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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1화

Author: 고능비
하예정은 늘 그랬듯이 평소와 같은 시간에 눈을 떴다.

“여보, 좀 더 쉬어. 오늘은 내가 우빈이 유치원에 데려다줄게.”

전태윤은 아내 하예정이 비 오는 추운 날 이른 아침에 우빈을 데려다주는 게 안쓰러웠다. 그녀가 좀 더 편히 자길 바랐다.

일어나려던 하예정은 다시 침대에 누워 이불을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

“이불 속이 정말 따뜻하네요. 그래요, 오늘은 당신이 우빈을 데려다주세요. 저는 좀 더 잘게요. 옆방에 가서 우빈을 깨우고 외투를 입혀주세요.”

“알았어.”

전태윤은 하예정의 볼에 입을 맞추고 말했다.

“우빈이 깨우러 갈게.”

“네.”

하예정도 그의 볼에 뽀뽀했다.

곧 전태윤은 옷을 갈아입고 방을 나와 옆방으로 향했다.

우빈은 아직 깨지 않았고 여전히 단잠에 푹 빠져있었다.

전태윤이 침대 가까이 다가가자 우빈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전태윤은 녀석이 깬 줄 알고 말했다.

“우빈아, 일어나.”

하지만 우빈은 그냥 꿈을 꾸고 있었다. 무슨 꿈을 꾸고 있는지 아주 환하게 웃고 있었다.

잠들고 있는 귀여운 모습에 전태윤은 우빈을 깨우기조차 아까웠지만 유치원에 보내야 했다.

전태윤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손으로 우빈의 어깨를 토닥이며 부드럽게 깨웠다.

“우빈아, 일어나. 유치원 갈 시간이야.”

우빈은 곧 깨어났다.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더니 다시 눈을 감고 몸을 돌려 전태윤을 등지며 말했다.

“이모부, 저 유치원에 가고 싶지 않아요. 더 자고 싶어요. 이모부가 선생님께 말해주면 안 돼요?”

“그런 건 이모부가 해줄 수 없어. 이모가 알면 날 죽도록 혼낼 거야.”

전태윤은 일어나 우빈의 옷을 가져오더니 다시 침대에 앉으며 말했다.

“며칠만 더 다니면 방학인데... 자, 이모부가 옷 입혀줄게. 분유 마실래?”

우빈은 전태윤 쪽으로 굴러와 이모부 품에 안기며 말했다.

“마실래요. 이모부, 저는 정말 유치원에 가고 싶지 않아요. 유치원 선생님께 말해주시고 우리 이모한테는 제가 아프다고 해주면 안 돼요?”

우빈은 아직도 아침저녁으로 분유를 한 번씩 마셨다. 많이 마시지는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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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71화

    하예정은 늘 그랬듯이 평소와 같은 시간에 눈을 떴다.“여보, 좀 더 쉬어. 오늘은 내가 우빈이 유치원에 데려다줄게.”전태윤은 아내 하예정이 비 오는 추운 날 이른 아침에 우빈을 데려다주는 게 안쓰러웠다. 그녀가 좀 더 편히 자길 바랐다.일어나려던 하예정은 다시 침대에 누워 이불을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이불 속이 정말 따뜻하네요. 그래요, 오늘은 당신이 우빈을 데려다주세요. 저는 좀 더 잘게요. 옆방에 가서 우빈을 깨우고 외투를 입혀주세요.”“알았어.”전태윤은 하예정의 볼에 입을 맞추고 말했다.“우빈이 깨우러 갈게.”“네.”하예정도 그의 볼에 뽀뽀했다.곧 전태윤은 옷을 갈아입고 방을 나와 옆방으로 향했다.우빈은 아직 깨지 않았고 여전히 단잠에 푹 빠져있었다.전태윤이 침대 가까이 다가가자 우빈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전태윤은 녀석이 깬 줄 알고 말했다.“우빈아, 일어나.”하지만 우빈은 그냥 꿈을 꾸고 있었다. 무슨 꿈을 꾸고 있는지 아주 환하게 웃고 있었다.잠들고 있는 귀여운 모습에 전태윤은 우빈을 깨우기조차 아까웠지만 유치원에 보내야 했다.전태윤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손으로 우빈의 어깨를 토닥이며 부드럽게 깨웠다.“우빈아, 일어나. 유치원 갈 시간이야.”우빈은 곧 깨어났다.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더니 다시 눈을 감고 몸을 돌려 전태윤을 등지며 말했다.“이모부, 저 유치원에 가고 싶지 않아요. 더 자고 싶어요. 이모부가 선생님께 말해주면 안 돼요?”“그런 건 이모부가 해줄 수 없어. 이모가 알면 날 죽도록 혼낼 거야.”전태윤은 일어나 우빈의 옷을 가져오더니 다시 침대에 앉으며 말했다.“며칠만 더 다니면 방학인데... 자, 이모부가 옷 입혀줄게. 분유 마실래?”우빈은 전태윤 쪽으로 굴러와 이모부 품에 안기며 말했다.“마실래요. 이모부, 저는 정말 유치원에 가고 싶지 않아요. 유치원 선생님께 말해주시고 우리 이모한테는 제가 아프다고 해주면 안 돼요?”우빈은 아직도 아침저녁으로 분유를 한 번씩 마셨다. 많이 마시지는 않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70화

    전유하가 돌직구를 날렸다. 그의 코는 절대 틀리지 않았다.분명 전이혁이 여자를 데려왔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그 여자분이 우리 형수님이지? 이미 가셨어?”전유하가 기쁜 듯 물었지만 전이혁은 참다못해 말했다.“넌 코가 왜 이리 영민해? 떠난 지 한참 됐는데도 아직도 향기를 맡을 수 있냐? 네 형수님이 될지 아닐지는 나도 몰라. 할머니께서 정해주신 분도 아니기 때문에 아직 이름조차도 모르거든.”전유하가 웃으며 말했다.“이름도 모르면서 집까지 데려왔어?”전씨 가문의 형들이 처음으로 집에 데려온 여자들은 반드시 그들의 형수님이 되곤 했다.전이혁은 진짜 이유를 말하기 곤란해했다.“이건 내 사적인 문제라 답변을 거부한다. 말할 때가 되면 자연히 알게 될 거야.”전유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알았어. 형이 갑자기 전화해서 야식 먹자고 한 건 사실 그 여자분 대신 우리를 죽을 먹게 하고 싶은 거였지? 그분이 갑자기 떠나서.”“말 안 해도 널 벙어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어.”전이혁은 약간 자존심이 상한 표정이었다. 전유하가 친동생이 아니었으면 진작 내쫓았을 것이다.“내가 말을 안 하면 사람들이 진짜로 벙어리인 줄 알걸.”전유하는 전이혁의 화가 전혀 무섭지 않았다.전이혁이 그를 노려보자 전유하는 전우를 끌어들이며 말했다.“형, 우리 이제 배도 불렀는데 집으로 돌아가자. 이혁 형이 자꾸 나를 노려봐.”전유하는 일어나면서 화장실로 가는 길에 중얼거렸다.“죽을 먹어서 그런지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네.”전이혁이 빈정거렸다.“너 장에 문제 있는 거 아니냐? 먹자마자 화장실을 가다니.”전우가 대신 대답했다.“저녁 내내 바빠서 화장실 갈 겨를도 없었거든. 아직 어려서 경험이 부족해서 그래. 내가 가서 지도해주긴 했지만 실제 작업은 유하가 다 혼자 했어.”“그래. 스스로 해결하게 내버려 둘 때도 있어야 해. 매사에 우리가 도울 수는 없으니까.”전유하가 화장실에서 나오자 전우도 일어나 전이혁에게 인사했다.“그럼 우린 먼저 갈게. 형도 일찍 쉬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69화

    ‘여우’가 죽을 먹지도 않고 떠나자 전이혁은 자신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버리기 아까워 전우 일행을 부른 것이었다.흰죽에 김치와 나물 반찬만으로는 너무 심심할 것 같아 전이혁이 부추전까지 부쳐 놓았다. 그래도 야식치고는 너무 담백한 메뉴였다.하지만 야식은 사실 살찌지 않게 가볍게 먹는것이 좋다. 너무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또 공을 들여 살을 빼야 했으니까.평소 전이혁은 살이 찔까 봐 야식을 일부러 먹지 않았다.“안으로 들어가세요. 저는 이제 퇴근하겠습니다. 나중에 가실 때 그냥 문 열고 가시면 됩니다. 자물쇠를 안 채울게요. 오늘 여기서 주무시더라도 문제없을 겁니다. 게스트룸은 항상 깨끗하게 준비되어 있고 생활용품도 새것으로 구비되어 있습니다.”김지성은 그들을 안으로 들이고는 급히 자리를 피했다.“형, 우리 왔어!”“형, 뭐 맛있는 거 했어? 김치 냄새랑 쌀 향이 나는데... 죽 냄새 같은데?”전우가 전유하를 보면서 물었다.“밥에도 쌀 향이 나지 않나?”“밥 냄새와 죽 냄새는 좀 달라. 전우 형은 못 구분하나 보네.”두 사람은 주방으로 직행했다.전이혁이 방금 부친 부추전을 들고 식탁으로 가려다 동생들을 보자 전유하에게 접시를 내밀었다.“유하야, 이 부추전을 밥상 위에 갖다 놔.”전유하가 말을 이었다.“그럼 손부터 씻을게.”전유하는 손을 씻고 나서 접시를 받더니 나머지 한 손으로 전을 집어 먹기 시작했다.이것이 바로 그가 급히 손을 씻은 이유였다.“형, 우리한테 무슨 야식을 준비했어? 배고파 죽겠어.”전이혁은 전우에게도 죽 반찬을 가져가라고 시켰다.전우가 대신 대답해 주었다.“반찬 보니 물어볼 필요도 없네. 그냥 죽을 먹으라고 부른 거야. 넌 정말 개 코구나.”전유하가 투덜거렸다.“형, 우리를 특별히 부른 이유가 고작 죽을 먹으라고 부른 거야...”전이혁이 꾸짖었다.“돈도 안 내고 손도 안 대고 공짜로 음식을 주는데 불평할 게 뭐 있어? 죽이 어때서? 맛없어? 이게 몇 신데 혹시 해산물이라도 바라냐? 살쪄서 뚱뚱해지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68화

    이것이 바로 형제가 많고 사이가 좋은 장점이었다.“기다릴게.”“바로 갈게.”전우는 전화를 끊자마자 전유하에게 말했다.“이혁 형이 야식을 사준대. 얼른 가자. 직접 요리했다고 하는데 기분이 엄청 좋으신 모양이야. 한턱낼 때 얼른 받아먹으러 가자.”전이진, 전이혁, 그리고 전유하는 모두 전현민 부부의 아들들이다.전유하는 차에 타기 전부터 웃으며 말했다.“형은 오늘 할머니를 뵈러 본가에 갔다 왔대. 아마 할머니께서 더 이상 형의 연애사에 간섭 안 하기로 하셨나 봐. 기분이 좋아서 직접 요리도 했을걸.”전우는 전유하보다 더 많은 내막을 알고 있었다.전이혁은 전우와 나이도 비슷했기에 가장 친했다. 그러나 전유하보다 네다섯 살 차이가 나서 아끼기는 하지만 가장 친하게 지내는 건 그래도 전우였다.전우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어쨌든 형이 부르시니까 빨리 가자. 마침 우리도 배고프잖아.”“오늘 밤 형 덕분에 일이 잘 해결됐어. 고마워.”“형제 사이에 고맙긴. 빨리 가자. 네가 앞에서 차 몰고 가면 내가 뒤에서 따라갈게. 널 지키면서 가야지.”그들 형제는 모두 성인이 되어 운전면허증을 따기 시작했다. 비록 전유하도 몇 년 차 베테랑 운전자였지만 전우의 눈에는 이 사촌 동생이 여전히 어려 보였고 형으로서 잘 보살펴야 한다고 생각했다.하여 전유하가 먼저 회사를 나와 차를 몰았고 전우가 뒤따랐다.십여 분 후 두 사람이 전이혁의 별장 앞에 도착하자 전유하가 경적을 울렸다.곧 김지성이 문을 열며 나왔다. 그는 자물쇠를 보더니 투덜댔다.“이혁 도련님은 두 도련님께 야식을 먹으라고 부르셨으면서 왜 문은 잠그시고...”전이혁은 별장으로 돌아가서 그가 준비한 죽을 보더니 그대로 버리는 것이 아까워 급히 형제들을 불러 죽을 나누어 먹기로 한 것이었다.순간적인 결정이었다.김지성은 대문을 열어 전우 일행의 차가 들어올 수 있게 했다.“집사님, 시간도 늦은데 안 주무시고 계셨네요.”전유하가 차에서 내리며 김지성에게 물었다.집사는 일반적으로 새벽 6시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67화

    ‘여우’를 따라잡지 못한 전이혁은 실망한 채로 돌아왔다.오늘 밤 헤어지면 또 언제 그녀를 볼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만약 그녀가 어디에 사는지 알았다면 자주 찾아갈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주소도 이름도 모르니 그는 완전히 수동적인 입장이 되어 버렸다. 여우’가 시간이 날 때 찾아와 그녀의 물건을 돌려달라 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바쁠 때는 한 달 내내 그녀를 한 번도 보기 어려웠다.‘진짜 직업이 뭔지 저리도 바쁘다니. 전씨 가문의 도련님인 나보다도 더 바쁜 것 같아...’전이혁은 전씨 그룹의 본사에서 일하지는 않지만 지사 두 개를 운영하면서 또 자신만의 소규모 회사도 몇 군데 운영하고 있었다.매일 정신없이 바쁜 삶을 보냈다.방금까지 숨어 있던 김지성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전이혁이 실망한 채 돌아오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도련님, 빨간 옷을 입은 아가씨를 못 따라잡으셨나요?”김지성이 물었다.전이혁은 걸음을 멈추고 김지성을 잠시 바라보다 말했다.“너무 늦게 달려가서...”김지성은 “아.” 하고는 돌아서서 걸어가기 시작했다.“집사님, 별장 대문이 아직 안 닫혔어요.”“도련님께서 대신 닫아주시죠. 아가씨 하나 따라잡지도 못하다니, 참.”전이혁 그가 무시당했다. 자기 집 집사에게 무시당한 것이다.‘감히 나 전이혁을 무시하다니!’전이혁은 진짜로 김지성을 해고해 집으로 돌려보낼까 생각도 했다.전이혁은 얼굴을 찌푸리며 김지성이 떠나는 모습을 바라볼 뿐 실제로 해고하지는 않았다.김지성은 서원 리조트에서 배양된 인재로 능력도 출중했기에 작은 별장을 김지성에게 맡기면 모든 게 안심이었다.아무것도 걱정할 필요 없이 모든 게 전이혁의 취향대로 준비되어 있었다.이렇게 배려심 있고 유능한 집사를 해고한다면 어디서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을 다시 구할 수 있단 말인가?감히 서원 리조트에 가서 집사를 달라고 했다가는 양 집사에게 욕먹는 건 물론이고 전씨 할머니의 지팡이도 충동할 것이다.결국 전이혁은 억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66화

    전이혁의 목소리가 부엌에서 들려왔다.“그럼 죽을 좀 끓여 드릴게요.”죽을 끓이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여우’를 더 오래 붙잡아 둘 수 있을 것이다.“집 안을 구경해도 돼요. 환경에 익숙해져야죠.”‘내가 이미 이 별장의 곳곳을 다 뒤져봤지만 그 물건은 전혀 찾지 못했거든!’하지만 ‘여우’는 이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말했다간 도둑질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꼴이 되어 전이혁과 같은 놈으로 여겨질 테니까.그녀는 과일 접시의 과일을 반쯤 먹고 나서 포크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일어나 거실을 어슬렁거리다 부엌문 앞에 이르렀다.‘여우’는 팔짱을 낀 채로 부엌문에 기대어 서서 자신의 다리를 살짝 흔들었다. 긴 코트를 벗은 그녀는 타이트한 빨간색 옷을 입고 있었다.사실 그녀는 빨간색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하지만 전이혁을 만날 때 빨간 옷을 입고 온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빨간색을 선택한 것뿐이다.“전씨 가문의 형제들 전부 요리에 능하다면서요?”“네, 다들 요리를 잘해요. 우리 가문에서 직접 부엌에서 요리하는 사람은 대부분 남자거든요. 우리 아빠는 요리를 잘하셔서 우리 엄마는 거의 안 하세요. 둘째 형이 둘째 형수님을 모시고 올 때에야 엄마가 가끔 기분 내서 직접 요리하시곤 해요. 만약 제가 여자 친구를 데려간다면 우리 엄마도 며느리를 위해 한 상 가득 음식을 차려주실 거예요.”‘여우’가 말을 건넸다.“그쪽 집안의 좋은 평판은 전부 할머니의 덕분인 것 같아요. 할아버지도 참 복도 많이 받으셨네요. 좋은 아내를 얻어서. 집에 현명한 아내가 있으면 몇 대까지 잘된다고 하던데. 전씨 가문은 할머니도 현명하시고 사모님들도 현명하시잖아요. 지금은 손자며느리도 인품 좋은 부잣집 딸만을 골라서 맞이하시는 것을 보면 전씨 가문의 후손들도 앞으로도 복이 많을 것 같아요.”전이혁은 냉장고를 열어 재료를 살피며 ‘여우’가 자기 집안을 칭찬을 들으면서 자랑스럽게 말했다.“그럼요. 많은 재벌 가문은 3대를 못 넘기는데 우리 집은 이미 그걸 넘었거든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65화

    사람들이 정겨울을 건드리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녀의 독을 제조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다. 물론 정겨울은 절대 독으로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일부 독소는 적절히 사용하면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고 정겨울이 말하곤 했었다.하지만 인간 심리가 원래 그렇지 않은가.정겨울이 독에 능하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녀가 선을 지킬 의사라는 점을 알지만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독살당할까 봐 두려워했다. 하여 정겨울이 진료를 거절해도 아무도 불만을 제기하지 못했다.전이혁이 살짝 떠보았다.“그쪽... 혹시 그분들의 제자인 건 아니죠? 만성의 남씨 가문에 현임 가주 사모님과 아는 사이인가요?”‘여우’는 웃을 듯 말 듯한 미소를 지었다.“저의 출신에 그렇게 관심 많으면 직접 조사해보시던가. 전이혁 씨가 알아내면 제가 인정해줄게요.”전이혁도 웃으며 말했다.“만약 제가 그쪽의 정체를 밝혀내면 조건 하나를 걸겠습니다. 무조건 들어줘야 해요.”“혼자서만 조사하면 인정하죠. 소씨 가문의 힘을 빌리지 않고 혼자서 알아내시면 조건 백 개라도 들어줄게요.”전이혁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사람이 많아야 힘도 센 법인데...”솔직히 혼자서는 자신이 없었다.설령 알아낸다 해도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그때쯤이면 ‘여우’가 이미 다른 사람의 여자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여우’는 “호호” 웃었다. 그 웃음소리에 전이혁의 얼굴이 붉어졌다.열 받는 일이었다!하지만 정말 그럴 능력도 없었다.소씨 가문의 소지훈도 마찬가지였다. 그도 넓은 인맥을 동원해야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들 같은 신분은 직접 행동하기보다는 인재를 잘 활용하는 법을 알았다.“호호!”‘여우’가 또 웃었다.전이혁의 얼굴은 더욱 붉어졌다. ‘여우’는 흥미롭게 그의 붉은 얼굴을 바라보며 농담했다.“전이혁 씨의 얼굴이 화장품 바른 것처럼 빨개졌어요.”전이혁이 화제를 돌렸다.“야식을 드실래요? 제가 직접 만들어 드릴게요.”‘여우’가 웃었다.“요리도 할 줄 아는군요. 좋아요. 기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64화

    전씨 할머니께서는 아내를 얻으려면 체면이 아무 소용 없다고 하셨다.체면만 차리면 평생 독신으로 살아야 할 것이라면서 말이다.전태윤처럼 위엄 있는 사람도 하예정을 위해 고개를 숙이고 체면 따윈 버리면서 자존심도 내팽개쳤다. 그 결과 지금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행복을 얻지 않았는가.전이혁은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체면 같은 건 버리기로 했다.어차피 전씨 할머니께도 실토했고 도아영과도 잘 정리했으니 이제 마음 편히 진심으로 좋아하는 여자를 쫓아다닐 수 있었다.‘여우’는 멍하니 앉아있기만 했다.“성씨만이라도 알려주세요. 계속 ‘그쪽’이라고 부를 수는 없잖아요.”“그걸 알아서 뭐하게요?”‘여우’는 고의로 아무 정보도 알려주지 않았다.“알고 싶으면 그쪽이 알아내던가. 이미 저를 조사하라고 사람들까지 보냈으면서.”‘여우’는 약 올리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전이혁이 자신의 정체를 못 찾아낸 것을 매우 즐거워하는 모양이었다.‘여우’ 말 그대로 백 가지 다른 얼굴을 가졌다는 의미였다. 그녀가 밖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래 그녀의 진짜 얼굴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녀가 오늘은 이 모습으로 전이혁을 만났지만 내일이면 완전히 다른 외모와 목소리, 심지어 성격까지 바꾸어 나타날 수도 있었다.그래야만 누군가와 연결하지 못하고 그녀의 진짜 신분을 숨길 수 있었다.전이혁은 쓴웃음을 지었다.“조사해 보라고는 했지만... 저의 경호원들이 두들겨 맞은 후로는 그만두었죠. 또 당신에게 얻어맞을까 봐. 솔직히 그쪽과 같은 실력과 신출귀몰한 행적을 보니 옛날의 여러 어르신이 떠오르네요. 할머니께서 늘 말씀하시면서 존경하던 분들인데... 우리 형님들도 다 그 이야기 들으며 자랐죠. 우리 둘째 형이 그중 한 분을 뵙게 되었는데 바로 신의의 제자 정겨울 의사님이에요. 우리 둘째 형수님도 정겨울 선생님 덕분에 다시 빛을 보게 되셨거든요. 역시 신의의 제자이신지라 덕분에 저의 둘째 형수님께서 시력을 완전히 회복할 수 있게 됐어요.”사실 여운초는 이미 치료가 거의 완료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63화

    김지성은 다시 전이혁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여우’를 맞이하며 안으로 안내했다.전이혁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별장의 본채로 따라 들어갔다.본채의 거실은 마치 낮처럼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김지성은 이미 ‘여우’를 소파로 안내했다.실내에 들어오니 따뜻해진 ‘여우’는 빨간 외투를 벗어 접은 뒤 옆에 내려놓았다.전이혁이 들어왔을 때 김지성은 ‘여우’에게 따듯한 물 한 잔을 내어주고 있었다.전이혁은 김지성에게 가서 일을 보라고 신호를 보냈다.김지성이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도련님, 신사답게 행동하세요. 아가씨를 그렇게 달래는 게 아니에요.”전이혁도 낮게 대답했다.“제가 달래고 있는 게 아니라고요.”김지성은 미소만 지을 뿐 더는 말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그는 전이혁이 고집부리는 것으로 생각했다.‘여우’를 집으로 초대할 정도면 마음에 드는 게 분명했다.기사 말로는 여러 번 만났다는데 아직도 성명은커녕 ‘여우’라는 별명만 알고 있다니.전이혁은 김지성의 웃음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김지성이 이미 떠났고 ‘여우’가 있는 상황에서 더 따지기가 어려웠다.전이진은 손님을 위해 과일을 씻어 접시에 담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과일을 좀 드세요. 제가 평소 간식을 즐기지 않아 집에 과자나 디저트는 없고 과일만 있어요. 단 거 좋아하세요? 좋아하시면 앞으로 준비해 둘게요. 오실 때마다 드실 수 있게.”전이혁은 ‘여우’의 맞은편에 앉으며 그녀의 고운 얼굴을 자기도 모르게 그윽하게 바라보고 있었다.“전이혁 씨, 대체 어디 있어요? 거짓말하지 마세요. 그쪽 기억력이 그리 나쁘지 않을 텐데. 어떻게 해야 돌려주겠다는 거죠? 그건 저에게 정말 소중한 물건이란 말이에요. 돌려주면 두 번 다시 안 찾아올게요.”그녀도 바쁜 사람이라 항상 관성에 올 수 있는 건 아니었다.전이혁은 포크로 과일을 찍어 ‘여우’에게 건네며 뜨거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과일 좀 드시죠. 다시 찾아보고 발견하면 갖다 드릴게요. 어디에 사세요? 이름이라도 알려주실 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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