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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Author: 네입클로버
[참, 이 티라미수 먹어본 적 있어?]

이하나는 또다시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내용을 캡처한 사진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차로 40킬로미터나 달려서 요즘 제일 핫하다는 디저트를 사다 줬어요. 다들 일 얘기하는 동안 난 조용히 달콤한 디저트를 즐기는 중.]

강지연은 사실 이미 떠날 준비를 끝내고 깔끔하게 서로 각자 행복한 길을 찾기로 마음먹은 뒤였다.

어쨌거나 온하준이 그녀에게 준 돈은 충분했다.

앞으로의 인생에서 크게 잘못된 선택만 하지 않는다면 먹고사는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을 정도였고, 그 점을 봐서라도 강지연은 정말로 그들을 놓아줄 생각이었다.

심지어 그녀가 떠난 뒤 온하준이 이하나를 어떻게든 잘 챙겨줄 거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강지연은 이미 새로운 삶을 시작했을 테고 다시는 쓰레기 같은 인간들과 얽히고설킬 생각이 없었다.

‘이하나는 굳이 왜 이러는 걸까? 불륜을 이렇게까지 대놓고 과시하는 이유가 뭐지? 계속 나를 자극하고 도발해서 얻는 게 대체 뭔데?’

온하준도 마찬가지였다.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 척하더니 불과 며칠 만에 약속을 어긴 것이다.

‘이렇게까지 서둘러야 했을까?’

이하나가 이토록 노골적으로 나오는 걸 보면 이번엔 온하준이 직접 돈을 쥐여준 건 아닐 거라고 강지연은 짐작했다.

그녀가 알고 있는 그는 그렇게까지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었다.

분명 다른 경로를 통해 자기 손을 거치지 않고 처리했을 것이다.

강지연은 휴대전화를 꽉 움켜쥐었다.

솔직히 그녀에게는 두 사람과 감정 소모를 할 시간조차 없었다.

그녀는 다시 이하나의 블로그로 들어가 올라온 모든 게시물을 캡처하고 화면 녹화까지 남겼다.

그리고 이하나에게 답장을 보냈다.

[이하나, 이건 너무한 거 아니야? 그때 온하준을 버린 건 너잖아. 지금은 그 사람이 나랑 결혼한 상태인데 인제 와서 끼어드는 건 무슨 뜻이야?]

이하나의 답장은 바로 날아왔고 자신감과 우월감이 문자 사이사이에서 넘쳐흘렀다.

[그래서 뭐? 하준이가 사랑하는 건 나야. 내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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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199화

    강지연이 문을 열고 내리자 온하준도 뒤따라 차에서 내렸다.그의 발이 땅에 닿는 순간 뒤에서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하준아.”이하나였다.왜 가는 곳마다 이하나가 있는 걸까.온하준 역시 적잖게 놀란 표정이었다.“네가 왜 여기 있어?”“밀크티 사준다고 했잖아. 네가 있던 데서 나 데리러 오려면 내가 즐겨 마시던 밀크티는 이 쇼핑몰에서밖에 못 사거든. 그래서 먼저 와서 기다린 거지.”이하나는 발랄하고 사랑스럽게 웃으며 말을 덧붙였다.“빨리 보고 싶었단 말이야.”강지연은 이미 길가에 서서 택시를 불러둔 상태였고 도착까지는 4분 남아 있었다.이하나는 그제야 그녀를 발견한 듯 과장된 표정으로 말했다.“어머, 강지연도 여기 있었어? 난 그것도 모르고...”“응, 아까 일이 좀 있었거든.”온하준은 대수롭지 않게 답하며 그녀 뒤를 흘끗 보았다.“네가 샀다는 물건은?”“너무 많아서 혼자 못 옮기겠더라. 마트 입구에 잠깐 맡겨놨어. 어차피 지나갈 거니까 가다가 들리면 돼.”이하나는 온하준 앞에서 깡충거리며 말했다.“난 널 마중 나온 거야.”그녀의 말에 온하준은 웃음을 터뜨렸다.“네가 내 마중을? 고맙네, 정말.”강지연은 왼쪽 차선에서 다가오는 차량만 바라보고 있었다.그녀는 두 사람을 보는 척도 하지 않았지만 온하준의 웃음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렸다.‘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무슨 행동을 해도 다 재미있겠지.’강지연은 담담하게 웃으며 남은 시간을 확인하니 아직도 3분이나 남아 있었다.“강지연...”이하나가 굳이 그녀 앞으로 다가오며 불렀다.강지연은 고개를 기울여 그녀를 바라보았다.“미안해. 하준이를 데려가 버려서.”이하나는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강지연은 그런 그녀의 표정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괜찮아.”그녀는 이미 이런 상황에 익숙했고 아무렇지도 않았기에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런데 이하나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뭐지?’“강지연, 화내지 마. 난 두 사람이 같이 있는 줄 몰랐어. 미리 알았으면 하준이를 안 불렀을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198화

    강지연이 한참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울 하나 라는 이름으로 전화가 걸려 왔다.“하준아.”애교가 뚝뚝 떨어지는 한마디가 들리자마자 온하준은 이어폰을 끼고 전화를 받았다.“응, 하나야.”온하준은 원래 기분이 좋을 때 말투가 부드러운 편이었지만 이하나의 전화를 받을 때는 그 온기가 한층 더 짙어졌다.그녀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온하준은 곧바로 대답했다.“그래, 내가 지금 갈게. 거기서 기다려. 응, 알겠어. 밀크티 하나 사다 줄까? 그래.”항상 그랬듯 통화가 끝나면 그의 다음 말은 일 있으니 택시 타고 가라는 것임을 강지연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하여 그녀는 아주 자연스럽게 스스로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강지연.”온하준도 따라 내리더니 빠른 걸음으로 그녀 앞에 다가와 길을 막았다.‘또 뭐 하려는 거지?’강지연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하나가 요양원에 어르신들 뵈러 가는데 물건을 너무 많이 샀고 차가 없어 실을 수가 없대. 그래서 내가 데리러 가서 같이 다녀오려고.”강지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그게 좋겠네.”“알잖아. 하나는 예전부터 병원 봉사도 했고 돌봐줄 사람 없는 노인들을 돕던 애야. 원래 그렇게 착해.”강지연은 노려보고 싶은 충동을 꾹 참으며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응. 그래.”“강지연...”그는 제법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기부하는 건 좋은 일이잖아. 하나가 그런 마음을 가진 건 정말 좋은 거야.”그녀는 가볍게 웃더니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나도 안 좋다고 한 적 없잖아. 계속 좋다고 했는데?”“진심이야?”그는 눈빛이 살짝 흔들리더니 말을 이었다.“비꼬는 줄 알았어.”“당연히 진심이지.”그녀는 더 자연스럽게 웃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내 눈 봐, 웃고 있잖아.”온하준은 한참 그녀를 바라보더니 확신이라도 든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앞까지는 태워줄게. 큰길에 나가면 택시 타.”강지연은 사무실 건물에서 힘없이 걸어 나오는 강성호와 강태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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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19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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