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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3화

Penulis: 고능비
“맞아요, 할아버지. 우리 조금만 더 기다려요. 그동안 우리가 할아버지 모시고 어디 구경이라도 다닐까요?”

성주현이 어머니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염천매마저 설득했다.

“할아버지, 이분들의 말이 맞아요. 수십 년을 기다리셨는데 하루 이틀 더 기다려요. 할아버지의 건강이 제일 중요해요. 겨울이도 아마 오늘 밤이면 도착할 거예요. 겨울이가 아기를 낳은 후부터 매일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한다니까요. 아들이 울고 떼쓴다고 투덜대면서.”

염천매가 웃으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예훈이가 겨울이 어릴 적을 닮아서 그렇죠. 자주 울고 보챘었잖아요.”

“내 기억에 겨울이가 키우기 쉬운 아이였는데.”

한성근의 정겨울에 대한 기억은 두세 살 때까지였다.

그때의 정겨울은 별로 울지도 않았고 얌전했으며 기억력이 비상해 가르쳐 준 것은 못 알아들어도 일단 머릿속에 담아두었다가 나중에 스스로 천천히 소화해 냈다.

염천매는 정겨울보다 거의 열 살 가까이 많았다. 김청산이 정겨울을 입양했을 때 그는 이미 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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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여진이 비서를 바라보았다.“그렇게 보지 마. 잘 안됐어.”“전 대표님께 고백하셨어요? 고백하셨어야 해요. 전 대표님을 좋아하신다는 걸 알려드려야죠.”소여진의 비서는 자신의 상사가 자존심이 강해 전유하에게 고백하지 않은 줄 알았다.많은 사람들이 소여진이 전유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고백하는 장면을 본 적은 없었다.말하지 않으면 전 대표님이 어떻게 알겠는가.소여진이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고백했어. 그것도 여러 번.”“아...”비서가 매우 의외라는 듯 반응했다. 소여진이 벌써 고백한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나를 안 사랑해. 마음에 둔 사람이 있대. 전 대표의 마음은 이미 오래전에 남수지 씨에게 가 있었어. 다만 본인도 그걸 몰랐을 뿐이지. 내가 보기에도 그래. 나도 믿고 싶지 않았어. 두 사람이 경쟁자고 철천지원수 사이인데 연인으로 발전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으니까. 아니, 서로를 인정하는 남녀는 쉽게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기도 하지. 원수지간도 그 관계를 뛰어넘게 되는 거지. 어떤 사업 경쟁이든 사랑 앞에서는 전부 거품으로 되지. 전 대표가 나이와는 상관없다고 말했어. 사랑하지 않으면 사랑하지 않는 거지 나이를 핑계로 삼는 건 거절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나를 그저 사업 파트너로만, 혹은 친구로만 생각할 뿐 연인으로는 생각하지 않더라고.”소여진이 다소 씁쓸한 어조로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몇 년 동안 만족스러운 남자를 만난 건 처음이었는데 결국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끝나버렸네.”비서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이내 위로했다.“결국은 인연이 닿지 않았던 거예요. 대표님,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이렇게 뛰어나신데 앞으로 전 대표님보다 더 좋은 분을 꼭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전 대표님과 남수지 씨는 사귀는 사이에요? 두 분이 서로 경계하지는 않을까요? 전 대표님은 남씨 가문을 노리는 건 아닐까요? 남자는 미래를 더 중요하게 여기잖아요. 만약 남수지 씨와 함께한다면 전 대표님 입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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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끼보다도 빨리 도망가시네... 그냥 잠깐 들어서 자기 회사 사업 상황 정도는 알아두시라는 거였는데.”전유하가 두어 마디 푸념했다.상주혁은 손을 뗀 대표 노릇을 갈수록 더 요령 있게 하고 있었다.그가 만난 상대가 전유하처럼 뒤통수를 치지 않는 좋은 사람이라서 가능한 일이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벌써 속아 넘어가서 돈 한 푼 못 받고 거기다 지분 절반도 강제로 팔아넘겼을 것이다.전유하의 뒤에는 전씨 가문이 있고 그는 돈에 목매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짓을 할 생각이 없었다.그런 짓을 하면 전씨 할머니께서 아시고 혼내실 게 뻔했다.할머니께서는 항상 말씀하셨다. 군자는 재물을 좋아하되 정당한 방법으로 취해야 한다고, 버는 돈 한 푼 한 푼은 모두 정당하게 벌어야 쓰기도 편안하다고 하셨다.소여진이 입을 열었다.“상 대표님은 회사도 안 챙기고 관리도 안 하시는데 앉아서 들어봤자 무슨 뜻인지도 모르실 거예요. 우리가 설명해 드리느라 시간만 낭비하고 업무 효율만 떨어질 뿐이에요.”그녀가 전유하를 좋아하는 것은 그가 잘생겼고 몸가짐이 깨끗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잘생겼다고, 여자들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 감정을 이용해 장난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의 능력과 일 처리 방식 때문이기도 했다. 그녀 자신이 일 처리가 빠르고 강단 있는 사람인 만큼, 자신과 같은 스타일의 전유하를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전유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런데 저도 가끔은 좀 쉬고 싶을 때가 있어요. 상 대표님께서 아무것도 안 챙기니까 제가 쉬고 싶어도 대신 일해 줄 사람이 없잖아요.”그가 힘들어서가 아니라 시간을 짜내서 연애하고 싶은 것이었다.남수지가 그에게 호감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쉽게 받아들이지는 못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계속 노력해서 두 사람이 경쟁 관계인 상황을 바꿔야 연애도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터였다.소여진이 말을 이었다.“전 대표님, 주말에는 쉬실 수 있지 않으세요?”“주말만으로는 좀 부족해요.”소여진은 입술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622화

    말 그대로 누워서 떡 먹기였다.두 사람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으로 올라갔다.상주혁도 회사에 사무실이 있지만 그의 사무실은 늘 문이 닫혀 있다.두 사람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 전유하의 비서가 마중 나왔다.상주혁을 본 비서도 매우 놀랐지만 곧바로 상주혁에게도 인사를 건넸다.그는 여유롭게 손을 저으며 비서에게 먼저 전유하에게 업무 보고하라는 듯 손짓했다.그는 회사에서 그냥 투명 인간이나 다름없었다.지분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면 그를 이 회사의 대표로 기억하는 사람조차 없을 것이다.“전 대표님, 상 대표님. 소 대표님께서 VIP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비서가 전유하에게 전했다.“오신 지 얼마나 됐어요?”“5분 정도 기다리셨습니다.”전유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제 사무실로 모셔 오세요.”소여진은 시간 약속을 매우 철저히 지키는 사람이다. 그녀가 5분을 기다렸다는 것은 꽤 긴 시간이다.전유하였기에 그녀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준 것이지, 다른 사람이었다면 약속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을 경우 이미 자리를 떴을 것이다.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믿음직스럽지 못하니 거래하지 않는 게 낫다는 것이 소여진의 생각이었다.소여진과 거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각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차라리 자기가 먼저 가서 기다릴지언정 그녀를 기다리게 하지는 않았다.아니, 애초에 그녀는 기다려주지도 않는다고 해야 할까.비서는 재빨리 VIP실로 소여진을 모시러 갔는데 마침 VIP실 문 앞에서 나오는 그녀와 마주쳤다.“소 대표님, 저희 전 대표님이 돌아오셨습니다. 전 대표님께서 사무실로 모시라고 하십니다.”소여진은 살짝 고개를 끄덕인 뒤 그녀의 비서를 데리고 곧바로 전유하의 사무실로 향했다.문을 두드리고 전유하의 허락을 받은 후에야 그녀는 비서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상주혁이 두 잔의 미온수를 손에 들고 있었다.“소 대표님.”상주혁이 인사를 건넸다.소여진은 살짝 고개만 끄덕인 채 전유하 쪽으로 걸어갔다. 이런 그녀의 태도는 원래 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161화

    하예정은 계단 위에 선 채로 아래층에 있는 우빈을 향해 소리쳤다.“우빈아, 엄마께서 전화했어!”전현림과 장기를 두던 우빈은 한창 집중하고 있었다.실력은 아직 전현림에게 미치지 못했지만 전현림이 가끔 몇 수를 봐줄 때도 대체로 우빈이는 지고 있었다.그래도 아이는 언제나 끝까지 버티며 장기를 두었다.전현림은 우빈이가 지는 순간마다 스스로 방식을 바꿔 가며 깨우쳐 나가는 모습을 보며 감탄하곤 했다.매우 영특한 아이였다.전현림은 온 집안 식구들이 이 작은 아이를 유독 예뻐하는 이유도 알 것 같았다.똑똑하고 배우려 하고 마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296화

    “아버지는 오래 사셔야 해요. 적어도 우리가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고, 제대로 된 사업 기반을 갖추기 전까지는요. 굳이 제가 뭘 하지 않아도 돼요. 제가 아버지 아들들보다 더 잘 살고 더 행복하게 지내기만 해도 그분에게는 그게 가장 큰 벌일 테니까요.”정군호가 훗날 후회할지, 과거에 친딸에게 냉정하게 대했던 일을 되돌아볼지는 알 수 없었다.하지만 이제는 그런 문제에 마음을 쓰고 싶지 않았다.후회하든 말든 그녀에게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방윤림이 말했다.“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람을 붙여 잘 돌보게 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207화

    아래층에서 선우민기 형제가 나란히 앉아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두 아이 앞에 놓인 음식은 전창빈이 직접 준비한 것이었다.전창빈은 아이들 아침을 챙길 때마다 매일 메뉴를 바꿨는데 무엇을 내놓든 늘 맛있었다.아이들은 그 맛에 익숙해진 뒤로 학교에서 먹는 밥이 점점 입에 맞지 않았다.요즘은 학교 음식이 퍽퍽하게만 느껴져서 억지로 삼키는 날도 있었다.선우민기는 그나마 나았다. 초등학교 1학년이라 학교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았고 기숙사 생활을 하는 나이도 아니어서 점심과 저녁은 집으로 돌아와 먹을 수 있었다.반면 선우민수는 선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4211화

    전창빈이 대답했다.“다들 오늘 일찍 일어났어요. 특히 민수 도련님은 민기 도련님보다 먼저 일어나셨어요. 이런 추운 날씨에 그렇게 일찍 일어나는 것도 쉽지 않죠.”전창빈 자신도 가끔은 더 누워 있고 싶을 때가 있었다. 따뜻한 이불을 벗어나기가 아쉬울 때가 적지 않았다.A시는 설이 지나도 여전히 추웠다.반면 관성은 낮에는 20도를 넘겼고, 밤이 되어도 기온이 십몇 도에 머물렀다.같은 나라 안이라 해도 두 도시의 날씨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관성 쪽 기온은 이곳 사람들 기준으로 보면 한결 편안한 편이었다.선우민아가 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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