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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 계약 결혼을 제안합니다

Author: 데이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04 10:38:23

이번에는 그의 표정이 조금 더 크게 움직였다.

세레나는 그 반응을 보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백휘열과 관련된 물자가 이미 북부로 들어갔고,

칼베른 군의 오래된 인장이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베일런 서부 광산과 현재 물량이 같은 출처라고 아직 확정할 수는 없지만,

북부 지원창고로 간 열두 상자까지 확인됐습니다.”

“그건 제가 조사 인력을”

테오도르가 말을 멈췄다.

세레나는 조용히 기다렸다.

그가 자신의 문장을 고르는 게 보였다.

“북부 현장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십니까?”

“네.”

“직접 가실 생각이고요.”

“그렇습니다.”

“칼베른군 조사관이나 황실 약제사에게 맡기는 방법도 있는데도요?”

세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분들이 봐야 할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환자를 직접 봐야 합니다.”

“왜입니까?”

“광물 분석만으로는 지금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반응을 전부 설명할 수 없습니다.

같은 백휘석에 노출되어도 증상의 정도가 다르고,

강한 성력 치료를 받은 뒤 악화된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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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309. 어느 일방도 우선 결정권을 얻지 않는다

    초안.아직 누구도 서명하지 않는다.테오도르도 아직 보지 않는다.지금부터는 오로지 세레나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쓰는 시간이었다.첫 조항 앞에서 한참 고민했다.재산부터 쓸 수도 있었다.직업부터 써도 된다.별거 권리나 계약 종료권 역시 중요했다.그런데 세레나는 가장 먼저 다른 문장을 적었다.‘제1조. 본 계약은 어느 일방의 보호, 소유, 귀속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쓴 뒤 읽었다.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다.‘보호’를 모두 부정하면 위험 상황에서 서로 협력하는 것까지 이상해질 수 있었다.세레나는 지우고 다시 적었다.‘제1조. 본 계약으로 어느 일방도 상대방의 신체, 거주, 직업, 재산, 이름에 대한 우선 결정권을 얻지 않는다.’이번에는 그대로 두었다.두 번째.‘제2조. 세레나 베일런은 세리스 베인이라는 의료 활동명을 계속 사용할 수 있으며, 혼인 이후에도 칼베른 성을 사용할 의무가 없다.’세 번째.‘제3조. 치료사로서 얻는 수익과 향후 설립하는 치료원의 재산은 세레나의 독립 재산으로 한다.’네 번째 조항 앞에서 펜이 오래 멈췄다.테오도르가 가장 두려워할 가능성이 높은 문장.그래서 더 먼저 써야 했다.‘제4조. 세레나는 이유를 증명하지 않고도 계약 종료를 요청할 수 있다. 테오도르 칼베른은 종료 사유의 설명, 숙려 기간, 재협상을 요구할 수 없다.’세레나는 그 문장을 한 번 더 읽었다.이것은 사랑을 시험하기 위한 조항이 아니었다.사랑하더라도 떠날 수 있어야 했다.특히 사랑하기 때문에 떠나지 못하는 상황을 다시 만들지 않기 위해.다섯 번째 조항을 쓰려던 순간, 별관 문밖에서 급한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잠시 뒤 황실 전령이 문을 두드렸다.“세리스 치료사님. 북부에서 긴급 보고가 왔습니다.”세레나는 초안을 엎어 두고 문을 열었다.“어떤 보고입니까?”전령이 봉인된 전신지를 내밀었다.“칼베른 서부 제7광산촌 임시 진료소에서 오늘 저녁 환자 열아홉 명이 한꺼번에 발생했습니다.”세레나의 시선이 굳었다.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308. 사건과 관계를 분리하는 기준

    세레나는 손끝으로 자신의 기록판 모서리를 천천히 맞췄다.북부로 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그러나 그것이 계약 결혼을 해야 할 이유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수사를 위해 가는 길.관계를 선택하는 일.둘을 분리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또 사건이 자신의 삶을 결정하게 된다.“황실 조사단이 먼저 주소를 확인하게 해 주세요. 칼베른군은 아직 보내지 말고요.”조사관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세레나는 환자 쪽으로 돌아갔다.다시 치료할 시간이었다.저녁이 되자 칼베른 공작가에서 군수 기록 답변이 도착했다.세레나는 성 루치아의 작은 의료 기록실에서 봉투를 열었다.테오도르는 자신의 의견을 길게 붙이지 않았다.남문에서 빠진 한 상자는 칼베른군이 발주하지 않았다.북부 제3야전 의료창고의 물량 목록에도 없었다.즉, 칼베른 군 표식을 달고 있었지만 애초에 군으로 가는 상자가 아니었다.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상자의 최종 수령처가 발주서 원본에 남아 있었다.‘서부 제7광산촌 임시 진료소.’세레나는 지도를 펼쳤다.서부 제7광산촌.칼베른 영지와 오래된 베일런 광산권 경계에서 멀지 않았다.에드윈 모라크가 퇴직 후 갔다고 기록된 지역과도 겹쳤다.세레나는 위치를 표시했다.나디아가 옆에서 물었다.“이제 북부 가는 거예요?”“가야 할 가능성이 더 커졌습니다.”“계약 결혼해서요?”세레나의 손이 멈췄다.나디아는 오늘 오전 세레나가 테오도르를 만난 건 알지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른다.“누가 그런 말을 했습니까?”“얼굴이 그래요.”“어떤 얼굴인데요?”“환자 차트 쓰기 전에 진단 기준 만드는 얼굴.”세레나는 지도를 접었다.“계약을 생각하는 건 맞습니다.”나디아의 눈이 크게 떠졌다.“진짜요?”“결혼이 하고 싶어서라고 오해하지 마세요.”“그건 안 할게요.”나디아는 의자를 앞으로 끌지 않았다. 놀랐지만 가까이 붙어 캐묻지도 않았다.“왜요?”세레나는 잠시 생각했다.“제가 결혼하지 않아도 되는 걸 확인했거든요.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307. 질문은 몸을 구한 뒤에 하겠다

    세레나는 그제야 방을 나갔다.성 루치아 구호원에는 남문 하역장의 먼지 냄새가 그대로 들어와 있었다.환자 셋은 같은 방에 넣지 않고 각각 다른 침상에 배치되어 있었다. 나디아가 사람 간 감염 가능성이 낮다는 현재 판단을 알고 있으면서도 노출량과 다른 질환을 구분하기 위해 따로 관찰한 것이었다.세레나는 가장 상태가 나쁜 남자부터 진찰했다.스물다섯 살쯤 된 하역 노동자는 의식은 있었지만 손가락이 떨렸고, 팔 안쪽에 은빛 혈관이 얇게 드러나 있었다. 고열은 심했지만 호흡은 아직 유지되고 있었고 출혈은 없었다.“언제 상자를 옮기셨습니까?”“사흘 전입니다.”“상자를 여셨습니까?”“안 열었습니다.”“깨지거나 젖은 건요?”남자가 눈을 감고 기억을 더듬었다.“바닥이 하나 찢어져 있었습니다. 하얀 가루가 조금 흘렀는데…… 창고 관리인이 먼지라고 했어요.”세레나는 나디아를 봤다.“그 상자 번호 확인됐습니까?”“네. 열두 상자 중 하나와 같은 발주 묶음입니다. 그런데 북부로 간 열두 상자 자체는 아니고, 제도 남문에서 갈라진 별도 한 상자예요.”“어디로 갔습니까?”나디아의 표정이 굳었다.“배송 기록상 회수됐어요.”“누가?”“루멘 성전 북부 지원국.”세레나는 환자에게 더 묻지 않았다.“지금부터는 몸 상태부터 보겠습니다. 질문은 나중에 해도 됩니다.”남자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세레나는 진단과 기록에 집중했다.다른 두 사람은 아직 고열이 없었지만 손끝 저림과 메스꺼움을 호소했다. 세레나는 세 사람 모두를 똑같이 치료하지 않았다. 노출 강도와 증상을 나누고, 오웬과 함께 수분 상태와 신장 기능을 확인했으며, 성력 보조는 가장 상태가 나쁜 한 사람에게도 최소한으로 제한했다.한 시간 뒤 첫 환자의 열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호흡은 안정됐고, 소변량도 완전히 끊기지는 않았다.세레나는 장갑을 벗으며 나디아에게 말했다.“상자 하나가 왜 북부 물량에서 빠졌는지 확인해야 합니다.”“황실에 바로 보내요?”“네. 남문 창고 출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306. 그럼 기다리겠습니다

    테오도르는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침묵은 불쾌하지 않았다.그가 저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시간을 쓰는 것 같았다.마침내 그가 말했다.“그 방식이라면 저도 읽어 보고 결정하겠습니다.”세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게 맞습니다.”“언제 조건을 보여 주실 겁니까?”“제가 다 썼을 때요.”“기간을 정하지 않아도 됩니까?”“조급하십니까?”테오도르의 입가가 아주 조금 움직였다.“아닙니다.”“그럼 기다리세요.”“네.”세레나는 처음으로 그 대답에 화가 나지 않았다.두 번째 이야기는 오전 회의가 끝나기 전 시작됐다.세레나는 개인적인 제안과 북부 물자 조사를 섞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혼인 관련 서류를 모두 닫은 뒤, 별도의 황실 조사 봉인을 뜯었다.“이제부터는 계약 문제와 별개입니다.”“알겠습니다.”“어제 발견된 북부 물자 발주서의 ‘신임 안주인’ 문구는 승인 이후 누군가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테오도르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베르나르 케인이 그 문구까지 승인했다고 단정할 수 없겠군요.”“네.”“압인 문구 작성자가 누구인지는?”“아직입니다.”“칼베른가에서 할 일이 있습니까?”세레나는 준비해 둔 요청서를 꺼냈다.“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열두 상자를 현 상태로 봉인하되, 환자가 이미 사용한 같은 계열 물품까지 무조건 폐기하지 않는 것. 둘째는 제3야전 의료부대의 최근 5년 환자 기록 가운데, 구형 군 인장이 찍힌 물품을 사용한 시기의 환자 기록을 익명화해서 황실 의료감찰원에 제공하는 겁니다.”“치료 기록은 군 기밀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그래서 이름과 부대 작전 기록은 필요 없습니다.”“증상과 사용 물품만.”“네.”테오도르는 요청서를 한 번 끝까지 읽었다.이번에는 바로 명령하지 않았다.“이건 칼베른 군 의료감사관과 환자 기록 관리 책임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세레나는 그 대답에 만족했다.“그분들과 상의하세요.”“제가 공작이라고 해서 바로 열람시킬 수는 있지만, 군 환자들 역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305. 계약 결혼을 제안합니다

    이번에는 그의 표정이 조금 더 크게 움직였다.세레나는 그 반응을 보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백휘열과 관련된 물자가 이미 북부로 들어갔고, 칼베른 군의 오래된 인장이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베일런 서부 광산과 현재 물량이 같은 출처라고 아직 확정할 수는 없지만, 북부 지원창고로 간 열두 상자까지 확인됐습니다.”“그건 제가 조사 인력을”테오도르가 말을 멈췄다.세레나는 조용히 기다렸다.그가 자신의 문장을 고르는 게 보였다.“북부 현장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십니까?”“네.”“직접 가실 생각이고요.”“그렇습니다.”“칼베른군 조사관이나 황실 약제사에게 맡기는 방법도 있는데도요?”세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분들이 봐야 할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환자를 직접 봐야 합니다.”“왜입니까?”“광물 분석만으로는 지금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반응을 전부 설명할 수 없습니다. 같은 백휘석에 노출되어도 증상의 정도가 다르고, 강한 성력 치료를 받은 뒤 악화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비교해야 합니다. 북부에서는 오랜 기간 백휘석을 다뤄 온 광부와 군 의료진이 함께 있으니까요.”세레나는 손가락으로 자료 한쪽을 눌렀다.“그리고 베일런 폐광과 북부 유통망이 연결되어 있다면, 제 어머니가 남긴 일곱 해 전 기록을 현재 환자 자료와 비교할 기회도 생깁니다.”테오도르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세리스 치료사가 북부로 가면.”그가 천천히 말했다.“사람들은 제가 약혼녀를 공작령으로 데려갔다고 볼 겁니다.”“맞습니다.”“그걸 원하지 않으시겠지요.”“당연히 싫습니다.”세레나는 아주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래서 제가 관계를 정할 겁니다.”테오도르의 시선이 그녀에게 고정됐다.세레나는 잠시 손을 내려다봤다.이 말을 하기 위해 편지를 보냈다.그런데 입 밖으로 꺼내려니 전생의 혼례복이 생각났다.칼베른가 문장이 새겨진 드레스.자신의 방이라고 했지만 언제나 공작 부인에게 필요한 물건이 먼저 놓이던 방.사람들이 이름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304. 유도된 선택이라도 책임은 나의 것

    테오도르는 혼자 들어왔다.로이스는 별관 입구에 남았고, 칼베른가 수행원도 데려오지 않았다. 전날 세레나가 ‘다른 제안이 있다’고 보낸 편지 외에는 아무런 설명도 받지 못했을 텐데, 그는 혼인법 자문관도, 공작가 법무관도 데려오지 않았다.세레나는 그 사실부터 확인했다.“법무관님은 같이 안 오셨네요.”“오늘은 세리스 치료사께서 제게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셨습니다.”테오도르는 지정된 의자 앞에서 멈춘 채 앉아도 되는지 먼저 묻지 않았다. 대신 세레나가 자리에 앉은 뒤에야 반대편 의자를 당겼다.“먼저 듣는 편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법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필요하면 들은 뒤 법무관에게 확인하겠습니다.”“제가 제안한 자리에서 공작가 법무관이 바로 반대하거나 수정하려 들면 제가 기분 나쁠 수도 있고요?”테오도르의 눈썹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그럴 가능성도 생각했습니다.”세레나는 긴 탁자 위에 손을 올렸다.“요즘은 제가 싫어할 만한 걸 너무 잘 찾으시는 것 같습니다.”“찾기보다 제가 이미 한 일을 보고 배우는 중입니다.”테오도르는 웃지 않았다.세레나는 그 대답을 더 평가하지 않고 첫 번째 서류함을 열었다.“공작님.”“네.”“먼저 분명히 할 게 있습니다.”테오도르의 시선이 그녀에게 머물렀다.“저는 결혼하지 않아도 됩니다.”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황태자 전하의 특별 보호를 요청할 수도 있고, 황실 의료감찰원 숙소를 연장해 한 달 정도 더 머물 수도 있으며, 독립 가구 인정 심리를 시작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기는 해도 베일런가로 돌아가지 않고 사는 길은 있습니다.”“알겠습니다.”“그러니까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르는 길이 아닙니다.”테오도르의 손이 무릎 위에서 아주 천천히 풀렸다.“네.”“공작님이 저를 구해 줬으니 갚는 것도 아니고요.”“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그럼 끝까지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세레나는 혼인등록원의 판단 유보 확인서를 테이블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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