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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7화

Author: 고능비
“오빠 스트레스는 우리 큰오빠만 못할걸. 가끔은 큰형이 그 무거운 짐 지는 거 보면 난 진짜 안타까워.”

전하연이 걱정하며 말했다.

“몇 년만 지나면 나도 좀 도와줄 수 있을 텐데 그럼 큰오빠가 좀 덜 힘들지 않을까?”

“하연아, 너는 너 하고 싶은 거 해. 큰형 혼자 감당하는 거 아니야. 우리 같은 형들이 있잖아. 언제든지 도와주러 갈 수 있으니까 너는 그냥 네가 가고 싶은 길 가.”

전서가 바로 받아쳤다. 어릴 때부터 그들은 여동생 하나뿐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또 여동생을 지키는 것을 자기들 몫이라고 생각했다.

하늘이 무너져도 그 무게가 전하연에게 닿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 형제들의 다짐이었다.

“나도 사업해 보고 싶어. 지연 언니처럼 멋진 여자 회장이 되고 싶어.”

“하연아, 너랑 지연 언니는 달라. 그쪽은 타고난 카리스마인데 너는 되게 귀엽고 부드러워 보여서 여자 회장이랑 좀 안 어울려.”

전서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럼 누나는 부드러우니까 ‘소프트 회장’ 하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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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예정과 딸은 한참 동안 통화를 이어갔다. 옆에서 지켜보던 전태윤이 살짝 질투심이 났는지 한마디 던졌다.“여보, 당신이 딸이랑 얘기한 시간이 나보다 길어. 딸만 너무 편애하는 거 아니야?”하예정이 남편을 살짝 밀쳐내며 딸에게 말했다.“하연아, 너도 이제 쉬어. 엄마가 끊을게. 네 아빠는 나이가 들수록 애가 되는 것 같아.”“아빠는 엄마가 우리랑 있는 걸 못마땅해하시는 것 같아요. 하루 종일 엄마가 아빠만 생각하길 바라는 거죠.”전태윤은 딸의 말에 당당하게 받아쳤다.“네 엄마는 평생 나랑 함께 살 사람이니까 당연히 하루 종일 나만 생각해야지. 됐어. 그만 말하고 너도 이제 쉬어.”전하연은 아직 시간이 이르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아쉽게 전화를 끊었다.한편 용정은 예상대로 밤 10시가 되어서야 H시의 저택에 도착했다.그의 별장은 넓고 정원은 전통적인 정원 스타일로 꾸며져 있었다.용정은 예진 리조트의 풍경에 반해, 자기 집도 그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물론 정원을 유지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손길이 필요했다.그의 경호팀은 두 조로 나뉘어 호위하고 있었다.함께 외출하지 않은 팀은 별장 안에서 청소와 정원 가꾸기, 연못 관리 등을 맡았다.용정이 입주한 뒤로 저택의 담장은 더 높아졌고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사각지대가 없었다.정원의 나무 등은 담장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어 누군가 담을 넘어 숨더라도 나무에 숨을 수 없도록 했다.심지어 담장 아래에는 뾰족한 못이 빼곡히 박혀 있었고 그 위로는 독초가 심겨 있어 잘못 건드리거나 먹으면 중독될 위험이 있었다.용정은 김청산과 함께 십여 년간 수련하며 이 모든 것을 익혔다.김청산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졍겨울이 모든 것을 그에게 전수했다.그와 함께 수련한 이는 용설희와 예훈이었다.예씨 가문의 젊은이들도 어느 정도 의학과 독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었는데 정겨울이 이 분야에 능했기 때문이다.정겨울은 아들과 조카들에게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자신을 지킬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용정이 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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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하연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아빠는 안 늙었어요. 오히려 아직 젊으셔서 제가 아빠랑 같이 쇼핑하면 남들이 남매로 착각할 정도예요. 엄마도 마찬가지로 젊어요. 그러니까 아빠, 은퇴는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큰오빠가 조금 더 익숙해질 때까지만 더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전하연은 속으로 전시우가 걱정되었다. 부모님이 완전히 손을 떼면 회사의 모든 짐이 그에게 고스란히 넘어갈 테니까.지금은 전태윤이 반쯤 물러난 상태라도 그래도 가끔 회사에 나가서 도와주면 그나마 덜 버거웠다.“시우는 이미 많이 익숙해졌고 회사 직원들도 지금 잘 따르고 있어. 게다가 임준이도 옆에서 든든히 도와주고 있거든. 너무 걱정하지 마. 네 아빠 젊었을 때보다 더 잘하고 있으니까. 생각해 보니까 나도 시우 지금 나이쯤에 가업을 물려받았어.”전태윤의 말에는 아들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아들이 제대로 성장하고 그저 놀고먹는 부잣집 자식이 아니라는 점이 무엇보다 기뻤다.이제야 비로소 물러날 때가 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소임준은 아버지 소정남처럼 자기 회사에 들어가지 않고 전씨 그룹에서 일하고 있었다.그는 전시우와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소꿉친구이자 친형제나 다름없는 사이였다.그 우정은 전태윤과 소정남의 인연을 그대로 이어받은 듯했다.소임준이 전시우를 돕는 것은 형제 같은 정 때문이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시우를 처남으로 여기기 때문이기도 했다.전시우는 유일한 여동생을 소임준이 데려가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관성에서 그와 겨룰 만한 상대는 소임준뿐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전하연이 소임준에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여동생은 그를 싫어하지는 않는 것 같았지만 그것이 남매의 정인지 연인의 정인지는 아직 분별하기 어려웠다.전하연도 아직 어렸기에 전씨 가문이 지금 당장 그녀를 시집보낼 리 없었다. 적어도 앞으로 5, 6년은 더 두고 볼 생각이었다.소임준은 그 기다림을 감수해야 했다.“삼촌이랑 작은어머니는 잘 계셔?”전태윤이 동생의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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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서가 동생에게 말했다.“너무 서두르지 마. 이틀 뒤면 다른 형제들도 다 이쪽으로 올 거야. 너도 알다시피 우리 집에서는 방학만 되면 우리 누나가 어디 있는지가 제일 중요하니까.”전수가 말을 이었다.“형, 내 말은 그냥 방학 동안 숙제 걱정 없는 편하게 놀고 싶다는 거야. 꼭 형제들 때문만은 아니야.”전서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알아. 그래서 여기 있으라고 한 거야. 여기선 나만 네 공부에 신경 쓰니까.”그때 전하연이 끼어들었다.“오빠, 너무 겁주지 마. 전수는 똑똑하니까 중학교 가서 열심히 해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어. 방학 시작하자마자 너무 압박하면 애가 힘들어해. 우리 아홉째 삼촌이 겪었던 걸 똑같이 전수에게 겪게 하지 마.”전수가 즉시 전하연의 팔을 붙잡으며 해맑게 웃었다.“역시 누나가 제일 좋아. 형은 자꾸 공부하라고만 해. 나 이제 막 중학생이 되었는걸. 내가 지금 고등학교 3학년이었으면 나를 더 심하게 몰아세웠을 거야.”전하연이 말을 이었다.“너무 스트레스받지 마. 자신을 믿어. 공부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건강이 더 중요해. 누나는 네가 항상 행복하길 바라.”“오빠도 전수에게 너무 스트레스 주지 마. 우리 애들은 다 공부 잘하잖아?”하예정의 말에 따르면 전씨 가문의 아이들은 타고난 두뇌 덕에 공부를 잘한다고 하지만 사실 모두가 쏟아낸 노력의 결과였다.“알았어. 그럼 이번 방학은 마음껏 놀게 해 줄게. 하지만 방학이 끝날 무렵에는 다시 집중해야 해. 개학하고 나서는 열심히 공부하는 거야.”“알았어. 나 평소에도 엄청 열심히 하잖아.”전수가 형에게 혀를 내밀며 장난을 치자 전서가 동생의 이마를 톡 때리며 전하연에게 말했다.“하연아, 너는 모르겠지만 이 녀석이 게으름 피우는 데는 짱이야. 우리가 없으면 바로 TV를 켜고 장난감을 놀거나 밖으로 나가서 신나게 놀아. 외할머니네는 다들 눈감아 줘서 애가 게으름 피우는 것조차 몰랐다니까.”전하연이 웃으며 말했다.“전수가 게으름을 피워도 항상 전교 1등을 유지했잖아. 그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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