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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무명
부모님이 옷도 제대로 갈아입지 못할 정도로 정성껏 돌본 덕에, 애초에 수술이 아주 성공적이었던 서도윤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퇴원했다.

퇴원하던 날 부모님은 기뻐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리저리 부산을 떨며 모자를 씌우고 옷을 입히면서, 조금이라도 준비가 소홀할까 봐 노심초사했다.

두 사람을 따라 집으로 돌아온 뒤, 난 잠시 머리가 아득해졌다.

그때 부모님은 형이니까 동생을 도와야 한다면서, 서도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내가 저축한 통장을 전부 털어서 이 집을 사서 동생에게 주라고 몰아세웠다.

인테리어 비용은 물론이고 이후의 주택담보 대출까지 전부 내 몫이었다.

나는 어리석게도 그 말에 동의했다.

집은 내가 샀지만, 내가 이곳에 온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심지어 이 집 열쇠조차 내게는 없었다.

나는 죽을 때까지 값싼 월세방에 살았고, 그 때문에 유하경과의 결혼도 줄곧 미루고 있었다.

나는 내 피땀으로 번 돈으로 산 소파에 저들이 태평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심지어 돈을 낸 사람인 나를 그 누구도 떠올리지 않았다.

탁자에 놓인 체리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과일 가게를 지나면서도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던 비싼 과일이었다.

그런데 저들은 늘 마치 먹어 온 것처럼 맛있게 먹고 있었다.

한순간 나는 눈앞이 아득해졌다.

이 사람들이 정말로 내게 돈이 없다고 하소연하면서, 매달 월급의 절반 이상을 집으로 부쳐 달라던 그 부모님이 맞나 싶었다.

밖에서는 돈을 적게 쓰라고 당부해 놓고, 돌아서서는 내 돈으로 내가 상상만 하던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었다.

내 마음은 이미 완전히 식어서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서도윤이 어머니가 입가로 가져다주는 과일을 받아먹으며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형은 언제 퇴원해요? 그때 집에 와서 행패 부리는 거 아니에요? 이웃들이 보기 흉할까 봐 걱정되네요.”

옷을 개고 있던 아버지는 그 말을 듣자, 주머니에 든 물건을 거칠게 꺼내서 탁자 위에 내던졌다.

그리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놈이 무슨 낯짝으로 와서 행패를 부려?”

“네가 수술대에서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만들어 놓았잖아. 그거에 대해 우리가 책임을 안 묻는 것만 해도 봐주는 건데 걔가 화를 낼 염치가 있어?”

“도윤아, 걱정하지 마. 그놈이 돌아오면 무릎 꿇고 너한테 사과하게 만들 테니까!”

“날마다 꾀병이나 부리면서 동정이나 사려고 하고, 무슨 병이 그렇게 많아!”

두 사람이 나를 이렇게 몰아세우는 것을 듣고 있자니, 나는 좀 우습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내가 꾀병이나 부린다고?’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어서 가족들을 좀 더 잘 살게 만들어 주려고, 나는 제시간에 퇴근한 적이 거의 없었다.

날마다 야근을 밥 먹듯이 하다가, 목디스크와 허리디스크까지 얻은 것도 전부 저 세 사람들 때문이었다.

그런데 결국 좋은 소리 한 번 듣지 못하고 온갖 원망만 듣게 된 것이었다.

이런 어이없는 상황에 나는 기가 차서 도리어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저 사람들 눈에 나는 그런 사람이었구나.’

나를 몇 마디 더 원망하고 나서야, 곧 식사가 차려졌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푸짐한 밥상을 바라보며 내 마음은 내내 공허했다.

내가 있을 때는 집안일을 전부 나 혼자 도맡았다.

부모님은 나이가 들었고 동생은 요리를 못 하니, 집안일은 당연하다는 듯 형인 내게 맡겨졌다.

그런데 부모님은 요리를 못 하는 게 아니라, 그저 내게 해 주지 않았을 뿐이었다.

서도윤이 막 자리에 앉자 부모님은 기다렸다는 듯, 서도윤의 그릇에 미친 듯이 반찬을 집어 주었다.

몇 초도 지나지 않아, 방금까지 텅 비어 있던 그릇에는 작은 산처럼 밥과 반찬이 높이 쌓여 있었다.

부모님은 그것도 부족하다는 듯 연신 당부했다.

“도윤아, 많이 먹어. 너 큰 병 나은 지 얼마 안 됐잖아. 지금이야말로 영양을 보충해야 할 때야!”

서도윤의 얼굴에는 온통 미안한 기색이었지만, 밥과 반찬을 끊임없이 흡입하고 있었다.

이윽고 서도윤이 망설이듯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이렇게 비싼 걸 사서 만들어 주시는데, 두 분 수중에도 돈이 별로 없잖아요...”

그 말을 하는 순간, 서도윤의 눈에 약삭빠른 기색이 스쳤다.

이나는 저 애가 또 부모님 수중에 있는 얼마 안 되는 돈을 노리고 있다고 짐작했다.

역시나 아버지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아들, 마음 놓고 실컷 먹어. 정 안 되면 네 형한테 야근 좀 더 하라고 하면 되지, 그게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

“게다가 네 형이 전에 우리한테 결혼 자금이라고 천만 원 넘게 맡겨 뒀어. 나중에 그 돈도 전부 너 쓰라고 줄게!”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마음에는 거센 파문이 일었다.

나는 부모님이 이렇게까지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내 마지막 저축까지 놔두지 않다니! 내 몸의 피를 전부 빨아야 만족하겠다는 건가?’

서도윤은 천만 원 넘게 더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아부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제가 요즘 수중에 돈이 좀 빠듯한데, 그 돈 먼저 좀 쓰게 해 주시면 안 될까요?”

어머니는 그 말을 듣자마자 두말없이 휴대폰을 꺼내서 내게 전화를 걸며 말했다.

“도윤아, 그게 무슨 말이니! 네 형 돈은 곧 네 돈 아니겠니? 필요하면 내가 지금 당장 형한테 은행 카드하고 통장 가져오라고 할게. 안 갚아도 상관없어!”

안타깝게도 나는 이미 죽은 지 며칠이나 지난 뒤였기에 당연히 전화가 연결될 리 없었다.

몇 번이고 연달아 전화를 걸었지만 전부 받지 않자, 어머니의 안색이 변하더니 전화기에 대고 모질게 욕을 퍼부었다.

“이 배은망덕한 놈! 이제 전화까지 안 받아? 신장 하나일 뿐인데 그게 그렇게 대단한 거야? 부모가 길러 준 은혜가 하늘보다 큰 줄도 모르고!”

내가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자, 어머니는 연락처를 몇 번 뒤적이다가 유하경의 연락처를 찾아냈다.

전화가 연결되는 순간, 어머니는 곧바로 짜증 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여보세요! 이 계집애야! 도현이 네 집에 숨어 있는 거 아니야? 걔한테 전해. 계속 전화도 안 받으면 나랑 아버지는 그런 아들 없는 셈 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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