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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6 화

“유신우라고 했나? 그리고 육재원 그 자식이랑 같이 있었어.”

“뭐? 감히 바람을 피우다니!” 왕수란이 분노하며 욕을 퍼부었다. “정말 뻔뻔하네! 윤슬 그 계집애 어디 있어? 내가 가만 안 둬!”

“형이랑 이미 이혼했다고 그랬어!” 부민혁은 부시혁의 어두운 얼굴을 보며 말했다. “형, 그게 사실이야?"

부시혁은 입을 꾹 닫고 암울한 표정으로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왕수란은 당황하다 무언가 생각난 듯 웃으며 말했다. “차라리 이혼하는 게 나아! 윤슬 그 계집애눈치는 빠르네! 나한테 며느리는 유나뿐이야! 제가 뭔데!”

부시혁은 왠지 모르게 왕수란의 말이 귀에 거슬렸다. “그만하세요.”

부시혁은 외투를 챙겨 집을 나섰다.

부민혁은 부시혁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 “엄마, 윤슬 진짜 안 돌아올까?”

왕수란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감히 어딜 와! 이혼했으면 내 아들 돈 한 푼도 나눠 가질 생각하면 안 되지!”

부민혁은 고개를 숙이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때 갑자기 부시혁은 누군가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져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고유나가 난간 앞에 서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 짐작 가지 않았다.

부시혁이 놀라자 고유나는 미소를 지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시혁아.”

왕수란의 말로는 고유나는 비즈니스 업계 거물의 독녀로 부시혁의 사업에 큰 도움이 되고, 부모도 없는 외동딸 용주는 부시혁의 돈만 쓴다고 했다.

두 사람의 수준이 또렷하게 보였다.

부민혁은 고만음을 보고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유나 누나.”

......

다음날, 윤슬은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꽃단장을 했다.

옷장에서 타이트한 블랙 원피스를 꺼내 입었다. 이 원피스는 예전에 부시혁이 안 예쁘다고 해서 그때부터 한 번도 입지 않은 옷이다.

원피스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곱게 한 화장에 레드 립스틱을 바르고 구두를 신었다.

부시혁과 윤슬은 함께 법원으로 향했다.

윤슬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빨리 갑시다. 저 오늘 바빠서 빨리하고 가야 돼요.”

부시혁은 윤슬의 웃는 얼굴을 보며 힘없는 눈빛으로 말했다. “그 남자 모델 때문에 이렇게 서두르는 거야?”

윤슬은 잠시 당황했지만, 부시혁이 무엇을 오해하고 있는지 알았다.

하지만 설명하지 않고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그건 제 프라이버시예요. 부 선생님께서 물어볼 자격은 없는 것 같은데요?”

부시혁은 윤슬의 이런 모습을 좋아하지 않았다. 마치 자신이 그녀에게 중요하지 않은 사람인 것 같았다.

“그 남자 좋아해?”

윤슬은 캐묻는 부시혁이 귀찮은 듯 말했다. “네. 좋아해요. 이제 만족해요? 그럼 이제 우리 이혼하러 갈까요?”

부시혁이 입술을 삐죽거리자 잘생긴 얼굴에 어두운 그늘이 졌다.

윤슬이 급하게 서두르니 그녀의 뜻에 따라줬다.

법원에서 이혼 절차를 밟는 데 몇 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윤슬은 손에 든 이혼 증명서를 보자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제부터 두 사람은 아무 사이도 아니다. 윤슬은 이제 더 이상 부시혁에게 굽실거릴 필요가 없다.

윤슬은 숨을 들이쉬며 모든 고통을 삼키고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었다.

이때, 윤슬 앞에 검은색 마이바흐가 멈춰 섰다.

재킷을 입은 유신우가 긴 다리로 차에서 내려 잘생긴 얼굴로 윤슬에게 말했다. “누나, 제가 마중 나왔어요.”

윤슬은 잠시 어리둥절했다. “재원이가 온다고 하지 않았어?”

“비밀 창고 갔어요. 저녁에 누나 축하파티해준다고 저한테 누나 데리고 오라고 했어요.”

유신우는 윤슬의 가방을 들어주며 말했다. “누나, 우선 차에 타요. 맛있는 거 먹으러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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