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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Author: 십일
유민규 비서가 정은을 집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정은은 차에서 내려 감사 인사를 한 후, 집으로 바로 올라가지 않고 옆에 있는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20분 후, 정은이 양손 가득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저 멀리서 재석이 저녁 햇살을 받으며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하늘은 이미 조금 어두워졌지만, 재석의 몸은 주황빛 노을에 감싸여 있었고, 원래도 긴 그림자가 더 길어 보였다. 재석은 다른 곳에 시선을 두지 않고, 마치 어떤 일에 집중한 것처럼 걸어오고 있었다.

“오, 또 만나네요.”

정은이 먼저 인사를 건네자, 재석은 고개를 들어 안경을 살짝 밀며 대답했다.

“그러네, 또 만났네.”

“저녁 먹었어요? 제가 장을 좀 많이 봤는데, 같이 먹을래요?”

재석은 본능적으로 거절하려 했지만, 정은의 요리 솜씨를 떠올리며 무심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정은의 집은 재석이 처음 방문하는 곳이었다.

앞쪽 발코니에는 튤립이 활짝 피어 있었고, 뒤쪽에는 네모난 어항 안에서 두 마리의 붉은 잉어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흰색 커튼은 저녁 햇살 속에서 바람에 가볍게 흔들렸고, 체리 나무로 만든 테이블과 의자는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 온화하고,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유리 테이블 위에는 대학원 시험 문제지와 책이 펼쳐져 있었는데, 재석은 한눈에 문제지에 적힌 답이 거의 모두 맞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 마실래요?”

“물만 줘.”

정은은 재석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건넸다.

“고마워.”

“오늘 장을 좀 많이 봐서요. 샤부샤부 해 먹기 딱 좋은 재료들이에요.”

정은은 장바구니를 열어 다양한 채소와 한 덩이의 소고기, 그리고 손수 만든 미트볼을 꺼냈다. 그리고 집에는 지난번 남겨둔 소고기 뼈가 있었기에, 담백한 소고기 샤부샤부를 만들기에 딱 맞았다.

“선택 문제 하나 틀렸어.”

재석이 갑자기 말하자 정은의 시선이 재석의 시선을 따라가 오늘 아침에 푼 시험지로 향했다. 그리고 재석이 말하는 문제가 어떤 것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그 문제는 생물학과 물리학의 교차 학문에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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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36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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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재민 얘기가 나오자, 실험실 안에 잠시 조용한 공기가 흘렀다.사실, 탁재민은 좀 억울하게 휘말린 케이스였다.예전에 남진일의 가족 일로 나섰다가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그날, 한 방 제대로 맞고 병원에 실려 갔고, 의식도 못 차리고 10일 넘게 ICU에 누워 지냈다.그제야 겨우 정신을 차렸지만, 머리를 다친 터라, 후유증은 피할 수 없었다.지능에 문제는 없었지만, 뇌에서 근육을 조절하는 신경이 손상돼 재민은 한동안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결국 학교에 휴학을 신청하고, 온전히 치료와 재활에만 집중하게 됐다.이에 대해 남진일의 가족은 무한한 죄책감을 느꼈다.‘우릴 도와주려다 다친 건데... 우리가 아니었으면 저런 일, 절대 없었을 텐데.’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에 죄책감만으론 아무 의미 없었다.그래서 모두가 직접 행동으로 나섰다.재석은 나서서 J시에서 가장 평판 좋은 재활병원과 연결해 줬고, 입원비며 치료비는 전부 면제 처리되었다.진일의 아버지는 시내에 집을 마련해 두었지만, 여전히 시골을 자주 오갔다.갈 때마다 재민의 부모에게 돈을 드리고, 틈틈이 농사일이나 목공 일도 도왔다.재민 아버지는 1년 전 공사장에서 허리를 다쳐, 이제는 힘들여 몸을 쓰는 일은 할 수 없게 되었고, 그걸 안 진일의 아버지는 함께 주 도심 쪽으로 나가 노점 장사를 시작했다.재민의 어머니는 진일의 어머니와 함께 일찍이 커뮤니티 공동구매 일에 들어갔다.손이 빠르고 머리도 잘 돌아가는 사람이라, 어느새 일을 척척 배우고, 나중에는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서 ‘라이브 커머스’도 시작했다.고향 농민들 도와주는 콘셉트로, 귤이나 유자, 밑반찬 같은 지역 특산물을 판매했다.초반엔 사람도 안 들어오고, 주문도 드물었지만, ‘그래도 계속 하다 보면 되겠지’ 하고 꾸준히 이어간 덕에, 방송 시간도 길어지고 말솜씨가 좋아서 입소문이 조금씩 퍼졌다.지금은 도심의 과일 체인점과도 계약을 맺어, 라이브 방송과 오프라인 납품을 병행하는 구조로 운영 중이다.덕분에 매출은 의외로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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