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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화

작가: 십일
정은은 정성껏 고른 사진 아홉 장을 정사각형 그리드에 올렸다.

피드에 딱 예쁘게 맞춰지는 숫자.

정은은 사진 위에 이렇게 적었다.

[From 남자 친구.]

‘아 진짜... 왜 피드는 3x3, 딱 9장만 보이게 해놨어.’

‘그 이상 올리면 넘겨봐야 하잖아...’

가능하다면, 정은은 90장도 올리고 싶었다.

아니, 90장으로도 부족할 만큼.

그만큼 너무, 너무 예뻤다.

정은이 올린 그 한 장 한 장의 사진들 속엔 하얀 눈밭 위, 색색의 눈사람과 장난감 같은 디테일, 그리고 눈보다 더 반짝이는 미소가 담겨 있었다.

예상대로, 피드를 올리자마자 고등학교 동창 단톡방은 난리가 났다.

[와 미쳤다! 남친 금손이네 완전.]

[너희 어디야? 설국이야 뭐야?]

[L시엔 눈 한 톨도 안 오는데 억울해...]

[헉 저건 예술이지 진짜.]

[...]

정은의 고등학교 친구들 대부분은 L시에 정착해 살고 있었고, 거긴 겨울에도 눈이 거의 오지 않았다.

이렇게 눈이 푹 쌓이고, 눈사람까지 마음껏 만들 기회는 그 동창들에게는 거의 ‘판타지’였다.

한편, 강도겸은 막 잠에서 깨어났다.

늘 하던 대로 무심히 커튼을 젖히자 창밖이 새하얗게 변해 있었다.

‘눈이 왔네...’

순간, 도겸은 멍해졌다.

‘정은이... 눈 정말 좋아했었지.’

둘이 사귄 첫 해 겨울, 그해에는 이상하게도 눈이 안 왔다.

포근한 겨울, 따뜻하긴 했지만 정은은 어딘가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그때 도겸은 차를 몰고 정은을 산속 리조트로 데려갔다.

운이 좋았는지, 그날 밤 호텔 벽난로 앞에서 바라보던 창 너머 세상엔 눈이 조용히, 환하게 내리고 있었다.

정은은 창밖을 바라보다가 도겸의 품에 안겼다.

도겸은 뒤에서 정은을 감싸 안고, 턱을 정은의 어깨에 기댄 채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은은한 향을 맡으며 생각했다.

‘이 순간, 그냥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이대로 늙어가도 괜찮을 것 같은데...’

하지만 그 평화로운 분위기를 정은은 오래 유지하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밖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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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73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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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72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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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72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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