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제268장그레이슨 그랜트~•~“그레이슨, 정말 믿을 수가 없어. 지금까지 모든 일이 있었는데 갑자기 나를 희생양으로 만들기로 한 거야?” 노라의 화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울려 퍼졌다. “애초에 널 믿지 말았어야 했어.”나는 코를 찡그렸다.노라가 정말 나한테 전화해서 소리를 지르는 건가? 이 상황에서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행동하려는 건가?“어휴, 제발!” 나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네 비밀을 지켜줄 수도 있었어. 하지만 넌 테사에게 잔이 아기의 아버지라고 거짓말하라고 조언했잖아.”그녀가 숨을 들이켰다.나는 그녀가 이런 말을 들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테사가 나에 대해 너한테….” 그녀는 말을 흐리더니 아무런 유쾌함도 없는 웃음을 흘렸다. “와, 정말.”“그래. 이제 내가 왜 더 이상 네 비밀을 지킬 수 없었는지 알겠지. 그러니까 내 전화에서 꺼져.”노라가 코웃음을 쳤다.“아직 안 끝났어.”“끝나긴 개뿔.” 나는 이를 악물고 말한 뒤 전화를 단칼에 끊었다.나는 휴대폰을 침대 위로 던졌지만, 곧 다시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나는 굳이 확인하지 않았다. 누가 전화했는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나는 깊게 숨을 내쉬고 아이들을 찾으러 아이들 방으로 향했다. 우리는 함께 점심을 먹기로 했지만, 내가 통화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조금 기다리라고 해야 했다.아이들 방에 들어가 보니 아이들은 아이패드로 놀고 있었다.“얘들아, 점심 먹을 시간이야.”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려 애쓰며 조용히 말했다.두 아이 모두 침대에서 내려왔고, 우리는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음식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그 냄새에 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썩 유쾌하지 않게 상기시켜 주는 소리였다.테사가 떠난 후 나는 입맛을 잃었고, 이제 그녀가 잔의 아내 행세를 했던 여자를 내가 고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제267장테사 포드~•~“안녕, 잘 지냈어?” 노라가 밝은 목소리로 물으며 내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임신했으니까 이제 일하면 안 된다고 내가 말했잖아.”나는 그저 노라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레이슨이 했던 말을 듣고 난 뒤로는 그녀와 아무런 농담도 주고받을 수 없었다.그녀가 고개를 갸웃했다.“테사, 내가 너한테 말하는 거 못 들었어?” 그녀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으며 내 맞은편 빈 의자에 앉았다.나는 힘겹게 침을 삼켰다.그러고는 날카롭게 숨을 내쉬었다.노라는 흘러내린 머리카락 한 가닥을 귀 뒤로 넘겼다.“테사, 무슨 일 있어? 제발 나한테 말해.”나는 눈가에 차오른 눈물을 애써 참으며 눈을 깜빡였다.“노라, 너한테 물어볼 게 있어.” 마침내 내가 대답했다.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그리고 솔직하게 대답해 줬으면 해.”노라는 의자를 책상 쪽으로 가까이 끌어당긴 뒤 나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애써 감추려 했지만 그녀의 표정이 불안해진 것이 보였다.“무슨 일이야?” 그녀가 조용히 물었다. “듣고 있어. 물어봐.”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나는 어색하게 신음을 흘렸다.“호주에 대해서, 그리고 아이들에 대해서 그레이슨에게 말했어?” 나는 대답을 각오하며 천천히 물었다.노라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고, 눈에는 죄책감이 가득했다.“응, 내가 말했어.” 그녀가 굳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누군가 내 심장을 도려낸 것 같았다.노라는 정말 그레이슨에게 모든 것을 말한 것이었다.그레이슨은 거짓말을 한 게 아니었다.참고 있던 눈물이 갑자기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노라의 표정이 굳어졌다.“테사, 제발… 내가 설명할게.”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 “제발 울지 마.”가장 친한 친구가 나를 배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어떻게 울음을 멈출 수 있겠는가?노라는 내가 그레이슨이 내 비밀을 알아낼까 봐 늘 불평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레이슨이 어떻게 그 사실을 알게 되었는지 내가 계속 의문을 품고 있
제266장테사 포드~•~나는 노라가 그레이슨에게 호주에 대해 말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 호주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내가 모두에게, 심지어 그녀에게조차 비밀로 해왔던 아이들에 대해서도 그레이슨에게 말했다.그레이슨의 말투는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았지만, 나는 노라에게 한 번 더 믿음을 주고 싶었다.노라는 좋은 친구였고 항상 나를 지지해 주었으니, 그 정도는 그녀에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레이슨의 집을 나온 뒤 나는 사무실로 차를 몰고 갔다. 자리에 앉은 후 노라에게 전화를 걸어 점심을 함께 먹을 수 있는지 물었다.다행히 그녀는 그러겠다고 했다.하지만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는 말하지 않았다.사무실에 있는 동안에도 내 시선은 계속 벽시계로 향했다. 그레이슨이 했던 말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해서 아무것에도 집중할 수 없었다.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레이슨이 거짓말을 한 것이고 노라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기를 바랐다. 나는 노라를 믿었고, 우리의 우정을 망가뜨릴 만한 일이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책상 위에 놓인 휴대폰이 진동하며 내 생각을 끊었다. 휴대폰을 집어 든 나는 화면에 사빈의 이름이 떠 있는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도대체 왜 나한테 전화하는 거야?나는 그녀의 수작을 상대할 기분이 아니어서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 전화를 걸었고 정말 집요했다.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휴대폰을 꺼버리거나 전화를 받는 것.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휴대폰을 끌 수는 없었으니까.전화를 받자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들을 준비를 하며 낮게 숨을 내쉬었다.“테사, 잘 지내?”사빈의 목소리는 담담했다.처음에는 의심스러웠지만 나는 대답했다.“잘 지내… 무슨 일이야? 왜 전화했어?” 나는 목소리에 조금의 따뜻함도 담지 않은 채 물었다.“이제 내가 내 동생한테 전화도 하면 안 돼?” 그녀가 이어서 말했다. 놀라울 정도로 차분한 목소리였다. “너한테 시간을 줬지만, 이제는 우리가 이야기할 때가 된
제265장그레이슨 그랜트~•~노라가 테사에게 아이를 제인의 아이라고 하라고 조언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내 안에서 무언가가 끊어졌다. 내 아이를 두고.테사는 노라를 너무나 믿고 있었다. 하지만 노라가 바로 내가 쌍둥이의 존재를 알게 된 이유라는 사실을 그녀는 전혀 몰랐다.나는 노라에게 그녀의 비밀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했지만, 테사가 내게 한 말은 내 신경을 건드렸다.아주 깊은 곳을.나는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천천히 숨을 내쉬며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분노는 이미 솟구친 뒤였다.테사 때문이 아니었다. 노라 때문이었다.그녀는 내 아이를 내게서 빼앗으려고 했다. 만약 테사가 그녀의 말을 듣고 아이를 제인의 아이라고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노라? 네가 노라의 말을 들으려고 했다고?” 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테사는 자신을 위해 최선을 바라는 사람은 노라뿐이기 때문에 실제로 그녀의 말을 따르고 싶었다고 확인해주었다.참 아이러니했다.나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노라가 널 위해 최선을 바란다고? 널 배신한 바로 그 노라가?”테사가 눈을 깜빡였다.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뭐? 노라가 나를 배신했다고? 어떻게 나를 배신했다는 거야?”그녀의 목소리는 살짝 떨리고 있었다.나는 그녀가 이미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가 어떤 식으로 자신을 배신했을 수 있는지 온갖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내 안의 한편에서는 내가 더 어른스럽게 행동해서 노라의 비밀을 지켜야 한다고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테사에게 그렇게 끔찍한 조언을 했다는 사실이 떠오르자, 나는 테사에게 진실을 말하기로 했다.“내가 너와 아이들에 대해 어떻게 알게 됐다고 생각해?” 나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테사가 깊게 숨을 내쉬었다.“너… 네가 사립탐정을 고용했다고 했잖아.” 그녀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로 대답했다.나는 그녀가 머릿속으로 하나씩 맞춰가기 시작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나는 웃었다.“내가 몇 년 동안 널
제264장테사 포드~•~침대 옆 탁자 위에 놓인 내 휴대폰이 다시 진동했다. 나는 두 번의 진동을 무시했다. 두 시간 넘게 뒤척인 끝에 드디어 잠이 들려던 참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세 번째 진동에 결국 침대에서 일어났다.낮게 신음하며 휴대폰을 집었다. 이 늦은 시간에 대체 누가 연락하는 걸까?화면에 뜬 제인의 이름을 보자마자 나는 몸을 일으켜 앉았다.그가 마침내 자신의 삶에 내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걸 깨달은 걸까?아니면 사무실에서 나를 그렇게 대했던 것에 대해 사과하고 싶은 걸까?하지만 문자 메시지를 누르는 순간, 속이 철렁 내려앉았다.[네가 다시 네 삶으로 들여보내려는 남자에 대한 진실을 알 자격이 있어.]사진 한 장과 여러 개의 녹음 파일이 첨부되어 있었다.순식간에 잠이 달아났다.사진을 누르거나 녹음 파일을 듣는 것조차 무서웠다.대체 제인은 어떻게 저 안에 있는 것들에 접근한 거지?그리고 그레이슨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문자에는 너무나 긴박하고 위험한 느낌이 담겨 있었다.나는 망설였다.정말 이것들을 확인해야 할까?나는 이미 너무 많은 일을 겪고 있었고, 기분을 더 나쁘게 만들 만한 일은 아무것도 원하지 않았다.휴대폰을 꺼버리고 다시 잠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결국 호기심이 이겼다.나는 짧게 숨을 내쉬고 모든 것을 확인했다. 다 보고 나자 내 피가 분노로 들끓고 있었다.하지만 그레이슨에게 연락하지는 않았다.나는 휴대폰을 다시 침대 옆 탁자에 내려놓고 다시 잠들었다.다음 날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곧장 욕실로 향했다. 그리고 빠르게 샤워를 한 뒤 좀 더 외출에 어울리는 옷으로 갈아입었다.나는 차 키를 챙겨 그레이슨의 집으로 향했다. 그의 주차장에는 평소 타는 차가 그대로 주차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가 아직 직장에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나는 그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일찍 찾아왔다.거실에 들어섰을 때 집은 조용했다. 나는 보모가 그에게 내가 왔다고 알려주기를 기다리지도 않고 그의 방으로
제263장그레이슨 그랜트~•~“아이들이 아빠와 이야기하고 싶대요.” 비서가 사무실로 들어오자마자 말했다.나는 고개를 갸웃했다.“아이들이?”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아이들이 아빠 아이패드로 전화했어요. 아빠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할 게 있다고 했어요.”비서는 내게 아이패드를 건넸다.이미 통화가 연결되어 있었다.화면을 잭과 제이드의 얼굴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나는 비서에게 사무실을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그녀는 짧게 고개를 끄덕인 뒤 돌아서서 문을 닫았다.“얘들아, 무슨 일이야?” 나는 주변을 살피며 모든 것이 평소와 같은지 확인한 뒤 물었다.오늘은 내가 아이들과 함께하는 날이었고,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하루 종일 보모와 함께 있어야 했다.제이드가 먼저 입을 열었다.“아빠, 보고 싶어요.”잭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네, 언제 돌아와요?”나는 손목시계로 시선을 옮겼다.퇴근까지 한 시간 정도 남아 있었다.“곧 집에 갈게. 너무 많이 보고 싶어 하지는 마.”내 말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아빠, 오는 길에 아이스크림 사다 줄 수 있어요?” 잭이 절박한 눈빛으로 계속 말했다.“아빠… 피자도 사 주세요. 그리고 햄버거도요.”나는 이마를 긁적였다.“이제야 너희 둘이 왜 나한테 전화했는지 알겠네.” 나는 조용히 말했다. “아빠가 보고 싶은 게 아니었어. 그냥 아빠한테 음식을 사달라는 거였잖아.”“제이드가 생각해낸 거예요.” 잭이 곧바로 제이를 고자질했다.“잭이 생각해낸 거예요.” 제이드가 맞받아쳤다.나는 몇 초 동안 둘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지켜봤다. 잠시 후, 결국 내가 끼어들어야 했다.“괜찮아… 누구 생각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둘 다 아이스크림이랑 피자, 햄버거 사다 줄게.”두 아이가 신이 나서 꺅꺅 소리를 질렀다.“알겠어요, 아빠! 잊으면 안 돼요.” 제이드가 대답했다.“안 잊을게.”나는 아이들과 몇 분 더 이야기를 나눈 뒤 통화를 끝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