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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Author: 네입클로버
온하준도 아팠을까?

아팠을 것이다. 그의 인생은 강지연이라는 짐을 평생 짊어져야 하니까, 벗어날 수 없으니 안 아플 수가 없지.

온하준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곁에 있는데, 그녀의 존재 때문에 당당히 이름 붙일 수 없으니 안 아플 수가 없지.

양심과 탈출 충동 사이에서 계속 끓였을 테니 안 아플 수가 없지.

‘그러니까, 온하준. 날 놓아 줘. 놓아주면 안 되겠니?’

강지연은 혼자 집으로 돌아왔다.

앞에 시계 상자 열 개가 놓여 있었다.

그녀는 그 상자들을 한참이나 멍하니 바라봤다.

순간 상자 하나하나를 벽에 내던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충동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없으니까.

마음을 겨우 가라앉힌 뒤, 중고 거래 앱을 열어 명품 매입 상인을 찾기 시작했다.

곧 같은 도시의 업체를 발견했고, 다음 날 오전 10시에 수거 오기로 약속을 잡았다.

10시는 진경숙이 장 보러 나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 일을 마치자 노트북을 켜고 비자 준비 관련 정보를 몽땅 찾아보기 시작했다.

조민서의 팀은 한 달 뒤 출발이다. 온하준과의 이별도 정말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잡념 없이 게시글을 하나둘 읽어 내려가자, 가슴이 들썩였고 세상은 어느 때보다 고요하면서도 벅찼다.

모르는 새 밤이 새 버렸다.

너무 집중한 나머지 온하준이 돌아온 것도 몰랐다. 등 뒤 방문 쪽에서 ‘뭐 하고 있어?’라는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는.

강지연은 그제야 허둥지둥 노트북을 덮었다.

온하준은 언제나처럼 온화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녀의 곁으로 와 낮은 음성으로 물었다.

“드라마 보는 거야? 무슨 드라마가 그렇게 재밌어? 지금까지 안 자고?”

그녀와 할 말이 없으니 건네는 소리였다.

강지연은 노트북을 꼭 눌렀다. 아직 창을 닫지 못했다.

“네가 싫어하는 드라마야.”

“난 안 봤는데, 내가 싫어하는지 네가 어떻게 알아?”

그가 노트북을 열려고 손을 뻗었다.

‘안 돼. 방금 전까지의 검색 기록을 보이게 하고 싶지 않아.’

그녀는 손에 힘을 더 주었다.

그는 그녀가 아직 화가 났다고 여겼는지 더 이상 다투지 않았고 쭈그려 앉아 얼굴을 보며 물었다.

“아직 화났어?”

“아니.”

그녀의 감정에 실망이나 절망은 있었지만 유독 분노만은 아니었다.

분노란 그가 달래면 풀릴 수 있는 여지를 뜻한다. 하지만 그녀의 결혼은 더는 여지가 없었다.

5년, 이걸로 정말로 충분했다.

“강지연, 나랑 하나는 진짜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냥 동창, 친구. 걔가 해외에서 돌아오니까 친구끼리 모여 환영한 거고, 오늘 백화점에서 생긴 오해도 순전히 우연이야. 믿어 줘.”

온하준은 평소의 인내와 부드러움을 되찾은 듯했다.

그녀가 말이 없자 그는 다시 말했다.

“원래 오늘 네 집에 가서 부모님이랑 밥 먹기로 했는데 못 갔잖아. 다음에 가자, 응?”

강지연은 고개를 저었다. 집에 가고 싶지 않았다.

거기서 부모와 동생은 분명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다리 저는 네가 온하준한테 시집간 건 하늘이 준 복이라고.

“집에 가기 싫어? 우리 벌써 한 달 넘게 네 부모님 못 뵈었어. 보고 싶지 않아?”

온하준의 목소리는 점점 더 다정해졌다. 그녀는 그의 눈을 똑바로 봤지만, 그 다정 뒤에서 뜨거움을 보지 못했다.

다정함은 그의 몸에 심어진 자동 실행 프로그램 같았다. 전원이 켜지면 그냥 작동하는 그런 것이었다.

“온하준.”

그녀가 말했다.

“너 안 피곤해?”

온하준이 잠깐 멈칫했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그녀는 쓴웃음을 지었다.

“네 마음에 누군가를 품고 있으면서, 매일 나한테 안부 챙기고 다정한 말 건네야 하잖아. 그거 안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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