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임도준 씨는 소아 씨와 영화를 본 적이 없으시죠? 저는 함께 영화도 보고 쇼핑도 했어요.”전유림은 자랑을 늘어놓듯 말한 뒤 몸을 곧게 펴고 돌아서 걸어갔다.임도준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장이 뒤틀리도록 질투했다.자신은 진소아를 몇 년 동안 알고 지냈지만 그녀와 영화를 본 적은 한 번도 없었고 단둘이 쇼핑을 한 적도 없었다.그저 여러 사람들과 함께 몇 번 걸어본 적이 전부였다.진소아가 임도준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그녀 말대로 만약 사랑했다면 벌써 만났을지도 몰랐다.지금까지 끌고 올 이유가 없었다.‘소아가 정말로 전유림을 좋아하게 된 걸까? 저 인간은 잘생긴 얼굴과 집에 돈이 좀 있는 것 외에 무슨 자격으로 소아의 사랑을 받아?’전유림 같은 남자는 어쩌면 진소아의 첫사랑처럼 또 그녀에게 상처 줄지도 모른다.임도준은 속으로 불평하면서도 한 가지 현실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바로 진소아가 전유림에게 대하는 태도가 아주 좋다는 점이다.임도준에게는 지금도 공손하지만 전유림에게는 매우 부드러웠다.임도준이 고백한 뒤로 진소아는 그가 보낸 꽃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다.‘내가 진 거야? 아니다. 소아가 아직 시집가지 않은 이상 아직 기회는 있어! 아직 진 거 아니야!’임도준은 밀크티 가게 직원에게 그 밀크티를 포장해 달라고 했다.계산을 마친 뒤 밀크티를 들고 밖으로 나와 차에 올라타며 조수석에 올려두고 집으로 향했다.임도준은 그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건물 아래에 도착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기 집에 불이 켜져 있었는데 임도준은 착각했거나 층수를 잘못 본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자세히 살펴보니 확실히 그의 집이 맞았다.아직 집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집에 왜 불이 켜져 있는가.집 열쇠는 부모님이나 가족 외에는 준 적이 없었다.임도준이 집에 있을 때면 김아라가 찾아와서 집안일을 도와주곤 했지만 그녀에게 집 열쇠를 준 적은 없었다.‘설마 아빠랑 엄마가 오신 건가?’임도준은 걸음을 재촉하며
전유림의 물음에 임도준은 대답하지 못했다.전유림이 계속 말을 이었다.“아마 임도준 씨가 소아 씨와 결혼하면 고향 친척들이 입원하거나 큰 병원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소아 씨에게 무조건 도와 달라고 하겠죠. 당신은 소아 씨를 좋아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소아 씨의 가정 환경을 노린 것도 사실이잖아요. 오히려 그쪽이 더 마음에 들었을 겁니다. 임씨 집안의 배경과 집안 인맥이 당신에게 큰 도움이 될 테니까요. 그게 도준 씨를 좋아하는 간호사를 받아들이지 않고 소아 씨에게 집요하게 매달리는 이유 아니겠어요?”임도준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급히 부인하며 말했다.“저는 소아를 이용할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고향 친척들이 도움이 필요하면 어쨌든 친척이니까 소아가 도와주고 싶으면 도와주고 싫다고 하면 억지로 시키지도 않을 겁니다. 제가 좋아하는 건 소아라는 사람이지 집안 배경이 아니에요.”전유림이 빙긋 웃었다.“만약 소아 씨가 당신 옆에 있는 그 간호사와 똑같은 집안 배경을 가졌다면 소아 씨를 좋아하면서 집요하게 매달렸을까요?”임도준은 뜨끔했는지 당황해하며 말을 이었다.“만일이라니요. 그런 경우는 없어요.”“그러니까 결국 임도준 씨도 소아 씨의 집안 배경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네요.”임도준이 반박했다.“전유림 씨는 배경 안 본 척하네요. 누가 소아 집안 환경을 안 따지겠어요? 소아는 의사 집안 출신이고 그 집안의 의학계 인맥은 누구나 부러워하고 관계를 맺고 싶어 하잖아요.”사람은 누구나 아프기 마련이고 아프면 의사를 찾아야 하기에 의사 친구를 사귈 기회가 있다면 누구나 놓치지 않을 것이다.전유림이 입을 열었다.“저는 소아 씨의 집안 환경이 좋은지 나쁜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인품만 좋으면 됩니다. 우리 집안은 아주 부유하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살아가는 데는 전혀 지장 없어요. 의사 친구도 없는 것은 아니고 또 소아 씨의 인맥을 이용할 필요도 없어요. 저는 단순히 소아 씨라는 사람이 좋아서, 첫눈에 반했을 뿐입니다.”전씨 가문은 의사 친구가 적지 않았
“평생 형수님한테 붙어먹을 셈인가요? 근데 저는 달라요. 저와 소아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이고 또 의사예요. 저는 사업도 성공했고 젊고 유능하죠. 게다가 소아를 정말 사랑합니다. 소아가 저와 결혼하면 반드시 행복할 거예요.”그러나 전유림은 냉랭하게 말했다.“그렇죠. 도준 씨는 사업도 성공하고 젊고 유능하시죠. 그런데 소아 씨가 당신을 남자로 보지 않잖아요. 그냥 사랑하지 않는 겁니다. 사랑은 억지로 할 수 없어요. 도준 씨 곁에는 도준 씨를 깊이 사랑하고 있는 여자분이 계신다고 하던데 제 생각엔 눈앞의 사람을 붙잡는 게 낫다고 봐요. 소아 씨는 도준 씨 여자가 아닙니다. 영원히요. 그 마음 깔끔하게 접는 게 좋을 겁니다.”임도준의 얼굴에는 먹구름이 드리웠다.그가 먼저 소아를 알고 있었지만 지금 곁에는 김아라라는 여자가 있다.게다가 어젯밤에 김아라와 함께 잤다는 사실이 가장 치명적이었다.비록 아무 일도 없었지만 한 침대에서 밤을 보낸 건 사실이었고 또 김아라가 지금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게다가 진소아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이 임도준을 가장 불안하게 만들었다.“소아가 제 여자가 아니라면 유림 씨 사람이라도 되는 건가요? 그쪽은 뭐로 소아를 먹여 살리겠어요? 제대로 된 직장 하나 없으시면서.”“누가 저한테 제대로 된 직장이 없다고 하던가요?”임도준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아무도 전유림에게 직장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고 전부 임도준이 혼자 짐작한 것이었다. 전유림이 자신처럼 개인 진료소를 운영하는 사장보다 더 자유로워 보였기에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었다.만약 전유림이 직장인이라면 어느 회사가 평일에 이렇게 자유롭게 돌아다니도록 내버려두겠는가.“당신은 그저 사촌 형수님 월세 받는 일을 대신할 뿐이잖아요. 그게 직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전유림이 예전에 형수님 월세를 받아주고 있다고 했던 말을 떠올리며 임도준은 그걸 빌미로 전유림을 공격했다.전유림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당신은 건물주가 얼마나 돈을 버는지 모르나 봐요? 제가 사촌 형수님
전유림은 연적, 그것도 자기 미래 약혼녀를 빼앗으려는 남자에게 후하게 대접할 마음이 없었다.임도준이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앞에 밀크티 가게 있어요. 거기 가서 앉아서 얘기해요.”“좋아요. 앞장서요.”“당신 차는요? 평소에는 고급 외제 차 몰고 다니면서 과시하더니 오늘은 왜 전기자전거예요? 번호판도 없고 새로 샀어요?”임도준이 비꼬는 말투로 물었다.전유림이 대답했다.“평소에 타는 차는 제 사촌 형수 거예요. 잠깐 빌려서 몰아본 거죠. 번화한 거리에서는 전기자전거가 훨씬 편하죠. 자전거는 그냥 이동 수단일 뿐 부끄러운 것도 없죠.”임도준은 아직 전유림의 진짜 신분을 몰랐다.전유림을 얕보는 눈빛이었다. 아마 형제나 형수한테 붙어먹는 무능한 인간으로 생각하는 모양이었다.전유림은 아예 거짓말을 하기로 했다. 평소 타던 고급 차는 형수한테 빌린 것이라고 말이다. 그래야만 임도준이 자신을 계속 우습게 볼 테니까.임도준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창문을 닫은 채 쏜살같이 앞질러 달려갔다.“차 한 대 산다고 뭐가 그리 잘난 척이야.”전유림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나중에 임도준이 전유림의 진짜 신분을 알게 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전유림은 굳이 알려줄 마음이 없었다.어차피 진소아는 임도준을 사랑하지 않으니까.전유림이 진소아의 마음을 얻고 나면 앞으로 임도준과 마주칠 일도 없을 테니 굳이 신분을 밝힐 필요가 없다.적어도 본인 입으로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훗날 전유림과 진소아의 결혼식 자리에서 임도준이 비로소 모든 진실을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때는 이미 전유림과 무관한 일일 터였다.전유림은 전기자전거를 타고 뒤따라갔다.물론 속도는 임도준의 차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임도준이 수시로 속도를 늦추며 전유림이 자신의 차를 놓치지 않도록 배려했다.3분 만에 그가 말한 밀크티 가게에 도착했다.가게는 크지 않았고 때가 늦어서인지 손님은 거의 없었다.두 사람이 들어서자 직원들의 시선이 곧바로 그들에게 쏠렸지만 두 사람은 태연하게 자리를 잡고 앉았다.임
전유림의 시선은 진소아의 뒷모습을 따라갔다. 그녀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한참을 바라보았다.진국림 부부는 못 본 척했다.세 사람은 한참 더 이야기를 나누다가 전유림이 먼저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내가 보기엔 유림 씨가 우리 소아한테 진심인 것 같아. 그런데 왜 고백을 안 하는 거지?”이정자는 무척 애가 탔다.자기가 대신 고백이라도 해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진국림이 말을 이었다.“두 사람이 안 지 얼마나 됐다고. 유림 씨는 아직 소아가 자기 마음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야. 지금 고백했다간 도준처럼 될 게 뻔하지. 저 녀석, 정말 머리가 똑똑하단 말이야. 매일 우연을 가장해 다가가는데 소아가 어딜 가든 꼭 마주치도록 상황을 만들더라. 그렇게 바짝 붙어 있으면서 조금씩 소아 삶 속으로 파고드는 거지. 천천히 스며드는 사랑은 바로 이런 거지. 소아도 결국 마음을 열게 될 거야. 당신 말을 들어보니 확실히 유림 씨가 더 잘 어울려. 전씨 가문이라고 해서 동의 못 할 것도 없어.”진씨 가문도 나쁘지 않았다. 진소아가 전유림과 함께한다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내가 소아한테 한번 말해 볼까?”진국림이 아내를 살짝 잡아당기며 말했다.“뭐 그렇게 서둘러? 유림 씨가 직접 소아를 쫓게 놔둬. 소아가 받아들이든 말든 소아 몫이지 우리가 시집갈 것도 아닌데 당신이 왜 그렇게 조바심 내는 거야? 저 녀석이 이미 소아에게 반해서 우리 조카사위는 사실상 정해진 거나 다름없어. 우리가 끼어들 자리가 없어.”그는 전씨 가문 남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한번 마음을 주면 어떻게 해서든 아내를 얻어내고 결혼한 뒤에도 평생 가정에 충실하다고 했다.그런 전통을 가진 가문은 정말 드물었다.임도준이란 사람도 사실 매우 좋은 사람이었다.하지만 진소아가 자기 친딸이라도 얽히고설킨 집안에 시집보내기는 차마 못 할 일이다.뒷감당하기엔 너무 벅찬 노릇이었다.진소아는 비록 진국림의 친딸은 아니었지만 친조카 딸이었다.진국림이 곁에 두고 키운 아이였고 친딸처럼 여겼던
그 시절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는지는 오직 진소아만 알고 있었다.다시 한번 사랑에 다치고 싶지 않았다.전씨 가문은 수십조대 재벌가였다.아무리 모두가 가풍이 좋고 어른들이 생각이 열린 사람들이라고들 하지만 진소아는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그녀와 전유림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진소아는 의사, 전유림은 사업가, 분야도 다르고 어울리는 사람도 나누는 화제도 달랐다.사랑에 빠졌을 때는 모든 걸 무시할 수 있겠지만 결혼 후 현실로 돌아오면 둘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될 게 뻔했다.공통된 화제가 없으니까.진소아가 말하는 의학에 관한 일은 전유림이 모를 것이고 그가 말하는 사업에 관한 문제도 진소아가 모를 터였다.게다가 전유림의 신분과 지위로 보아 앞으로 접대 자리나 상류 사회 모임에 빠질 수 없을 텐데 진소아는 그런 자리에 따라다닐 시간도 없고 그런 분위기도 싫었다.예전에 진소아는 비슷한 자리에 가 본 적이 있었지만 역시나 그런 모임은 도저히 적응할 수 없었다.시간이 나면 차라리 의학 서적을 더 뒤지거나 약초를 심고 싶었다.진씨 진료소의 옥상에는 화분에 약초를 몇 가지 심겨 있었다.진소아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한의사였다.그녀는 비록 한의학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어릴 때부터 보고 듣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었다.한의학 쪽으로도 나름대로 실력이 있다고 자신했는데 약초를 심거나 구별하는 것도 전혀 문제없었다.“소아 씨, 나중에 가짜 남자 친구가 필요하시면 저를 찾으세요. 전혀 번거롭지 않아요. 꼭 그 역할을 훌륭히 해낼게요. 마음에 걸리신다면 저에게 보수를 주셔도 좋아요.”전유림이 다정하게 말했다. 속으로는 진소아가 자신에게 가짜 남자 친구 행세를 부탁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만약 그녀가 부탁만 한다면 전유림은 반드시 가짜 연기를 진짜로 만들 자신이 있었고 그녀가 자신에게 빠져들게 할 자신이 있었다.진소아가 웃으며 말했다.“됐어요. 저는 월급이 얼마 되지도 않아서 제가 쓰기에도 빠듯한데 유림 씨를 고용할
하예정은 분노가 극에 달했지만 밖에 나갈 수 없어 결국 방에 돌아가 문을 잠갔다. 그녀는 하예진이나 친구들한테 도움을 청하려고 휴대폰을 꺼냈지만 배터리가 다 돼서 꺼진 상태였다.“날 죽이려고 작정했네!”하예정이 방문을 잠그고 있는 동안 전태윤도 더는 그녀를 집착하지 않았다.그도 마찬가지로 자신을 도와줄 상대를 찾고 있었다.전태윤은 습관적으로 소정남에게 전화를 걸었다.소정남은 이제 막 심효진을 서점에 데려다주었다.심효진은 충전기를 꺼내 스쿠터를 충전했다.“정남 씨, 태윤 씨가 예정이를 어떻게 했는지 여쭤봐 봐요.”심효진은 전태윤이 강
“여보.”문을 여니, 조심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전태윤의 잘생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평소 늘 엄숙한 얼굴을 하고 있던 그가 갑자기 억지웃음을 지으니 가식적으로 보였다.“여보, 갈아입을 옷을 가져왔어.”전태윤은 두 손으로 옷을 받쳐서 들고 있었는데, 한 벌은 잠옷이고, 또 한 벌은 내일 입을 옷이었다.“내가 방안까지 가져다줄까?”하예정은 옷을 받아 들고 두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방문을 쾅 닫아버렸다. 그를 들여놓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전태윤은 떠나지 않고 문어구에 서서 속으로 시간을 계산하며, 그녀가 다시 문을 열 거로
“언니가 지금 재혼을 생각하지 않는 건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언니도 아직 젊은데 평생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아?”“왜 안 되는데? 난 지금이 아주 좋아. 남자를 시중들 필요도 없고, 고부갈등도 신경 쓸 필요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쓰고 싶은 대로 쓰고, 얼마나 자유로운데.”자유를 되찾은 후에야 하예진은 왜 점점 더 많은 여성이 시집을 가고 싶어 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예정아, 걱정하지 말아. 언닌 지금이 정말 좋아. 넌 지금의 내가 이혼 전보다 훨씬 더 행복해 보이지 않아?”하예정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하예정은 조용히 성소현을 바라보았다.성소현은 말하다 말고는 일어났다.“입이 말라서 말이야, 물 한 잔 따라올게. 물 마실래?”“그럼, 저도 한 잔 주세요. 고마워요.”성소현은 손을 뻗어 하예정의 얼굴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자매끼리 그렇게 엄숙할 필요 없어. 예정아, 너 피부 관리 너무 잘했어. 촉감이 좋아. 네 남편, 네 얼굴 만지는 걸 좋아하지?”성소현은 하예정이 대답하기도 전에 웃으며 가버렸다.그녀는 하예정과 자신에게 따뜻한 물을 한 잔씩 따랐다.하예정이 다친 손을 내밀었지만, 그녀는 물컵을 손에 건네주지 않고 입가에 갖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