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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6화

Penulis: 고성하
[서강 그룹 국내 제약 공장들의 역외 탈세 및 불법 자금 세탁 의혹, 전방위 특별 금융 조사 실시]

[서강 그룹 국내 전 시장 주가 폭락 및 하한가 마감, 강제 자산 위탁 집행 개시]

[윤조 그룹, 국내 15대 의약 독과점 연합 기업과 공동으로 서강 그룹 대상 자산 동결 가압류 공식 제기]

스크롤 되는 활자들은 소리 없이 피를 부르는 강철 칼날이 되어 그들의 본거지를 난도질했다.

공씨 가문은 공해상에만 덫을 놓은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국내에서 15년 동안 축적해 온 인맥과 자본을 아낌없이 총동원했다. 공해에서의 습격은 단지 발을 묶어두기 위한 미끼였을 뿐, 진짜 치명적인 살수는 이미 강운시의 판 위로 무자비하게 떨어지고 있었다.

서강 그룹의 국내 기반이 그 탐욕스러운 악어 떼들에게 처참히 뜯어먹히고 있었다.

“우리... 반드시 돌아가야 해...”

심하온은 모니터를 노려보며 쥐어짜듯 내뱉었다. 고열의 홍조가 사라진 자리에는 죽음보다 짙은 창백함이 내려앉았다. 그녀의 손끝은 정윤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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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의 아내   제1080화

    그들은 자금줄이 정씨 가문에 의해 소리 없이 끊긴 것을 알게 되자, 마지막 가면마저 벗어던지고 편법까지 동원해 애초의 치명적인 원죄를 강탈하려 들었다.“가자.”정윤재는 상처를 치료할 틈조차 없이 차 문을 거칠게 잡아당겼다. 엔진이 짐승처럼 포효하는 순간, 차는 미친 듯이 심하온의 본가와 반대 방향으로 질주했다.새벽 4시.현 닥터가 겨우 심하온의 오른손의 썩어가는 검은 반점에 포비돈 요오드를 바르고 있는데, 본가의 경보 시스템이 붉은빛을 내뿜으며 요란하게 울렸다. 정윤재가 보낸 노교수 납치 영상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심하온의 태블릿 PC로 전송되었다.“하온 씨! 미쳤어요? 걷기도 힘든데 죽으러 가겠다는 겁니까?”현 닥터는 링거 줄을 거칠게 뽑아내고 침대 밑에서 9mm 글록 권총을 꺼내 드는 심하온을 보며, 손에 쥔 핀셋을 바닥에 내동댕이칠 만큼 화가 났다.“윤재 씨는 사당에서 가법을 받았어요. 지금 왼팔은 총 들 힘도 없어요.”심하온의 얼굴은 귀신처럼 창백했지만, 망가진 오른팔을 끌고 왼손으로 탄창을 ‘철컥’ 소리 나게 끼워 맞췄다.“공씨 가문은 우리 엄마가 남긴 바이러스 모체로 우리를 모두 이곳에 가두려는 거예요. 제가 가지 않으면 윤재 씨는 오늘 서교에서 죽어요.”차가 포효하며 서교의 낡은 제약 공장 철문을 부수고 들어섰을 때는, 비가 막 그친 후였다. 정윤재가 오른손에 총을 든 채 차에서 뛰어내리며 고개를 돌려보니, 심하온이 40도의 고열을 참으며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두 사람은 눈빛을 교환하더니, 그대로 앞으로 걸어갔다.철문은 정윤재의 발길질에 산산조각이 났다.‘쾅!’ 하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먼지와 날벌레들이 허공에 흩어졌다.손전등의 차가운 빛줄기가 공장 안의 칠흑 같은 어둠을 단번에 찢어 갈랐다. 텅 빈 공장 중앙에는 몇 대의 버려진 증기 설비가 마치 눈을 감지 못한 채 죽은 철관처럼 놓여 있었다. 공씨 가문 어르신은 맨 안쪽의 원목 의자에 앉아 지팡이를 짚은 채, 얼굴에 음침한 기색을 가득 띠고 있었다.그의 뒤로는 한복을

  • 내 남편의 아내   제1079화

    로비의 공기가 완전히 얼어붙었다.몇 초 후, 팔뚝만 한 굵기에 가시가 돋친 기름 먹은 채찍이 날카로운 바람 소리를 내며 정윤재의 등에 내리꽂혔다.“퍽!”살점이 찢어지는 소리는 새벽 3시 폭우 속에서도 유난히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정윤재의 몸이 격렬하게 흔들렸지만, 그는 원목 책상 가장자리를 손톱이 하얗게 질리도록 꽉 움켜쥐었다. 등줄기 위로 핏줄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지만, 그는 입술을 깨물어 신음조차 내지 않았고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저 향로 속에서 타들어 가는 향불만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응시할 뿐이었다.새벽 2시 반, 국내 은행 결제 시스템이 마감되었다.열아홉 번째 채찍이 핏물을 튀기며 바닥에 떨어지자, 상석에 앉아 있던 정병호는 마침내 힘겹게 손을 저었다.“가 보거라. 공씨 가문의 브릿지론 자금, 오늘 밤 단 한 푼도 인출하지 못하게 금융당국과 각 은행에 알리거라. ”새벽 4시, 드디어 폭우가 그쳤다.강운시의 하늘은 짓누르는 듯한 잿빛이 깔렸고, 공기에는 흙이 파헤쳐진 뒤의 비린내가 진동했다.사당의 문이 다시 열리며 정윤재는 자기 두 발로 걸어 나왔다. 다시 걸친 흰 셔츠는 등에서 쏟아져 내린 피에 흠뻑 젖어, 뭉개진 살갗에 들러붙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그의 얼굴은 창백하기 짝이 없었지만, 입가에는 병적인 냉소가 걸려 있었다.그는 심하온을 위해 뒤를 든든히 쌓아 올렸다.“대표님!”문밖을 지키던 허도영은 그의 참혹한 몰골을 보자마자 눈시울이 붉어졌고, 구급상자를 든 채 비틀거리며 달려왔다.하지만 허도영이 그를 부축하기도 전에, 그의 품속에 품고 있던 정씨 가문 가주 전용 핸드폰이 날카롭고도 이상한 경보음을 울렸다.허도영이 화면을 내려다보는 순간, 그는 마치 벼락 맞은 듯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얼굴빛은 사당에 놓인 시신보다 더 하얗게 질렸다.“대표님... 큰일 났습니다.”허도영은 손이 떨려 핸드폰을 제대로 잡지도 못하고 화면을 정윤재의 눈앞에 바짝 들이댔다.화면에는 방금 전송

  • 내 남편의 아내   제1078화

    정윤재는 젖은 코트를 벗어 던진 채 흰 셔츠 한 장만을 걸치고 있었고 바짓가랑이는 온통 진흙물투성이였다.그는 망설임 없이 오른발을 한 걸음 내딛더니, 얼음장처럼 차갑고 단단한 청석 바닥에 무릎을 세차게 찧었다.“해외 결사대를 사사로이 부리고 가법을 어겨 조상을 모독한 것도 모자라 정윤택을 잔인하게 제거하다니.”분노 때문인지 두려움 때문인지 정병호의 목소리가 사정없이 떨려왔다.“정윤재, 네 눈에는 정씨 가문의 가법이 보이지도 않는 게냐? 정말로 이 천하가 이미 정씨 성으로 바뀌기라도 한 줄 아는 게야!”“정윤택은 15년 전에 이미 죽었어야 했습니다. 서유럽에 남겨진 것은 그저 말할 줄 아는 시체에 불과했습니다.”정윤재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척추를 꼿꼿이 세웠다. 마치 녹이 슬었을지언정 결코 굽히지 않는 철창 같았다. 그가 고개를 살짝 돌리자 사당 안에 오랫동안 고여 있던 향내가 느껴졌다. 하지만 그 냄새는 오래 맡을수록 곰팡이 핀 송장 냄새와 다름없었다.“무엄하다!”옆자리에 앉아 있던 백발 성성한 어른이 테이블을 세차게 내리치자 찻잔 뚜껑이 덜커덩거리며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아무리 윤택이가 잘못을 저질렀다 해도 정씨 가문의 적통이다! 그런데 너는 심씨 가문의 그 다 죽어가는 계집애 하나 때문에 해외에 묶여 있던 몇조 규모의 유령 펀드를 통째로 파기해 버렸어. 그건 정씨 가문이 15년 동안 흘린 피땀 어린 자금이다! 네놈이 한 짓은 제 아비의 조상 묘를 파헤치는 패륜과 다름없단 말이다!”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매서운 비난과 질타가 마치 쓰나미처럼 정윤재를 향해 사정없이 몰아쳤다.정윤택을 배신하고 외세와 결탁했으며 가문의 재산을 손상시켰다는 죄목이었다.읊어대는 죄목 중 어느 하나라도 정씨 종법에 저촉되면, 족보에서 이름이 지워진 채 뒷산 바다 깊은 곳에 산 채로 수장될 중죄들이었다.정윤재는 과거의 영광에만 목매고 사는 산송장 같은 노인네들을 싸늘하게 응시하다가 돌연 실소를 터뜨렸다. 그러더니 주머니에 오른손을 넣어 거무스레한 혈흔이 잔뜩

  • 내 남편의 아내   제1077화

    그녀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허파 속에 모래 한 움큼을 넣고 비벼대는 것처럼 가슴이 사정없이 뻑뻑해졌다.“내가 지금 중환자실에 누워버리면, 내일 아침 해가 뜰 때 서강 그룹은 국내에 온전한 벽돌 한 장조차 남지 않을 거야. 정윤재, 너 내 말 알아들어?”정윤재는 대답이 없었다. 차 안에는 와이퍼가 앞 유리를 신경질적으로 쓸어내리는 시끄러운 마찰음만 가득했다.그는 문득 고개를 숙여 심하온의 코트 주머니 밖으로 삐죽이 비어져 나온 낡은 봉제 곰 인형 열쇠고리에 시선을 던졌다. 2년 전, 그가 인형 뽑기 기계에서 무심히 뽑아 그녀에게 던져주었던 물건이었다. 열쇠고리는 이미 때가 타 구질구질해졌고, 그 위에는 당세혁의 것으로 추정되는 거무스름하게 굳은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정윤재는 곰 인형의 단추 눈을 가만히 삼 초 동안 응시하더니, 이내 자조적인 실소를 지어 보였다.갈수록 어리석어지는 모양이었다. 이 급박한 와중에, 머릿속으로는 저 쓸데없는 인형을 어떻게 빨아야 깨끗해질지 따위를 고민하고 있다니.“허도영, 차 돌려라. 하온이를 본가 서버실로 데려가. 현 닥터는 장비 전부 챙겨서 따라붙고, 현장에서 즉시 상처를 소독해.”정윤재가 허리를 곧게 펴자, 몸에 딱 맞게 재단된 검은 슈트 사이로 서슬 퍼런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가 손을 들어 셔츠 칼라의 단추 두 개를 천천히 풀어헤치자, 목덜미 쪽에 이제 막 딱지가 앉은 칼자국이 흉측하게 드러났다.“그럼 대표님은요?”허도영이 룸미러를 통해 그를 쳐다보며 하얗게 질린 얼굴로 물었다.“나는 사당으로 간다.”사당이라는 두 글자를 들은 순간, 반쯤 의식을 잃어가던 심하온의 속눈썹이 크게 파르르 떨렸다.정씨 가문의 국내의 사당은 고구려 시대부터 내려온 한옥으로 고리타분하고 고루하기 짝이 없었으며 그곳에 버티고 앉아 있는 산송장 같은 노인네들은 저마다 그룹 후방의 핵심 자원을 한 손에 쥐고 있었다.정윤재가 독단으로 결사대를 부리고 정윤택을 처단했다는 소식은 이미 그 늙은이들의 정보망에 접수되고도 남았을 터였

  • 내 남편의 아내   제1076화

    [서강 그룹 국내 제약 공장들의 역외 탈세 및 불법 자금 세탁 의혹, 전방위 특별 금융 조사 실시][서강 그룹 국내 전 시장 주가 폭락 및 하한가 마감, 강제 자산 위탁 집행 개시][윤조 그룹, 국내 15대 의약 독과점 연합 기업과 공동으로 서강 그룹 대상 자산 동결 가압류 공식 제기]스크롤 되는 활자들은 소리 없이 피를 부르는 강철 칼날이 되어 그들의 본거지를 난도질했다.공씨 가문은 공해상에만 덫을 놓은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국내에서 15년 동안 축적해 온 인맥과 자본을 아낌없이 총동원했다. 공해에서의 습격은 단지 발을 묶어두기 위한 미끼였을 뿐, 진짜 치명적인 살수는 이미 강운시의 판 위로 무자비하게 떨어지고 있었다.서강 그룹의 국내 기반이 그 탐욕스러운 악어 떼들에게 처참히 뜯어먹히고 있었다.“우리... 반드시 돌아가야 해...”심하온은 모니터를 노려보며 쥐어짜듯 내뱉었다. 고열의 홍조가 사라진 자리에는 죽음보다 짙은 창백함이 내려앉았다. 그녀의 손끝은 정윤재의 살을 파고들었고 목소리는 죽어가는 짐승의 저주처럼 낮고 위태로웠다.“당장... 강운시로 가.”말을 마칠 겨를도 없이 그녀의 왼손이 힘없이 툭 떨어졌다. 심하온은 깊고 어두운 의식 속으로 침몰했다.대형 스크린의 붉은 경고등이 번갈아 점멸하며 무균실 안의 만신창이가 된 두 사람을 비추었다. 서강 그룹이 무너져 내림을 알리는 수치는 여전히 미친 듯이 추락하고 있었다.마지막까지 그녀의 망막에 머물던 붉은 빛이 서서히 희미해졌다.그녀는 혼몽한 상태로 헬기에 실려 갔다. 공해상에서의 반포위 섬멸전이 끝난 직후인 데다 총탄 자국으로 너덜너덜해진 의료선은 속도를 낼 수 없는 상태였다. 정윤재는 피 묻은 옷조차 갈아입지 못한 채, 한 손으로는 심하온의 링거대를 꽉 움켜쥐고 허도영을 다그쳤다. 그는 정씨 가문이 공해 인근에 대기시켜 둔 중형 헬기를 강제로 동원해 비밀리에 대기 중이던 전용기로 그녀를 옮겼다.정윤재는 정윤택이 해외에서 갓 청산한 펀드 자산의 잔여 가치를 전부 쏟아부어 다국적

  • 내 남편의 아내   제1075화

    이것은 단순한 총격전이 아니라 철저히 계산된 일방적인 도륙이었다.심하온은 선실 안에서 해류와 기상, 단락 코드까지 이용해 공씨 가문의 패를 완전히 뒤집어엎었고 정윤재는 갑판 위에서 칼이 되어 가장 잔혹하고도 확실한 방법으로 모든 생명체를 지워 나갔다.두 세대에 걸친 피의 복수가 공해상의 폭우 속에서 뒤엉켜 교과서적인 반포위 섬멸전으로 완성되고 있었다.“마지막 한 척이야.”심하온의 목소리가 무전기 너머로 흘러나왔다. 역력한 탈진 기색이 묻어 있었다.고열이 이미 41도를 향해 치닫고 있었고, 눈앞의 화면은 심하게 흔들리며 겹쳐 보였다.“나한테 맡겨.”정윤재는 총탄 자국으로 벌집이 된 굴뚝을 넘어 구르며 오른손에 쥔 단검으로 밤하늘에 죽음의 검은 직선을 그었다.마지막 무장선의 동력실은 이미 심하온에 의해 원격으로 완전히 잠겨 있었다. 거센 파도가 들이치자 선체는 극심한 금속 피로를 견디지 못하고 뒤틀리기 시작했다. 정윤재는 접현하는 순간 적 일항사의 목을 비틀어 꺾고는, 반대쪽 손으로 고폭 수류탄을 연료탱크 입구에 쑤셔 박았다.쾅!주황색 불꽃이 공해상에서 굉음과 함께 폭발하며 순간 반경 백 미터 안의 해면을 대낮처럼 환하게 밝혔다.충격의 크기만큼 무서운 기세로 일렁이던 파도는 공씨 가문 함선 두 척의 잔해를 삼켜 깊고 어두운 해저 너머로 침몰시켰다. 수면 위에 잠깐 소용돌이가 형성되는가 싶더니 이내 쏟아지는 폭우 속으로 잠잠해졌다.이겼다.사방에 흩뿌려진 지독한 화약 냄새와 폭우 뒤의 시린 한기가 엉겨 붙어 뼛속까지 스미는 추위가 몰아쳤다.정윤재는 만신창이가 된 다리를 이끌고 겨우 무균실로 걸어 돌아왔다.그가 입고 있던 검은색 슈트는 진작에 누더기처럼 찢겨 나갔고 격렬한 전투의 여파로 왼쪽 어깨의 상처가 터져 흘러내린 피는 왼팔 전체를 검붉은 색으로 물들였다. 찢어진 옷감과 살집이 엉겨 붙어 걸을 때마다 끈적한 핏방울이 떨어져 내렸다.“하온아!”그가 밀폐문을 거칠게 밀어젖히고 비틀거리는 몸짓으로 주 제어 콘솔 앞에 당도했을 때, 심하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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