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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충격(衝激): 사람 미치게

Autor: silver구슬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06-18 00:05:18

계영과 통화는 그렇게 끝이 났다. 

감상에 빠져 있을 여유도 없이 현신은 왕첸을 따라 엘에프와 함께 카지노에서 밖을 향하는 비밀 통로를 달렸다.

달리고 또 달리고. 지금 수 킬로미터를 달리고 있었다.

분명 지금은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오늘 과연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지금은 어떻게든 엘에프 선배를 지켜야 해!’

언젠가 가계영을 다시 만나 이 모든 자초지종을 털어놓을 기회가 생기기만을 바라며, 현신은 이를 악물고 엘에프를 바라보며 발걸음에 속도를 높였다.

“에스, 정신 딴 데 팔더니 몸도 느슨해졌어.”

“선배는······ 여전하시네요. 헉, 헉······.”

뒤를 돌아보니 넘버들마저 기진맥진하여 자세가 잔뜩 흐트러져 있었다. 이 긴박한 와중에도 숨소리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엘에프는 도대체 언제 이토록 몸을 단련한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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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저녁이 되었다.계영은 가슴 가득 차오르는 안도감을 느꼈다.지독하게 길었던 시간이 마침내 흘러갔고,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한 온기로 둘러싸여 있었다. 현신이 눈을 떴고, 자신을 향해 시선을 마주해 주었으니 그에게는 더 바랄 것이 없었다.오랫동안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사명도 내려놓은 채, 계영은 마침내 마음 놓고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현신만 무사하다면 이제 자신에게 일어날 그 어떤 일도 상관없었다. 모든 정밀 검사 결과, 이제 기력만 회복하면 된다는 담당의의 긍정적인 소견을 들으니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중환자실에서 나온 현신이 VIP 병실로 옮겨진 후, 모두와의 면회도 이어졌다. 헤르만을 제외한 한규련, 김강무, 그리고 주효진까지 병실을 찾아와 그녀의 의식 회복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돌아갔다.하루 종일 곁을 지키며 안절부절못하던 무휼과 시온도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넨 뒤에야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모두가 남기고 간 달뜬 온기가 병실에 은은하게 맴돌았고, 현신은 차근차근 검사와 처치를 받으며 서서히 회복의 수순을 밟아 나갔다.소독을 위해 다가온 간호사가 수술 부위를 소독하며 물었다."왜 진통제 요청을 안 하세요? 소독할 때 통증이 상당할 텐데 비명도 안 지르시네요.""아······. 그럼 부탁드릴게요. 참, 간 이식 환자는 아직인가요?"현신은 눈을 뜨고 나서 그래도 엘에프의 안부가 가장 궁금했다.하지만 아직 그가 의식을 찾지 못했기에 다들 걱정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이런 현신을 바라보며 계영은 안타까운 한숨과 함께 그녀의 머리를 가만히 쓸어넘겨 주었다.여전히 하얗고 고운 얼굴, 찰랑이는 금발 위로 울긋불긋 남은 상처들을 볼 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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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닥치고 내게로 와(Submit to Me)!   #210. 내 손으로 봄을 만나게 하소서

    김민철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대한종합병원.이동 침대에 누워 도착한 현신은 가물거리는 의식의 줄기를 겨우 붙잡고 있었다.“현신. 이 와중에 서류 작성까지······.”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현신의 의지는 바위처럼 확고했다.끝까지 의식을 놓지 않는 현신을 둘러싸고, 마동현 실장이 뒤이어 들어섰으며 무휼과 시온 역시 병원에 도착했다.“신아! 정신 차려! 힘내!”“현신! 너 무리하지 마! 왜 이러는 거야, 대체! 당장 검사부터 받아야 하는 거 아니야?”시온이 울컥 눈물을 터뜨리며 현신의 차가운 손을 꼭 잡아주었고, 무휼도 현신의 상태를 살피며 소리쳤다.“빨리······.”누운 채 입술을 경련하듯 움직이며 중얼거리는 현신의 모습에, 모두는 침울한 침묵 속에서 이 비극적인 상황을 지켜보았다.무휼은 현신의 눈빛에서 낯선 위화감과 서늘한 결의를 느꼈는지, 불안한 마음에 시온의 손을 꼭 쥐며 나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계영은 엘에프의 이송 차량이 무사히 도착하기만을 바라며 입안이 바짝바짝 말라가고 있었다. 바로 그때, 김민철이 강무와 함께 로비에 나타났다.“감히! 이 야밤에 나를 불러내다니! 이 해괴망측한······!”한밤중에 갑작스럽게 끌려 나온 김민철은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으며 병원이 떠나가라 고함을 지르다가, 이동 침대 위 죽어가던 최주현을 발견하자마자 얼굴색을 바꾸며 크게 외쳤다.“·&m

  • 닥치고 내게로 와(Submit to Me)!   #209. 미친 집착으로 나를 살려 주소서

    현신은 자신이 지금 살아 있는 것인지, 아니면 죽기 일보 직전 마지막 불꽃을 태우듯 의식이 돌아온 건지 알 수 없었다.그러나 온몸의 뼈마디가 부서져 나가는 듯한 통증, 그리고 제 얼굴을 감싸 쥔 계영의 뜨겁고 일그러진 손길만큼은 지독하게 생생했다.계영은 그녀를 안아 암반 안쪽으로 조심스레 끌어당긴 상태였고, 강무 역시 드론 통신을 통해 계영의 수신기 너머로 희미한 지시를 보태고 있었다.“······어떻게 여기까지······.”입에 피가 고여 그런지 말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네 생일에 건넸던 그 선물······ GPS를 심어 놓았어.”계영은 사색이 되어 현신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주며 그래도 차분하게 대답을 건네 주었다.설마 홍콩에서부터 계영은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제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있었던 것인가.지독하고 병적인 집착. 통제 불능의 스토킹에 가까운 행태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미친 집착 덕분에 현신은 오늘 밤 목숨을 건졌다.“······진짜 너무하시네요.”“모른 척해. 넌 사선을 넘나드는 여자잖아, 벌을 주고 싶으면 줘. 달게 받을 테니까······ 살기만 해. 부탁이야. 제발.”현신은 떨리는 팔을 힘들게 밀어 올렸다.벌이라니. 이 집요하고 오만한 사내에게 줄 것은 오직 상뿐이었다. 계영의 얼

  • 닥치고 내게로 와(Submit to Me)!   #10. [숨결의 거리, 0밀리미터]

    죄를 지었냐고.현신은 너무 많은 죄를 지어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또 거짓말을 하는 수밖에.“···아니요.”“풋, 귀엽게!”“살면서 죄 안 짓는 사람 없다. 거짓말도 죄지.”현신이 입술을 달싹이며 작게 말하자, 한규련과 김강무의 입가에 그 모습이 귀엽다며 옅은 미소가 번졌다.대기업 본사의 로비는 굵직한 해외 파트너사들과의 미팅 준비로 소란스러웠으나, 소파에 모여 앉은 이 세 남자는 마치 다른 시간대 위에 서 있는 사람들처럼 여유로웠다.지나가는 직원들이 사장과 그 거물급 친구들의 등장에 놀라 시선을

  • 닥치고 내게로 와(Submit to Me)!   #9. [은밀하게 침범하는 그들]

    3월의 끝자락, 창밖의 공기는 여전히 냉소적이었으나 사무실 안은 화이트칼라들이 뿜어내는 기묘한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서류 더미가 스치는 소리, 키보드 두드리는 소음 사이로 현신의 목소리가 섞여 들었다.“제안서 복사 끝났습니다, 최 대리님!”“어이, 알바생! 여기 오타 좀 확인해 봐.”“예, 갑니다!”현신은 기계적으로 발을 놀렸다.지금 그녀가 걸친 헐렁한 셔츠와 알바생이라는 가명은 정체를 감추기 위한 완벽한 껍데기였다.현신은 구석진 제 책상에 앉아 엘리트들이 내놓은 오만한 종이 뭉치들을 넘겨보았다. 무미건조한 숫자와

  • 닥치고 내게로 와(Submit to Me)!   #8. [내 걱정 좀 하는 건가?]

    이무휼은 현신만 생각하면 미안하고 너무 무모해 스스로에게 화만 났다.“그 자식, 이제 갈 곳도 마땅치 않을 텐데······.”자신은 서시온을 돌봐야 했기에 가장 위험한 활동은 현신 혼자 보냈기 때문에 자괴감만 들었다.“우리 집이 너무 좁아서 안 오는 걸까? 아니면 혹시 뒤라도 밟힌 건가?”“임무 끝나면 원래 철저하게 몸 숨기는 녀석이니까······.”두 사람은 식탁에 마주 앉았음에도 현신에 대한 걱정 때문에 선뜻 수저를 들지 못했다. “내가 다쳐서··· 현신이가 힘든 임무는 혼자 다 도맡아 하는 것 같아.”서시온의 자

  • 닥치고 내게로 와(Submit to Me)!   #7. [자꾸 내게 이러시면]

    현신의 가느다란 손끝이 수치심과 분노로 부르르 떨려왔고, 그녀는 터져 나오려는 신음을 막으려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당장이라도 오토바이를 몰아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 충동이 목구멍까지 치밀었지만, 가계영이 남긴 압도적인 잔상 때문인지 발끝이 바닥에 접착제라도 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이 사람들이 진짜. 살다 살다 이토록 황당하고 억울한 경우는 처음이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더니, 제 땅에 발을 들이고도 도리어 침입자 취급을 당하는 현실에 현신은 기가 찼다. 마동현 실장이 무심하게 펜을 돌리며 턱을 괴고 그녀를 응시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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