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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장

Author: Connie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1-02 20:49:00

데빈은 나와 정신을 잃은 마야를 내 아파트까지 차로 데려다주었다. 나는 너무 지쳐서 직접 마야를 방까지 데려갈 수 없었다. 양손에는 신발과 핸드백까지 들려 있었기 때문에, 데빈이 마야를 침실로 옮기는 동안 나는 들고 있던 물건들을 소파 위에 던져 놓고 그곳에 몸을 주저앉혔다. 나는 몹시 지쳐 있었고, 술기운도 아직 조금 남아 있었다.

데빈이 마야의 방에서 나왔을 때, 나는 일어나 그를 문까지 배웅하려 했다. 하지만 결국 또다시 진한 키스로 이어졌고, 마지막에는 그의 커다란 성기가 내 안에 들어왔다. 도저히 만족할 수가 없었다. 우리가 절정에 이르고 몸을 정리한 뒤, 그는 떠났다. 침대 위에 옷들이 여전히 어질러져 있었기 때문에 나는 소파에서 잠들었다.

아침이 되자 내가 가장 먼저 일어났다. 커피 한 잔을 내려 반쯤 마신 뒤, 청소를 시작했다. 옷들을 다시 옷장에 정리해 넣고, 신발도 제자리에 가져다 놓았다. 집 안을 깨끗이 정돈한 다음 뜨거운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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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상사의 불길한 부탁    제98장

    “마야, 다음 통로에 가서 기저귀 좀 가져다줄래?”발랄하고 눈이 반짝이는 금발 여자가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나를 돌아보았다.“몇 팩이나요?”그녀의 질문에 나는 가슴에 묶인 작은 생명체를 내려다보았다. 세상의 근심이나 엄마의 우유부단함 따위는 전혀 모른 채 평화롭게 잠들어 있었다.“솔직히 잘 모르겠어.” 마야와 다시 눈이 마주쳤을 때 나는 중얼거렸다. “안나가 요즘 먹는 양이 엄청 늘었거든.”거의 가득 찬 쇼핑 카트를 내 쪽으로 밀어오며 그녀가 웃었다.“건강한 아기잖아요. 건강한 아기들은 똥도 많이 싸요.”나는 다시 잠든 아기를 흘끗 바라보았다. 통통하고 매끄러운 뺨을 손가락으로 문지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활짝 미소 지었다. 나는 정말이지 이 아이를 너무나 사랑했다. 완벽한 아이였다. 안나가 내 삶에 들어온 이후로, 내가 이 아이를 없애고 싶어 할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안나는 내 세상의 전부였다.“뭐, 이 건강한 아가씨도 얼른 커서 생활비를 내기 시작해야 할 텐데.”내 농담에 마야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나도 따라 웃었다. 안나가 태어났을 때, 데이비드는 그 아이가 자신의 딸이 아니라 손녀라는 사실이 확인된 뒤 선물로 그 발랄한 금발 여자를 고용해 주었다. 나는 그 소식에 무엇보다 안도했다. 덕분에 다른 많은 일들도 훨씬 수월하게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었다.“기저귀는 두 팩만 사면 될 것 같아요.” 짧게 웃고 난 뒤 그녀의 경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면 한동안 장 보러 올 필요도 없잖아요.”“좋아, 그게 낫겠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카트 좀 봐주실래요?”“응, 물론이지.”눈 깜짝할 사이에 그녀는 사라졌다. 나는 무거운 카트를 천천히 통로를 따라 밀면서, 선반에

  • 내 상사의 불길한 부탁    제97장

    비참한 초들은 비참한 분으로, 그 비참한 분들은 다시 비참한 시간으로, 그리고 그 비참한 시간들은 비참한 날들로 변해 갔다. 나는 어둡고 악취가 진동하는 아파트의 침대에 누워 있었다. 커튼이 단단히 닫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내 마음은 방 안만큼이나 어두웠고, 내 위장은 냉장고만큼이나 텅 비어 있었다. 나는 조용히 누워 죽음을 기다렸다. 이제 곧 어느 날엔가 죽음이 찾아오기를 바랐지만, 죽음은 오지 않았다. 어쩐 일인지 영원히 감길 것만 같았던 눈은 매번 다시 떠졌다.나는 침대 반대편에 놓인 작은 유골함을 바라보았다. 정확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곳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반짝이는 표면이 어둠 속에서 이따금 빛을 반사했다. 그것은 안나의 새로운 몸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눈을 뜰 때마다 한숨을 내쉬고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내가 했던 모든 일을 이야기했다. 데이비드에 대해서, 레인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차이나와 케이티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마야와 데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녀는 나를 판단하지 않았다. 욕을 퍼붓지도 않았고, 내가 얼마나 형편없는 인간인지 상기시키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화가 났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녀가 화가 났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매일같이 내가 있는 곳으로 가서 그녀와 함께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애원했기 때문이다. 몇 번이고 간절히 부탁했지만, 그녀는 계속 나를 외면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뻔했다. 내가 느리고 고통스러운 죽음을 당할 자격이 있다면, 나 역시 그런 죽음을 맞이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수없이 많이 반복했던 것처럼, 내 눈이 부드럽게 감겼다. 이번에는 정말 끝이기를 다시 한번 바랐다. 비참한 내 삶의 마지막이기를. 하지만 거의 즉시 눈이 떠졌다. 이번에는 내 의지가 아니라 외부의 힘 때문이었다. 요란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내 생각을 파고들었다. 잠시 정적이 흐르자, 나는 그 소리가 모두 내 머

  • 내 상사의 불길한 부탁    제96장

    안나의 활력 징후 모니터에서 울려 퍼지는 크고 빠른 경고음이 내 잠재의식을 파고들며 깊은 잠에 빠져 있던 나를 순식간에 깨웠다. 무거웠던 눈이 번쩍 뜨였고, 힘없는 다리가 욱신거리는 몸을 일으켜 아픈 발을 바닥에 디뎠다. 목구멍까지 기어오르는 극심한 공포는 내 몸이 느끼던 다른 모든 고통을 마비시키기에 충분했다. 안나는 완전히 움직이지 않은 채 누워 있었다. 내가 잠들기 전처럼 가슴이 오르내리지 않았다.“간호사님!”나는 그녀를 깨울 수 있기를 바라며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하지만 안나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순식간에, 힘없던 다리에 달릴 수 있을 만큼의 힘이 솟아났다. 나는 곧장 문으로 향해 허리케인처럼 문을 밀치고 나갔다.“간호사님!”나는 다시 한번 더 크게 외쳤다.걱정으로 얼굴이 굳은 간호사 두 명이 내 쪽으로 달려왔다. 나는 무슨 일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다.“모니터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어요.”우리는 모두 언니가 누워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간호사들은 재빨리 플러그를 뽑고, 버튼을 누르고, 물건들을 집어 들기 시작했다. 그들의 손이 너무 빠르게 움직여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절반도 이해할 수 없었다. 불과 반초 뒤, 안나의 침대가 방 밖으로 밀려 나가고 있었다.“문 좀 잡아 주세요!”누가 나를 부르지 않아도 내게 하는 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내 발은 다시 움직였고, 지시받은 일을 하기 위해 달려갔다. 하루 종일 몸을 움직이기도 힘들 만큼 약해져 있었는데, 지금 나는 한밤중에 마치 커다란 닭고기 한 마리를 먹기라도 한 것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안나의 침대가 복도로 나오자 다른 간호사 두 명이 그들과 합류했다.“당장 의사 선생님께 연락하세요!”안나의 작은 수액 주머니를 들고 있던 간호사가 날카롭

  • 내 상사의 불길한 부탁    제95장

    안나가 입원해 있는 병원 대기실에 앉아 있는 동안 내 다리는 앞뒤로, 위아래로 쉴 새 없이 떨리고 있었다. 나는 5분도 채 되지 않아 병원에 도착해 의사를 만나기를 바랐지만, 의사는 수술 중이라는 말을 들었다. 안나의 수술이었다. 안나의 혈압이 또다시 급격히 상승했고, 그로 인해 여러 합병증과 내부 출혈이 발생해 응급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간호사에게 안나의 병실에서 기다리게 해 달라고 애원했지만, 그녀는 허락하지 않았다. 실랑이를 벌이기에는 너무 지쳐 있었기에 나는 간호사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다른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대기실에 앉게 되었다.속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 지난 며칠 동안 너무나 심한 불안감을 느껴 온 탓에 이제는 내 뇌조차 그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나는 무감각해져 있었다. 울 수도 없었고, 말도 할 수 없었으며, 숨을 쉬는 것조차 힘겨운 일이었다. 때로는 눈이 저절로 감기기도 했다. 기다리는 동안 갑자기 무언가를 먹고 싶은 욕구가 밀려왔지만, 안나의 상태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확실함이 그 감정을 억누르기에 충분했다. 나는 조용히 걸어 다니는,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였다.“레이야?”희미하게 잠재의식 너머에서 내 이름이 들리자 눈꺼풀이 번쩍 열렸고, 다리는 곧바로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내 눈에 안나의 담당 의사가 들어왔다. 친절한 눈빛과 따뜻한 미소를 지닌 그 여자였지만, 오늘은 달라 보였다. 눈빛은 어두웠고 입술은 굳게 다물려 있었다. 그 모습은 머리 위를 맴돌던 끔찍한 불안감을 더욱 심하게 만들었다.“네, 선생님?”내 목소리는 약했다. 내 몸보다도 더 약했다.그녀는 나를 위아래로 살펴보았고, 그녀의 눈에는 걱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따라오세요.”그녀는 차분하게 지시했다.그녀가 문을 잡아 주는 동안 나는 몸을 질질 끌며 방 밖으로

  • 내 상사의 불길한 부탁    제94장

    지난 며칠은 끔찍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데이비드의 삶에서 완전히 배제되었고, 그의 재정적 지원도 끊겼다. 레인의 삶에서도 마찬가지였고, 그의 재정적 지원 역시 끊겼다. 마야의 월급을 감당할 형편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그녀는 아파트에서 나갔다. 식량도 돈도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데이비드가 아파트 임대료를 1년 치 선불로 내지 않았더라면, 나 역시 분명 노숙자 신세가 되었을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이라고는 하루 종일, 날마다 울기만 하는 것이었다.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었다. 내 안에서는 아기가 자라고 있었고, 그 아기 때문에 매일 아침 구역질이 났다. 하지만 혼자였기 때문에 집 안을 돌아다니는 일조차 억지로 해내야 했다. 레인에게 수없이 연락을 시도했지만, 여러 번 시도한 끝에 그가 내 번호를 차단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의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 모두 내 번호를 차단했고, 나는 그 집에 직접 찾아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 마녀가 아직도 그곳에 살고 있는지 알 수 없었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얼마든지 나를 해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를 챙겨 주는 유일한 사람은 내 여동생이었다. 우리는 매일 오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몰랐고, 나는 앞으로도 그렇게 유지되도록 확실히 했다. 끔찍한 소식으로 건강 상태까지 악화되는 것은 그녀가 마지막으로 겪어야 할 일이었다. 언젠가는 결국 그녀에게 말하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조금 더 시간을 두기로 했다.지난 30분 동안 두 번째로 구토하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밀려왔다. 간신히 몸을 끌고 화장실에 도착해도, 변기 앞에 몇 분씩 앉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곤 했다. 이제 지칠 대로 지쳤고, 이 모든 행동에 신물이 났다. 내 몸에서 아기를 꺼내 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은 돈을 그 일에 써 버리면, 그 후에는 굶어 죽게 될 터였다.누워 있는 곳에서 몇

  • 내 상사의 불길한 부탁    제93장

    불쑥 끼어든 목소리가 들리자 내 다리가 저절로 몸을 돌렸다. 데이비드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쿵쿵 요란하게 뛰었다. 그는 마치 유령이라도 본 사람처럼 창백해 보였다. 숨을 쉬려고 했지만, 숨은 계속 목구멍에 걸려 중간에서 멈춰 버렸다.“아빠.”내 뒤에서 레인이 속삭였다. 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그가 일어섰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데이비드의 시선이 내 뒤에 서 있는 아들에게로 옮겨갔다. 그리고 다시 시선이 움직였을 때, 나는 그의 눈이 레인의 손에 들린 다이아몬드 반지에 머물렀다는 것을 알았다.“여기서 뭘 하고 계세요?”레인의 목소리가 아버지의 시선을 다시 그에게로 끌어당겼다. 잠시 후, 데이비드는 시선을 내게로 옮겼다. 그는 조용히 내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뒤로 물러서고 싶었지만 다리에 감각이 없었다. 그가 가까워질수록 심장은 더욱 거세게 뛰었고,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로 퍼져 나가는 두려움이 밀려들었다.“임신했어?”그가 다시 물었다.낮고 소름 끼치는 목소리가 뻣뻣하게 굳은 내 척추를 따라 파문처럼 퍼졌다. 나는 목구멍에 걸린 덩어리를 억지로 삼키려 애썼다.“네.”그의 무시무시한 눈빛이 내 입에서 그 한마디를 밀어냈다.“그런데 왜 내 아들이 너에게 결혼해 달라고 하는 거지?”그는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멈춰 섰다. 그의 눈은 배경에 있는 모든 것을 훑고 있었고, 특히 내 머리 위에 매달린 글자 풍선들을 살피고 있었다.“아빠, 레이야와 저는 몇 달 전부터 만나고 있었어요.”나는 말하고 싶었다. 레인에게 내가 직접 해결하도록 내버려 두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 엉망진창인 상황에서 나를 빠져나오게 해 줄 거짓말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끝이었다. 모든 게 끝나 버렸다.데이비드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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