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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버린 아내가 재벌이었다
내가 버린 아내가 재벌이었다
Penulis: 순순

제1화

Penulis: 순순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11-03 17:20:01

윤서하 시점

내 남편이자 상사인 강태준은 첫사랑인 한서연이 던지는 농담 하나하나에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나는 그저 그의 집무실과 내 사무실을 가로막고 있는 유리문 너머로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가 결재해야 할 서류를 꼼꼼히 정리하는 한편, 당일 회의 일정도 챙기고 있었다. 지난 7년 동안 그의 비서로서 줄곧 해 온 일이었다.

하지만 한서연이 나타난 뒤로는 도무지 업무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강태준이 웃을 때마다 가슴 한구석이 저릿했다. 그가 내 앞에서는 단 한 번도 저렇게 웃어 준 적이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내 시선은 한서연의 가녀린 모습에 머물렀다.

그녀의 길고 풍성한 검은 머리카락은 웃느라 고개를 뒤로 젖혔다가도 금세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몸짓 하나하나에도 우아함이 묻어났다.

한서연은 그야말로 우아함의 표본이었다. 그녀의 모든 것이 두 사람이 오래전에 헤어졌음에도 강태준이 왜 아직까지 그녀를 잊지 못하는지 보여 주는 듯했다.

그는 지금 나와 결혼한 사람인데도 말이다.

그때 집무실의 짙은 색 블라인드가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두 사람을 향해 있던 내 시야가 가려졌다.

순식간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마치 강태준이 나에게 자신과 한서연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여 주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분명 그의 아내였다. 우리 사이에 비밀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특히 그가 한때 깊이 사랑했던 여자와 관련된 일이라면 더더욱.

아까 한서연이 내게 다가왔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그녀가 하이힐을 신고 사무실 바닥을 걸어오는 동안 구두 굽이 바닥을 또각또각 두드렸다. 걸음걸이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우아했다.

나는 먼저 새빨간 하이힐을 보았고, 그제야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서하 씨, 아직도 여기서 일하고 있었네요! 정말 믿을 수가 없어요. 태준 씨가 결혼하고 나서도 계속 일하게 두다니. 그 남자도 참 대단하죠?”

그녀는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유난히 새빨간 입술을 보고 있자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저런 색의 립스틱을 발랐다면 아마 우스꽝스러워 보였을 것이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오랜만에 다시 마주한 그녀의 모습에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특히 기억 속 모습 그대로, 온몸에서 여유와 자신감이 흘러넘치는 모습은 여전했다.

그 순간, 나는 조금 초라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회색 정장을 입고 머리를 흐트러짐 없이 단정하게 틀어 올렸으며, 화장도 거의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 그녀 앞에 선 나는 그저 평범하기만 했다.

“서연아!”

그때 강태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덕분에 나는 멍하니 서 있던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는 집무실에서 나와 내 앞에서 그녀를 힘껏 끌어안았다. 마치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를 다시 만난 것처럼 반가워했다.

그러고는 나를 한 번 쳐다보지도 않은 채 그녀를 데리고 다시 집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지금 두 사람은 그의 집무실에 단둘이 있었다.

블라인드가 굳게 내려져 있어 안쪽 상황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저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 소리와 이따금 들려오는 강태준의 웃음소리만 희미하게 들릴 뿐이었다.

두 사람이 웃을 때마다 나는 의자에 앉은 채 몸을 이리저리 뒤척였고, 책상 모서리를 두 손으로 꽉 움켜쥐었다.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집무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 때문에 마음이 불안해져 도무지 업무를 끝낼 수가 없었다.

나는 책상 위에 놓인 달력을 내려다보았다.

오늘 날짜에는 빨간색 펜으로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다.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강태준은 오늘이 우리의 세 번째 결혼기념일이라는 걸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매년 이 날을 기억하는 사람은 나뿐인 것 같았다.

그런데 이제 한서연까지 돌아왔으니, 오늘도 그저 평범한 하루처럼 아무 일 없이 지나가리라는 걸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사실 나는 그녀가 오늘 이곳에 올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강태준의 비서라는 직책 덕분에, 그가 나에게 숨기고 싶어 하는 일들까지 알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그는 얼마 전 내게 새로운 사업 파트너를 소개한 적이 있었다. 두 달 전에 귀국한 사람이라 언제든 회사에 찾아올 수 있다고 했다.

내가 몰랐던 것, 아니 그가 일부러 숨긴 것은 그 사업 파트너라는 사람이 바로 한서연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어쩌면 그녀가 돌아온 뒤로 강태준이 평소보다 더 차갑고 무관심해진 것도 그 때문인지 몰랐다.

그 사실을 깨닫자 가슴이 저릿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괴로운 건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강태준의 마음속에 내 자리는 처음부터 없었다.

그런데도 그는 내 마음을 온통 차지하고 있었다.

몇 년 전, 그는 내 목숨을 구해 주었다. 그 순간부터 나는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도 나와 같은 마음일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우리 결혼이 그저 할아버지의 바람을 들어드리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켰다.

모든 것을 그가 결정할 수 있었다면, 나를 한 번 더 돌아보는 일조차 없었을 것이다. 하물며 나와 결혼하는 일은 더더욱 없었겠지.

어쩌면 강 회장님이 나를 아껴 주신다는 사실이 사랑 없는 결혼 생활 속에서도 내가 간신히 이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그분은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표현하는 데 조금도 인색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일까?

내가 결혼한 사람은 강태준이지, 그의 가족이 아니었다.

시간은 계속 흘렀지만 강태준은 여전히 한서연과 함께 집무실 안에 머물러 있었다.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갑자기 멈췄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거의 들리지도 않았다.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이 불안감에 미쳐 버릴 것만 같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그의 아내였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었다.

내 행동이 너무 노골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서둘러 커피 두 잔을 내렸다.

어쨌든 나는 그의 비서였고, 이런 일도 내 업무 중 하나였다.

커피를 들고 그의 집무실로 향했다.

걸음은 조금 망설여졌고, 긴장한 탓에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혔다.

나는 심호흡을 한 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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