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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좀 이상했어

Penulis: 세련을담다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10-02 14:05:06

새벽 4시 30분, 35분, 40분… 그리고 5시.

알람이 울리자 미래는 서윤을 깨웠다. 서윤은 눈도 제대로 못 뜬 채 책상 앞에 앉았고, 미래는 그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다시 침대로 돌아가 눈을 붙였다.

다시 눈을 뜬 건 8시였다.

서윤의 방문을 열어 보니, 서윤은 여전히 책상 앞이었다. 자세 하나 바뀌지 않은 것 같았다.

"이따 정례 이모 오시니까, 그때까지는 엄마랑 둘이 먹어야 해. 나가서 먹을까, 아니면 엄마가 차려줄까?"

"나가서 먹고 싶은데……." 서윤이 펜을 굴리며 미간을 찌푸렸다. "시간이 없잖아. 오늘도 할 거 많은데."

"그럼 엄마가 파니니 사다 줄까?"

서윤의 얼굴이 그제야 좀 풀렸다.

"어, 좋아. 나 풍기 파니니."

"알았어."

미래는 세수도 하지 못한 채 겉옷만 걸치고 밖으로 나섰다. 근처 브런치 가게에서 풍기 파니니와 서윤이 좋아하는 베이글 몇 개, 커피 두 잔을 챙겨 다시 아파트로 향했다.

로비로 들어서던 참이었다.

"어, 언니!"

출근하려던 수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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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치동에 미래가 없다   18. 두번째 거절

    "아빠…… 아빠 나빠."정적을 깨는 맑은 목소리에 성웅이 먼저 눈을 떴다.창밖으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이 마스터룸의 커튼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고 있었다. 성웅은 미래를 품속에 가둔 채였고, 그의 다리는 미래의 허리께에 걸쳐져 있었다. 어젯밤 슬립을 걷어 올린 채 멈춰 섰던 탓에, 두 사람은 맨살을 맞댄 채 이불 속에서 긴 밤을 보낸 상태였다.방문을 열고 들어온 진원이 잔뜩 심통이 난 얼굴로 침대 곁에 서 있었다."왜 엄마 방에 와서 자? 나랑 자기로 했잖아!"진원은 아빠를 엄마한테 뺏겼다는 사실에 화가 난 듯, 이불 위로 털썩 뛰어올라 성웅의 옆자리를 파고들었다.'이런.'본능적으로 이불 밑을 확인한 성웅의 눈동자가 짧게 흔들렸다. 맨살을 맞댄 채 엉켜 있는 두 사람의 다리. 진원이 조금만 더 늦게 들어왔거나 이불이 조금만 더 들춰졌더라면, 아찔한 상황이었다."진원아."성웅은 서둘러 이불을 끌어올려 미래의 어깨까지 덮어주었다. 인기척에 미래도 퍼뜩 눈을 떴다. 상황을 직감한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아빠가 지금 네 방으로 갈게. 먼저 가서 기다려.""싫어, 나 여기서 더 잘래. 엄마도 있는데 왜!"미래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슬립 한 장 제대로 걸치지 못한 채 남편의 품에 안겨 있는 이 모습을, 아이에게 들키면 안 됐다."진원아, 그게…… 엄마가 어제 남은 애플망고 깎아서 갈게. 응? 조금만 기다려 봐."미래가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말을 이었다. 진원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몸을 일으켰다."알겠어. 엄마, 그럼 나 아침에 오믈렛도 해줘!""……응, 알겠어."진원이 방을 나가고 문이 닫히자, 팽팽하게 당겨졌던 긴장감이 툭 끊어졌다.성웅은 다시 미래를 꽉 끌어안았다. 어젯밤 다 채우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듯, 미래의 어깨와 목덜미에 나긋한 입맞춤을 흩뿌렸다. 어깨를 감싸 쥔 손이 자연스럽게 가슴 위를 스쳤고, 고개를 숙인 그의 입술이 그 예민한 굴곡을 따라 닿았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했다.미래는 숨을 들이켰

  • 대치동에 미래가 없다   117. 가장 잔인한 형벌

    성웅이었다. 욕실에서 가볍게 양치를 마치고 돌아온 그가 침대 곁으로 다가와 몸을 눕혔다.성웅은 잠든 미래의 어깨 위로 조심스레 입을 맞췄다. 이어지는 서늘한 입술이 그녀의 목덜미를 타고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익숙하고도 뜨거운 온기. 미래는 온몸의 감각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성웅의 입술이 귀 끝을 간질이며 귓불을 집요하게 자극했다. 미래의 가장 예민한 곳, 성감대를 정확히 알고 있는 그의 능숙한 애무였다. 미래는 본능적으로 아랫배가 팽팽하게 죄어드는 것을 느꼈다. 어제의 기억과 오늘의 현실이 충돌하며 끔찍한 모순을 만들어냈다.그녀는 필사적으로 숨소리를 죽이고 잠든 척했다. 하지만 성웅은 그녀가 깨어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듯했다. 그가 낮게 웃으며 미래가 입고 있던 얇은 슬립의 어깨끈을 천천히 밀어 내렸다.서늘한 새벽 공기가 맨살에 닿았다. 동시에 성웅의 뜨거운 손바닥이 슬립 안으로 파고들었다.미래의 심장이 공포로 요동쳤다. 성웅의 손길이 지나갈 때마다 진희와 나눴던 어제의 강렬한 잔상들이 자꾸만 덧씌워졌다. 그것은 배신감보다 훨씬 더 짙은 자기혐오였다.'제발, 멈춰줘.'마음속으로 수백 번도 넘게 비명을 질렀지만, 미래는 단 한 마디도 내뱉을 수 없었다. 성웅이 다시 한번 귓가에 낮게 속삭이며 그녀의 몸을 억누르듯 다가왔다.피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견고한 굴레였다. 거부하고 싶은 마음은 너무도 간절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어젯밤 진희가 남긴 감각의 잔향 위로 성웅의 익숙한 손길이 덧씌워지며 그녀의 몸이 속절없이 반응하기 시작했다.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달아오르는 몸, 성웅의 자극에 맞춰 미세하게 떨리는 호흡. 미래는 지금 이 순간, 스스로가 가장 끔찍한 배신자처럼 느껴져 눈을 뜰 수조차 없었다.그녀의 이런 미묘한 반응을, 성웅은 오랜만에 나누는 뜨거운 부부의 애정으로 착각하는 듯했다. 그가 미래의 귓가에 낮고 만족스러운 숨을 몰아쉬며, 거칠게 그녀의 슬립을 완전히 걷어 올렸다.백허그로 밀착한 성웅의 몸은 이미 팽팽하게 달아올라

  • 대치동에 미래가 없다   116. 함부로 볼 수 없는 사람

    이름도, 얼굴도, 무엇 하나 떳떳하게 말할 수 없는 사람.그 사실이 순간 마음 한구석을 스치고 지나갔다.하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여유로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함부로 볼 수 있는 사람 아니에요. 나중에 제대로 보여드릴게요."사람들이 아쉬운 듯 야유를 보내면서도, 이내 다른 화제로 넘어갔다.진희는 잔을 들어 와인을 한 모금 삼켰다. 씁쓸한 여운이 오래 남았다.조깅을 하고 샤워를 하는 동안에는 그나마 잠잠했던 마음이었다. 그런데 방금 그 짧은 질문 몇 개에, 억눌러뒀던 감정이 순식간에 다시 차올랐다.이름도 말할 수 없고, 얼굴도 보여줄 수 없는 사람.그런데도 이렇게까지 보고 싶은 사람.지금쯤 미래는 뭘 하고 있을까. 남편과, 아들과 함께 있을 시간이었다. 그걸 알면서도, 마음은 자꾸만 그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보고 싶다.'너무 보고 싶어서, 가슴이 다 아릴 지경이었다.진희는 애써 표정을 정리하고, 옆자리 후배가 건네는 농담에 웃어 보였다. 하지만 마음 어딘가는 여전히 그 그리움 안에 갇혀 있었다.미래는 물살을 가르며 삼십 분 가까이 쉼 없이 헤엄쳤다.아무도 없는 밤바다만이 그녀의 비밀을 알고 있었다. 차가운 물속에서, 오히려 머릿속의 장면들이 하나둘 선명하게 떠올랐다.양재천의 빗속에서 마주했던 그날의 온도. 함께 호흡을 맞추며 달렸던 한강의 공기. 수영장의 푸른 물빛 아래 얽히던 시선. 며칠 전의 키스, 그리고 어젯밤의 숨결까지.그 조각들을 하나씩 맞추다 보면, 입가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서로의 세계에 이토록 깊이 들어와 버렸다는 게, 때로는 기적 같고 때로는 비현실적이었다.'나, 정말 여기서 헤어 나올 수 없는 걸까.'성웅에게 묶여 있는 견고한 현실. 그리고 어느새 거부할 수 없는 중력으로 다가온 진희. 두 사람을 향한 마음의 무게는 어느 쪽도 가볍지 않았다. 그 무게가 사슬이 되어 미래를 옭아매고 있었다.행복했다. 진심으로.하지만 그 행복이 짙어질수록, 가슴 한편에는 두려움이 그림자

  • 대치동에 미래가 없다   115. 나이는? 직업은?

    미래는 그 손길이 부담스러웠다. 어젯밤 진희와 나눴던 감각이 아직 몸 어딘가에 남아 있는데, 지금 이 손길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버거웠다."저……." 미래가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수영 좀 하고 올게요. 아까 물에 못 들어갔더니 좀 아쉬워서.""어, 그래?" 성웅이 취기 어린 눈으로 미래를 올려다봤다. "혼자 괜찮겠어?""네, 조명도 있고. 금방 올게요."미래는 입고 있던 커버업을 벗었다.얇은 원단이 어깨를 타고 미끄러져 내리자, 그 아래 감춰져 있던 비키니 차림이 드러났다. 수중 조명이 아래에서 은은하게 비춰 올라와, 미래의 몸선을 따라 부드러운 빛의 결을 그렸다.봉긋하게 차오른 가슴에서 잘록하게 조여드는 허리, 그리고 다시 둥글게 피어나는 골반까지. 곡선은 끊김 없이 이어졌다. 그 아래로 길게 뻗은 허벅지는 매끈하고 단단했다. 오랜 시간 공들여 지켜온 몸이었다. 밤바람에 젖은 머리카락 몇 가닥이 목덜미에 달라붙어, 그 선을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라운지 소파에 기대 있던 성웅의 손이 잔을 든 채 멈췄다.십팔 년을 봐온 몸이었다. 그런데 지금 조명 아래 선 아내는, 처음 보는 사람처럼 낯설고 눈부셨다. 취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숨을 들이쉬는 것도 잊고 있었다는 걸, 한 박자 늦게 깨달았다.'이렇게 아름다웠었나.'미래는 그 시선을 등 뒤로 느끼지 못한 채, 구명조끼도 걸치지 않고 갑판 계단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배 주변으로 은은한 수중 조명이 켜져 있어, 물속이 훤히 들여다보였다.첨벙, 하는 소리와 함께 미래는 바다로 들어갔다.차가운 물이 몸을 감싸는 순간, 그제야 숨이 트이는 것 같았다.요트에서 뿜어져 나온 수중 조명이 칠흑 같은 수면을 에메랄드빛으로 물들이며 찰랑거렸다. 조명에 반사된 물결이 잘게 부서져 피부 위로 일렁였고, 그 너머의 바다는 끝을 알 수 없는 정적에 잠겨 있었다.미래는 물 위에 떠서 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성웅의 손길에서, 그리고 그 손길이 불러온 죄책감에서 잠깐이라도 벗어나

  • 대치동에 미래가 없다   114. Wave

    성웅과 진원은 6시 반이 다 되어서야 물에서 나와 씻으러 들어갔다. 미래도 옷을 갈아입을 준비를 했다.원래 입고 왔던 옷으로 갈아입으려는데, 마스터룸 쪽에서 성웅이 불렀다."미래야, 이거 입어."성웅이 내민 건 얇고 시원한 소재의 커버업 원피스였다. 물기 있는 몸 위에 편하게 걸치기 좋은, 미래가 딱 좋아할 만한 디자인이었다."이걸 언제 챙겼어요?""침대 살 때 신세계 정실장이 넣어줬어. 샤워 가운도 네가 입는 거라고 넣어줬는데, 봐봐." 성웅이 욕실 선반을 가리켰다. "샴푸랑 다 정실장이 알아서 해준 거야. 네가 좋아할 거라고."라프레리 캐시미어 바디로션, 르네휘테르 샴푸, 평소 쓰던 것과 똑같은 칫솔과 치약까지. 하나같이 미래가 실제로 즐겨 쓰는 것들이었다.직접 고른 건 아니었다. 그래도, 정실장에게 이렇게까지 신경 써달라고 부탁한 사람은 성웅이었다.미래는 원피스를 받아 들고 손끝으로 옷감을 매만졌다. 문득 오래된 기억이 스쳤다. 연애 시절, 신혼 초에는 분명 그랬다. 주말이면 미래를 데리고 나가 직접 이것저것 골라주고, 입혀보고, 어울린다며 웃던 사람. 옷 하나를 고를 때도 미래의 취향부터 물었던 사람.백 년 전 얘기처럼 아득했다. 그런데 분명, 그런 시절이 있었다.이제는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서 마음을 전하는 사람이 됐지만, 그 마음만은 그때와 같다는 걸 미래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아팠다.7시가 조금 넘어, 작은 조각배 한 척이 요트 옆으로 다가왔다. 출장 요리사 두 명이 아이스박스와 장비를 들고 능숙하게 옮겨 탔다."안녕하세요, 사모님."한 명은 두툼한 스테이크를 그릴에 올렸고, 다른 한 명은 찜기에 랍스터를 쪄냈다. 얼음 위에는 싱싱한 회가 가지런히 놓였다. 하얀 리넨 테이블보 위로 캔들이 켜지고, 얼음통에는 돔 페리뇽 한 병이 꽂혔다."그리고 이쪽은 사장님께서 미리 지정하신 샤토 마고입니다."성웅이 흡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노을이 완전히 진 하늘 아래, 갑판 위 식탁은 잡지 화보처럼 완성되어 갔다.식사가

  • 대치동에 미래가 없다   113. 수요일까지

    "아빠, 방이 두 개나 있어?!"선실 안에서 진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미래는 그제야 선미에서 눈을 뗐다. 성웅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미래의 등을 가볍게 밀었다."들어가 보자."진원은 주방이며 게스트룸이며 문이란 문은 죄다 열어보더니, 마스터룸에서 정말로 소리를 질렀다."엄마! 아빠! 여기 침대 완전 좋아! 욕조도 있어!!"킹사이즈 침대 위로 새하얀 리넨이 정돈돼 있었고, 헤드보드는 자개처럼 은은하게 빛났다. 통유리창 너머로 바다가 그대로 보이는 욕조는 웬만한 호텔 스위트룸 못지않았다."매트리스는 우리 집 거랑 같은 걸로 해달라고 했어. 덕시아나로."성웅이 침대 모서리를 손으로 쓸며 말했다."진짜 좋네요."미래도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시선은 어딘가 겉돌았다. 문득 어젯밤 반포 한강에서 진희가 사 왔던 캔커피 두 개가 떠올랐다. 이 화려한 요트보다 그 소박했던 밤이 더 선명하다는 게, 스스로도 이상했다.갑판에 오르자, 성웅이 손목시계를 확인했다."지금 4시니까, 요리사들 오기 전까지 시간 좀 있어. 수영하기 좋은 데로 나갈까?""나! 나 할래!" 진원이 벌써부터 신이 나서 손을 들었다.엔진 소리와 함께, 요트가 천천히 김녕항을 빠져나갔다. 성웅이 직접 키를 잡았다. 십여 분쯤 달렸을까, 물빛이 유난히 맑은 곳에서 그가 배를 세웠다.닻을 내리자마자, 진원이 구명조끼를 집어 들었다."조끼 제대로 입고." 미래가 웃으며 아들의 조끼 끈을 단단히 조여줬다.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진원이 바다로 뛰어들었다."으아! 시원해!!"성웅도 뒤따라 뛰어들며 미래를 돌아봤다."당신도 들어와.""저는 좀 있다가요."미래는 캐리어에서 수영복을 꺼냈다. 급하게 챙기느라 비키니 한 벌뿐이었다.거울에 잠깐 비친 자신의 몸을, 미래는 낯설게 바라봤다. 애 둘 낳은 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매끄러운 곡선, 군더더기 없이 탄탄한 허리. 오래 관리해온 결과였지만, 오늘따라 그게 새삼스러웠다.미래는 물에 들어가지 않고 선텐 데크에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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