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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7화

Author: 고능비
전태윤이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하예정은 이미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는 원래 아내와 이야기를 좀 더 나누려 했지만 그녀가 곤히 잠든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옆에 누웠다.

하예정의 얼굴에 살짝 입을 맞추고는 부드럽게 중얼거렸다.

“나를 기다리지도 않고 먼저 잠들었네.”

그의 시선이 자연스레 아내의 불룩한 배로 향했다.

전태윤은 조심스럽게 손을 올려 아내의 배를 쓰다듬었다. 혹여 아기가 깨어나 발을 차며 하예정의 잠을 방해할까 봐 손길은 이내 멈췄다.

“예정아, 사랑해.”

그는 하예정의 귀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조용히 사랑을 속삭였다.

결혼한 지 오래된 부부였지만 그는 여전히 이런 말들을 아끼지 않았다.

그건 습관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하예정은 대답 없이 고른 숨소리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전태윤은 그런 그녀를 깨우지 않고 팔을 뻗어 아내를 품에 안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같은 시각, 해성시.

전이혁은 깊은 밤의 적막을 틈타 도씨 가문의 저택 뒤 정원의 담장 앞으로 조심스레 다가갔다.

눈앞에 우뚝 선 높은 담장을 올려다보며 그는 속으로 계산했다.

‘이 정도면 장비만 있으면 넘을 수 있겠군.’

담 하나쯤 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며칠 전에 하예정의 조언을 듣고 깨달은 뒤로 전이혁은 해성시로 몰래 들어와 도아영을 은밀히 관찰하고 있었다. 하지만 며칠을 지켜봐도 뚜렷한 단서를 잡지 못하자 직접 확인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물론 이런 행동은 신사답지 않았다.

만약 도씨 가문 사람들에게 들키기라도 한다면 도둑으로 오해받을 게 뻔했다.

오랫동안 생각에 잠겨 있던 전이혁은 결국 담을 넘을 도구를 챙기기로 결심했다.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려고 말이다.

만약 도아영이 정말 그 ‘여우’라면 그녀의 방 안에는 분명 그녀가 즐겨 입던 붉은 옷들이 숨겨져 있을 터였다.

그녀가 입었던 붉은 옷은 전이혁이 너무도 익숙했다. 그 흔적만 찾을 수 있다면 도아영이 ‘여우’라는 증거로 충분했다.

그가 이해하지 못하는 건 도아영이 만약 ‘여우’라면 왜 숨기느냐는 것이었다.

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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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931화

    전이혁은 조용히 말했다.“제가 당신 물건을 가져간 건 맞아요. 하지만 그건 단순히 되갚음이었어요. 왜 제가 그랬는지 생각해 보세요. 제가 먼저 그런 게 아니잖아요. 그쪽이 먼저 움직이셨으니까요. 그렇지 않았다면 저도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예요.”“그래서요? 훔쳐 간 물건을 제가 되찾았다고 해서 당신이 한 일들까지 지워주는 건 아니거든요!”전이혁은 억울하다는 듯 변명했다.“정말이에요. 저도 물건을 돌려드릴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당신은 늘 종잡을 수 없고 언제나 홀연히 사라졌잖아요. 제가 어떻게 찾아가 돌려드릴 수 있었겠어요? 그쪽의 이름이나 사는 곳, 아니면 연락처라도 알려주셨다면 진작 돌려드렸을 거예요.”여우는 코웃음을 쳤다.“결국 또 내 탓이라는 거네요?”그녀의 음성에는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내 물건을 가져간 뒤 우리가 몇 번을 더 만났는지 세어보세요.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잖아요. 내가 직접 전이혁 씨 집까지 찾아가 돌려달라고 했을 때 주셨나요? 전이혁 씨, 얼마 만에 봐도 얼굴 두께는 여전하시네요. 아니, 더 두꺼워지신 것 같은데요. 이렇게 뻔뻔하셔도 되는 건가요? 이런 걸 그쪽 할머니도 아시나요? 어머니는요?”전이혁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저희 어머니야 아셔도 상관없어요. 저희 형제들은 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손에서 컸거든요. 부모님이 저희 일에 관여하신 적은 거의 없어요. 그리고 저희 할머니는 다 아세요. 할머니께서 말씀하셨어요. 여자를 쫓을 땐 얼굴에 철판을 깔고 부끄러움 따윈 버리라고요.”‘여우’는 잠시 말이 막혔다.그 친절하고 부드러운 할머니의 얼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그녀가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또 실제로 함께 지내보지 않았다면 믿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자애롭고 인자해 보이던 할머니가 사실은 그토록 ‘간사’하고 노련한 사람이었다니.그런 사람이 손수 길러낸 손자들이 하나같이 까다롭고 만만치 않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사실 ‘여우’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이혁은 귀찮을 만큼 집요했지만 능력 있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930화

    그래서 도아영은 관성을 떠났다. 비록 나중에 ‘민지영’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관성에 돌아가긴 했지만 그건 스승을 따라간 것이었지 전이혁 때문은 아니었다.도아영은 전이혁이 몇 달이 지난 지금 다시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게다가 이번에는 마치 그림자처럼 몰래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었다.‘내가 모를 줄 아나...’그녀도 알고 있었다. 그저 전이혁이 도대체 무슨 속셈인지 알고 싶었을 뿐이다.다시 그녀에게 돌아와 구애라도 하려는 건가?전씨 가문 남자들은 한결같이 한 사람만을 사랑한다더니 진심을 품으면 평생 한 여인만을 마음에 둔다고 하던데 왜 유독 전이혁에게는 그 전씨 가문의 일편단심이 통하지 않는 건지 참 알고도 모를 일이다.‘여우를 잡지 못하니까, 이제 와서 나를 다시 붙잡으려는 건가?’“그쪽을 만나러 온 거예요.”전이혁의 이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녀가 도아영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여우’때문이었다.그는 ‘여우’를 유심히 살폈다. 겉모습은 도아영과 크게 닮지 않았고 민지영과도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아, 있었다. 민지영과 비슷한 습관이나 작은 행동 몇 가지. 그 때문에 한때 그는 민지영이 ‘여우’라고 의심한 적도 있었다.하여 전이혁은 여운초에게 부탁해 민지영을 서원 리조트에 초대하도록 했고 민지영을 은밀히 떠보려 했지만 그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이후 민지영은 관성을 떠났다.그는 민지영의 신상이나 행방을 더 캐물을 수 없었다. 혹시라도 그녀가 ‘여우’가 아니라면 그 사실이 전씨 할머니 귀에 들어가 오해를 살 게 뻔했다.민지영을 마음에 두고 있다고 착각하면 전씨 할머니는 두 사람을 이어주려 하실 테고 그 사실이 ‘여우’의 귀에 들어가면 전이혁은 정말로 성공할 희망을 잃게 될 터였다.“이제 곧 설이에요. 형들은 모두 짝을 이뤄 돌아갔거든요. 아직 짝을 찾지 못한 사람들도 기한이 좀 남아 있어서 명절에 집에 가도 할머니께 꾸중 듣지는 않죠. 저는 그런 형님들이 부러워요. 할머니의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929화

    전이혁은 방문을 닫았다.그는 곧장 다가가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조용히 여우를 바라보았다.그녀가 보고 싶었다.미칠 만큼, 그리워서 숨이 막힐 정도로.이 여자, 참 매정했다.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단 한 번도 그를 찾아오지 않았다.‘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그건 돌려받고 싶지 않은 건가?’돌려받고 싶지 않은 생각이라면 전이혁은 그 물건을 간직하고 싶었다.‘여우’의 물건을 가져올 때부터 그는 돌려줄 생각이 없었다.그렇다. 이 일은 확실히 전이혁이 좀 치사했다.하지만 먼저 자극한 건 그녀였다.그녀가 전이혁의 마음에 불을 붙였고 그는 그저 되갚은 것뿐이었다.“이 한밤중에, 그것도 이렇게 추운 날씨에 저를 찾아온 이유가 뭐예요? 날 보고 싶어서 온 거예요? 아니면 다른 일이라도?”전이혁이 말을 건네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입가에는 웃음이 떠올랐고 깊은 눈빛은 ‘여우’에게서 단 한 순간도 떨어지지 않았다.“이렇게 추운 날에 전이혁 씨는 집에 계셔서 가족들과 명절 준비를 하셔야지 뭐 하러 해성시까지 오셨어요?”‘여우’가 되물었다.전이혁은 가까이 다가가 차 키를 탁자 위에 내려놓으며 말했다.“보고 싶었어요.”‘여우’는 피식 웃었다.“그럼 내가 보고 싶어서 해성시까지 왔다고요? 그런데 내 집은 해성시에 없는데요?”“제가 그쪽을 처음 만난 곳이 해성이었잖아요. 그것도 여러 번. 당신은 이 도시를 좋아할 거예요. 자주 머물기도 하고. 그래서 운에 맡겨 와봤어요. 그런데 어떻게 내가 여기 있는 걸 알았어요?”‘여우’가 일어서며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제가 그쪽 일을 알고 싶어한다면 그건 아주 쉬운 일이죠.”“방금 전에 어디로 갔다 왔어요?”여우는 무심한 듯한 말투로 물었다.“그냥 한 바퀴 돌았어요. 혹시 운 좋으면 미녀 한 명쯤 마주칠까 싶어서. 그쪽이 이렇게 찾아올 줄 알았다면 안 나갔어요. 방에서 기다렸을 텐데.”전이혁은 되물었다.“야식 드실래요? 제가 쏠게요.”“이렇게 춥고 또 한밤중인데 나가기 싫어요. 게다가 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928화

    사람 한 명과 몇 마리의 개가 서로를 향해 잠시 눈을 부릅떴다.전이혁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왜 다들 늑대개를 키우는 거야.”관성의 부유한 집안들은 대부분 저택의 뒤 정원에 늑대개를 몇 마리씩 길러두곤 했다.그중에는 티베탄 마스티프 같은 사나운 종도 섞여 있었다.그리고 전담 관리인이 따로 있어 낮에는 묶어 두고 밤이 되면 풀어놓아 정원을 돌아다니게 하며 집을 지키게 했다.전이혁은 이 녀석들을 제압할 자신이 없어 결국 몸을 돌려 다시 담장 밖으로 뛰어내렸다.출발부터 불길했다.먹잇감이 뛰어내리길 기다리던 늑대개들은 목표를 잃자 일제히 날카롭게 짖어댔다.밤의 적막을 가르며 퍼져나간 짖는 소리는 곧 도씨 가문의 사람들을 깨웠다.늑대개를 돌보는 두 명의 남자가 가장 먼저 달려왔다.그들은 전이혁을 보지는 못했다.다만 늑대개들이 담장 위를 향해 짖어대는 것을 보더니 누군가 담을 넘으려 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감히 도씨 가문 저택에 침입을 시도하다니! 간도 크군.’도씨 가문은 단순히 늑대개만 기르는 것은 아니었다.몸놀림이 날렵하고 무술 실력이 뛰어난 경호원들이 여러 명 있었고 심지어 일반 경비원들조차 웬만한 사람보다 훨씬 강했다.한번 들어온 침입자는 살아서 나가기 어려웠다.두 사람은 곧장 경비실에 전화를 걸었다.잠시 뒤, 외부를 순찰하던 경비원들이 달려 나갔는데 멀리 도망치는 전이혁의 뒷모습을 희미하게 보았다.그들은 곧바로 추격했으나 결국 따라잡지 못했다.하지만 방금 전에 침입자가 있었음은 분명했다.반 시간 뒤.전이혁은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로 돌아왔다.이틀 뒤면 설날이었다.호텔은 이미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투숙객들로 붐비고 있었다.대부분은 여행 겸 휴식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었다.그는 밤중에 돌아왔지만 검은 옷차림이 아닌 평범한 복장이었기에 누가 봐도 금방 도둑질이라도 하고 온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그는 아무 일도 없었던 듯한 태도로 자신의 방문을 열었다.아직 카드키를 꽂아 불을 켜기도 전에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927화

    전태윤이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하예정은 이미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그는 원래 아내와 이야기를 좀 더 나누려 했지만 그녀가 곤히 잠든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옆에 누웠다.하예정의 얼굴에 살짝 입을 맞추고는 부드럽게 중얼거렸다.“나를 기다리지도 않고 먼저 잠들었네.”그의 시선이 자연스레 아내의 불룩한 배로 향했다.전태윤은 조심스럽게 손을 올려 아내의 배를 쓰다듬었다. 혹여 아기가 깨어나 발을 차며 하예정의 잠을 방해할까 봐 손길은 이내 멈췄다.“예정아, 사랑해.”그는 하예정의 귀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조용히 사랑을 속삭였다.결혼한 지 오래된 부부였지만 그는 여전히 이런 말들을 아끼지 않았다.그건 습관이 아니라 진심이었다.하예정은 대답 없이 고른 숨소리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전태윤은 그런 그녀를 깨우지 않고 팔을 뻗어 아내를 품에 안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같은 시각, 해성시.전이혁은 깊은 밤의 적막을 틈타 도씨 가문의 저택 뒤 정원의 담장 앞으로 조심스레 다가갔다.눈앞에 우뚝 선 높은 담장을 올려다보며 그는 속으로 계산했다.‘이 정도면 장비만 있으면 넘을 수 있겠군.’담 하나쯤 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며칠 전에 하예정의 조언을 듣고 깨달은 뒤로 전이혁은 해성시로 몰래 들어와 도아영을 은밀히 관찰하고 있었다. 하지만 며칠을 지켜봐도 뚜렷한 단서를 잡지 못하자 직접 확인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물론 이런 행동은 신사답지 않았다.만약 도씨 가문 사람들에게 들키기라도 한다면 도둑으로 오해받을 게 뻔했다.오랫동안 생각에 잠겨 있던 전이혁은 결국 담을 넘을 도구를 챙기기로 결심했다.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려고 말이다.만약 도아영이 정말 그 ‘여우’라면 그녀의 방 안에는 분명 그녀가 즐겨 입던 붉은 옷들이 숨겨져 있을 터였다.그녀가 입었던 붉은 옷은 전이혁이 너무도 익숙했다. 그 흔적만 찾을 수 있다면 도아영이 ‘여우’라는 증거로 충분했다.그가 이해하지 못하는 건 도아영이 만약 ‘여우’라면 왜 숨기느냐는 것이었다.도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926화

    하예정의 수줍은 모습은 전태윤의 마음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그녀를 품에 안고 몇 번이고 타오르고 싶었지만 그는 끝내 참아냈다.몇 번 깊은숨을 내쉰 뒤 전태윤은 그녀를 놓아주며 부드럽게 말했다.“내가 뜨거운 물 받아줄게. 오늘은 푹 쉬자.”전태윤은 욕실로 들어가 욕조에 물을 받기 시작했다.하예정은 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잠시 후 그는 욕실에서 나와 아내의 잠옷을 챙기며 물었다.“머리 감을래? 내가 감겨줄게.”배가 부른 하예정은 이제 몸을 굽히기도 쉽지 않아 스스로 머리를 감는 것이게 조금 불편했다.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어제 감았어요. 어릴 때 엄마가 매일 머리 감으면 나이 들어서 두통 생긴다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전 항상 이틀에 한 번씩 감아요.”매일 머리를 감으면 정말 두통이 생기는지는 몰랐지만 예전 어른들은 대부분 그렇게 말했다.게다가 머리카락이 길었기에 굳이 자주 감고 싶지도 않았다.특히 겨울에는 더더욱 그랬다.“그럼 내일 점심쯤 내가 감겨줄게.”“그래요. 밤에는 추워서 굳이 안 감는 게 나아요.”전태윤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당신이 날 목욕시켜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태윤 씨가 힘들어할까 봐...”하예정은 눈웃음을 지으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전태윤은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하예정은 웃으며 그의 손에서 잠옷을 받아 들었다.“됐어요. 혼자 씻을게요. 당신까지 추운 날씨에 고생할 필요 없잖아요.”관성의 겨울은 심하게 춥지 않았지만 밤이 되면 공기가 차가웠기에 이런 날씨에 찬물이라도 닿으면 감기에 걸리기 쉬웠다.하예정이 욕실로 들어가자 전태윤은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꺼냈다.화면에는 전창빈이 보낸 사과 메시지가 연달아 뜨고 있었다.그는 한참을 읽다가 짧은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됐어. 그만 사과해. 나 안 화났어. 하지만 다음에는 안 봐준다.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해.]전창빈은 곧장 답장을 보냈다.[형, 다시는 안 그럴게! 진짜야!]전창빈은 다시는 그런 실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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