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18 화

Author: 유리눈꽃
하승민의 머릿속에 다시금 떠올랐다.

작은 얼굴에 맑고 단정한 이목구비과 조금 전 자신이 직접 입을 맞췄던 그 여자가 말이다.

그녀의 입술은 너무도 부드러웠고 달콤한 향이 퍼져 나갔다.

그런데 바로 지금, 지유나가 다시 키스를 하려 하자 하승민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피했다.

입술이 허공을 스치자 지유나가 토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피하는데?”

하승민도 스스로 이해할 수 없었다.

지유나는 그가 좋아하는 여자였다.

서로 좋아하는 연인이 키스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게다가 그는 지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19 화

    잔뜩 흥분한 소아린을 보던 지서현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소아린은 어젯밤부터 줄곧 하승민과 지유나에 관한 독설을 퍼붓고 있었다.이 기세라면 며칠이고 계속할 것 같았다.하지만 그녀는 이제 무너진 곳에서 스스로를 치유하는 법을 터득했다.지서현은 달콤한 밀크 캔디 하나를 까서 입안에 넣었다.달콤함이 혀끝을 감싸자 그녀의 눈매가 한층 부드러워졌다.“아린아, 잠시 쉬어. 지금부터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면 돼. 원한은 갚고 빚은 돌려주면 되는 거야.”소아린은 순간 멈칫했다.‘드디어!’사실 그녀는 누구보다도 지서현이 어떤 사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20 화

    지씨 저택.거실에서 지해준이 소파에 앉아 이윤희를 바라보며 물었다.“윤희야, 명의가 정말 유나를 진찰해 줄까?”이윤희는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어제 약에 당한 지서현과 장희석 주임이 함께 사라졌다.둘이 함께 밤을 보냈을 테니 불꽃이 튀는 건 당연했다.장희석만 지서현을 손에 넣으면 명의를 소개해 주기로 되어 있었다.이윤희는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걱정 마세요. 조금만 기다리시면 장 과장이 좋은 소식을 가져올 테니.”그러면서 이윤희는 지해준의 허벅지 위에 앉았다.회사의 대표인 지해준은 중년 남성 특유의 위엄과 매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21 화

    지서현이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조용히 서 있었다.그녀는 맑고 영롱한 눈동자로 이윤희의 모든 공포와 초라한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지서현을 발견하자 이윤희의 몸은 순간 굳어졌다.그와 동시에, 장희석은 빠르게 지서현에게 다가가 허리를 굽히며 아부하는 미소를 지었다.“지서현 씨.”지서현은 무표정하게 펜 한 자루를 꺼내더니 손을 들어 그대로 밖의 연못으로 던졌다.“장 교수님, 제 펜이 빠졌네요.”“제가 지금 당장 찾아드리겠습니다!”장희석은 단숨에 연못 쪽으로 뛰어가더니 점점 기온이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22 화

    “뭐라고?”지유나와 이윤희의 표정이 삽시간에 굳었다.지서현은 지유나를 보며 일부러 놀란 척하며 말했다.“설마... 설마 하 대표님이 너한테 말 안 했어? 어젯밤 나랑 키스한 거?”그러고는 일부러 기억을 떠올리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어젯밤 하 대표님이랑 키스했는데... 거칠기만 하고 완전 초보더라. 키스 실력이 너무 별로라서 아예 못하는 사람인가 싶더라니까?”지유나는 충격에 빠져 하승민을 바라봤다.‘정말 지서현이랑 키스를 했다고?’하승민의 얼굴이 순간 차갑게 식어버렸다.그녀가 일부러 지유나 앞에서 이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23 화

    하은지는 하씨 가문의 둘째 집안 딸로 지유나와 각별한 사이였다.그녀는 지서현을 보자마자 경멸 어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지서현 씨, 승민 오빠는 당신 안 좋아해요. 그런데 또 저희 할머니한테 붙으려고 오신 거예요? 저희 하씨 가문에서 지서현 씨를 좋아하는 사람은 할머니뿐인데 이제 당신도 제 주제를 좀 알아야죠. 시골에서 온 촌뜨기가 유나 언니 없을 때 대타로 시집왔다고 진짜 우리 하씨 가문의 며느리라도 된 줄 아는 건가요? 지서현 씨는 승민 오빠랑 어울리지도 않아요. 그러니까 당장 이혼하시죠?”지서현은 이런 악독한 말에도 이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24 화

    ‘맞선 자리?’분위기가 갑자기 차갑게 가라앉더니 하승민은 셔츠의 첫 번째 단추를 풀어헤치며 미간을 좁혔다.띵띵띵.소아린이 연달아 몇 개의 메시지를 보냈다. 음성 메시지도 함께였다.자동 재생된 음성이 방 안에 또렷이 울려 퍼졌다.“서현아, 이 남자 좀 봐. 탄탄한 식스팩에 헬스광이야. 맘에 들어? 나중에 저 복근에 기대서 자도 되겠네.”“이 사람은 어때? 순하고 부끄럼 많은 강아지 스타일. 보기만 해도 재밌을 것 같지 않아?”“이 사람은? 금테 안경 쓴 비즈니스 엘리트. 차가운 남신 스타일인데 무릎 꿇고 너한테 항복했다고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25 화

    하승민은 순간 멍해졌다.그녀는 그의 아래에 그대로 눕혀 있었다.찰랑이는 긴 머리가 붉은 이불 위로 촉촉하게 퍼져 있었다. 이곳은 할머니가 손수 꾸민 신혼방으로 침구도 모두 새빨간 색이었다.그리고 그 붉은 색이 그녀의 매끄럽고 창백한 피부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그런데 만약 지금 이 모습이 다른 남자의 밑이라면...하승민의 주먹이 살짝 움켜쥐어졌다.해명하고 싶었다. 약을 보내라고 했을 뿐 그는 남자를 붙이라고 한 적은 없었다.하지만 막상 입을 떼려 해도 말이 나오지 않았다.지서현이 그를 바라보며 냉정하게 말했다.“비켜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26 화

    하승민이 미간을 짚었다.정말 깜빡한 것이다.유정우가 오늘 귀국했다.해성에서 하씨 가문과 유씨 가문은 항상 최상위 명문가로 손꼽혔고 두 집안은 오랜 세월을 함께해 온 세가였다.때문에 하승민과 유정우도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막역한 친구였다.오늘 유정우는 돌아왔고 지금 지유나, 고우섭, 하은지까지 전부 1996클럽에 모여 있었다.곧장 하은지의 밝은 목소리가 전화를 타고 들려왔다.“승민 오빠, 빨리 와.”하은지는 오래전부터 유정우를 좋아했었는데 그녀의 꿈은 유정우와 결혼하는 것이었다.하지만 유정우는 보는 눈이 상당히 높았

Latest chapter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361 화

    이윤희가 말했다.“서현아, 하 대표님 미행 안 했다고 하더니, 결국 여기까지 따라왔잖아!”“너 진짜 무섭다. 승민 오빠가 9층에 사는 것까지 알고 있었어? 너 완전 스토커잖아. 정신병원 가 봐야 하는 거 아니야?”지서현은 하승민을 쳐다보며 물었다.“하승민, 9층에 살아요?”하승민은 901호 문패를 가리켰다.“나 여기 살아.”“아.”지서현은 902호 문 앞으로 가서 비밀번호를 눌렀다. 드르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지유나, 지예슬, 그리고 이윤희는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지서현이 902호에 산다고?정말 제성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360 화

    ‘아니, 그럴 리가?’하승민은 스스로가 우스웠다. 어떻게 지서현을 그 눈부시게 아름다운 동연당 설립자와 같은 사람으로 생각했을까?‘하 대표님, 저 좀 태워다 주시겠어요?'방금 지서현이 차 밖에서 자신을 태워달라고 했었다. 하승민은 웃음이 나왔다. 자기 차가 있으면서 일부러 저런 말을 하다니, 분명 지유나를 약 올리려는 것이었다.자신을 놀리려는 의도도 있었다.지서현은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었다.그때 지유나, 지예슬, 이윤희가 차에 올라탔다. 지유나는 조수석에, 지예슬과 이윤희는 뒷좌석에 앉았다. 하승민은 액셀을 밟았고 롤스로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359 화

    지서현은 어이가 없었다. 그때 마침 새로 산 차가 도착했다.“난 여기서 차 기다리고 있었어. 이만 가볼게.”“차를 기다려? 택시?”지유나가 웃었다.“서현아, 병원 앞에서 택시 잡기 힘들 텐데?”지서현은 평소에 택시를 타고 다녔기에 지유나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지예슬은 지서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서현아, 넌 정말 한심해. 다른 선배들은 다들 집도 있고 차도 있는데, 넌 아직도 택시 타고 다니잖아. 천재 소녀라는 말이 아깝다.”이윤희는 지예슬의 팔을 잡아당겼다.“예슬아, 그만해. 서현이도 불쌍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358 화

    하승민은 고개를 들었다. 지서현이 보였다.지서현이 동연당 병원에 온 것이다.그때 그의 팔에 지유나가 매달렸다.“서현이는 왜 왔을까? 승민 오빠, 나 쟤 보기 싫어. 쟤만 보면 심장이 아파.”하승민은 지서현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지유나의 손을 풀었다.“그럼 돌아가자. 내가 차를 가져올게.”말을 마친 하승민은 밖으로 나갔다.그 후로 지유나는 계속 하승민에게 매달렸고 하승민도 그녀의 요구를 다 들어주었다. 지서현과도 연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유나는 하승민이 자신에게 차가워졌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이제 하승민에게는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357 화

    이윤희가 회상했다.“나도 기억나. 동연당이 4월 11일에 외국에서 상장했잖아. ‘411 전설'이라고 불렸지.”지예슬이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지유나는 손에 든 약을 보며 말했다.“그러고 보니 동연당 설립자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네. 승민 오빠는 그 사람 알아?”사실 지유나는 아직도 화가 나 있었지만 하승민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 오히려 그의 마음을 붙잡아야 했다. 그녀는 속으로 지서현에게 이 모든 걸 갚아주겠다고 다짐했다.하승민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한 번 만난 적 있어.”하승민은 동연당 설립자와 정말 한 번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356 화

    “잠깐만!”지서현이 지유나의 욕설을 끊었다.“유나야, 착각하지 마. 어젯밤에 내가 하 대표님을 유혹한 게 아니야. 오히려 필사적으로 저항했어. 하지만 하 대표님이 내가 열 때문에 힘이 없는 틈을 타서 날 겁탈한 거 있지!”‘뭐라고? 하승민이 강제로?’지유나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하승민은 주변에 여자가 넘쳐나는 사람이었다.게다가 자신이 몇 번이나 유혹했지만 그는 항상 일이 바쁘다거나 기분이 아니라는 핑계로 거절했었다.그런 그가 지서현이 아픈 틈을 타 겁탈했다고?지유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말도 안 돼. 거짓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355 화

    “우섭 씨, 왜 그런 눈으로 봐요? 설마 나를 의심하는 거예요? 내가 당신까지 죽이려고 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난 우섭 씨, 형수예요. 이렇게 의심받으니 너무 속상하네요. 우섭 씨는 정말 변했어요. 왜 정해진 시간에 돌아오지 않았어요? 왜 요트에서 서현이를 처리하지 않았냐고요.”지유나는 영리하게 감정에 호소하며 선수를 쳤다. 고우섭은 요트에서 지서현에게 해를 가하지 않았기에 표정이 흔들렸다.“형수님, 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우섭 씨, 우리는 같은 편이에요. 서현에게 우리 사이를 이간질당하면 안 돼요.”...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354 화

    지서현과 고우섭은 하승민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승민 쪽 사람들이 마을을 포위해서 안전하게 떠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그런데 한참을 기다려도 하승민은 뭐 하러 갔는지 올 줄을 몰랐다.“형은 왜 아직도 안 와?”그때, 하승민의 훤칠한 모습이 나타났다.“형, 어디 갔다가 이제 와?”고우섭이 물었다.하승민은 대답 없이 손에 묻은 피를 휴지로 닦았다.지서현은 그의 손에 묻은 핏자국을 보았다.이때 조 비서가 다가와 말했다.“대표님, 이제 돌아가시죠.”하승민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행과 함께 요트에 올라 그곳을 떠났다.“승민 오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353 화

    하승민은 품 안의 여자를 바라보며 가늘게 뜬 눈으로 말했다.“정분을 나눈 여자는 동생 아니야?”너무 뻔뻔했다.지서현이 발길질하자 하승민은 몸을 뒤집어 그녀를 아래에 깔았다.“한 번 더 할까?”지서현은 그의 눈 속에서 타오르는 불꽃을 보았다. 그는 농담하는 게 아니었다. 진심이었다.이 남자의 체력은 정말 무시무시했다. “지서현, 아침에 해본 적은 없잖아.”지서현의 조그맣고 예쁜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미친놈!’그녀는 그를 힘껏 밀어내고 침대에서 내려왔다.하승민은 얇은 입술을 끌어올려 미소지었다....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