기절한 이윤정을 남겨둔 채,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고 정일범 역시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떠났다.심지어 방문조차 닫지 않았다.그 모습을 본 주민들은 할 말을 잃었다.결국, 이웃 중 한 명이 나서서 이윤정을 위해 방문을 닫아 주며 드라마는 끝났고, 구경하던 사람들도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하지만 다음 날, 사람들은 전날 밤에 불륜 현장에서 들킨 내연녀가 16층에서 뛰어내렸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었다.그 높이에서 떨어져 살아남을 가능성은 없었기에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그녀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머리가 깨지고 바닥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이 현장을 본 이윤정의 어머니와 두 오빠는 하늘을 향해 울부짖으며 오열했다.사람들은 그녀의 어머니와 오빠들이 조윤의 전화를 받고 이윤정이 망신스러운 짓을 했다는 걸 알고 밤새도록 고향에서 달려왔다고 했다.밤늦게 도착한 모자는 번갈아 가며 그녀를 심하게 꾸짖었다.불륜남의 아내한테 뚜들겨 맞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수치를 당한 것이 이유가 되었을 수도 있고, 어머니와 오빠들에게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99화

    이은화는 이윤정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았다.이틀 후면 퇴원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정군호는 마치 부모를 잃은 사람처럼 온몸이 축 처져 있었다. 눈은 붉게 부어 있었고 오랜 시간 울었던 흔적이 역력했다.어제 그의 곁에 함께 있어 준 사람은 막내아들이었다.정일호는 한때 여동생이었던 이윤정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곧장 명지 빌리지로 달려가 그녀의 친오빠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이은화는 그런 부자를 묵묵히 바라보았다. 깊은 눈빛 속에 어떤 감정이 스며 있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가주의 시선이 닿자 부자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극도로 긴장했다.정군호는 막내아들에게 눈짓으로 이 무거운 침묵을 깨라는 신호를 보냈다.그러나 정일호는 선뜻 나설 수 없었고 그는 오히려 아버지가 먼저 말하기를 바랐다.눈빛으로 주고받은 대화가 한참이나 이어지다, 결국 정일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그는 어머니를 위해 조용히 의자를 가져와 뒤에 놓고는 나직이 말했다.“엄마, 앉으세요.”이은화는 말없이 자리에 앉았고 정일호는 서둘러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 어머니에게 건네고는 곧장 과일을 씻으려 했다.“과일은 괜찮다. 그냥 네 아버지랑 할 얘기하고 곧 회사로 돌아가야 해.”이은화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며 과일을 씻으려던 막내아들을 불러 세웠다.“그럼 아버지랑 이야기하고 계세요. 저는 담배 한 대 피우고 올게요.”정일호는 그렇게 말하고 병실을 나섰다.아들들은 어릴 때부터 어머니를 두려워했다. 어머니는 언제나 엄격했고 집이든 회사든 단 한마디로 결정을 내리는 법이었기에 그녀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 일이었다.반면 아버지는 온화한 사람이었고 아이들을 아꼈다. 무슨 부탁이든 가능한 한 들어주려 했고 때로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어머니를 설득하다가 크게 꾸중을 듣기도 했다.그렇게 형제들은 자연스레 아버지와 더 친해지게 되었다.하지만 여동생은 이제 세상을 떠났다.정일호의 마음속에서 이윤정은 언제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00화

    그 집안은 흡혈귀나 다름없었다.이윤미가 아니라 이윤정이야말로 이씨 가문의 친딸과 같은 존재이다. 이윤미에게 그런 짓을 하는 건 상관없지만 어려서부터 이씨 가문에서 귀하게 자란 이윤정에게 그런 짓을 했으니 어찌 그런 굴욕을 감당할 수 있었겠는가?결국 그들은 이윤정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뜻밖의 추락사라고? 정일호는 절대 믿지 않았다.그는 이윤정이 친오빠에게 밀쳐 떨어졌다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었다.병실에서 이은화는 막내아들이 따라준 미지근한 물을 두 모금 마시며 목을 축인 후, 컵을 내려놓고 침대에 누워 있는 남편을 바라보았다.“여보, 윤정이 죽었어. 알고 있지?”정군호는 초췌한 얼굴과 부은 눈을 감출 수 없었다. 거짓말할 수 없는 그는 솔직하게 대답했다.“어젯밤에 알았어요. 셋째가 다녀왔다고 하더라고요. 윤정이는 머리가 깨져 그 자리에서 죽었다더군요. 의사가 도착해서는 응급처치도 없이 사망 선고를 내렸대요.”이미 사망한 상태였기에 응급처치는 무의미했다. 의사들은 현장에 도착해 검사를 마친 후, 이윤정의 사망을 선고했고 곧바로 장례식장으로 옮겼다.“여보, 윤정이는 절대 사고사가 아니에요. 친엄마와 친오빠가 윤정이를 밀어 떨어뜨렸다고 확신해요. 윤정이는 자살할 아이가 아니에요.”이은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정군호는 계속 말을 이었다.“여보, 윤정이와 20년 넘게 모녀로 지낸 인연을 생각해서라도 윤정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주세요. 이렇게 억울하게 죽은 채로 남겨질 수는 없어요. 당신이 윤정이를 원망하는 것도 이해해요. 하지만 윤정이는 당신에게 해를 끼칠 생각조차 한 적 없어요. 윤정이가 당신을 얼마나 공경했는지 당신도 알고 있잖아요. 윤정이는 계략에 빠졌어요. 점점 몰리다가 결국 죽음에 이른 거예요.”정군호는 분노를 터뜨렸다.“윤미 때문이에요, 다 이윤미 때문이에요! 이윤미가 돌아오지 않았다면 윤정이는 절망에 빠지지 않았을 거예요. 저와 윤정이를 계략에 빠뜨린 건 분명 이윤미예요. 친아버지인 나에게 애정도 없고 내가 윤정이를 귀하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01화

    “그건 단순한 우연이었어. 당신과 윤정이가 그렇게 된 건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었다고. 이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윤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윤미가 아무리 우리 곁에서 자라지 않았다고 하지만, 윤미야말로 우리의 딸이야. 우리의 피가 흐르고 있는 혈육이라고.”“어떻게 안 좋은 일이라고 하면 그저 온갖 누명을 윤미한테 다 뒤집어씌워? 당신이 그러고도 아빠라고 할 수 있어?”이은화의 말에 정군호는 말문이 막혔다.“...”한참 침묵 끝에, 정군호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나와 윤정이가 그렇게 된 게 그저 단순한 우연이었단 말이에요? 누군가 의도적으로 꾸민 일이 아니라?”“그래. 우연이었어. 만약 어떤 음모가 있었다면, 그건 당신이 제일 아끼는 장남이 당신을 속인 거야. 당신 장남이 속였다는 거 믿을 수 있으면 계속 음모라고 생각해. 나도 말리지 않을 테니.”정군호는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장남이 자신을 배신했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그는 이윤미가 자신의 친딸이라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네 명의 자식 중에서도 유독 장남과 딸 이윤정을 가장 아꼈다. 그리고 장남과 정군호, 부자 둘 사이도 매우 좋았다.‘우리 장남이 나를 속였다고?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정군호는 장남이 그랬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이 우연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여보, 나와 윤정이가 그렇게 된 게 단순하게 우연이었다면, 왜 윤정이를 그렇게까지 몰아붙였어요? 당신이 그렇게까지 하지만 않았어도 윤정이가 죽는 일은 없었을 거예요.”이은화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만 나왔다.“친딸을 탓할 수 없으니, 이제는 아내인 나를 탓하기 시작하는 거야?”“뭐야, 당신이 그렇게도 아끼던 애첩이 죽어서 복수라도 하고 싶어? 지금 날 죽이기라도 하겠다는 거야?”순간, 정군호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그는 급히 손을 저으며 강하게 부정했다.이은화는 냉정하게 말했다.“이윤정은 애초부터 내 딸이 아니었어. 우리 집안에서 자라며 원래대로라면 평생 겪어보지 못할 부귀영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02화

    수십 년 결혼생활 동안, 이은화는 세 아들보다 남편인 정군호를 더 치밀하게 관리했다. 그것은 이은화가 남편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단지, 정군호가 자신을 배신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리고, 그 애가 죽은 건 그애 스스로 초래한 거야. 마음속에 복수심으로 가득 차 있으니. 그 애가 나한테 복수하려고 또 당신 장남을 꼬셨어. 군호 씨가 보기에 이게 뭐인 것 같아? 스스로 생각 좀 해봐.”“당신 큰며느리가 지금 집에서 이혼한다고 난리 치고 있어. 이윤정, 그 애가 우리 가정을 파괴한 것도 모자라 당신 장남의 가정까지 망쳐놨어. 그 애는 죽어 마땅해. 그 애가 자살이든 타살이든,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그리고, 우리 누군가 이씨 가문의 인맥을 이용해 이 일을 조사하려고 한다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거야.”“누구든 내 허락 없이 이씨 가문의 세력을 이용하려는 자는, 가차 없이 벌받게 할 거야!”이은화는 단호하게 말을 마친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고개를 높이 들며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떠났다.정군호는 멀어져 가는 아내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마음속에는 공포와 분노로 가득 찼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쩔 수 없는 무기력감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정군호는 이씨 집안에 들어온 순간부터, 이은화의 앞에서 허리를 펼 수도, 고개를 들 수도 없었다. 아내의 기분이 좋아야만 정군호의 삶도 평온해질 수 있었다.분명, 두 사람에게도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다.하지만 아내가 나이를 먹어 갈수록, 그들의 관계는 점점 더 냉랭해졌다. 언제나 남편인 정군호가 양보해야 했고, 그녀한테 맞춰야 했고, 그녀를 이해해야 했다.이은화가 병실을 나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셋째 아들 정일호와 마주쳤다. 이은화의 표정은 어두웠고 정일호는 엄마가 걱정스러웠다.“엄마...”“그래, 일호야. 네 아빠가 퇴원하면 이제는 네 별장에서 지내도록 부탁해.”이은화는 정일호에게 당부하고 급히 떠났다.‘아빠를 더 이상 이씨 가문 대저택에 들이지 않으시겠다는 건가?’정일호는 이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03화

    정일호가 그런 정군호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위로밖에 없었다. 사실, 정일호 역시 이윤정이 실족사인지, 친오빠에게 떠밀려 타살된 것인지 알고 싶었지만, 감히 조사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이미 이은화가 그들한테 명확하게 뜻을 전달했기 때문이었다.“이윤정은 이미 죽었다. 이제부터 우리 집에서 그 애의 이름조차도 입 밖에 내지 마라.”정군호 역시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아들 앞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것밖에 없었다.“퇴원하거든 네 별장으로 가지 않을 거다. 대저택으로 돌아갈 거야. 그리고, 다시 네 엄마를 화나게 하는 일도 없을 거야. 아비는 이미 70살도 넘었다. 이제 살날도 얼마 남지 않았어. 하지만,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너희들을 끝까지 지킬 거야.”“내가 있으면, 네 엄마가 화가 나더라도 나한테 화풀이할 테니, 너희들은 그나마 덜 괴로울 거야.”그리고, 정군호는 정일호에게 당부했다.“일호야, 너희 형제들도 조심해야 한다. 물론, 너희를 낳고 기른 엄마이긴 하지만, 그녀에게 이씨 가문보다 중요한 건 없어. 이씨 가문을 위해서라면, 너희 형제쯤은 언제든 버릴 수 있는 사람이다.”정군호의 말에 정일호는 침을 삼켰다. 이은화가 가문의 이익을 위해 어떠한 가혹한 결정도 내릴 수 있다는 걸,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너희도 나와 윤정이처럼 되고 싶지 않다면, 너희 힘으로 사업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만 이씨 가문을 벗어나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야.”정군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아비 말을 명심하거라. 난 네 엄마와 50년을 함께 살았다. 그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뼛속까지 알고 있어.”“그리고 이윤미는 너희를 형제라고 생각도 하지 않아. 네 엄마가 움직이지 않아도, 언젠가 이윤미가 너희를 하나하나 쳐낼 거야. 그 애의 피에는 너희 엄마와 똑같이 냉혹함이 흐르고 있어.”정일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빠, 저희도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 사업이 조금 어려워요? 저희도 여러 번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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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9화

    “할머니, 제가 뭐가 똑똑해요, 전 진짜 멍청해요. 할머니야말로 대단하신 분이죠.”전이혁은 할머니께 아부하는 멘트를 던졌다.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아부라고 할 수 없는 게, 할머니는 정말 대단한 인물이었다. 남들이 보기엔 전씨 가문 자손들은 이미 충분히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할머니의 손바닥 안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할머니는 마치 삼장법사였고 자손들은 손오공 같은 존재로 손오공이 아무리 강해도 삼장법사 앞에선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할머니, 저 진짜 꼼수 같은 거 부리지 않아요.”“그건 네 사정이고. 어떻게 하든 네 마음대로 해. 할머니는 이미 너에게 신붓감을 골라줬고, 대시하든 포기하든 그것 역시 너에게 달린 일이야. 1년이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줬다고 생각한다.”“하지만 한 가지 경고할게. 지금까지 우리 전씨 가문에는 일편단심인 남자만 있었을 뿐 양다리를 걸치는 남자는 없었어. 네가 전씨 가문의 가풍을 망가뜨리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전이혁은 최대한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알겠어요, 할머니. 저 이제 운전해야 해요. 도착해서 또 이야기 나눠요.”“그래, 운전 조심하고.”할머니는 전이혁에게 안전을 당부하고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은 뒤, 할머니는 곧장 양씨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양 집사, 내 생선은?”할머니는 자신이 잡은 생선을 혹시 다른 사람이 먹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양씨 아저씨는 웃으며 대답했다.“어르신께서 구운 생선은 냄새가 정말 좋아요. 아무도 어르신의 생선을 뺏어 먹으려 하지 않으니 안심하세요.”그들 몇몇 자식들 따라 직원 숙소에서 지내는 할머니들은 전씨 할머니가 좋은 분인 걸 알고 함께 수다도 떨고 낚시도 하지만 전씨 가문의 중심인 전씨 할머니의 권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들은 전씨 할머니의 물건을 건드리는 일은 없었다. 혹시나 건드렸다가 이곳에서 일하는 자식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었으니까.서원 리조트의 모든 직원은 훌륭한 대우와 복지를 받고 있었다. 산기슭에 지어진 숙소는 혼자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8화

    두 사람은 함께 아침을 먹은 후, 방을 나섰다.그러자 집사는 전태윤이 다음에 올 때 묵을 수 있도록 스위트룸을 원래 상태로 정리하기 시작했다.도아영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서 다시 잠을 청했다.전이혁은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고, 할머니가 전화를 받자 물었다.“할머니, 지금 어디 계세요?”“리조트에 있어. 무슨 일이야? 할머니 보고 싶어? 그렇다면 와서 할머니랑 같이 밥 한 끼 먹자.”그러더니 할머니는 한 마디 덧붙였다.“지금 생선이 막 익었어. 냄새 진짜 좋다.”전이혁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침부터 생선 구워 드세요?”“너한테 말한 거 아니야. 친구들이랑 얘기 중이었어. 아침부터 생선 구우면 안 돼? 그리고 지금 아침도 아니잖아. 아홉 시도 넘었네, 해가 중천에 뜨려고 하고 있어.”“오늘 날씨도 풀렸고, 할머니는 친구들이랑 낚시 갔다가 지금은 잡은 생선 구워 먹고 있어. 소풍하는 느낌이라 꽤 괜찮아.”전이혁은 그 모습이 쉽게 그려졌다. 산 아래에는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고 물 아래에는 물고기와 새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할머니는 가끔 몇몇 직원들의 어머니들과 함께 낚시하곤 했었다. 냇가에는 큰 나무 한 그루 있었는데 그 아래에는 돌로 된 테이블이 몇 개 있어 할머니의 한마디면 집사는 바비큐 그릴을 가져와 그들이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할머니가 말하길, 그들은 먹는 것보다는 굽는 과정을 더 즐겼다. 비록 직원이 구워줄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다른 사람이 구워주는 건 맛이 없다며 투덜대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들은 다 먹지 못할 때면 남은 건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었다.서원 리조트의 직원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할머니는 권위를 내세우며 직원들에게 막 대하지 않고 옆집 할머니처럼 따뜻하게 대해준다는 사실을.“할머니, 생선 더 잡아서 구워주세요. 저 지금 갈게요.”전이혁은 결심한 듯 할머니에게 진실을 털어놓으러 갈 생각이었다.“네가 와서 직접 잡아. 손질까지 하면 할머니가 구워줄게.”그러더니 할머니는 전이혁에게 물었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7화

    “여긴 호텔 맞고, 당연히 아영 씨가 묵던 방일 수가 없죠. 어제 아영 씨가 취해서 방에 데려다줬는데 눕자마자 토하더라고요. 침대랑 바닥까지 모두 엉망이 돼서 어쩔 수 없이 다른 방으로 옮겼어요.”전이혁은 다시 자리에 앉더니 도아영에게 말했다.“아영 씨 술 취하면 정말 감당하기 힘들어요. 앞으로 술 좀 줄이는 게 좋을 것 같네요.”도아영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뗐다.“제가 전이혁 씨랑 함께 많이 마신 건 알겠는데 그 뒤로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나네요. 그런데 그 술 진짜 맛있었어요. 제가 해주시로 돌아갈 때 한 박스만 챙겨줘요. 기분 안 좋을 때 집에서 한두 잔 마시려고요.”“아영 씨가 그 정도로 술이 부족하진 않을 텐데요?”전이혁은 도아영의 집에 좋은 술이 부족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그는 도아영의 말이 전혀 믿기지 않았다.“맞아요. 술이 부족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전이혁 씨가 준 술은 부족하죠.”전이혁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그래요. 아영 씨가 돌아갈 때 한 박스 챙겨줄게요. 그리고 관성 특산물도 좀 챙길 테니 같이 가져가요. 어찌 되었든 먼 길 왔는데 헛걸음하게 하면 안 되니까요.”도아영은 웃으며 대답했다.“맞아요. 헛걸음하게 만들면 안 되죠.”그러더니 그녀는 전이혁의 옆으로 다가가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전이혁 씨, 여기 꿀 있어요? 머리가 아파서 그러는데 저 꿀물 좀 타 주면 안 돼요?”“아까는 참을 만하다면서요?”전이혁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일단 세수 좀 하고요. 그리고 타 줄게요. 아영 씨도 세수해요.”“목욕할 거면 아영 씨 방에 가서 해요. 여긴 우리 형이 자주 묵는 스위트룸인데, 아영 씨니까 형이 허락한 거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형수님이 부탁해도 절대 안 된다고 했을 거예요.”전이혁의 큰형과 형수님은 도아영이 할머니께서 정해준 자신의 신붓감이라는 걸 알고,이미 도아영을 가족이나 다름없이 생각하고 있었다.어젯밤, 전이혁이 그런 말을 했을 때 도아영은 살짝 기분이 상했었다. 하지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6화

    전이혁은 얼른 도아영을 부축하더니 살짝 귀찮다는 듯이 물었다.“아영 씨, 또 왜 그래요?”“저... 화장실... ”도아영은 눈이 풀린 채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화장실 가고 싶어요?”도아영은 비틀거리며 제대로 걷기도 힘든 상태였고 전이혁의 표정은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 도아영을 혼자 화장실에 가게 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남자인 자신이 부축해서 데려가는 것도 난감한 일이었다.도아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전이혁은 급히 그녀를 부축하며 다시 한번 물었다.“혼자 괜찮겠어요?”도아영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녀는 이미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를 정도로 심하게 취해 있었다.도아영의 상태를 보아하니 전이혁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부축해 화장실로 데려가야 했다. 전이혁은 가면서도 입으로는 끊임없이 투덜거렸다.그는 도아영을 화장실로 들여보내고 도망치듯 밖으로 뛰어나왔다.전이혁은 도아영이 나올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10분이 넘도록 나오지 않았고, 노크를 해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결국, 전이혁은 걱정된 마음에 문을 살짝 열어 안을 들여다봤지만 무슨 일인지 도아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어? 어디 간 거야?’전이혁은 의심스러운 마음에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 보았다. 그 결과, 도아영은 화장실 문 옆 벽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그러니 문틈 사이로 도아영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이 여자 진짜!”도아영의 모습을 보자, 전이혁은 앞으로 절대 그녀에게 술을 많이 마시게 하지 않으리라고 결심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전이혁은 앞으로 자신이 도아영과 함께 밥을 먹게 된다면 그녀에게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 자신 말고는 도아영이 다른 누구와 함께 얼마나 마시든, 그건 전이혁이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전이혁은 안으로 들어가 도아영을 안고 나온 뒤,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그는 원래 방으로 돌아가 쉴 예정이었지만, 도아영의 상태를 보아하니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결국 그날 저녁,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5화

    한편 호텔에서 도아영을 돌보던 전이혁은 전창빈의 메시지를 확인하더니 단독으로 그에게 음성 메시지로 물었다.[너 그 먼 곳까지 가서 가정 요리사를 하려고?]전창빈은 소파에 앉아 답장을 보냈다.[안 될 건 없지? 선우씨 가문의 가정 요리사 자리는 도전적이잖아. 내가 합격할 수 있을지 시험해 보고 싶었어. 다행히도 형 동생이 모든 경쟁자를 물리쳤지 뭐야. 난관을 하나둘씩 돌파했어.]전이혁이 회답했다.[요리사 하나 뽑는 걸 대통령 선거처럼 하는구먼. 얼마나 있을 계획이야? 설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명절에는 안 오려고?]전창빈이 답장했다.[설날에는 아마 못 갈 것 같아. 여기 주인이 날 해고하면 그때나 갈 수는 있겠는지.]전이혁이 피식 웃었다.[네 실력으로는 해고당할 리가 없잖아. 네가 주인을 해고하는 게 더 말이 되겠다. 이해가 안 가. 왜 그 먼 곳까지 가려고 한 거야? 넌 사업도 있는데... 어디서 요리하든 다 마찬가지일 텐데 굳이 몇천 리나 떨어진 곳까지 갈 필요가 있나? 거기 추울 텐데 너 괜찮겠어?]전창빈이 대답했다.[우리 추위를 못 타본 것도 아니고. 형도 할머니에 의해 눈이 수북이 쌓인 산으로 버려지지 않았어? 내 얘긴 그만하고... 형은 어때? 우리 미래의 형수님께 구애하기 시작했어?]‘난 벌써 움직이고 있는데 형이 아직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내가 나중에 민아 씨와 함께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러 갈 때 형은 대체 어쩌려고?’전창빈은 속으로 생각했다.전씨 할머니의 지팡이가 전창빈의 등짝을 때리지 않는다면 해가 서쪽에 뜨는 거나 다름없을 것이다.[말도 마라. 정말 귀찮아. 큰형수님이 오늘 저녁에 우리한테 밥 사주셨어.]전창빈이 웃으며 회답했다.[하하! 괴로웠겠네.][내 말이. 할머니께서 나에게 정해주신 그 여자분이 큰형수님을 찾아가 하소연했더니 큰형수님이 우리 두 사람에게 밥을 사주신 거 있지.][형이 우리 형수님한테 무슨 짓이라도 했어?][아직 너의 형수님이 아니거든!]전이혁은 전창빈의 호칭을 정정했다. 그는 도아영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4화

    “저는 앞으로 큰아가씨의 평가에 근거해서 요리 방법을 조정해 나갈 거예요. 그렇게 해야만 실력을 키울 수 있을 테니까요. 제가 만드는 모든 요리를 큰아가씨께서 만족해하시면 제가 여기에서 졸업할 수 있겠네요.”강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되면 큰아가씨께서 당신을 놓아주지 않을걸요.”‘평생 선우민아 씨를 위해 요리해 드리는 건 기쁜 일이지.'이 말을 입 밖으로 내뱉고 싶었지만 전창빈은 꾹 참았다. 이런 말은 입 밖에 내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면 오해를 살 수 있으니까. 설령 전창빈이 선우민아에게 애정 공세를 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라고 해도 이런 생각을 드러내서는 절대로 안 된다.선우민아가 가업을 운영한다는 건 그녀가 매우 유능한 인물이라는 증거다. 이렇게 강한 강한 여성은 쉽게 넘볼 수 없는 상대이다.전호영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너무 힘들어서 하예정의 도움을 받은 끝에야 지름길을 택할 수 있었고 고현의 마음을 얻었다.강진은 그 말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걸 깨닫고는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전창빈 씨, 오늘 오후 내내 바쁘셨는데 일찍 쉬세요. 내일 아침 큰아가씨를 위해 아침식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가장 일찍 아침을 드시는 분은 큰아가씨와 민기 도련님입니다. 민기 도련님은 학교에 가야 해서 일찍 식사하시고 큰아가씨는 매일 민기 도련님을 학교에 데려다주신 후 회사에 가시니까 두 분은 늘 함께 식사하시는 편이에요. 하여 아침 7시쯤이면 큰아가씨와 민기 도련님의 아침을 준비하시면 됩니다. 다른 분들의 아침은 9시 이후에 준비하시면 돼요.”전창빈이 말을 건넸다.“그 시간대면 아침과 점심을 함께 드시는 거네요.”“어르신과 사모님은 그렇죠. 점심 무렵에 일어나셨다가 식사 후에는 외출하셔서 저녁에야 돌아오세요. 때로는 안 오시기도 하는데, 그럴 땐 제가 미리 알려드릴게요. 안 오시는 날은 창빈 씨가 쉬는 거나 마찬가지죠. 그냥 자신의 배만 채우시면 돼요.”여기에서는 사실상 선우민아 자매만 아침을 먹는 셈이다.“큰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3화

    동생 선우정아가 어이없어하는 모습을 보며 선우민아는 미소를 지었다.“알았어. 지금은 네가 전창빈 씨를 좋아하지 않는다 치더라도 앞으로 어떻게 될진 모르는 일이니까. 앞으로 매일 여기 와서 식사해. 전창빈 씨와 접촉할 기회도 많아져야 그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거 아니야. 만약 그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면 거리가 멀어도 너희 부모님께서도 어쩔 수 없이 동의하실 거야. 혹은 전창빈 씨에게 우리 지역에서 사업을 하게 하고 여기서 집을 사도록 하든가.”선우정아는 또 벙어리가 되어버렸다.선우민아가 이렇게 말하는 걸 보니 선우정아는 앞으로는 감히 그 집에 밥 먹으러 가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여겼다.선우민아가 자꾸 자신이 전창빈을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지 않는가.전창빈은 미래의 아내는 지금 미래 처제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전이혁은 강진을 따라 숙소로 돌아갔다. 강진은 웃으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전창빈 씨, 이제 우리는 동료가 되었군요. 오래 함께 일했으면 좋겠습니다.”선우씨 가문의 여러 집안이 같은 대저택 안에서 함께 살고 있었지만 집안마다 독립된 공간이 있었다.선우민아의 요리사는 자주 교체되는 편이었기에 강진 역시 1년 정도는 함께 일할 사람을 원했다.요리사와 친해지기도 전에 퇴직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전창빈도 웃으며 말을 이었다.“저도 집사님과 오래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제가 요리들을 더 연구해서 큰아가씨께서 제 요리만 먹고 싶어 하도록 해야겠네요.”“큰아가씨께서 창빈 씨 요리만 고집하게 만들면 정말 대단한 거예요. 요리 대회에 나가면 ‘요리의 신'이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을 만큼요.”선우민아의 입맛을 사로잡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전창빈은 웃으며 말했다.“‘요리의 신' 같은 건 관심 없어요. 저는 단지 제 요리 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손님들을 만족시키고 싶을 뿐이죠.”전창빈은 그가 고용한 요리사들에게는 항상 조언을 해주곤 한다. 본인이 잘 배워야 현재 이끌고 있는 요리사들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2화

    선우민아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저런 사업을 가진 사람을 네가 정말 좋아한다면 작은아버지와 숙모도 반대하지 않으실 거야. 다만 전창빈 씨가 관성 사람이라 우리랑 거리가 너무 멀어. 작은아버지와 숙모는 네가 먼 곳으로 시집가는 걸 아쉬워할 수도 있을 거야.”선우정아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언니! 제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요? 저는 정말 그런 마음 없단 말이에요. 오히려 저는 그분이 언니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우리 자매 일곱 명 중 언니가 맏이라 당연히 언니가 먼저 시집가야죠. 제가 언니를 앞지를 순 없잖아요.”착각인지 정말 본 건지, 선우정아는 전창빈이 선우민아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특별한 시선이 느껴졌다.그리고 전창빈은 사실 정말로 선우민아를 위해 온 거였다.아니, 정확히는 선우민아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온 것이다. 그녀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다른 손님들도 분명히 만족시킬 수 있을 테니까.선우정아는 생각했다. 선우민아처럼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고.선우민아는 손을 뻗어 동생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우리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잖아. 게다가 사촌 자매이기도 하기 때문에 네가 나보다 먼저 시집간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안 되거든. 나는 당분간 시집갈 생각 없어. 만약 고려한다 해도 이 지역의 사람일 거야. 생각해봐, 민기와 민수는 아직 몇 살밖에 안 됐는데 애들이 커서 사업을 이어받을 수 있을 때까지 적어도 20년은 더 기다려야 되잖아. 이 20년 동안 우리 자매는 계속 회사를 떠받쳐야 해. 만약 우리가 먼 곳으로 시집가면, 누가 회사를 이끌겠어? 셋째와 넷째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지 지켜봐야 할 거야 아니야.”셋째 동생과 넷째 동생도 이제 성인이 되어 사업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거대한 가업을 떠받칠 능력이 되지 못했다.하여 선우민아는 자연스레 먼 곳으로 시집갈 생각이 없었다. 시집을 간다 해도 A시의 남자에게 시집갈 것이다. 그래야 시집가서도 친정 회사를 계속 관리할 수 있으니까.앞으로 선우민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1화

    전창빈이 말했다.“행동으로 보여드리죠.”선우정아는 눈썹을 치켜들며 웃었다.“전이혁 씨는 정말 자신만만하신가 봐요.”선우민아는 선우정아를 한 번 흘겨보더니 전창빈에게 물었다.“그럼 언제부터 출근 가능하세요?”“이 자리를 위해 온 만큼 언제든지 가능합니다.”선우민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내일부터 정식으로 출근하세요. 강 집사님께서 이미 숙소를 준비해 뒀을 테고 월급은 내일부터 계산됩니다. 한 달의 수습 기간이 있고 수습 기간 중 급여는 일당으로 지급됩니다. 공짜로 일을 시키진 않을 거예요.“누구든 마찬가지로 하루 일하면 하루 급여를 계산해 주었다.“집사님께서 어제 이미 숙소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급여는 어떻게 계산되든 상관없습니다. 전 도전을 위해 온 거지 월급을 위해 온 게 아니니까요.”전이혁은 돈이 부족한 게 아니었다. 아내만 부족할 뿐...“좋아요. 지금은 숙소로 가서 쉬세요. 우리 집에서의 하루 세끼 준비 시간은 집사님께서 알려주실 거예요. 아침을 제외한 점심과 저녁 식사 준비 시간은 변함없어요.”선우씨 가문의 사람들 아침 식사는 각자 일어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딱히 정해진 시간이 없었다.전창빈이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집사님께 여쭤보겠습니다.”그는 다시 모두에게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를 떠났다.전창빈이 떠나자 선우민아도 일어서서 가족들에게 말했다.“저는 아직 처리할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할 것 같아요. 민기한테는 주말에 데리고 나가주겠다고 전해주세요.”선우민기는 그녀보다 스무 살이나 어렸기 때문에 남동생을 아들처럼 키웠다.선우민기는 선우민아를 무서워하면서도 잘 따랐다.선우정아도 그녀의 언니를 따라 일어섰다.“저도 일 보러 갈게요.”한경주가 딸에게 당부했다.“접대할 때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마. 몸에 해로워.”“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5년 전의 제가 아닌걸요.”선우민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회사를 막 이어받았을 때 그녀는 많은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그땐 위엄도, 경험도 없었고 회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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